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대도-24화 (24/425)

24화

호남성에 퍼져 나간 소문은 중원으로 흘러들어 갔다.

한동안 잠잠했던 무림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문의 주인공은 화산도협이라 불리는 젊은 화산파의 제자.

살군검 남궁인을 꺾고 호광검 남궁용에게까지 승리를 받아낸 인물.

남궁인과 남궁용이 패배한 이유는 명백한 실력의 차이였다.

이로써, 중원 무림에서 남궁세가는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

섬서 화음현.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기암절벽이 가득한 산.

중원 오악 중 서악이라 부르는 화산이 중원에서 들려온 소문에 의해 시끄러워졌다.

화산파 본전 매화태청전으로 각 당의 당주급 도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척.

매화태청천의 수호위 진대량이 문으로 들어서는 도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집법전주님을 뵙습니다.”

육 척을 훌쩍 넘은 장신의 도인.

집법전주 한진검선(寒震劍仙) 양군경.

넓게 벌어진 어깨 때문인지 고희(古稀)에 가까운 나이이지만 겉모습은 마치 장년처럼 보였다.

“수고하게.”

그의 목소리는 딱딱하게 들렸다.

‘기분이 나쁘신 모양이군.’

진대령은 그가 완전히 본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처억.

양군경은 대전 안으로 들어섰다.

“도진 사형, 오셨습니까?”

서명전주 경후검인 곡진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알은척을 했다.

“서명전주. 대전에서는 이름이 아니라 직책으로 부르게.”

“죄송합니다. 집법전주님.”

곡진의 얼굴색이 살짝 붉어졌다.

양군경은 앞자리로 움직여 매화옥좌에 앉은 장문인 주명진 앞에 섰다.

“장문인을 뵙습니다.”

“어서 오시게. 집법전주.”

“보아하니 제가 늦은 듯합니다.”

“아니오. 다른 분들이 빨리 오셨기 때문이오. 딱히 늦은 것은 아니외다.”

스윽.

‘흐음.’

그의 자리로 물러난 양군경은 대전에 모인 도인들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이들 모두가 모인 이유는 하나.

한 사람의 존재 때문이었다.

장문인 주명진이 일어났다.

“모두들 바쁜 일도 많으신데 이곳에 모이느라 고맙소이다.”

“아닙니다. 당연히 모여야지 않겠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나 화산파의 이름이 중원에서 떠들썩거리지 않습니까?”

“노군전주의 말이 맞소이다. 그 문제로 여러분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의견을 모울 생각이외다.”

별안간 중원에서 들려오는 소문은 화산파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대문파라면 어디에나 겪는 문제였다.

가짜로 문파의 제자 행세를 하며 나쁜 짓을 하는 이들 말이다.

근데 이번 일은 달랐다.

화산파의 이름으로 남궁세가의 인물을 꺾은 사건이었다.

더구나 화산도협이란 별호까지 중원에 널리 퍼져 나가고 있었다.

잘못하다가는 남궁세가와 큰 격전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양군경이 미간을 찌푸리자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장문인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의논할 것이 있다고 보시오? 당장 그를 잡아와야 할 문제이외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장문인은 다시 되물었다.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만.”

“허허, 복잡한 문제라고 보는 것이오? 이 문제는 당연히 단순한 문제이외다. 화산파의 제자도 아닌 인물이 함부로 화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죄에 대해 따끔하게 죄를 물어야지요.”

처어억!

양군경의 반대편에서 손이 들렸다.

조사전주 사영이 차분하게 말문을 열었다.

“집법전주께서 하신 말씀을 잘 알겠소이다. 하나 저 또한 이번 문제는 너무 쉽게 생각할 게 아니라 봅니다. 우선 화산도협이라 불린 인물이 정말로 본 문의 무공인 매화검법을 펼치는지 확인을 해봐야지 않겠소이까? 만일 본 문의 무공이 맞다면, 그가 대체 어떻게 익혔는지 원인을 찾아야 하지요. 누군가 그에게 본 문의 무공을 함부로 가르쳐 주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도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잡아 족치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그는 화산파의 무공으로 남궁세가를 이겼지요.”

