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변후공의 표정은 진지했다.
철갑을 맡겨달라는 그의 말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고진유는 천진한 미소를 지었다.
“무구천에 그 물건을 맡겨달라는 말이 맞습니까?”
“맞네.”
“아니죠. 물건을 보관만 하겠다는 뜻은 아니지 않습니까?”
“…….”
“맡기는 게 아니라 빼앗아 가겠다는 뜻인가 보군요.”
변후공은 상대의 반응에 당황하여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가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달란다고 주겠습니까? 친분이나 믿음이 있을 만한 사이도 아니고.”
고진유의 표정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목소리는 차가웠다.
“……성급했네.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게 아니었군. 내가 너무 앞서갔네.”
“알겠습니다. 사과를 하시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죠.”
고진유는 몸을 의자에 맡겼다.
그러고는 입을 닫았다.
잠시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렸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것처럼, 변후공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화산대사, 부탁하겠네. 그 물건은 중원 무림을 위해 정말로 중요한 것이라네.”
“중원 무림인지, 아니면 무구천에서 중요한 것인지 정확하게 말씀하세요.”
“무구천은 중원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네!”
“철갑의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데, 대체 무엇이 들어 있기에 난리를 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건…… 나도 모르네.”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중요하다고 한 거군요.”
“그들은 십 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는데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네. 찾고자 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
“그러게 말입니다. 저 또한 무척이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것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찾으러 다니는지.”
“찾았지만 아직 열어보지 못한 모양일세?”
변후공의 눈빛이 미세하게 변했다.
고진유가 어떻게 대답할지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철갑을 보니 열쇠 없이는 쉽게 열 수 없는 구조더군요. 보통 이런 물건들은 이중 장치든지, 아니면 잃어버리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심어 놓기도 하지요.”
고진유는 사부에게 들은 내용과 벽화당 시절 도둑질을 위해 받았던 자물쇠 수업을 떠올리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흐음…… 쉽게 풀 수 없도록 만들어진 물건이네. 그걸 함부로 열게 되면 안에 있는 용액이 터지면서 물건이 사라지게 될 거야.”
“철갑에 대해서 잘 아시는군요.”
“극일천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곳이 본 천일세.”
“철갑의 구조까지 알고 있으면서 그 안에 든 내용물을 모른단 말입니까?”
“그건 정말로 모르네. 단지 극일천에서 중요한 물건이나 서신들을 주고받을 때 철갑을 이용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지.”
“과연.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철갑을 이용하는군요.”
변후공이 다시 물었다.
“극일천을 빼고 철갑을 풀 수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네. 그대가 궁금하다면 열어본 뒤 내용물을 가르쳐 주겠네.”
“함께 열어보지 않고요?”
“그건 안 되네. 철갑을 풀 수 있는 장소는 본 천밖에 없으니까.”
“그럼 그곳에 함께 가면 되지 않소이까?”
“그대는 본 천의 인물이 아니지 않는가. 무구천의 인물이 아니고서는 함께 갈 수 없네. 미안하네.”
“미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면 넘길 생각도 없으니까요.”
변후공의 인상이 구겨졌다.
화산관에 올 때부터 쉽게 넘길 거라 예상하지 않았다.
“그 물건이 그대에게 있음을 모두 알고 있을 걸세. 계속 가지고 있다가는 그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칠 수 있어.”
슈우우욱---
그 말을 듣는 순간, 고진유의 단전에서 매화 향이 피어올랐다.
“무구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겠군요. 은근히 협박을 하다니, 하하.”
“…….”
“한번 해보라고 하지요. 난 눈앞에서 사부님께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봤소이다. 두 번 다신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지 않을 생각이고, 어느 누가 됐든지 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손을 댄다면 그자의 손을 잘라 버릴 것이외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파아아앗--!!!
단숨에 매화정을 가득 메운 매화 향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변후공의 눈이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 정도까지 무공이…… 강할 줄이야…….’
고진유의 내공 경지는 이미 초절정을 뛰어넘어 그 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후우…… 오늘은 안 되겠군.’
