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대도-62화 (62/425)

62화

유하랑의 분위기는 특이했다.

‘정파도 아닌 듯하고. 사파도 정확히 아니야.’

온몸을 죄어오는 내기.

고진유는 내력을 올려 그의 내기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오호라.”

놀랍다는 듯한 감탄의 목소리.

유하랑의 눈빛이 변했다.

계속 중원상국에서 지내고 있었지만, 얼마 전 발생한 무림의 사건에 대해선 그도 들은 바가 있었다.

‘화산파 삼대제자들이 야월문을 봉문시켰다고 하기에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는데. 잘됐군.’

그는 호승심이 일어났다.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기에 내 앞에서도 당당한지 한번 볼까?”

그는 여전히 한 손을 뒷짐으로 쥔 채 검을 펼쳤다.

휙휙휙휙-

유하랑의 검은 자유로웠다.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듯.

느릿하면서도 빠른 듯이 움직였다.

‘처음 보는 검이야.’

유하랑의 검을 상대하는 인물이라면 누구나 겪는 당황함이었다.

고진유는 그의 특이한 검법에 당황했지만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내디디며 다가오는 검을 맞상대하면서 사의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화르르르-

사의검에서 매화화류의 초식을 펼쳐졌다.

매화 잎이 전방으로 흩어지면서 불꽃을 피우며 타올랐다.

멈칫.

순간 화기를 느낀 유하랑이 멈칫하자,

슈우우욱-!!

그 순간을 불꽃이 가르며 자줏빛 검강이 튀어나왔다.

‘우욱.’

유하랑은 허리를 비스듬히 돌리며 검강을 피했다.

스걱-

가슴 부위의 상의를 자르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이런 어이없는 놈이 있나?’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면 단숨에 절명했을지도 몰랐다.

노기가 솟구쳤다.

“나를 죽이려고 했는가?”

“피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 정도에 당할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피할 줄 알았다?”

유하랑은 검을 거두었다.

고진유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도사로 살긴 틀렸군. 네놈 눈은 패왕색이 너무 짙어. 화산파의 도사들이 왜 네놈을 제자로 받아줬는지 모르겠군.”

“저 또한 영원히 도사로 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산파 제자라는 사실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클클, 도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군.”

고진유는 결국 미행하던 인물을 포기했다.

‘아쉽군.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척.

유하랑을 향해 포권을 했다.

“유하랑 님께서 그자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고 하니 그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 듯하더니 이렇게 난리를 치고 간다는 말이더냐?”

“제가 수화궁을 조사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여전히 나를 믿지 못한다는 말이군.”

“…….”

“알겠네. 늦은 시간이니 돌아가게.”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휘이익.

고진유의 신형이 흔적 없이 사라졌다.

“화산도협, 소문보다 훨씬 강한 인물이군.”

유하랑은 돌아서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건물 뒤편에서 기척이 들리며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숙부님께서 조금만 늦었어도 그에게 잡힐 뻔했어요.”

“광광신법을 능가한 신법이 있다니 의외야.”

“그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단한 인물이더구나.”

구름이 가렸던 달빛이 환하게 두 사람을 비췄다.

유하랑의 앞에 선 여인은 청미화 조여하.

월하미인(月下美人)이 바로 그녀를 가리키는 말인 듯했다.

“극일천에서 찾고 있는 물건을 그가 가지고 있을까요?”

“글쎄다. 그들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에 함부로 나서지 않는 듯싶구나.”

“우리가 그를 만나 사실대로 말을 하면 되지 않겠어요?”

“화산도협이 우리말을 믿어주면 좋겠지만, 극일천의 존재에 대해서 모르지 않겠느냐?”

“숙부님의 말씀이 맞네요. 중원에 극일천이란 신비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겠어요.”

“그가 떠나기 전에 우리가 누구인지 밝히는 게 좋을 듯하다.”

“알겠어요, 숙부님.”

* * *

“끄으응.”

조천항은 부스스 침상에서 일어났다.

“여기 드시지요.”

“수한 선생, 고맙소이다.”

