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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대도-74화 (74/425)

74화

고진유는 특사조를 두 개 조로 나누었다. 부혈당이 있는 허창 위도에서는 파숙과 함께 조용히 움직이기로 했다.

“둘이서 위도에 가려고?”

“묵경 형은 얼굴이 너무 알려져 비밀리에 움직이기엔 어렵습니다.”

고진유의 말처럼 묵경의 얼굴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쉬웠다.

“맞는 말이네. 조심해서 갔다 와.”

“우리가 위도에 가는 사이에 형은 사라진 여자의 행방을 찾아주세요.”

조의문과 부혈당을 부딪치게 만들었던 인물.

무림맹주 황보강은 이번 사건이 힘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두 문파 간의 감정에 의한 단순한 일이라 판단한 것이다.

팔군 소속의 무력군을 보내지 않은 이유였다.

또한 상황은 조의문에게 불리했다.

무작정 무림맹의 힘으로 누를 수 없었다.

부혈당 또한 그냥 당하지 않을 게 확실했다.

그들 뒤로 사파 연합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고진유를 보낸 의도는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무림맹의 뜻을 사파연합에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조의문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무림맹의 힘으로 해결하고 싶어 해.’

허창으로 내려온 뒤 확인한 조의문과 부혈당 사건은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엔 꺼림칙하지.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냄새가 나.’

위도로 들어선 고진유와 파숙은 가벼운 경장 차림으로 바꿔 입었다.

“공자님.”

파숙이 전방을 가리켰다.

검붉은 무의.

부혈당 소속의 무인들이 눈을 부릅뜬 채 다가왔다.

“멈추시오!”

그들 중 한 명이 바짝 고진유와 파숙 앞에 붙어 섰다.

“왜 그러시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서 왔소?”

“잠시 지나가는 길이었소이다. 저희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고진유의 공손한 대답에 그는 긴장이 미세하게 풀어졌다.

“마을에서 사고를 치면 안 되오. 조용히 지나갔으면 하오.”

“알겠소이다.”

부혈당 무인들이 뒤로 사라졌다.

“분위기가 싸늘합니다.”

“그들로서는 조의문에게 당했던 동료가 죽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독살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군요.”

“저들의 분위기를 봐서는 그런 것 같소.”

고진유와 파숙은 마을 중앙에 위치한 관아로 향해 움직였다.

포쾌 출신이었던 파숙의 한때 동료가 위도 관아에 있었다.

그를 통해 보고서를 올리는 과정에서 독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친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습니다. 조금 있으면 근무 시간이 끝날 것입니다.”

“알겠소.”

고진유와 파숙은 관아의 후문이 내려다보이는 장소에 앉았다.

반시진이 거의 되어갈 무렵.

후문을 통해 포쾌 복장을 한 사내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파숙이 포쾌들 중 찾고 있던 사내를 발견했다.

“저기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후문을 통해 나온 포쾌들은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었다.

동료들과 돌아선 포쾌 노융의 얼굴이 곧 근심이 있는 듯 굳어졌다.

‘휴우…… 어떻게 돈을 마련하지?’

포쾌의 봉급이라 해봤자 은자 한 냥도 되지 않는다.

남들은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에서 돈을 받아냈지만 노융은 불쌍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

스윽.

그때,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는 그의 앞에 누군가 다가왔다.

“사내자식이 똑바로 어깨를 펴고 다니지 못할까?”

“엇? 파 선배.”

노융은 갑자기 나타난 파숙을 보며 깜짝 놀랐다.

“끝마쳤냐?”

“네. 이번에는 무슨 일로?”

“혹시 시간 되나? 조용한 곳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

“저어…… 그게…….”

노융은 머뭇거렸다. 당연히 파숙을 따라가고 싶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집에…… 죄송합니다. 집사람이 아픕니다.”

“제수씨가? 어디가 아프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녀석아, 모르겠다니? 의원에는 안 가고 뭐 했냐?”

“…….”

“쳇. 하긴…….”

노융이 말을 하지 못한 이유를 알았다.

“그를 따라 집에 가보지요.”

두 사람 곁으로 고진유가 다가섰다.

“공자님.”

“사람이 아프다는데 빨리 가봐야 하지 않겠소이까?”

파숙은 얼른 노융을 재촉했다.

“그래, 공자님 말씀을 듣지 않았나. 자네 집으로 가세.”

“예? 예에, 근데 저분은 누구시길래……?”

“내가 모시는 공자님이네.”

“선배는 무림맹에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나중에 알려주겠네. 제수씨가 아프다고 하지 않았나. 빨리 가자고.”

노융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 * *

노융의 집은 마을 변두리에 위치했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자 안에서 여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 오셨어요?”

그녀는 방으로 들어선 노융 뒤로 두 명의 인물을 보았다.

“콜록콜록. 누구…… 세요?”

여인이 침상에서 힘들게 일어나려고 했다.

“제수씨. 누워 계십시오.”

“아…… 파숙 님이시네요. 제가…… 못 알아봐서 죄송해요. 근데 드릴 게…….”

