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나하중은 백색 수염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허허, 그 아이의 무공이 생각보다 강하군.”
천무괘장과 싸워 비겼다는 보고를 받았다.
“화산도협은 겨우 천무괘장과 싸웠을 뿐입니다.”
천문전주 나하중을 곁에서 모시는 백사건을 두른 사내, 운여림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 본 천의 여러 무인들에 비해 육십사괘무장이 강해 보이지 않는 것뿐이네. 그들의 개개인의 능력을 알지 않은가?”
“천무괘장 사(師)가 진심을 다했다면 도협을 죽였을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나 결과를 보지 않고서는 장담할 수 없다네.”
윤여림은 바로 반박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난 이번 일을 보니 괜히 건드린 게 아닌가 싶군. 그렇지 않은가?”
“도협은 본 천에서 두려워할 정도의 능력은 없습니다. 화산파에서 심어둔 본 천의 인물들 중 두 명만 사라졌을 뿐입니다.”
“자네는 여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군.”
“…….”
“화산파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수백 년 동안 무림에서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며 이어져 왔어. 전통이란 쉽게 무너지지 않아. 항상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할 게야.”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보고를 받은 것 중 믿기지 않는 것 하나.
“검절이 그 물건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여전히 헛갈리는군.”
“전주님, 정말 도협도 그 물건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다행인 일이겠지. 하나 완전히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네. 검절이 아닌 화산도협이란 어린 녀석의 말을 믿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
“그 물건의 존재를 알고 있는 도협밖에 없다면, 차라리 바로 죽여도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 하나 검절이 숨겨놓았던 물건이 혹시나 다른 자의 손에서 발견이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
그의 말이 맞았다.
“한 번 실수를 했다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야 하네.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그때 똑바로 처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는가?”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윤여림은 순간 걸리는 부분이 떠올랐다.
“전주님, 만일 그 물건을 억지로 열게 된다면 염강수에 의해 녹아서 사라지지 않습니까?”
“차라리 억지로 열었다면 우리에겐 더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다만 열에 하나, 만일을 위함이니라. 그래서 그 물건을 회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더냐.”
나하중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모든 게 지옥혈림에서 일을 똑바로 하지 못한 탓이지.”
“송구하옵니다. 앞으로는 본 천에서 맡아서 처리를 하겠습니다.”
“아니다. 이왕 이렇게 된 일이니 지옥혈림에 의뢰를 다시 넣어 산 채로 잡아 오도록 하게.”
“그놈들이 똑바로 처리를 하겠습니까?”
“후후후…… 지옥혈림에서 일을 잘하는 것과 상관없네. 우리는 우리대로 움직이면 되지 않겠나.”
‘지옥혈림에게 사소한 복수를 하려고 하시는군.’
그는 나하중의 의중을 알았다.
“알겠습니다. 곧바로 의뢰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할 말이 있는가?”
“지옥혈림에서 어렴풋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훗, 혈림주라면 귀신같이 알아차렸을 수도 있지.”
“지옥혈림에서 도협을 잡는다고 해도 본 천에 인계를 제대로 할지 의문입니다. 중간에 엉뚱한 짓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에 걱정을 하는가? 엉뚱한 생각을 하면 그에 따른 행동으로 보답하면 될 것을.”
나하중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으윽.’
찌릿.
윤여림은 온몸이 굳어지며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전주님의 살형기는 이미 극성에 도달하셨구나.’
중원 무림에 천문전주 나하중의 상대가 될 수 있는 무인은 천하오무(天下五武)외에는 없을 것이다.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군. 어린 녀석 하나 때문에…….’
화산도협의 존재는 태양 아래 반딧불과 마찬가지일 터였다.
* * *
고진유는 천천히 화산에 올라섰다.
“흐으음.”
하늘로 뻗은 산세에서 나오는 화산의 정기가 느껴졌다.
최근 들어 하단전과 달리 중단전은 천매관에서 익힌 진매화단심공으로 걸으면서도 운기가 가능했다.
