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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대도-57화 (57/425)

57화

정주로 가기 위해서는 낙양을 지나쳐야 했다.

화산파 일행과 이십여 장 떨어진 뒤에서 백색 마차와 그를 호위하는 무리가 움직였다.

그리고 백색 마차 안에서, 조현후는 심각하게 후회하고 있었다.

‘말렸어야 했어.’

딱딱하게 굳은 얼굴.

중원루에서 조용하게 일이 끝났다면 서협상단과 화산파의 협정은 없었을 것이다.

조현후가 삼문협에 왔던 이유.

바로 서협상단을 고립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필 그때 모든 게 틀어지다니…….’

서협상단의 뒤를 화산파가 지켜주고 금광을 본격적으로 운용한다는 소문이 돈다면, 중원의 많은 상단들이 멀리서도 거래하기 위해 몰려들 게 확실했다.

‘이번 일로 본국에서 입지가 약해질 거야!’

그가 머리를 싸매는 동안, 마차 옆으로 기마가 다가왔다.

“삼공자님, 이각이 지나면 낙하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겠소.”

조현후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딱딱했다.

마차로 다가섰던 삼대주 만호표가 다시 앞으로 나섰다.

‘어쩔 수 없지.’

화산파의 삼대제자에게 당할 것이라고는 그 또한 생각지도 못했다.

‘화산파라 다른 것인가?’

중원상국에 들어가기 전에도 용병 생활을 하며 무림인들과 마주친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과 싸워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홍기단의 선두에 나온 그가 멀리서 앞서가는 화산파 일행을 바라보았다.

* * *

인양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신경이 쓰여?”

“네, 진유 형. 계속 따라옵니다.”

“저들도 낙양으로 가는 길이니 굳이 신경 쓸 필요 없어.”

“졸졸 따라오지 않고 우리보다 앞서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거야 호경 사형이 저들에게 한 소리 한 것 때문이지.”

서너 발 앞에서 걷던 장두총이 고개를 돌렸다.

“난 농담으로 딱 한마디밖에 안 했다고.”

“우리가 가는 길에다 한 번 더 먼지를 일으키면 낙양까지 기어서 가게 만들어주겠다고 협박한 걸로 아는데. 그게 농담이었군요.”

“당연히 농담이지. 그게 협박이 될 수 있겠어? 호민, 네가 말해봐.”

장두총은 일행 중 가장 객관적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 곽우를 쿡 찔렀다.

“농담과 협박의 차이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어.”

“무슨 말이야? 쉽게 말해.”

“결론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두려움을 느끼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지. 고로 저들이 앞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협박이라고 봐.”

“망할. 내 편은 아무도 없군. 됐다. 전부 내 잘못이라지!”

장두총이 구시렁거리며 돌아섰다.

이번에는 선두에서 웃음소리가 났다.

“꺄하하!”

선두에선 세 남녀가 그들만의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호화 사형과 호청 사형이 제일 신난 것 같군.”

“묵경 형이 워낙 재미있게 말씀하시잖아요.”

“난 저렇게 하면 닭살이 돋아서 못하겠던데. 저거 완전 체질이야.”

“저도 그렇습니다.”

인양은 대답하면서 주위 일행을 보았다.

장두총은 투덜거리면서도 어느덧 다른 세 명의 사형제들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들 친해진 모양인가 봐.’

낙양으로 가는 길 중 안동포구에서 낙하를 따라 수로를 이용한 방법이 가장 빨랐다.

낙하 위로 많은 배들이 떠 있었다.

고진유는 여전히 일행의 후미에서 걷고 있었다.

그때,

찌잇.

‘이 느낌은…….’

전방에서 흘러나오는 기.

익숙했다.

아니,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지옥혈림이다.”

일행의 걸음이 일제히 멈췄다.

고진유가 선두로 나섰다.

“고맙게도 알아서 나타나는군.”

안동포구의 입구에 이십여 명의 흑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묵경은 흑귀들을 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

“지옥혈림이 분명하지?”

“맞습니다.”

