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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대도-116화 (116/425)

116화

산동악가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는 누가 뭐라 해도 가주전 집무실 아래에 위치한 악진경의 개인 연무실이었다.

지하라 하나 공기가 잘 흐르도록 설계된 순환 통로 때문인지 상쾌했다.

또한 연무실 위에는 중간중간 야명주들이 박혀 있었다.

연무실은 안에서 잠그면 외부에서는 문을 부수지 않고선 절대로 열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굳게 닫힌 연무실 밖을 악진경과 묵경, 그리고 우종성이 지키고 있었다.

악진경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연무실을 바라보았다.

‘부디…….’

* * *

연무실 중앙에 선 두 남녀.

“소저,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어요.”

연무실에 마련된 백색의 침상에 악소소가 조심스레 누웠다.

긴장한 탓인지 몸이 떨렸다.

“아마…… 고통이 심할 것입니다.”

“괜찮아요. 만일 잘못된다고 해도 대협님을 원망하지 않겠어요.”

“그럼…….”

스윽.

고진유가 그녀의 단전 부위에 손을 올렸다.

사내의 손이 배에 닿자 그녀는 잠시 움찔거렸다.

단 한 번도 사내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위였다.

“죄, 죄송해요.”

“아닙니다. 호흡을 한 번 하세요.”

“네에…….”

악소소는 긴장을 풀기 위해 호흡을 했다.

그와 동시에 단전에 느껴지는 내기에 온몸이 편안해졌다.

“이제부터 참아야 합니다.”

화르르르-

순간적으로 고진유의 손바닥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참아야…… 해.’

점점 뜨거워진 기는 움직이지 않은 채 단전 부위에서 그대로 멈춰 있었다.

고진유는 그녀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아직…… 더…… 참아야 해.’

한 번, 그리고 단시간에 끝을 내야 했다.

악소소가 충분히 기력을 지니고 있었다면 차근차근 풀어나갔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몸으로 긴 시간을 절대로 버틸 수 없었다.

태음폐경, 태음비경, 소음신경, 궐음신포경, 궐음간경을 하나씩 녹일 수 있었다면 부담이 없었을 텐데.

‘한 번 만에 끝을 내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

이번에는 중단전을 개방했다.

스윽.

왼손을 그녀의 가슴 위로 놓았다.

동시에 두 가지를 시전해야 했다.

‘몸속에 흩어져 있는 선천진기가 음맥을 통해 빠져나가면 안 돼. 치료하는 동안 중단전으로 끌어당기는 거야.’

평상시었다면 생소한 접촉에 서로 민망한 상황이었겠지만, 두 사람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우우우우웅-

고진유는 오른손으로는 내력을 밀어 넣고 왼손으로는 잡아당길 준비를 마쳤다.

“욱.”

그녀의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짧은 신음이 들렸다.

‘더는 참을 수 없을 것 같군. 단숨에 끝낸다.’

파아아앗-!!

고진유의 오른손의 붉은빛이 그녀의 단전을 통해, 오음의 맥을 향해 동시에 내달렸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그녀의 몸속에 있던 선천진기를 한곳으로 모은 뒤 단숨에 자신의 중단전으로 뽑아냈다.

슈우우우우-!!

두 개의 서로 다른 내기가 그녀의 몸 안을 내돌자, 침상에 누워 있던 가느다란 그녀의 몸이 튕겨 올랐다 다시 떨어졌다.

팟팟팟팟팟-

각각 다섯 방향으로 달리는 고진유의 내력이 동시에 오음의 맥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아아--

극양의 양기에 맞설 정도로 강렬한 화염의 열기가 그녀의 오음을 녹이기 위해 퍼져 나갔다.

고통의 신음이 당장에라도 터져 나올 듯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정신을 차리고자 버티고 버텼다.

투명할 정도로 백색이었던 피부는 어느덧 불에 타는 듯 붉게 변했다.

강한 열기에 의해 그녀가 걸친 의복이 순식간에 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이제…… 마지막……!!’