고진유는 머릿속으로 심공의 구결을 외웠다.
‘무극단심(無極團心) 양의자연(兩儀自然) 사상귀일(四象歸一).’
매화단심공의 내기들이 혈맥을 따라 흐르면서 소주천을 지나 대주천이 이룬 뒤 중단전으로 모였다.
한 자 정도 바닥에서 떠오른 상태로 걷자 중단전에서 매화 향이 퍼져 나갔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력을 더 수련해야 해.’
최근에 만난 상대들의 내력들과 부딪히면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러다 삼 년 안에 천하제일문으로 못 만들면 개망신이지. 나 혼자면 감수하겠지만 사조님의 위명에 먹칠을 할 수 없으니까.’
“더 열심히 수련을 하는 수밖에.”
고진유는 걸으면서도 쉴 틈이 없었다.
멀리 화산파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내공 수련을 하면서 걸었다.
제일도문의 현판이 보였다.
천하제일도당(天下第一道黨).
고진유는 현판 아래에 서며 다짐했다.
‘필히 현판대로 화산파를 천하제일도당으로 만들어야 해.’
고진유는 경내로 들어선 후 곧장 집법전으로 향했다.
사조 양군경은 안으로 들어선 고진유를 반갑게 맞이했다.
“하하! 도착했구나.”
“사조님, 그동안 편안하셨습니까?”
“임위에서 좋은 소식을 들었느니라. 고생했다.”
“고생이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들에게 받아야 할 것을 받았을 뿐입니다.”
“허허허.”
양군경은 가볍게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네가 한 일에 대해서 여러 분들이 칭찬을 하더구나. 특히 서명전주가 제일 좋아하더군.”
“제가 그분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임위로 가면서 본 문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후후후. 해는 무슨. 다른 지역에서도 임위에서 일어난 일을 들었다면, 이번 기회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아도 벌써 서너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구나.”
“잘됐습니다.”
“장문인께 복귀했음을 보고하러 가야겠구나.”
“네, 사조님.”
두 사람은 집법전을 나와 장문전으로 향했다.
* * *
임위에서 돌아온 지 하루가 지났다.
고진유는 검수암에서 지내는 동안 매화태청전에서는 회의가 진행되었다.
본전 회의의 안건은 고진유의 무림맹행이었다.
그동안 무림맹에 공석으로 비워놓았던 화산파의 대사직.
검절과 도각 도인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비워놓았던 자리에 삼대제자가 그 자리에 합당한지 의견을 나누었다.
태음전주 도현 도인이 나섰다.
“물론 호정 그 아이의 능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있소이다. 하나 무림맹의 그 자리는 한 문파를 대표하는 자리이지 않습니까? 타 문파에서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외다.”
서명전주 도중 도인 곡진이 그의 의견에 반박을 했다.
“호정은 삼대제자이긴 하나 본 문을 대표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봅니다. 굳이 타 문파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는군요.”
“그렇소이다. 무림맹은 중원의 많은 문파에서 능력이 뛰어난 인물들이 모여 곳이지 않소이까. 삼대제자인 호정이 간다면 오히려 본 문의 위상도 한 층 올라설 것이라 봅니다.”
“호정을 무림맹에 보낼 순 있지만 굳이 대사직을 맡길 필요까지는 없지 않습니까? 호위직으로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본전의 회의는 두 갈래로 나뉘어 이어지고 있었다.
장문인 주명진은 그들의 의견을 조용히 듣고 있는 양군경을 보았다.
“집법전주께서는 조용하시구려. 한마디 하시지요.”
본전의 시선이 양군경에게 향했다.
“본도의 개인적인 생각으로서는 아직 호정을 무림맹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소이다. 하나 호정 그 아이가 약속을 한 게 있소이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화산천하제일문이지요. 이 년 동안 호정의 무공을 지켜봤소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가 아니외까.”
“허허허! 그건 내가 인정을 하지! 그 녀석의 무공은 설명할 수가 없다네.”
공서 도인이 한쪽 자리에 앉은 채 한마디 했다.
