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대도-80화 (80/425)

80화

고진유는 맹주전으로 곧장 향했다.

한 발씩 내딛는 보폭이 일정했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 보행(步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에서 위엄이 느껴졌다.

곧 맹주전이 그의 눈 안에 들어섰다.

‘……대단한 기운이군.’

비록 정파 무림의 연맹이라 하나 무림맹주는 천하의 맹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맹주전의 기운은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철컥.

고진유는 맹주전에 들어서기 전 자연스럽게 해검을 하려고 했다.

그때, 친위 무위가 허리를 숙였다.

“화산대사님. 해검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 그렇소이까?”

고진유는 다시금 풀었던 검을 찼다.

“천하당에서 맹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고맙소이다.”

고진유는 경내를 지내 천하당의 현판이 걸린 전각으로 들어섰다.

의자에서 일어난 맹주 황보강이 먼저 반갑게 반겨주었다.

“하하하! 어서 오시게.”

“맹주님을 뵙습니다.”

덥석.

그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부자 사이로 알 만큼 커다란 팔로 고진유를 포옹했다.

“돌아왔는가?”

“아…… 네.”

황보강은 활짝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앉도록 하게.”

“고맙습니다.”

“하하, 허창에서 올라온 보고를 들었네. 힘든 일을 잘 해결했어. 내가 그대를 잘 보낸 듯하군!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좋지 않나?”

황보강은 자리에 앉자마자 곧장 말문이 떨어졌다.

친한 사람 외에는 말문이 무겁다고 알려진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간단한 문제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가도 해결될 문제였지요.”

“아아, 그건 아니지. 화산대사인 그대에겐 간단한 문제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니라네. 여하튼 조용히 끝났으니 다행이군!”

“……혹시 맹주님도 알고 계셨습니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조의문과 부혈당의 사이를 이간질시킨 세력이 있더군요.”

맹주 황보강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확신은 못 했네. 지금 무림에 수상한 움직임이 있는 듯하다는 정도만. 실체가 보이지 않는 존재들. 신기루라고 해야 할까?”

“맹주님의 말씀이 맞는 듯합니다.”

“그래서 함부로 무림맹을 움직일 수 없었네. 고민하던 차에 그대가 온 것이었지. 이젠 한시름 놓았다고 봐야지! 하늘이 도와 무림맹에 뛰어난 인물이 나타났으니 말일세.”

‘또 부려먹는다고?’

고진유는 정색했다.

“혹시 또 다른 일을 부탁하실 거라면 미리 사양하겠습니다.”

“어허! 이보게. 무림의 일이라네. 중원대사가 되었으니 당연히 무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나.”

“중원대사가 일선에서 뛰어다닌다고 들은 적은 없습니다만.”

“그건 또 아니지. 중원대사도 무림맹의 일원이네. 무림의 평화를 위한다면 네 일, 내 일이 어디 있나?”

“그럼…… 화산대사직을 그만두겠습니다.”

“그건 더욱더 안 되네. 무림맹의 법규에 의하면 중원 대사의 임기는 최소 일 년. 그 안에 그만둘 수 없어.”

“그런 법도 있었습니까?”

“자네에게는 안타깝게도.”

실망스러운 표정의 고진유.

황보강은 흐뭇한 미소를 띠었다.

‘흐흐, 정말로 그만두려던 모양이군. 웃긴 녀석이야. 도망치기 전에 일 년 동안이라도 최대한 부려먹어야겠어.’

미소가 음흉한 게 수상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만.”

“뭔가? 말해보게나.”

“맹주님께서는 어릴 적 황보세가에 입양되신 게 아니신지요?”

“나? 아니네. 갑자기 무슨 이유로 물어보는 것인가?”

“아닙니다.”

‘이 녀석…… 은근슬쩍 나를 도발하려는데.’

맹주의 마음에 들지 않은 척하겠다는 의도를 눈치챈 황보강이 크게 웃었다.