변후공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산대사. 그만 돌아가겠소이다. 혹시나 생각이 바뀌면 연락을 주시오.”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매화정에서 돌아서는 변후공의 마음은 착잡해졌다.
‘우선 그분들을 불러야겠어.’
* * *
매화정에 혼자 남은 고진유는 눈을 감았다.
다른 십문지와 달리 화산지는 상주한 인원이 적었다.
사형제들은 각자 자신들의 일을 하느라 매화정 주위로 전혀 인기척이 보이지 않았다.
“무림엔 생각보다 대단한 인물들이 많이 있어.”
고진유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누군가에게 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정파 최고인 무림맹에 쥐새끼들이 너무 많아. 가만히 두니 이제는 간덩어리가 부은 놈도 나오는군.”
팟팟팟팟!!!
순간, 매화정의 바닥에서 검기가 솟구쳤다.
예상치도 못한 장소에서 기습.
고진유의 신형을 마치 벌집처럼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의 검기다.
‘잡았다!’
뒤이어 매화정 바닥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인물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표정이 지어졌다.
하지만 이내 당혹감으로 변했다.
‘없어? 기습은 완벽했는데……?’
매화정 아래에 숨은 지 하루.
완벽한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미 매화정 아래에 숨어든 그의 정체는 들킨 상황이었다.
“어디서 왔소?”
‘뒤다.’
목소리만 들릴 뿐 여전히 고진유의 기척은 느낄 수 없었다.
쉬이이이익-!!
복면인은 무작정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허공을 가를 뿐.
손끝은 허전했다.
‘어디에 있는 거지?’
또다시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움직임이 늦어. 실망이오. 무림맹에 드나들 정도면 제법 강할 줄 알았는데. 싸울 맛도 나지 않는군.”
‘건방진 놈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펼칠 비기.
복면인이 상의를 벗어 던지자 전신에 착용한 암기갑의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파파파팟--!!
전신에서 팔방으로 수백 개의 비침과 비검이 쏟아져 나갔다.
아무리 신형이 빠르다고 한들 삼 장의 반경 안에 들어 있다면 피할 수 없다.
‘정면 승부가 좋겠군.’
우우우웅-!!
고진유는 오른손에 내력을 끌어 올리면서 쏟아진 비침과 비검들을 향해 화산복호권을 펼쳤다.
콰아아앙!!!!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한 뒤 뿜어진 권강의 위력에 비침과 비검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왼손이 움직였다.
쿠우우웅!
“커어어억!!”
가슴에 충격을 받은 복면인이 비명과 함께 매화정 밖으로 떨어졌다.
쿨럭.
복면인이 시커먼 핏덩어리를 토해냈다.
‘모, 몸속이…… 완전히 뒤엉클어졌어. 빨리 가서 운기를 하지 않으면…….’
고진유의 무공과 정면 대결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기습이 실패한 뒤 무조건 도망갔어야 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다음 기회에…….’
타앗!
완벽하지 않은 내력으로 매화정을 벗어나고자 신법을 펼쳤지만.
“그 몸으로 어딜 가는 거요?”
고진유의 신형이 그보다 앞서 달렸다.
번쩍!
복면인이 움직이던 방향 앞에서 권광(拳光)이 폭발했다.
‘욱.’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퍼어억!!
빛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동시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눈알이 빠질 정도의 타격.
복면인은 어깨와 동시에 머리가 바닥에 사정없이 꽂혔다.
털썩.
“아아악!!”
고통을 참지 못하고 바닥을 구르자 매화정의 기둥에 옆구리가 또 한 번 부딪혔다.
“크으…….”
“올 땐 당신 마음이었겠지만 갈 때는 내가 보내주고 싶을 때에만 가는 것이오.”
파아아앗-!!
아니 땐 소란에 매화정으로 묵경이 가장 먼저 달려왔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복면인을 본 그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멍청한 놈이구만…… 진유 아우에게 기습을 하다니…….’
차라리 맹주를 기습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놈은 누구야?”
“확인해 보죠.”
복면인은 다가오는 고진유를 보며 뒤로 물러나려고 꿈틀거렸다.