양군경은 그를 향해 짧게 포권을 했다.
“그 아이는 이젠 무림으로 나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무림맹이야말로 호정의 능력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곳이지 않겠소이까. 무극전주의 의견처럼 호위직으로도 갈 수 있겠지요. 하나 호정은 천하제일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가려는 것이외다. 당당히 그들과 맞서서 싸워야 하는 자리이지요.”
주명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정의 이름을 알리며 화산파의 힘을 중원에 가장 빨리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무림맹이었다.
“여러분들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겠소이다.”
“아닙니다. 바로 결정을 하시지요. 저 또한 찬성입니다.”
방금 전까지 반대의 의견을 가졌던 태음전주 도현 도인이 생각을 바꿨다.
“본도도 찬성입니다.”
장문인 주명진과 양군경은 시선을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들의 뜻을 알겠소이다. 호정을 무림맹에 보내도록 하겠소이다. 본전의 결정을 장로께 전달하지요.”
장로회의가 남아 있다고 하지만, 태상장로인 공서도인의 허락을 받은 이상 화산파의 결정이 떨어졌다.
삼대제자가 화산파를 대표해서 무림맹에 가는 일은 처음이었다.
“우리 한번 그 아이를 지켜봅시다.”
장문인 주명진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 * *
집법전으로 돌아온 양군경에 의해 무림맹행은 결정이 났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수행 인원이 필요하다…….’
검수암에 돌아온 고진유는 고민에 잠겼다.
‘부담되게 사숙님들과 함께 갈 수는 없어. 삼대제자들과 가는 수밖에 없겠군.’
하지만 삼대제자들 중에서도 화산관의 수련생들과 함께하기에는 그들의 신력이 부족했다.
“녀석들은 아직 수련을 더 해야 해. 그렇다면 매화관밖에 없는데…… 무림맹에 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데리고 가는 게 좋겠네.”
일단 매화관으로 가기로 한 고진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검수암을 반쯤 나설 때였다.
“호화 사저! 오랜만이에요.”
“호정 사제.”
호화 연자련이 반갑게 달려왔다.
“저를 만나러 오셨어요?:
“응…… 어디 가는 길이야?”
“매화관에 가는 길입니다.”
“거긴 왜……?”
“이번에 제가 무림맹에 가잖아요. 그때 함께 갈 인원이 필요해서요.”
그의 말을 들은 연자련이 곧바로 말을 툭 던졌다.
“아,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왔어. 사부님께는 허, 허락을 받았어. 나도 무림맹에 가면 안 될까?”
“사형도요?”
“사제보단 못하겠지만……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을 정도는 될 거야.”
“저도 호화 사저의 무공을 알아요.”
허유 명주란의 제자인 그녀의 지공은 강했다.
“그럼 같이 가도 돼?”
“위험할 텐데요?”
“나도 알아. 하지만…… 중원의 검후나 여걸들의 소문을 들으면서 늘 그들 못지않은 화산파 여협이 되고 싶었어.”
그녀의 말을 들은 고진유가 생긋 웃었다.
“그렇군요. 사형이라면 충분하시지요. 좋습니다. 함께 가죠.”
“고, 고마워!”
얏! 하앗! 얍!
매화관에 입구에 도착하자 문밖으로 기합 소리가 우렁찼다.
‘열심히들 하는군.’
고진유는 수련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들어섰다.
하지만 고진유를 본 매화관 수련생들은 그의 뜻과 다르게 수련을 멈추었다.
웅성웅성.
수련생들 사이에서 변영동이 손을 흔들었다.
“사형, 왔습니까?”
“호양이구나.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모양이네.”
“넵.”
반갑게 맞이하는 변영동과 반대로 눈살을 찌푸리는 수련생도 있었다.
“저 녀석이 왜 왔어?”
“그러게. 이번에 무림맹으로 간다고 하던데…….”
“쳇. 잘난 체하려고 왔겠지.”
장두총은 고진유가 학경의 앞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서 투덜거렸다.