오음의 입구을 막은 천음기막(天陰氣膜)이 모두 태워졌다.

‘성공이다.’

그녀가 중간에 참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면 실패했을지도 몰랐다.

살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가 성공하게 만들었다.

고진유는 중단전에 끌어당겼던 그녀의 선천지기를 단전에 조심스럽게 불어 넣었다.

당분간 끌어낼 수 없겠지만, 단번에 일류의 내공을 펼칠 수 있는 일갑자 내력의 양이었다.

붉게 변했던 그녀의 몸이 서서히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고진유는 매화도의를 벗어 그녀의 몸을 가렸다.

정신이 없던 악소소는 매화도의를 덮어줄 때까지는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

고진유는 뒤로 돌아섰다.

“소저, 오음절맥을 고친 듯합니다.”

“고…… 고맙습니다, 대협…… 소녀의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은공으로 모시겠사옵니다.”

“……그건 맘대로 해도 좋지만…… 본의 아니게…… 미안하게 됐소이다.”

“……아……! 네에.”

그녀도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어쩔 줄 몰랐다.

악소소는 침상에서 일어나 매화도의를 바로 고쳐 입었다.

“……어떤가요? 잘 어울리나요?”

“흠…… 괜찮소이다.”

어색한 상황을 면하기 위해 그녀는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냈다.

고진유의 매화도의는 그녀에게 상당히 커서 충분히 가릴 수 있었다.

“아…… 몸은 어떻소이까?”

“그러고 보니 아픈 곳이 없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리고 단전에 내력이 있을 겁니다. 몸을 충분히 다스린 후 천천히 운기행공을 하면 무공도 펼칠 수 있을 겁니다.”

“아…… 은공의 은혜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답이라면 앞으로 아프지 않고 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네. 은공의 말씀대로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이제 그만 나가볼까요?”

“네에……!”

고진유는 연무실 밖으로 나가는 문 앞에 섰다.

* * *

드르르륵…….

연무실이 열리고 있었다.

밖에서 긴장한 채 기다리고 있던 악진경은 숨을 죽이며 열리는 연무실 앞에 섰다.

‘화산도협……!’

악진경은 먼저 눈앞에 나타난 고진유의 표정을 다급히 살폈다.

“어…… 어떻게 되었소?”

“천운이 도왔습니다.”

고진유의 얼굴에 웃음이 나왔다.

“아아아아……!!”

악진경을 손을 부들부들 떨며 탄성을 질렀다.

덥석 고진유의 손을 꽉 잡았다.

“고맙소이다!! 고맙소이다!!”

이윽고 악진경은 밖으로 나오는 딸을 보았다.

매화도의를 걸친 악소소가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환한 얼굴로 그의 앞에 섰다.

“아버지, 은공께서 소녀의 병을 고쳐주셨어요.”

“하하하하! 정말이더냐? 이젠 더는 아프지 않은 것이냐?”

“네에, 아버지.”

악진경과 악소소가 서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동안, 고진유의 곁으로 묵경과 우종성이 다가왔다.

툭.

묵경은 가볍게 고진유의 가슴을 건드렸다.

“옷은…… 왜 저래?”

“…….”

“뭐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형이 생각한 건 전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우종성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사제, 괜찮아. 우린 이해할 수 있다.”

“아…… 진짜. 두 분 저한테 왜 이러세요?”

* * *

그날 저녁.

가주 악진경이 악소소와 함께 봉황전각에 찾아왔다.

그녀의 손에는 곱게 접은 매화도의가 들려 있었다.

일행은 갑자기 찾아온 두 사람을 보며 자리에 일어났다.

묵경이 먼저 그들을 맞이했다.

“가주님, 오셨습니까?”

“쉬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는가?”

“아닙니다.”

악진경과 짧게 인사를 나눈 묵경이 악소소를 보았다.

“소소, 몸은 어떠냐?”

“네, 괜찮아요. 완전히 나았어요.”