“가만히 있으시오. 그러다가 앞으로 다리 없이 기어 다니게 될지 모릅니다.”
고진유의 목소리가 진심임을 안 복면인의 몸이 떨리면서 멈춰 섰다.
“좋소. 일단 가볍게 점혈부터 시작하겠소.”
핏핏핏.
복면인의 단전에 제재를 가했다.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도 말은 할 수 있을 게요.”
휘이익!
고진유는 복면인의 얼굴을 가렸던 복면을 벗겼다.
덥수룩한 수염이 가득했다.
묵경이 한눈에 알아보았다.
“누군지 말 안 해도 딱 한눈에 봐도 알겠는데. 녹림에서 왔군.”
“아니오. 난 녹림에서 오지 않았소.”
“아, 그렇군. 녹림이 아니고 산적.”
피식.
묵경의 입가에 실소가 툭 터졌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재미난 구경이 났나 싶어 매화정 주위로 모여들었다.
“묵경 오라버니, 누군가요?”
“딱 봐도 산적 같은데 아니라고 하네.”
“네? 저 모습으로요? 하하하! 아이고, 웃겨라!”
당우희가 신나게 웃었다.
“이봐, 당신. 누가 봐도 산적이잖아.”
요즘 늘 붙어 다니던 장두총도 한마디 했다.
“저번 일 때문에 사제에게 복수하려고 온 모양인가 보구나.”
“네, 호화 사저. 매화정에 숨어서 때를 기다렸더군요.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봅니다.”
“이런, 멍청하군. 살수는 목표를 정한 뒤 어떠한 인물인지 확인부터 하는 게 정상인데, 사제를 잘 몰랐어.”
“며칠 더 고생시킬까 하다가 불쌍해서 마침 찾아온 변 총관을 일부러 매화정에서 만났어요.”
“이자를 어떻게 할 거니?”
“일단 부서진 매화정을 고치도록 해야죠.”
“바로? 왜 왔는지 이름과 이유도 안 물어보고?”
“살수가 왜 숨어서 저를 기다렸겠어요.”
“후후, 그러네. 그럼 죽이지 않고 일만 시키는 거니?”
“일단 매화정을 고치고 난 뒤에 비용은 이자와 함께 녹림에 청구할 생각입니다. 녹림에서 모른 체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죠.”
“가여워라. 일만 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말이구나.”
연자련의 말에 사내의 얼굴 안색이 파랗게 변했다.
고진유는 한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군성창을 불렀다.
“매화정 수리는 군 특사가 맡아서 관리하세요.”
“넵. 알겠습니다. 튼튼하게 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겠습니다.”
‘……젠장…….’
녹림야검은 죽을 맛이었다.
계획에도 없는 혼자서 건물 공사를 해야 할 판이었다.
툭. 툭. 툭.
녹림야검의 세 개의 혈, 음교, 기해, 하완을 차례대로 눌렀다.
‘으…… 으…….’
굳어졌던 몸이 풀어지면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단전에서 내력을 끌어 올릴 수 없었다.
“혹시 도망갈지 몰라 미리 말하는데 삼 일마다 내가 혈을 눌러주지 않으면 전신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게 될 거외다.”
“내…… 몸에…… 무슨 짓을 했소?”
“놀랄 필요 없소. 열심히 공사를 하면 문제가 없으니까. 매화정 수리가 끝난 뒤 차후 일은 그때 생각해 보지.”
말을 끝낸 고진유가 군성창을 향해 짧게 손짓했다.
“알겠습니다. 가자, 이놈아.”
군성창은 녹림야검의 멱살을 잡고는 그를 끌어당겼다.
* * *
쉬이이이익--!!
녹림구가 공중에서 원을 그린 뒤 빠르게 아래로 내려섰다.
‘전서가 왔군.’
가느다란 발목에 푸른빛의 전서통이 매달려 있었다.
‘하남이라면…… 무림맹.’
하남의 정주 땅에서 날아온 전서구.
녹검당주 채마현은 두근거렸다.
예향의 원수를 갚기 위해 녹검당의 십검 중 녹림야검을 보냈다.
