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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대도-66화 (66/425)

66화

중원 최고의 상국.

중원상국의 주인이라면 황제라도 부(富)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무림을 삼킬 세력이라면 규모가 대단하겠지.’

국가라 할지라도 자금력이 없으면 전쟁도 하지 못한다.

무림도 마찬가지였다.

‘무림에 나설 목적이라면 당연히 돈줄도 잡고 있어야 한다.’

중원을 차지할 정도의 규모에 맞는 극일천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자금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노리는 중원상국은 상계에 속했지만 중원 무림의 거대한 세력 중 하나였다.

주인 또한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거대한 상국의 음지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알아차릴 정도가 아닌가.

“유 아우와 여하를 만난 이유가 궁금하오.”

“그분들이 중원상국에 해가 될까 걱정입니까?”

“…….”

조명군은 대답이 없었다.

의제와 딸인 두 사람이 중원상국을 배신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이는 그들에게 직접 묻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제 생각에 그들은 중원상국을 배신하려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소이까?”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조명군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오히려 중원상국에 도움을 주고자 고독기검께서 곁에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도협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아닌 줄 알면서도 유 아우를 조금이나마 의심했소이다.”

“이해합니다. 상국주님의 입장이었다면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했겠지요.”

“고맙소. 그들을 어떻게 만나 이야기를 할지 고민을 했지요. 큰 도움이 되었소이다.”

“제가 도움을 준 일은 없습니다.”

“아니오. 아, 둘째의 사부가 되시니 앞으로 고 사부라 불러도 괜찮겠소이까?”

“편하실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후후후, 고 사부. 알겠소이다. 오늘은 시간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간단히 식사라도 하지 않겠소이까?”

“그렇게 하시지요.”

“그만 일어납시다. 늦은 시간에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변 총관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러지요. ……아, 그러고 보니 저곳은.”

고진유가 페허가 된 죽림을 가리켰다.

“하하하!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기회에 그냥 밀고 건물이나 지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 * *

일행은 이미 별궁으로 돌아와 있었다.

“사부, 오셨습니까?”

별궁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조강천이 맞이했다. 그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여기에서 기다린 모양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아버지께서 부르셨다고 하기에…….”

아들에게도 상국주 조명군은 어려운 사람이었다.

“별일 없었소이다. 인사차 만나고 온 것이오. 내가 사부가 되었다고 하니 궁금했던 모양이외다.”

그때 장두총과 우종성이 두 사람 앞으로 나타났다.

“이제 왔구나.”

“씻고 자라.”

두 사람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연자련과 당우희가 수건을 머리에 둘러싼 채 방을 나왔다.

“어서 와, 사제. 얼른 씻고 자렴. 시간이 늦었어.”

“네, 들어가서 쉬세요.”

“알았어어엉.”

두 여인도 빠르게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고진유가 상국주를 따로 만난 사실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사백들과 사고들께서는 아무렇지 않으시군요…….”

“진유 형을 믿으니까요.”

“허억!”

갑자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인양아, 그러다가 사람 잡겠다.”

인양의 뒤에서 묵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진짜 소리 나게 걸었는데요?”

“그거야 우리 같은 무인들에게는 들리겠지만 강천은 아직 일반인이잖아. 안 들려.”

“아…… 그렇구나.”

툭툭.

인양은 조강천의 어깨를 두드렸다.

“조카. 담부터는 의숙인 내가 조심할게.”

“아…… 네에.”

그보다 나이가 많은 조강천을 완전 동생 대하듯 하고 있었다.

묵경은 신이 나서 나가는 인양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 만나고 왔냐?”

“그분께서 궁금한 게 많았던 모양입니다. 이야기는 잘 끝내고 왔습니다.”

“그럼 됐고. 쉬어야지?”

“먼저 들어가세요. 전 제자와 함께할 일이 있어서요.”

“알겠다.”

묵경도 방으로 들어가자 고진유와 조강천만 남았다.