그는 벌컥 한 번 만에 그릇을 비웠다.

식도를 따라 냉수가 시원하게 내려갔다.

“커어어어, 이제 살 만하네.”

“어제 너무 많이 마신 듯합니다.”

“하하하! 오랜만에 즐겁게 놀았소이다.”

“기분이 좋아 보이더군요.”

“뭐랄까? 내 눈치를 보지 않더이다.”

조천항은 정신을 차렸는지 침상에서 일어났다.

“근데…… 수한 선생께서는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왔소이까?”

“홍기단이 본 상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천항의 미간에 주름이 불쑥 생겼다.

“그들이 어디를 간다는 말이오?”

“삼공자의 명에 남양으로 곧장 갈 것이라 하더군요.”

“남양이라면……!”

조천항은 잠이 완전히 깨어났다.

“이 자식이…… 내 일을 방해할 생각이었군.”

“그런 듯합니다. 서협상단에 본 상국의 홍기단을 보내서 일공자님의 계획을 망치려고 하는 것이지요.”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어떻게 그 짓을 하려고 하지?”

“이유야 간단하지요. 능력이 안 된다면 깽판이라도 쳐야 하지 않겠소이까.”

“그냥 이 자식을……!”

당장 삼금궁에 가서 조현후의 멱살을 잡으려는 듯 조천항이 벌떡 일어났다.

“일공자님. 화를 참으시지요.”

“이게 참을 일이요?”

“우선 본 상국의 모든 무력단에게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금쇄령을 내렸소이다.”

“하…… 역시 수한 선생이외다.”

조천항의 얼굴이 바로 밝아졌다.

“그리고 곧장 서협상단에 일공자님의 뜻을 담은 서신을 보냈소이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수한 선생께서 저를 위해 열심히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본인이 할 일이지 않소이까?”

수한은 백학선을 천천히 흔들었다.

* * *

‘흐음…… 분명 여자야.’

그 무렵, 고진유는 수화궁에서 놓친 인물을 떠올리고 있었다.

도망가던 인영을 쫓던 중 미세한 분향을 맡았다.

특별하게 분향을 사용하는 사내도 있지만, 그 향은 여인들과는 달랐다.

그리고 수화궁에 내리자마자 나타난 인물.

‘고독기검 유하랑.’

그가 모를 리 없다.

‘설마 극일천의 인물인가? 흐음…… 정말로 그들이 극일천이라면 다시 움직이겠지?’

그때, 밖에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인양이군.’

고진유는 침상에서 일어났다.

내력 없이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걸음은 호충보(虎蟲步)밖에 없었다.

“진유 형, 일어났습니까?”

“들어와.”

드륵.

인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사형들은?”

“전부 모였습니다.”

“전부? 아침도 잘 안 먹는 사람들이 무슨 일이지.”

“그러게 말입니다.”

“전부 모였다니 빨리 가야겠네.”

두 사람은 곧바로 식사가 준비된 접객실로 들어섰다.

인양의 말대로 한 명도 빠짐없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형들, 일찍 일어나셨군요.”

“늦었네? 어서 앉아.”

고진유는 묵경 옆에 앉았다.

“모두 왔으니 식사를 하도록 하지.”

우종성의 말에 일행이 수저를 들었다.

그렇게 아침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덜컹!

문이 열리면서 조천항이 들뜬 목소리로 들어섰다.

“모두 식사를 다 하셨소이까?”

“일공자, 어서 오시오. 우리가 대접을 잘 받고 있소이다.”

“보아하니 식사를 모두 마쳤구려. 그럼 정원에 나가서 차라도 한잔합시다.”

“좋소이다.”

황금정(黃金庭).

별궁의 정원 가운데 세워진 정자 또한 화려하기 짝이 없을 정도였다.

황금정의 금빛 현판 아래 일행이 들어섰다.

이미 준비를 했는지 황금 띠로 두른 대리석 탁자 위에 차들이 놓여 있었다.

“앉으시오.”