“흐으음!”

양군경은 헛기침을 하며 짧게 사영을 노려보았다.

매화태청전의 분위기는 두 갈래로 나누어졌다.

화산도협을 무작정 잡아와야 한다는 강경파.

화산도협을 만난 뒤 상황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온순파.

온건파에 가까운 장서원주 유선후가 나섰다.

“화산도협이란 인물이 본 문의 제자인지 아닌지는 현재 확신할 수 없지만, 현재 본 문의 입장에서 보면 결과는 좋지 않소이까? 중원인들은 화산파의 제자가 살군검과 호광검을 꺾었다고 알고 있소이다. 현재 무관에서 수련하는 제자들 중 약관의 나이에 남궁세가 절정 무인 두 명을 이길 수 있는 제자가 있었던가요?”

“장서원주. 그의 무공이 강하다고 해서 화산파의 제자로 사칭하는 짓을 가만히 두고 두겠다는 것인가? 나중에 그가 화산파의 제자가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뒷감당은 어떻게 할 텐가?”

양군경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누가 가만히 두겠다고 했습니까? 반대로, 정말 그가 본 문의 제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대는 정녕 무영도수란 도둑놈이 화산파의 제자라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 아무리 본 문이 최근 타 문파에게 밀린다고 하나, 아닌 것은 아닌 것이네. 모두 똑바로 정신들 차리게!”

양군경의 호통소리에 대전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허허허, 집법전주, 고정하시오. 어찌 장서원주가 그 사실을 모르겠소이까. 그래도 만일이란 게 있듯이, 한번 확인을 해보는 게 좋을 듯싶소이다.”

“…….”

결국 장문인이 나서자 그는 한발 물러났다.

“우선 화산도협이라고 불리는 그를 찾아서 본 문으로 데리고 오는 게 좋겠구먼.”

“장문인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따를 수밖에 없지요.”

“본인의 말을 따라주셔서 고맙소이다. 혹여 다른 분들의 의견들은 어떻소?”

“저희들도 따르겠소이다.”

대전에 모인 도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회의의 결정이 난 듯하자, 장문인 주명진은 대전에 모인 도인들과 한 명씩 시선을 마주쳤다.

“좋소이다. 그렇다면 그를 데리고 오는 데 누가 가면 좋겠는가?”

스윽.

삼장로 연지동이 한 걸음 나섰다.

“장문인. 때마침 호남에 우리 제자들이 내려가지 않았소이까?”

“허허, 그렇구려. 하후세가의 가주 하후강의 이순(耳順)에 초청을 받아 갔지요.”

“그렇소이다. 허경이 매화검수인 제자들과 함께 갔소이다. 우선 개방에게 의뢰해서 그가 어디에 있는지 찾도록 하면 될 것이외다.”

“삼장로의 의견이 좋을 듯하군요. 하후세가에 머물고 있는 허경에게 빠르게 연락을 해야겠소이다.”

장문인 주명진은 마지막으로 집법전주 양군경을 마주했다.

“집법전주께서는 괜찮겠소이까?”

“모두들 생각이 그러하다는데 무슨 말을 하겠소이까.”

“알겠소이다. 허경에게는 서명전주께서 연락을 맡아주시오.”

“장문인의 뜻을 따르겠소이다.”

척.

서명전주 곡진이 가볍게 포권을 했다.

* * *

남궁용과의 비무 이후 일주야가 지나는 동안, 세 사람은 산길로만 다녔다.

묵경은 산을 오르면서 투덜거렸다.

“아, 왜에에에에-”

“시끄럽소. 그만 징징거리지요.”

“그냥 편한 길로 가도 상관없지 않아? 이젠 덤비는 놈도 안 보이는데.”

“난 이게 더 편하오. 그리고 인양에게도 당분간 이런 산길이 더 좋소.”

묵경은 뒤를 돌아보았다.

인양은 십 장 간격으로 산길을 내려가고 올라오기를 반복하면서 두 사람 뒤를 따르고 있었다.

‘정말 놀라 자빠지겠군. 몸놀림이 점점 빨라지고 있잖아.’