“괜찮습니다. 편하게 누워 있으십시오.”

고진유가 침상 앞으로 나섰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손을 잡아도 되겠습니까?”

“아…… 네에.”

노융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 선배가 공자님이라 부르는 청년은 분명 비범한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제가 잠시 손을 만져보도록 하겠어요.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진유는 다정히 말한 후 그녀의 손을 잡은 뒤 진기를 미세하게 흘려보냈다.

몸속으로 진기가 들어가자마자 탁기에 가로막혔다.

‘탁기를 먼저 끌어내야겠어.’

안으로 진기를 밀어붙이기엔 그녀의 혈맥의 가늘고 약했다.

고진유는 의원이 아니지만 몸속에 있는 탁기 정도는 충분히 끄집어낼 기의 운용이 가능했다.

점차 탁기들이 몸 밖으로 나오자 그녀는 가슴을 짓눌렀던 기운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몇 년 동안 처음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있었다.

노융은 점점 얼굴의 안색이 좋아지는 아내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체…… 이분은 누구시지?’

이각의 시간이 지나고, 고진유는 그녀의 손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우린 잠시 나가는 게 좋겠소.”

“네에…….”

세 사람은 마루로 자리를 옮겼다.

털썩.

노융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공자님, 감사합니다.”

“일어나세요.”

파숙은 그의 팔을 잡고 일으켰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나. 일어나게.”

“형님, 정말 고맙습니다.”

“내가 뭘 했다고 그런 말을 하는가? 전부 공자님께서 하신 것이네.”

“급한 대로 몸속에 든 탁한 기들을 모두 없앴으니 당분간은 몸이 편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소인이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몸이 아픈 원인을 그대로 두면 안 됩니다. 의원에 가서 폐가 좋아지도록 약을 지어서 치료해야 합니다.”

“저어…… 알고 있습니다만…….”

“치료비는 걱정하지 마시오.”

고진유는 그의 앞에 금전 열 냥을 꺼내 주었다.

‘허억…….’

그가 지니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의 돈이었다.

“공…… 공…… 자님.”

노융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허, 받아두게. 공자님이 주신 것이네.”

“형…… 님. 이게 대체…….”

도통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허둥지둥하던 그는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에야 파숙과 고진유가 찾아온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났다

“그, 그러고 보니 제게 무슨 볼일이 있으셨습니까?”

“저번에 그 일 때문에 왔다네. 여기 이분께서는 화산도협이시네.”

“화산도협……!”

그 또한 근래 중원에서 유명한 소문을 모를 리 없었다.

의협이라 불리는 화산파 제자.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무엇이든 물어보시면 됩니다.”

“내가 저번에 왔을 때, 조의문 무인들에게 부상당한 부혈당 무인이 독살된 것 같다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가?”

“아…… 저희 집 근처에 부혈당에서 잡일을 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차부욱이라고 하는데 술이 과하다 싶으면 있는 말 없는 말 하는 놈입니다. 그때도 술을 마시다가 완전히 취했는지 묻지도 않았던 일을 떠들었지요.”

이번에는 고진유가 물었다.

“혹시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또 없소이까?”

“소인이 알기론 주위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때도 바로 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으니까요.”

“다행이군요.”

만일 이런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 귀에 들어갔다면 두 사람은 위험할 수 있었다.

“잘됐군요. 그를 조용히 만났으면 하는데 되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그가 퇴근하면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고진유는 씩 웃었다.

“자 그럼, 이제 술상을 푸짐하게 차려야겠군요.”

* * *

어둠이 질 무렵.

노융의 말처럼 부혈당에서 퇴근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보게, 부욱이!”

차부욱은 집으로 들어가려다 뒤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섰다.

“노융 포쾌님, 무슨 일이십니까?”

“오늘 좋은 술을 구했는데, 어떻게 한잔하겠나?”

차부욱의 눈이 번쩍 뜨였다. 술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그였다.

“저야 좋지만…… 형수님께서 몸이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조금 나아졌다네. 염려해 줘서 고마워. 대충 정리하고 올라오게.”

“하하하, 그렇다면야, 정리할 게 있습니까? 지금 당장 올라가도 됩니다.”

차부욱은 바로 돌아서서 노융의 뒤를 따랐다.

노융의 마당에 술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어…… 이분은 누구십니까?”

술상 앞에 중년 사내 파숙이 앉아 있었다.

“기억할지 모르겠네. 예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님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하. 기억납니다. 포쾌 선배로 가장 친했다고 했던 분입니까?”

“바로 그분으로 파숙 형님이네. 잠시 지나가는 길에 찾아오셨지. 형님께서 술을 가지고 오셨지. 함께해도 되겠는가?”

“그럼요. 저야 상관없지요.”

차부욱은 얼른 자리에 앉았다.

세 사람이 술을 마시는 동안 고진유는 멀리 떨어진 장소에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술을 마신 지 꽤 긴 시간이 흐르자, 차부욱은 두 사람이 주는 술을 받아 마시면서 취기가 완전히 올랐다.