“우린 잠시 밖으로 나갈까요?”

별궁 뒤편에 한적한 장소.

“제자도 알겠지만 우린 무림맹으로 가는 길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제자와 함께는 가지 못할 겁니다.”

“…….”

조강천은 기운이 빠졌다. 제자가 되었으니 당장이라도 무공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근데 고진유가 떠난다면 사부로 모셨어도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실망했소이까?”

“……아닙니다.”

그의 다급한 마음을 모를 리 없다.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내공을 익히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분간은 떨어져 있어야겠지만 제자가 그동안 해야 할 일을 가르쳐 드리지요.”

“사부님, 무엇입니까?”

“앉아보세요.”

고진유는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멋모르고 시작하는 편이 낫겠지.’

조강천이 바닥에 가부좌하자, 고진유는 그의 뒤로 가 앉은 뒤 두 손을 등에 올렸다.

스윽-

그리고 진매화기(眞梅花氣)가 조강천의 혈맥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따뜻하면서도 시원하다.’

조강천은 몸속을 흐르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사부의 내기인 모양이구나.’

마치 자신의 일부처럼 전혀 부담감이 없었다.

“기운이 느껴지는가요?”

“사부, 너무 잘 느껴집니다.”

“지금부터 이 기운들이 한곳에 모이게 될 겁니다. 그때 고통이 따라오더라도 참아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고진유는 하단전이 아닌 심장 아랫부분을 향해 진매화기를 천천히 흘려보냈다.

쿡.

순간 몸속 내부를 후벼파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욱.’

조강천은 순간 소리를 지르며 일어날 뻔했지만 참아냈다.

하지만 그 고통은 한 번이 아니었다.

연이어 이어지는 고통의 아픔에 몸이 무너질 듯했다.

‘참…… 아야…… 한다.’

조강천은 사라져 가는 정신을 붙잡으며 쓰러지지 않기 위해 한 손이 부서질 둣 힘을 주었다.

부르르르-

온몸이 떨렸다.

“아아아악!!!”

비명 끝에 조강천은 가부좌를 한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일단은 신단전을 만들 수 있는 자리는 잡았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정신력이 대단해. 벌써 기절하고도 남았을 텐데. 마지막까지 버텼어.”

고진유는 정신을 잃은 그를 안았다.

“어차피 잃을 게 없다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군.”

* * *

번쩍!

조강천의 눈이 떠졌다.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자 자신의 방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저녁 일을 기억한 그가 다급히 손으로 가슴 아래를 만지자,

따끔.

짧은 고통이 느껴졌다.

“휴우…… 사부가 참으라고 했는데.”

끝까지 참지 못하고 기절한 게 확실했다.

그때, 문밖으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일어났나?’

조강천은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다 앞으로 지나가는 도사와 마주쳤다.

“호민 사백님, 기침하셨습니까?”

“어…… 사질. 일어났는…… 가.”

곽우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되었는지 어색하게 대답했다.

“저어 사부께서는?”

“밖에서 인양의 무공을 봐주고 있을 거야.”

“고맙습니다.”

조강천은 별궁의 뒤편으로 움직였다.

쉬이이이익-

휘이이이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인양 의숙의 신법 소리구나.’

인양의 신형은 시선으로 좇아갈 수 없었다.

마치 공간을 뚫고 들어갔다가 나오는 듯했다.

‘대단하다…….’

조강천은 입을 벌리며 인양의 신법을 구경했다.

“이번에는 무존신을 펼쳐봐.”

“넵.”

고진유의 말에 인양은 곧바로 무존신을 펼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들리던 움직임의 바람 소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중간에 소리가 끊어지는 지점이 들려. 발끝에 삼 푼 정도 내력을 더 빼. 다시.”

“넵!”

잠시 멈췄던 인양의 신형이 사라졌다.

툭툭.

“……!”

“일어난 모양이네?”