“설마 황보세가는 멍청하다고 생각한 겐가? 아하하하! 하긴 나를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더군. 내 자랑 같지만 내가 세 살 때 사서삼경을 외우다시피 했어.”

황보강이 능청스럽게 슬쩍 턱을 치켜 올렸다.

“대단하시네요. 소문은 역시 믿을 게 못 되는군요.”

“그대만 봐도 그렇지 않나. 누가 자네를 도둑질한 인물로 알겠는가? 지금은 명실공히 무림의 영웅이 되었지 않나.”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 앞날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세상일이죠.”

“하하하, 참, 그리고…… 본 맹으로 오는 도중 사건이 있었더군. 꽤나 귀찮은 놈들을 건드렸어?”

황보강은 주제를 돌렸다.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에 고진유는 속으로 혀를 찼다.

“시작은 그쪽에서 먼저 했습니다.”

“어떤 문제는 결과가 중요하지.”

“문제가 되겠습니까?”

“문제를 만들고자 한다면 심각할 수도 있고.”

“무림맹의 일이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후후, 나보고 책임을 지라는 것인가?”

“무림맹의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일어난 사건이지 않습니까.”

“이럴 때는 무림맹 소속이라고 하는구만? 자네도 약았어.”

황보강의 퉁명스러운 말에 고진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사파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까?”

“그놈들이 과연 가만히 있었을까? 소문이 들은 그날 바로 찾아오더군. 돈이 되는 일에는 참 빨라.”

“정말 빠르군요.”

“이번 사건으로 뭐, 떡고물 하나라도 얻을 수 있다고 봤겠지.”

“녹림에서 온 것입니까?”

“음. 녹림대존이 사파의 수장이긴 하지만, 녹림에서 왔다고 볼 수 있지. 복우산채는 칠십이채 중 한 곳이니깐.”

“녹림에서 원하는 게 무엇이었습니까?”

“음…….”

황보강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바로 대답을 못 할 분은 아닌데?’

가만히 있는 게 더 의문스러웠다.

“……화산대사, 그들이 한 가지를 원했네.”

“말씀 주십시오.”

“녹검살형의 죽음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더군. 단, 그대가 직접 와서.”

“그 말은 즉 호랑이굴에 혼자 오라는 말이지 않습니까?”

“아마도 그렇다고 봐야겠지?”

“아마도가 뭡니까? 그래서 뭐라고 했습니까?”

“보낸다고.”

“허어…… 너무하시는군요. 이럼 누가 맹주님을 믿고 일을 하겠습니까?”

고진유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개를 흔들었다.

“이보게, 말을 끝까지 똑바로 듣게. 어떻게 내가 그냥 보낸다고 했겠나? 절대로 안 된다고 했지. 가만히 지나가는 그대를 건드린 게 녹림이라고 했더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군.”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그러면 피해 보상이라도 해달라고 하던걸. 아마 그게 주목적이었겠지.”

“피해 보상이라면…… 돈입니까?”

“아니. 돈은 자기들도 많다네? 하긴 산적 놈들이 돈이 없을 리는 없고. 산채들의 활동을 어느 정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더군.”

“웃긴 놈들이군요.”

“나도 똑같이 말했지. 그 말을 듣더니 구시렁거리면서 갔네. 앞으로 자기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협박하면서 말이지. 그래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 이번 기회에 사파와 한번 붙어봐야지. 자네가 앞장서서 말이야!”

‘은근슬쩍 계속 날 끌어들이는군.’

빠져나가려고 할 때마다 슬그머니 붙잡기 위해 발을 걸고 있었다.

“이런,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나?”

“아닙니다. 마음에 드는군요.”

“하하하!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네.”

황보강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럼 그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푹 쉬고 있게. 아 참, 그리고 특사조는 그대로 유지하게나. 무림맹에서 편안하게 지내기에 좋을 걸네.”

“편의를 봐주시는 겁니까?”

“후후후. 그대에게 최대한 잘 보여야 하지 않겠나.”

“…….”

고진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맹주전을 물러났다.

* * *

휘익!

화산관에 들어서자 당우희가 뛰어들며 고진유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디 다친 데 없어?”