“이상하지 않아? 왜 나타났지?”

“나한테 볼일이 있을 겁니다.”

고진유는 당연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들이 포구에서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묵경은 그 점이 궁금했다.

굳이 따지자면 화산파가 오히려 복수해야 할 입장이 아닌가?

화산파에서 전면전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지옥혈림에게는 다행한 일이었다.

“왜 만나러 와? 저놈들이 잘못하지 않았어?”

“나에게 받을 게 있는 모양이죠.”

“받을 게 있다고? 뭘?”

“글쎄요. 내 목숨?”

고진유는 농담처럼 대답했다.

“화산도협. 오랜만이군.”

그때, 흑귀들 사이에서 중년 사내가 나타났다. 가느다란 턱에 매서운 눈초리가 여전했다.

“익숙한 얼굴이군.”

“네놈에게 당한 뒤 한 번도 잊지 않았다.”

흑명군 추관동의 눈빛에 살기가 번뜩였다.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요. 사부님을 죽인 지옥혈림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의 살기에 맞서는 고진유의 시선이 강렬했다.

“…….”

“당신들을 보니 한 가지 걱정이 줄어드는군. 중원에서 네놈들을 어떻게 찾아낼까 고민했는데 말이야. 알아서 찾아오는 걸 보면 괜한 걱정을 한 모양이오.”

고진유에게서 흐르는 살기에 눌린 추관동이 순간 주춤했다.

‘어떻게 된 것이지? 정파 제자가 이 정도의 살기를 뿜을 수 있다니……?’

“잠깐만요. 제가 나서도 되겠지요?”

흑귀들 사이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추혼대의 부대주 북소연.

“건강해 보이는군요.”

“우린 반갑게 인사를 할 사이가 아니오.”

“그렇긴 하죠. 그래도 이 년 만에 만났잖아요?”

‘……당장 싸울 의지는 없는 건가?’

“우리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요? 주위 시선들이 너무 많군요.”

“싸우려고 온 게 아닌가?”

“화산파의 제자와 싸울 수는 없잖아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네놈들은 사부님을 죽였다.”

“그들이 잡은 상태에서 우리에게 넘겼을 뿐이지, 우린 그가 화산파의 인물인 줄 몰랐어요.”

“뻔뻔하군. 파해도에 사부님을 죽이기 위해 찾아왔던 건 지옥혈림이었어.”

“그래서 오해도 풀 겸, 서로 명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거예요.”

묵경이 잠시 둘 사이에 나섰다.

“진유 아우, 한 번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아? 물론 사부를 죽인 원수지만 화산파와 지옥혈림. 두 문파 간의 문제이기도 하잖아. 안 그래?”

묵경의 말이 맞았다.

고진유와 지옥혈림는 개인적인 원수이도 했다.

검절 오청석의 죽음이 화산파의 문제였다면 이 년 전 사실을 알렸을 때 지옥혈림과 전쟁을 해야 했다.

장문인과 사조 양군경은 검절 오청석이 지옥혈림의 흑귀에게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분개했지만, 화산파 전체가 움직이기에는 명분이 약했다.

검절 오청석의 죽음은 화산파의 전체가 아닌 개인의 죽음.

칼 밥을 먹는 자는 무림인의 시비에 목숨이 언제나 열려 있다.

개인의 죽음에 문파 전체가 움직인다면, 무림은 늘 전쟁에 잠겨 있어야 했다.

“알겠습니다. 저들이 무슨 말을 할지 한번 들어보죠.”

“잘 생각했어.”

고진유는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뒤 먼저 옆으로 걸었다. 그 뒤를 북소연이 따랐다.

* * *

안동 포구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지옥혈림이군.’

무림의 청소부라 일컫는 집단.

조현후는 창문을 열어 밖의 상황을 보았다.

“삼공자님, 포구 앞을 지옥혈림에서 막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우리와는 상관없지 않소이까? 무림 놈들이 서로 싸우다가 뒈지든지 말든지.”

냉랭한 눈빛.

예전과 달리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만호표는 앞장서 포구로 들어섰다.