바로 앞에서 사라졌던 인양이 그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의…… 숙. 대단하십니다.”

“이 정도는 보통이야. 진유 형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어.”

저편에서 고진유의 목소리가 울렸다.

“수련 시간에 누가 잡담하라고 했지?”

“으앗, 죄송합니다. 갑니다!”

스르르-

그러더니 눈앞에서 신형이 사라지는 동시에 고진유 앞에 인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후후후, 신기한 모양인데?”

조강천의 옆으로 묵경이 다가왔다.

“묵 의숙.”

“저건 세상에서 저 둘밖에 할 수 없는 무공이야. 내가 가르쳐 달라고 해도 안 가르쳐 주더군. 아, 혹시 자네라면 제자이니 가르쳐 줄지도.”

그 말에, 조강천의 표정에 기대감이 서렸다. 인양의 신법을 보면 누구라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후후, 근데 배우려면 엄청난 고생을 해야 할 거야. 인양이 배우는 과정을 봤는데 사람이 할 짓이 아니더군. 네 사부가 뭔가 가르칠 때는 정확히 기절하거나 죽을 만큼까지 하더라고.”

“……!”

조강천은 어제 일이 기억났다.

정말로 죽을 뻔했다.

“저어…… 혹시 인양 의숙께서도 많이 기절하셨습니까?”

“하루에 서너 번 기절했을걸. 아마…… 도?”

“아하…….”

조강천은 그들의 수련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면서 기다렸다.

이각 정도 지나자 고진유가 몸을 돌려 손짓을 했다.

후다다닥!!

조강천은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몸은 어떻소?”

“사부,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다행이군. 느낌은?”

“조금씩 찌릿한 느낌만 있습니다.”

“뒤로 돌아서 앉으세요.”

“넵. 휴우우우.”

조강천은 크게 호흡을 하며 바닥에 앉았다.

“제자의 몸 안에 기를 넣을 겁니다. 기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기억하세요.”

“알겠습니다.”

스으으-

고진유의 손을 통해 조강천의 혈맥을 따라 기가 흘러갔다.

“기가 느껴집니까?”

“느껴집니다.”

조강천은 몸속에서 움직이는 기를 집중하며 살폈다.

혈맥을 따라 흐르던 기는 가슴 하단으로 향했다.

‘이…… 부위는.’

가슴을 관통시키려고 했던 장소가 확실했다.

“어딘지 알겠소?”

“어제 그 위치입니다.”

“정신을 집중하세요. 안으로 들어갈 겁니다.”

‘우욱.’

완전히 막혀 있는 곳에 억지로 기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제와 같은 찢어지는 고통이 온몸을 자극했다.

‘다행히 잘 참고 있어.’

고진유의 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막혀 있는 부위를 파고들었다.

‘아아아아…….’

조강천은 또 한 번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그리고,

샤르르르-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조강천의 몸이 축 늘어졌다.

* * *

얼마 동안 정신을 잃었을까.

눈이 번쩍 뜨였다.

여전히 장소는 별궁의 뒤편.

아주 잠깐 기절한 듯했다.

“사부…… 죄송…… 합니다.”

“괜찮소. 지금은 어떤지 보시오.”

쉬이이이익.

작은 공간에 무엇인가 들어간 듯한 느낌.

“가, 가슴 주위에 생긴 공간에 바람이 들어간 느낌입니다.”

“흐흠.”

고진유는 미소를 지었다.

가슴 부위에 새롭게 신단전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졌다.

“그 느낌을 기억하겠지요?”

“기억…… 할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다행히 가능성은 생긴 듯합니다.”

“정…… 정말이십니까?”

“그렇게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지금부터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사부. 희망이 있다는 것만으로 저에겐 큰 축복입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내공을 익힐 수 있겠군요.”

주르륵.

조강천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에게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무공을 익힐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을 얻은 느낌이었다.