파숙이 슬쩍 말문을 열었다.

“노융, 포쾌 생활 계속할 텐가? 내가 오는 길에 들었는데, 부혈당 무인이 조의문 소속 사람들에게 맞아서 죽었다지? 자네는 그냥 가만히 있도록 하게. 무림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괜히 말려들었다간 목숨이 위험하거든.”

“괜찮습니다. 사람이 맞아서 죽었다고 하지만 선배 말처럼 무림인들 일에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타악.

차부욱은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색은 이미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니, 그게 아닙니다. 노융 포쾌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자네,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제가…… 꺼억. 시체를 치웠습니다. 사람이 맞아서 죽었다면 시커먼 피를 흘린 채 죽겠습니까?”

“어이그…… 자네가 모르는 게 있는데, 난 포쾌일세. 사람의 내장이 터지면 시커먼 피를 흘리기도 한다고. 자네가 무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고 있구만. 그만하지. 술맛 떨어지게 사람이 죽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나.”

“쉬이이이이. 조용히…….”

차부욱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마치 비밀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속삭였다.

“허어. 부혈당에서 잡일한다고 나를 무시하십니까? 시체를 끌고 가면서도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맞아서 죽은 시신에서는 그런 냄새가 절대로 안 난다고요.”

“…….”

파숙은 술병을 들어 그의 술잔에 가득 부었다.

“그래? 내가 그것까지는 몰랐는데…… 보아하니 자네는 그런 것까지 살피는 것으로 봐서 나보다 더 포쾌가 적성이 맞는 것 같은데?”

딸꾹.

“고맙습니다요. 사실 제가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깝군. 나라에서 훌륭한 인재를 놓쳤어.”

“하하하!”

노융에 이은 파숙의 칭찬에 차부욱은 기분이 좋아졌다.

파숙은 다시 그를 보며 슬쩍 물었다.

“독에 중독된 시체를 함부로 매장하면 안 되지 않소? 시체가 썩어서 주위 일대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하더이다. 물론 차 형이라면 조심해서 묻었겠지만.”

“으흐흐…….”

차부욱은 무엇이 재미있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내가 말을 잘못했소이까?”

“그게 아니라…….”

완전히 취한 그의 입에서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술술 풀려나왔다.

“키키…… 그래서 내가 화장터에서 몰래 시신을 바꾼 뒤 항장곡 웅암 아래에 묻어놓았지요.”

차부욱은 한 번에 술잔을 들이켠 뒤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시신을 매장하지 말고 얼른 화장하도록 시킨 총관의 명령.

차부욱은 허둥지둥 다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그들을 보면서, 이게 어쩌면 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흐흐, 분명 뭐, 뭔가 구린 게 있었을 거라니까요? 흐흐…….”

딸꾹.

그 말을 끝으로 차부욱이 상에 코를 박았다.

‘다행이군. 이자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독살 증거를 찾지 못했을 텐데.’

세 사람과 떨어진 장소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고진유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후후, 항장곡의 웅암이라…….’

* * *

휘익!

깊은 밤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는 두 명의 인영.

고진유와 파숙이 항장곡으로 향했다.

황장곡에 들어선 뒤 얼마 되지 않아 곰처럼 생긴 바위, 웅암을 발견했다.

붉은색이 비치는 웅암 아래 시체를 묻혀 있을 터.

고진유가 파숙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이제 우린 시체를 훔칠 겁니다.”

파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땅을 파기 시작했다.

며칠 되지 않았는지 땅은 쉽게 파였다.

푹!

이윽고 쟁기 끝에 흙이 아닌 무엇인가 닿았다.

파숙은 얼른 흙을 들어냈다.

“으윽.”

마대 자루에서 썩은 시체 냄새가 강하게 풍겨 올라왔다.

코를 막으며 마대 자루를 풀자, 아직 시체의 얼굴 윤곽은 확인할 수 있었다.

시신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으, 이건 중독된 게 틀림없습니다. 부검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군요.”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흐음…….”

웅암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작은 바위가 있었다.

‘저기 아래라면…….’

스윽.

고진유는 팔을 뻗어 바위를 잡았다.

‘어, 설마……?’

파숙의 눈이 커다래짐과 동시에, 고진유가 가볍게 바위를 들어 올리고는 말했다.

“여기를 빨리 파세요.”

“아, 알겠습니다!”

파파팟팟-!

파숙은 시신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만 재빨리 파기 시작했다.

“허억, 다 됐습니다, 공자님.”

“수고했소.”

고진유는 바위 아래에 시체를 묻은 뒤 천천히 내려놓았다.

바위를 옆으로 옮긴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모르겠지요?”

“아…… 네에. 감쪽같습니다.”

“후후후, 다행입니다. 이제 여기서 볼일은 끝난 셈이니 날이 밝는 대로 조의문으로 돌아가면 되겠소. 여기를 마저 정리하고 내려가도록 하죠.”

잠시 후.

시신이 묻혀 있었던 웅암 아래 주위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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