자리에 앉은 일행 옆으로 나온 시녀들이 차를 따랐다.

조천항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편안들 하셨소?”

“너무 과분하게 지냈소이다. 일공자 덕분에 좋은 것들을 먹고 마셨지요.”

“하하하, 묵 형. 얼마든지 찾아오면 대접을 하리다.”

조천항과 묵경은 어제저녁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꽤 마음에 든 듯했다.

그때, 별궁의 정문 방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공자님, 죄송합니다. 제가 가서 조용히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오는 길에 여하에게 차를 마시자고 연락했거든. 가서 여하를 데리고 오게.”

“네, 알겠습니다.”

별궁 총관이 다급히 정문으로 달려갔다.

잠시 뒤, 그가 앞장을 서며 황금정으로 돌아왔다.

“일공자님, 아가씨와 호국검 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고독기검 유하랑의 뒤로 한 여인이 따르고 있었다.

벌떡.

묵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번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고진유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향기.

‘어제 그…… 향기가 분명해.’

청미화 조여하.

황금정에 있던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모였다.

조천항이 일어나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

“유 숙부께서도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허허. 일공자,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낸 모양이군. 여전히 얼굴이 좋아 보이네.”

“들어오십시오.”

“고맙네.”

유하랑은 따라 조여하도 함께 황금정으로 올라왔다.

“이분께서는…….”

“내가 직접 하겠네.”

조천항의 말을 부드럽게 끊은 유하랑이 주위를 한 번 본 뒤 말을 꺼냈다.

“본인은 유하랑이라 하네. 화산파의 소형제들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군.”

“고…… 독기검.”

그 이름에 장두총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별호를 중얼거렸다.

척.

“무림의 고인께 인사드립니다. 화산파 제자 우종성이라 합니다.”

“후후후, 그대들을 보니 화산의 기개가 신형에 흐르는군.”

이후 조천항이 조여하를 앞으로 불렀다.

“여기 여하를 모르는 분은 없을 테니, 따로 소개하지 않겠소이다.”

스르륵.

조여하가 바람을 스치듯 가볍게 서너 걸음 걸어 나왔다.

“반가워요. 조여하라고 해요.”

이번에는 묵경이 그녀를 맞이했다.

“반갑소이다. 청미화를 직접 만날 줄이야. 묵경이라 하오.”

“풍류미군이신 묵경 님을 저 또한 뵙고 싶었어요. 역시 소문이 틀리지 않으시네요.”

유하랑과 달리, 묵경 뒤로 일행이 한 명씩 다가서며 조여하와 인사를 나누었다.

유하랑은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허허, 전부 여하에게만 관심이 있군. 난 잘못 온 것 같구만.”

“사숙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차 한 잔 올리겠습니다.”

유하랑이 조천항에게 차를 받으면서 바로 앞에 앉은 고진유를 보았다.

“도협, 두 번째 만남인데 알은척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모르는 척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어엉? 서로 아시는 사이였습니까?”

조천항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후후후, 일공자, 우린 한 번 검을 겨루어 보았지.”

“예? 어디서 말입니까?”

유하랑은 최근 중원상국의 외부로 나간 적이 없었다.

고진유가 그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어젯밤 별궁에 잠입한 수상한 인물을 쫓다가 보니 그곳이 수화궁이더군요.”

“수화궁에?”

일행의 관심이 고진유에게 집중되었다.

조천항이 궁금한지 바로 물었다.

“그자를 잡았소?”

“아쉽게도 수화궁에서 놓쳤소. 하지만 도망간 인물에게서 특이한 향이 나더군요. 만약 곁에 있다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고진유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면서 조여하와 짧게 시선을 마주쳤다.

‘저…… 사람이…….’

“그러다 수화궁에서 고독기검 유하랑 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허어, 감히 어떤 놈이 본 상국에 함부로 들어와서 난리를 치다니.”

조천항이 얼른 조여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수화궁으로 도망을 갔다는데 어젯밤에 괜찮았느냐?”

“유 숙부님께서 계시는데 누가 함부로 수화궁에 들어오겠어요? 아마 화산도협께서 잘못 보셨을 거예요.”