전서구의 몸통을 잡아 전서통에서 둥글게 말린 전서를 끄집어냈다.
천천히 전서를 풀어 안에 적힌 글을 읽었다.
잠시나마 기대가 섞여 있던 채마현의 눈빛이 실망으로 변했다.
<녹림야검실패>
‘흐음, 녹검살형 예향을 이긴 실력은 우연이 아니었군…… 대단한 녀석이야. 오랜만에 화산파에서 인물이 나타났어.’
최근 무림에서 구파일방의 영향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황보세가에 밀려 무림맹주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지도 십 년이 지났다.
“구파일방이 강해지면 피곤한데…….”
실이익에 맞춰 움직이는 중원세가들과 다르게 십문의 구파일방은 고지식한 면이 많았다.
때로는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목숨을 거는 곳이 바로 구파일방이기도 했다.
게다가 구파일방은 산속에 세워진 문파들이었다.
“주군께 보고를 드려야겠군.”
채마현은 전서를 한 손에 쥐고 녹검당을 빠져나갔다.
* * *
푹푹푹푹푹.
검 끝이 닿은 허공에 구멍이 생겼다.
파지지직- 파지직-!!
구멍이 커지면서 안에서 뇌전이 일어났다.
“하하하하!!”
남궁한은 대소를 터뜨렸다.
그러고는 앞으로 뻗었던 검을 한참을 쳐다보았다.
‘어이가 없을 정도군.’
단전에 생긴 두 배의 내력.
그에게 받은 신무선단 한 알의 복용만으로 내력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의 말대로 영약이 틀림없어. 다만 약 한 달이 지나면 선단의 효력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그럼에도 그의 무공은 완전무결해졌다.
섬전십삽검뢰 최강의 무공, 천하검뢰(天下劍雷).
내력이 부족하여 펼칠 수 없었던 섬전십삼검뢰(閃電十三劍雷)의 비전.
남궁한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화산도협, 이번에는 네놈 차례가 될 것이다.’
완벽한 복수를 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고진유를 꺾어야 했다.
“십문십가의 무림 비무에서 완벽하게 꺾는 거야.”
일 년에 한 번 십문과 십가에서 출전하여 삼 초식의 비무를 겨루었다.
가벼운 비무라 해도 각 문파의 명예가 달려 있는 일이기에 각 파 최고의 무인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무림맹의 모든 무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비무를 지켜볼 것이었다.
“화산파에선 그 녀석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
남궁한은 밖으로 나와 화산지로 걸었다.
검미에 짙은 주름이 생길 정도로 인상을 쓴 그가 나타나자, 특사 두일복과 옥수강이 순간 기세에 흠칫거렸다.
‘남궁한…….’
그가 고진유에게 적대감이 강한 것을 두 사람도 잘 알았다.
“남궁 부군장님. 무슨 일로 화산지까지 오셨습니까?”
“화산대사를 만나고 싶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옥수강이 화산관으로 빠르게 달려간 사이, 남궁한은 팔짱을 낀 채 내력을 끌어 올렸다.
우우우우우--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내력이 화산지 안으로 퍼져 나갔다.
남궁한의 상의 자락이 내력에 의해 펄럭거렸다.
파아아아앗--!!
화산관 안에서 순식간에 입구로 향해 나온 기척.
고진유의 신형이 남궁한의 앞에 정확하게 멈췄다.
“남궁한,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면서?”
“거만하군.”
고진유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언제 싸워도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군.”
“그런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본 적도 없고.”
남궁한의 입가에 실소가 걸렸다.
“여기에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말하지. 이번 십문십가의 비무에 나와 내 도전을 받아라.”
“굳이 내가 나갈 필요가 있나?”
“내키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화산파의 상대는 남궁세가가 되겠지. 확실하게 말해주마. 화산파에서 누가 나올지 몰라도, 내 손에 죽을 운명이 될 것이다.”
휘익!
남궁한은 곧바로 뒤돌아서 화산지에서 멀어졌다.
‘……이거 참. 안 나갈 수 없도록 만드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