“다행이다. 난 여태까지 네가 어릴 적부터 아프다는 말만 들었지 오음절맥일 줄은 몰랐다지 뭐냐. 여하튼 나았다니 다행이다.”

악소소는 전각 안을 두리번거렸다.

건너편에 세 명의 여인 중 특히 눈에 띄는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한미화 설미…….’

밖으로 거의 나간 적이 없는 그녀가 보기에도 한미화의 미모는 뛰어났다.

‘은공의 곁에 저런 여인이 있으니…… 내가 설 자리가 과연 있을까?’

악소소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낀 사내는 그가 처음이었다.

“묵 오라버니, 은공께서는 어디에 계시나요?”

“목욕하러 들어갔다. 지금쯤이면 나올 때가 됐는데.”

묵경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진유가 밖으로 나왔다.

“두 분 오셨습니까?”

* * *

봉황정에서 차를 따르던 악소소의 손이 멈췄다.

고진유는 일행과 함께 내일 떠나겠다고 했다.

“허허…… 이런, 벌써 가는 것이오?”

“악 소저께서 건강하시지 않습니까? 제가 할 일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악진경은 슬쩍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풀이 죽은 듯한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며칠이라도…… 좀 더 있으면 좋을 듯한데…….”

“가주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본 일행들은 북해빙궁에 가는 길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이야기해 드리지 못하지만 그곳에도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먼 길을 가는 바쁜 사람을 잡아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딸아이를 위해 궁금한 게 있었다.

“혹시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소이다.”

“무엇입니까?”

“크흠, 한미화와는 어떤 사이인지 물어봐도 되겠소?”

“설 소저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닙니다.”

고진유의 대답에 그가 아닌 악소소의 표정이 미세하게 펴지는 듯했다.

악진경은 딸아이를 보면서 가슴이 무거웠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사내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필이면 무림 최고의 사내를…….’

그의 곁에는 수많은 여인이 있을 것이었다. 보지 않아도 마음고생을 할 게 틀림없었다.

“화산도협, 이런 말 하는 것에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네. 그대는 처음으로 소소의 몸을 처음으로 본 사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

무공이 높다고 하나 이 순간 무공의 고하는 상관없다는 듯 고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본도가 어쩔 수 없이…….”

“만일 이게 소문이 난다면 중원 무림에서 소소를 데리고 갈 사내가 어디 있겠소이까?”

“…….”

악소소도 부끄러운지 봉황정 밖으로 고개를 돌린 채 앉아 있었다.

그녀와 몇 마디 나누어보지 않았지만 성품은 단아했다.

가주 악진경 또한 소문과 달리 대인의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당장 뭐라고 대답을 드릴 수는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중원에 소문이 나서 악 소저에게 해가 된다면…… 사내로서 해야 할 도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봉황정 밖으로 고개를 돌렸던 그녀의 시선이 돌아섰다.

그가 거절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하하하……! 알겠소이다. 화산도협께서 할 일이 많다 보니 당연히 당장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 보오.”

악진경은 그것만이라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가 있는 법.

이제는 한발 물러나야 할 때였다.

“화산도협,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보시오. 내 무엇이든지 들어주겠소이다.”

“음……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게 있었습니다.”

“그게 무엇이오?”

“그건…….”

고진유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 *

‘허어…… 원하는 게 나와 비무를 하는 거라니.’

중원오성의 일인 창성(槍星) 악진경.

비공식적인 대결이기에 두 사람의 비무에는 아무도 참관하지 않았다.

악진경이 내력을 끌어 올리자 천신창에서 빛이 퍼졌다.

그가 사의검을 왼손으로 들어 올린 고진유를 보았다.

지옥혈림의 네 명의 흑신왕은 무서운 인물들임이 틀림없었다.

흑신왕 네 명과 동시에 싸운다면 모를까, 흑신왕 한 명과 싸운다면 그 도한 이길 자신이 있었다.

화산도협은 고강한 무공을 지녔지만 무림에 나선 지 일 년도 안 된 무림초출의 인물.