“호청 사저, 잘 지냈습니까?”

“나야 별일 있겠어? 밖에 나간 사제가 고생했겠지.”

고진유는 미소를 띠며 우종성에게 인사를 했다.

“호진 사형, 다녀왔습니다.”

“묵경 형에게 대충 이야기를 들었다. 고생 많았구나.”

“오랜만에 몸 좀 풀었죠.”

무려 오백 명의 녹림도를 상대했다.

남들이 이 말을 들었다면 건방지다고 뒤에서 수군거렸을 것이었다.

하나 화산파의 사형제들은 고진유가 있는 그대로 말했음을 알았다.

장두총의 입가에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흥, 하긴 사제에게 그 정도 산적 놈이 상대가 될 리 없지.”

“호경 사형의 말이 맞습니다.”

고진유는 그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이번에는 혁자영이 걱정되는지 물었다.

“녹림은 현재 사파연합을 이끌고 있으니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맹주님이라면 분명 어떤 말이라도 했을 텐데.”

“안 그래도 녹림에서 사람을 보내 저보고 혼자 찾아오라고 했다더군요.”

장두총이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졌다.

“뭐? 누가 정신이 나가지 않는 이상 혼자 가겠다고 하겠어?! 너 설마 녹림으로 간다고 하진 않았겠지?”

“제가 아무리 특이해도 그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호경 사형.”

“휴우, 그래. 그나마 다행이다.”

“후후후, 정말…….”

연자련도 간다고 했을까 걱정이 되었는지 안도의 웃음을 흘렸다.

고진유는 사형제들을 둘러보았다.

“저도 평범한 사람입니다.”

“풋…… 사제가 평범하면 세상에 평범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야.”

곽우의 말에 모두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진유는 주위를 보며 누군가를 찾았다.

“근데 인양은 아까부터 보이지 않네요.”

“뜬금없이 목수 일을 하고 싶다면서 무림맹 밖에 나가 수업을 받고 있어.”

“그런가요? 배워놓으면 좋긴 하지만 말 그대로 뜬금은 없네요.”

외부에 나가서 일을 배우고 있다는 말에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다.

‘철갑을 찾지 못한 모양인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군.’

휘이이이익!

그때, 화산관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진유 형!”

인양이 달려오면서 반갑게 소리쳤다.

“어디 갔다 오는 거냐?”

“심심해서 목수 일을 좀 배우고 있어요.”

“……그래? 건물을 짓는 일이라면 꽤 쓸 만한 일이 될 수 있지. 어때. 재미는 있어?”

“적성에는 안 맞는 것 같긴 하지만, 시작했으니 어느 정도까지는 해보려고요.”

“최선을 다해봐.”

“걱정 마세요. 아 참, 마을에 진유 형의 소문이 퍼졌어요.”

“…….”

“인양, 무슨 소문이지?”

장두총이 얼른 물었다.

묵경은 화산지에 돌아온 뒤 허창의 일과 복우산채와의 싸움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했다.

“진유 형이 무림관문에서 형산파의 호천검을 찍소리 못하게 눌러 버렸다더군요.”

“호, 호천검이라면…… 우리 바로 윗대 인물 아니었나?”

“맞아. 호천검 가웅은 형산파 문주의 직전 제자지.”

곽우가 바로 그에 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제법 강한 무공을 지닌 형산파의 무인 중 한 명이야. 차분하게 무공을 펼치면 상당히 뛰어난 인물이지만, 성격이 다소 급하고 흥분을 잘한다고 하더군.”

“오오, 역시 호민 사형은 모르는 사람이 없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어.”

장두총은 다시 인양을 재촉했다.

“인양, 빨리 말해봐. 어떻게 됐다고?”

“형산파에서…….”

인양은 소문을 들은 대로 설명했다.

“그 사람이 중원대사가 된다고?”

한 번도 듣지 못한 말이었다.

곽우는 단번에 의문이 들었다.