흑귀들은 여전히 포구 앞을 막아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포구로 들어갈 것이니 비켜주시오.”

“지금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잠시 물러났다 일이 끝나거든 들어가라.”

만호표는 상대의 반응에 얼굴이 붉어졌다.

‘흑귀, 이놈들도 나를 무시하는군.’

그는 상대가 흑명군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우린 중원상국의 홍기단이다!”

만호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피식.

추관동의 입가에 실소가 나왔다.

“홍기단이라고 광고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덩치는 좋은데 상대가 어떠한지 똑바로 파악을 못하는군. 이렇게 덜떨어진 녀석이 수장인 것을 보니 홍기단도 별게 없는 모양이야.”

“이놈이……!”

“쯧. 도발에 발끈하는 것을 보니 덩치 큰 애새끼야. 지금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조용히 옆으로 물러나라.”

만호표의 얼굴이 점점 붉게 타올랐다.

‘쓰레기 같은 놈들이…….’

화산파도 모자라, 무림의 개망나니로 불리는 놈들에게 또 한 번 무시를 당했다.

“지금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겠다면?”

“똑바로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돈에 팔린 놈이라 멍청한가?”

만호표의 표정이 굳어졌다.

가장 듣기 싫은 말.

주먹을 쥔 손이 부들거렸다.

“방금 돈에 팔렸다고 했소?”

“괜한 감정에 움직였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추관동의 말이 끝날 때였다.

슈우우욱-!!

말 위에서 거구의 장신인 만호표가 도룡창을 내리쳤다.

“쯔쯔. 방금 말을 했건만.”

추관동은 움직이지 않은 채 그의 위로 매섭게 떨어지는 도룡창을 한 손으로 잡았다.

‘커억…….’

만호표가 당황한 순간, 추관동의 반대 손에서 혈장(血掌)이 뻗었다.

퍼어어억!!

“커헉!”

만호표는 혈장의 충격에 창을 놓치며 뒤로 날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우욱.”

금포공 때문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몸 내부가 완전히 뒤엉켜 버렸다.

“제법 좋은 외공을 익혔군.”

쏴아아아아아-

추관동의 흑살기에 홍기단의 나머지 기마 무사들은 발을 떼지 못했다.

추관동이 만호표 앞으로 다가서려고 할 때였다.

휘익.

묵경이 그의 앞으로 내려섰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은데 그만 멈추는 게 좋겠소.”

“풍류미군. 오랜만이군. 하지만 시작은 저놈이 먼저다.”

“당신이 유도를 하지 않았소.”

“하! 주제도 똑바로 파악하지 못한 채 걸린 놈이 멍청한 게 아니더냐?”

“아, 됐소이다. 당신과 말장난하고 싶지 않소. 저기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있는 게 좋겠군. 그리고 이들은 우리와 상관없으니 보내줘도 되지 않겠소?”

그 순간,

슈우우우우-

추관동의 양손에서 쌍마혈장이 기습적으로 쏟아졌다.

‘이자가!’

휘리리릭!!

연청의 옷자락이 하늘거리며 원을 그리자 추관동의 쌍장이 묵경의 옆으로 지나쳤다.

“중원십대신법 연화무환보. 역시 얼굴과 입만 나불대는 녀석이 아니군.”

추관동의 담담한 목소리가 나왔다.

묵경은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을 검지 하나로 정리하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멋지지 않소? 내 자랑 같지만 괜찮은 보법이지요.”

추관동은 묵경의 진면목에 대해 알았다.

이 년 전에도 그가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계집들이나 쫓아다니는 한심한 놈으로 생각했지.’

하지만 그때 묵경의 눈빛은 야수였다.

“……좋다. 저들을 보내주도록 하지.”

“고맙소.”

묵경은 수하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는 만호표를 보았다.

“그만 가시오.”

“…….”

상상하지도 못한 고수들의 무공.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묵경조차,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고수였다.

‘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어.’

만호표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가자.”

고개를 숙인 채 수하들과 함께 포구로 향했다.