“음…… 그 말도 맞긴 하네. 수화궁엔 유 숙부께서 계시니 어찌 숨어들어 갈 수 있겠소이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하하! 그건 그렇고. 이 자리에 숙부님과 여하까지 함께하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조여하가 당우희와 연자련 곁으로 가서 앉았다.

당우희가 그녀를 보며 반갑게 맞이했다.

“와아, 청미화께선 정말 예쁘시네요! 오히려 소문이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은걸요?”

“아니에요. 소문이 너무 부푼 것이에요.”

“실례가 아니라면 혹시 나이가?”

“스물둘이에요.”

“앗! 그럼 나보다 한 살 적네.”

“두 분 다 말 편하게 하셔요. 언니라고 부를게요.”

“정말? 내 이름은 당우희야. 여기 사형은 연자련 언니고!”

“반가워. 정말 소문보다 어여뻐서 깜짝 놀랐어.”

연자련도 그녀의 미모를 인정하며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언니들도 예쁘세요.”

“으흐, 그런 말 하지 마. 저기 사형들이 나중에 얼마나 눈치를 준다고.”

당우희가 슬쩍 손으로 가리켰다.

“사형들이 짓궂은 모양인가 봐요.”

“그러게 말이야.”

그녀들은 처음 만났지만 오래된 사이처럼 바로 친해졌다.

유하랑은 차를 마시며 중간중간 화산파 제자들을 살폈다.

‘전부 뛰어나지만 역시 이 녀석이 특별하군.’

그는 말없이 차를 마시는 고진유를 쳐다보았다.

“그대들은 어디를 가는 중이었나?”

“무림맹으로 갑니다.”

우종성이 대답했다.

“무림맹에 가는 이유를 물어도 실례가 되지 않겠는가?”

“저희들은 본 문을 대표해서 가는 길입니다. 호정 사제가 본 문의 대사직을 맡았습니다.”

“삼대제자가 무림맹의 대사직을?”

뜻밖의 말에 유하랑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흐음, 내가 화산파를 무시해서 하는 말을 아니니 오해하지 말게. 삼대제자가 대사직이 가능하겠는가?”

“무슨 뜻으로 말씀하셨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 문의 장문인께서도 허락을 하셨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께서도 사제가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 여기셨을 겁니다.”

“그렇겠지. 하나 다른 문파에서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듯한데. 그때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모르겠군.”

“무림맹의 대사직을 삼대제자가 맡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고진유가 말문을 열었다.

“그런 법은 없겠지.”

“그들의 반발이 심해도 결정은 무림맹주가 내릴 것입니다.”

“흐음. 자네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군. 그런 배포라면 무림맹주도 인정할지도 모르지. 허허.”

“…….”

“하나 무림맹주도 뭔가 요구를 할 게야. 그 또한 보통 사람이 아니거든.”

“무림맹주에 대해 잘 아십니까?”

“당연히. 천하오무의 권왕 황보강. 황보세가의 인물치고는 상당히 똑똑한 인물일세. 그렇지 않고서야 무림맹주에 오르지 못했을 테니까. 여하튼 만나보면 내가 할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네.”

“고맙습니다.”

유하랑은 차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그동안 화풍지난(花風之亂)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거늘. 이제야 알겠군. 화풍은 매화를 가리키는 말이었어.’

다가올 무림전국시대를 열 화풍지난의 점괘.

‘이 녀석이었어. 이백 년 동안 고요했던 무림의 호수 위에 돌을 떨어뜨릴 인물.’

사파나 마도가 중원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정파의 수장 격인 화산파의 제자.

그가 폭풍의 핵이 될 것이다.

더구나…….

‘패왕명안(霸王冥眼).’

고진유의 눈빛을 보면서 깨달았다.

패왕의 기를 타고난 인물들은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물이었던 자의 눈빛.

‘하늘조차 가엽게 여겼던 초패왕의 전설이 다시 이어질지 모르겠군.’

유하랑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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