구파일방의 십문에 형산파가 들어올 자리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점창파가 중원대사에서 밀린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나도 그 말은 들긴 했어. 하지만 그 자리에 형산파가 치고 들어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지금의 형산파가 강하다곤 해도 상대는 점창파야. 밀어내기에는 아직 무리야.”

“그런가?”

“호경, 점창파는 중원 최고라고 불릴 때도 있었던 문파야. 현재 내부 문제로 지분 싸움 때문에 세가 약해졌지만, 서로 합치면 여전히 강한 힘을 지니고 있지.”

“형산파가 괜히 착각할 수도 있다는 뜻이네? 근데…… 설마 그 소문만 믿고 멍청하게 점창파에 도전하는 건 아니겠지?”

“그들도 눈과 귀가 있으면 점창파에 대해 잘 알 겁니다.”

곽우가 그냥 멋모르는 사람들이 낸 소문이라 단정을 지을 때였다.

“사형들. 그 멍청한 짓을 할 것 같던걸요.”

“뭐라고?”

우종성이 물었다.

“호정, 왜 그런 생각을 했지?”

“호천검은 자신이 중원대사가 될 거라고 믿더군요. 자존심이 상당히 강한 인물이라 한 번 결심한 이상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그뿐만이 아니라 형산파 전체에 흐르는 생각처럼 보였습니다.”

“……호정 사제가 그들을 정확히 봤다면 조만간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겠군.”

“무림의 분위기가 들떠 있었습니다. 이럴 때 잘 처신해야 해요.”

우종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진유의 말이 맞았다.

주위가 시끄러울 때는 함부로 나서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형산파가 우리에게 좋은 감정이 아닐 거야. 괜히 그들과 사소한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

“호진 사형,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 * *

드륵.

고진유는 인양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화산관 아래 둥근 원판으로 된 석좌에 먼저 앉았다.

“여기에 앉아.”

인양도 바짝 당겨 앉았다.

두 사람만이 일.

고진유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잘못된 모양이군.”

“철갑이 숨겨져 있던 장소에 가서 보니 새롭게 보수 작업이 되어 있었어요.”

“수리를?”

“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니 황와정이 오래된 탓에 물이 새어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 과정에서 철갑을 숨겨놓았던 천석의 대들보가 사라졌다는 말이군.”

“황와정을 보수 작업한 목수가 대목장인 이춘광이라 했어요.”

“후후,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목수 일을 배우기 시작한 거구나.”

“네. 황와정을 보수했던 당시 인원은 총 네 명으로, 대목장과 함께 일했던 세 명의 목수들에 대해서는 모두 확인했어요. 세 사람은 여전히 정주에 살고 있었습니다.”

“대목장은 정주에 없는 모양이지?”

“그가 가족들과 호북으로 갔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호북이라……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어?”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목수 중 한 명이 그가 호북 무한에 친척들이 살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고 했어요.”

“무한이라면…… 확실한 것은 아니군.”

“그래도 우선 무한에 가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긴 하지.”

인영은 그동안 밖으로 나가 알아낸 사실까지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우선 대목장과 함께 일했던 목수 세 사람의 신상에 대해 모두 파악한 뒤, 혹시나 그들 중 한 명이 찾아서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세 집 모두 뒤졌지만…… 철갑의 존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세 명 모두 아니라면, 천석에 숨겨놓은 철갑을 가지고 간 인물은 이춘광밖에 없군.”

“네에. 그때 철갑이 나왔다면 그가 가져갔을 게 확실해요.”

“고마워. 혼자서 고생이 많았네.”

“헤헤…… 그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었지만 혹시나 보는 시선들이 있을까 해서 움직이지 못했어요.”

“이 정도라도 충분히 잘했어.”

툭툭.

고진유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번 일은 너에게 맡겨도 되겠는걸. 조만간 무한에 다녀와야겠다.”

“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인양은 기분이 좋았다.

고진유가 자신을 완전히 믿어주고 있었다.

지금의 그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고진유에게 은혜를 갚을 길은 그저 그를 믿고 따르는 것일 테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