밖의 상황을 모두 지켜보던 조현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림 놈들……!! 무공이 강하다고 온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으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돈이야! 네놈들이 잘난 체해도 결국에는 모두 내 발밑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조현후는 결심했다.

‘돈으로 네놈들을 눌러 죽여주마.’

* * *

고진유는 포구 입구에서 시선을 돌렸다.

“괜히 애먼 사람들을 잡는군.”

“흑명군께서 심심하셨던 모양이네요.”

“두 번 심심하면 난장판이 되겠소.”

“호호호, 화산도협께서는 재미있게 말씀을 하시네요.”

“지옥혈림만 아니었다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지.”

고진유가 차갑게 답했다.

“그대와 그대의 사부에 관한 일들은 본 림에서 어쩔 수 없었어요. 우리는 할 일을 했을 뿐이죠.”

“그렇군.”

“우리를 이해한다는 뜻인가요?”

“나도 내 할 일을 할 뿐이오. 사부님의 원수를 갚는 것. 당신도 이해하시오.”

“화산파의 뜻인가요?”

“화산파가 두렵소?”

“당연하지 않나요? 구대문파의 화산파잖아요.”

북소연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화산파가 두렵다면 왜 사부님의 일에 관여했지?”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처음에는 그가 누군지 몰랐어요. 의뢰를 수행한 뒤 그가 화산의 검절이란 사실을 알았지요.”

“그런 말은 의미가 없소.”

“알아요. 하지만 본 림도 그들에게 이용당한 것밖에 없어요.”

“그들이라면?”

“본 림에 의뢰를 했던 인물들. 그대의 사부에게서 무엇인가를 알아내고자 우리에게 맡겼지요.”

“그래서 지옥혈림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오?”

“…….”

고진유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사부님을 돌아가시게 만든 건 결국 지옥혈림이지. 당신들도 탐욕 때문에 그분을 오 년 동안 찾다 파해도까지 온 것이오. 처음부터 상관없었다면 배가 폭풍에 침몰되었을 때 잊어야 했소이다.”

고진유의 말이 맞았다.

의뢰인들에게 죽었다고 보고만 하면 끝날 일이었다.

“얼마 전에 한 건의 의뢰가 들어왔어요.”

고진유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들이 당신을 잡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를 잡기 위해 여기서 기다렸다?”

“상부에선 그들의 의뢰를 거절했어요.”

“뜻밖이군.”

“믿을지 모르겠지만 본 림도 무작정 의뢰를 받진 않아요. 특히 화산파와 같은 대문파에 관련된 의뢰라면.”

지옥혈림도 대문파와 연관이 된다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그들의 뜻이 불순했기 때문이죠. 당신에 대한 의뢰를 받아들인다면 화산파에서 가만히 있을까요?”

“두 번이라면 가만히 있지 않겠지.”

“맞아요. 그래서 혈성존께서 거부하셨지요.”

“좋소. 그 말을 하고자 여기까지 온 것 아닐 테고. 나를 만나고자 한 목적이 무엇이오?”

“그들이 당신과 당신 사부에게 얻고자 한 물건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하.”

고진유가 실소를 내뱉었다.

“설령 내가 그걸 알고 있다고 한들, 당신들에게 알려줄 이유가 있을까?”

“당연히 공짜로 알려달라는 말은 아니에요.”

“공짜가 아니라면? 돈이라도 줄 모양이지?”

“무영도수인 그대에게 돈은 필요가 없겠죠. 마음만 먹는다면 황궁무고까지 들어갔다가 나올 수 있을 테니.”

“나를 과대평가하는군.”

“당연히 아니죠. 전 있는 그대로 말을 하는 거예요. 흔적 하나 없이 채가장을 털었던 분이잖아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하는군요. 도사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호호.”

“할 말 없으면 결론이나 말하시오.”

“그들에 존재에 대해 알려주죠.”

‘극일천에 대해서’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제안.

“당신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지?”

“못 믿겠다면 더는 할 말이 없네요.”

고진유는 북소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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