그가 무림에서 중원오성의 일인, 철혈신창이라 불리는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산도협, 본인은 비무를 함에 있어 늘 실전처럼 임하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가주님께서는 있는 그대로 무공을 펼쳐주십시오.”

‘있는 그대로 무공을 펼치라고?’

고진유를 모르는 인물이 들었다면 광오할 만큼 건방지다고 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맞는 실력이라면.

“그대가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무공을 펼치도록 하겠네.”

칠 척(尺)의 길이에 백 근(斤)의 무게.

푸른빛의 창대에 투명할 정도로 빛나는 창두.

이것이 천신창이었다.

부우우웅--

악진경은 천신창을 앞으로 겨누었다.

종전까지 온화했던 그의 기운이 변했다.

악가창법의 비전.

무적악가창법으로 고진유를 상대할 것이다.

약관의 나이의 북흑신왕을 이긴 실력이니, 분명 저도 모르게 자만과 방심을 할 것이라 여겼다.

‘무림의 선배로서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줘야겠지. 게다가 자만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고진유는 사의검을 뽑았다.

파아아아앗!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발검에 매화 향이 사의검을 따라 흘러내렸다.

고진유의 시선이 천상의 신장처럼 거대하게 변한 그의 모습을 주시했다.

‘산동악가의 악창은 제일이라 하더니…… 거짓말이 아니군.’

창과 같은 긴 무기와 싸울 때는 근접전이 최고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빨라야 한다.’

그들은 서로 마주 보며 움직일 기회를 살폈다.

고진유와 악진경 중 먼저 악진경이 움직였다.

위이이이잉--

천신창의 창두 끝의 은색 실선이 허공으로 이어지며 괴음을 내기 시작했다.

은광여공(銀光如空)의 초식이 십 성의 공력을 더한 채 고진유 앞으로 은빛 창망을 만들며 쏟아냈다.

타앗! 탓!

수십 개의 은광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진유는 물러나지 않고 계획대로 앞으로 치고 들어갔다.

‘앞이군!’

악진경은 은공망의 빈틈 사이로 움직이는 상대의 기를 느꼈다.

휘익!

그는 재빨리 창신창의 준을 회전시키며 옆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창강을 펼쳤다.

하지만,

‘빠르다.’

이미 고진유의 신형은 사라진 뒤였다.

두 번의 공격이 허공을 가르며 실패했다.

슈우우우욱-!!!

그때였다.

‘이런……!!’

악진경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기.

‘이놈…… 손이 너무 맵다.’

천신창을 재빨리 잡아당겨 겨우 늦지 않게 목 앞에서 검을 막아냈다.

채애애앵--!!!

창과 검이 부딪치며 거대한 기의 파장을 만들어냈다.

창대를 타고 상대의 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겨우 한 번 검을 휘둘렀을 뿐이거늘. 그 속에 매화의 검이 들어 있다는 건 탈형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휙 휙 휙 휙!

챙애애애앵--!!

‘약관의 나이에 탈형까지 이루었다면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궁금하구나!’

고진유의 사의검은 마치 초식 없이 움직이는 듯했다.

하지만 상대방에겐 사방팔방에서 매화검기가 쏟아져 내렸다.

휘이이이잉-!!

악진경은 천신창을 중앙으로 잡은 뒤 원을 그리며 떨어지는 매화검기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챙챙챙챙챙챙!!

끊임없이 떨어지는 매화 꽃잎.

매화검기를 지우려고 해도 오히려 붉은빛이 점점 주위를 물들여갈 뿐.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당연히 북흑신왕을 이기고도 남을 만하다……!’

철혈신창 창성 악진경도 마지막 한계에 다다랐다.

‘이 녀석이라면 악비극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악가창법 최고의 극의.

산동악가에 더는 이보다 높은 무공은 없다.

우우우우우우우--

악진경이 전신의 내력을 끌어내자 천신창에서 폭광이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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