“사제라는 놈이 사형 알기를 개똥 같이 안다니깐.”
마음에 안 들었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처억.
고진유가 학경을 향해 포권을 했다.
“사숙님을 뵙습니다.”
“네가 여기에 무슨 일이더냐? 무림맹의 일로 바쁘지 않느냐?”
“그렇지 않아도 그 일 때문에 사숙님께 의논을 드리고자 왔습니다.”
“의논을?”
뜻밖의 상황에 학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수련생들도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할까?”
“아닙니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저 녀석들도?”
고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맹에 혼자 가는 게 아니더군요.”
“그렇지. 무림맹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사람도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무림맹에 함께 갈 동문을 찾고 있습니다.”
“아, 저 녀석들과? 하긴…… 무슨 뜻인지 알겠다. 허자배의 이대제자가 호자배를 수장으로 모시면 이상하게 보이겠지.”
수련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퍼져 나갔다.
그때,
번쩍!
그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장두총이 손을 들었다.
“관장님, 제가 가겠습니다.”
장두총이 나서자 고진유는 의외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에 대한 모든 안 좋은 소문은 거의 장두총의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었던가.
“네가? 호정과 좋은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안다만…… 결정은 내가 아니라 여기 호정이 할 것이다.”
고진유가 장두총을 보며 물었다.
“호경 사형은 나를 싫어하지 않소?”
“싫은 건 싫은 것이고, 난 무림맹에 가고 싶다고 했을 뿐이다.”
풋.
눈앞에서 당당하게 싫다고 하는 그를 보자 도리어 웃음이 나왔다.
“우와, 진짜 가고 싶은 모양인가 보네. 알겠어요. 같이 가죠.”
“정…… 말이냐?”
고진유가 선뜻 허락을 해줄 줄은 몰랐는지, 장두총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여섯 명 정도 간다고 하니 호경 사형이 나머지 인원을 뽑아주십시오. 아 참, 호화 사저도 함께 갈 겁니다.”
“에……? 호화도?”
장두총은 잠시 흠칫거렸다.
“문제가 있나요?”
“무, 문제는 무슨. 그냥 무림맹에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 싶어서지.”
“호화 사저께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미 허유 사고께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알겠…… 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지. 언제까지 뽑으면 되냐?”
“모레 떠날 겁니다. 수고 좀 해주세요.”
“흥! 불만이라곤 찍소리도 못하게 뽑아주마.”
돌아서는 장두총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뭐랄까? 이상하게 뿌듯함이 가득해 보이는 느낌.
수련생들 한 명, 한 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학경이 고진유를 보며 전음을 보냈다.
[저 녀석에게 맡겨도 괜찮겠느냐?]
[호경 사형은 띄워주면 열심히 할 성격입니다.]
피식.
장두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긴. 단순하고 나서기 좋아해 제대로 이용하면 쉽게 지낼 수 있지.’
분명 싫어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고진유의 그릇을 보니 기대가 되었다.
고진유가 용무를 마친 뒤 매화관을 나설 때였다.
뒤에서 한 수련생이 빠르게 달려왔다.
변영동이 다급한 목소리로 불렀다.
“호정 사형……!”
“할 말 있어?”
“저도 무림맹에 가고 싶습니다!”
“안 돼. 저번에 내가 이야기했지? 좀 더 수련해야 해.”
“그건 알지만…… 호경 사형도 가지 않습니까?”
“잠깐 이리 와봐.”
고진유는 그를 가까이 오게 한 다음 작게 속삭였다.
“호경 사형 때문에 수련하는데 피곤하다며? 이젠 편하지 않을까?”
“……아!!”
변영동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툭툭.
고진유는 가볍게 어깨를 두드렸다.
“열심히 수련하고 있어. 매화관을 통과하면 그때 불러주마.”
“넵! 사형이 부를 때까지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다른 녀석한테도 내 말 전해주고.”
“알겠습니다. 무림맹에 가시거든 조심하십시오.”
매화관을 떠나는 고진유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변영동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