“우선 일화단심공을 알려줄 겁니다.”

단전에 내력을 쌓는 것이 아닌, 신단전이 들어설 수 있는 기본 틀을 만들어야 했다.

고진유는 기본심공인 매화단심공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 전에 내력의 힘이 실린 기가 아닌 혈맥을 순활하게 하는 운기를 위한 일화단심공을 생각했다.

그가 끝까지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단전이 없으니 실패해도 몸에 무리는 없을 거야.’

조강천은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일화단심공의 구결에 따라 운기의 길을 외우기 시작했다.

* * *

상국주 조명군이 두 사람을 불렀다.

중원상국의 천기쌍뇌라 알려진 두 명의 책사.

신안 제갈기와 천영 수한이었다.

“후후후. 오랜만에 두 분과 함께 차를 마시는구려.”

“초대를 해주셔서 고맙소이다.”

“잘 마시겠소이다.”

세 사람은 가볍게 찻잔을 들었다.

“두 분은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야 누구와 달리 할 일 없이 놀지 않고 늘 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까?”

길게 찢어진 듯한 눈매 때문인지 제갈기의 인상은 날카로웠다.

상국 모든 업무의 결재는 신안 제갈기가 처리하고 있었다.

“신안, 너무 야단치지 말게나.”

“찔리는 모양인가 보군.”

“허허허. 내가 언제 놀고만 있었는가?”

수한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요즘 들어 안휘에서 올라오는 보고서가 늦어진다고 들었네.”

“제때 올라간 것으로 아네만…….”

“그거야 내가 미리 족쳐서 그렇게 된 것이지.”

“아하…… 그래서 보고가 빨리 왔군. 난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하하하.”

“쯔쯔. 자네는 너무 그들을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 문제일세.”

“너무 빡빡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다그치지 않아도 모두 잘하고 있네.”

수한은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어휴…… 자네가 그렇게 나오니까 점점 아래의 기강도 나빠지는 것이네. 자네는 항상 좋은 사람이고 난…… 됐네.”

제갈기는 말을 그만두었다.

괜히 자신만 속좁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이보게, 신안. 자네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네.”

“그건 수한 선생의 말이 맞소이다. 본인부터 제갈 선생을 좋아하지 않소이까. 아랫사람들이 표현은 잘 안 해서 모르는 모양이지만 그들도 많이들 좋아할 것이외다.”

조명군은 미소를 띠며 제갈기를 다독거렸다.

“그리 말씀하시니 고맙소이다. 오늘 부르신 이유가 있을 듯하군요.”

“후후, 본인이 두 분을 오랜만에 뵙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한 가지 의논을 하고자 불렀소이다.”

“무슨 일이지요?”

“……혹시 제갈 선생께서는 상국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소이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군요. 수한 선생께서도 알지 못했습니까?”

“죄송합니다. 상국에서 몰래 움직임이 있는 줄 미처 몰랐소이다.”

제갈기와 수한의 표정이 굳어졌다.

상국주 조명군은 없는 사실을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

상국에서 누군가 비밀리에 움직이는 게 확실했다.

제갈기의 목소리가 심각하게 변했다.

상국에서 원할 것은 돈밖에 없다.

“감사권을 발휘하여 당장 상국의 모든 장부를 조사하게 시키겠습니다.”

“제갈 선생. 이번 일은 비밀리에 해야 할 것 같소이다. 누가 관련되었는지 공식적으로 알아내는 게 목적이 아니외다.”

“그렇다면…….”

“힘드시겠지만…… 두 분이 고생을 해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수한의 얼굴이 굳어졌다.

“우리 둘이서만 그 많은 것을……?”

“알겠소이다. 천영과 함께 조사를 하지요.”

제갈기가 수한을 마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천영, 오랜만에 일 좀 해보세나. 이상하게 기운이 돋는구만.”

“하아…… 저놈의 일벌레.”

수한은 온몸이 축 처진 듯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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