처음 보았을 때와 달리, 인양의 움직임은 갈수록 이상하지 않았다.

불편하게 보였던 걸음걸이는 신법이 익숙해지자 최적의 동작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놈들은 무공의 상식을 파괴했어.’

인양의 움직임을 보면서도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신법을 위해서 내력이 필요하지만, 고진유는 화산파의 내공밖에 모르기에 인양에게는 가르쳐 줄 수 없었다.

그에 고민을 하던 중, 단전에 내력을 축척하는 게 아니라 운기하는 동시에 곧바로 신법을 펼칠 수 있는 신법공(身法功)을 생각해 냈다.

이 방법은 신법을 위해 단전에 힘을 모으지 않아도 되었다.

운기하는 동시에 만들어진 내력으로 호충신법을 펼칠 수 있었으니까.

묵경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퐁퐁 솟아오를 정도였다.

“진유 아우, 이런 길로 가는 거 좋아. 진짜 전부 좋은데, 문제는 내 잘 생긴 얼굴을 유지하려면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거거든.”

“그렇게 하죠. 산을 내려가면 형양이 나온다고 했으니 그곳에 가서 잠시 쉬면 되겠군요.”

“오오, 정말인가? 고마워, 진유 아우.”

객잔에서 씻을 수 있다는 보장에 마음이 편안해진 묵경의 얼굴이 다시 환해졌다.

스윽.

그러고는 다시금 고진유의 곁으로 붙어 섰다.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더라?”

“그냥 조용히 가면 어떻소?”

“진유 아우도 그냥 걸으면 심심하잖아.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내게 물어보게. 우형이 무림에 대해서 알려주겠다니까.”

‘조용히 가기는 틀렸군.’

고진유가 묻지 않아도 무슨 말이든지 떠들 게 분명했다.

“그럼…… 화산파는 어떻소?”

“화산파라? 오호라, 무엇이 궁금하지?”

“아는 대로.”

묵경은 며칠 동안 함께하면서 고진유에 대해 어렴풋 알게 되었다.

스스로 화산파의 제자라고 하나, 섬서에 있는 화산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것이 분명했다.

“화산파라고 하면 너무 광범위하잖아. 안 그래?”

“……도진 도인이란 분이 있소?”

“도진 도인이라면 한진검선을 가리키는 모양인데…… 아우는 화산파의 집법전주를 어떻게 아는가?”

“그분이 화산파의 집법전주이시오?”

“최근에 집법전의 전주직을 맡았지. 화산파 장문인의 사형이기도 하고. 원래는 전대 장문인 명운도인께선 그가 장문직을 맡도록 원하셨다고 하는데, 성격이 불같아서 스스로 사양했다고 알려져 있어.”

“아…… 그렇군요.”

고진유는 사부 오청석의 말을 떠올렸다.

“진유야. 네 사조께서는 성격이 불같지만 마음은 한없이 따뜻한 분이시다.”

묵경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화산파에서 제일 성격이…… 무섭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더럽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화산파 제자들이 제일 겁을 낸다고 하더군. 특히 요즘 화산파 사람들이 더 힘들어한다고 하던데.”

“왜 그렇소?”

“그의 유일한 제자인 화산검절 허진 도인이 무림에서 사라진 지 오 년이 넘었거든.”

“…….”

“그에 대해서는 대충 설명했던 것 같고. 다른 건 없어?”

“화산검절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도 모르오?”

“나도 들은 소문밖에 없어. 무림맹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사라졌다고 알려진 인물이라…… 그날 이후 그의 존재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네.”

고진유는 가슴이 답답했다.

그분을 잡았던 신비 무리들과 지옥도로 보낸 지옥혈림에서는 알고 있었다.

‘사부님의 존재를 지우려고 한 놈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고진유는 다시 한 번 더 각오를 했다.

“아우가 그에 대해 물어봐서 하는 말이지만 화산검절이 사라진 이후부터 화산파의 기세가 많이 꺾인 것 같아. 화산사절은 세 명이 남아 있었지만 아무래도 최고의 고수는 화산검절 허진 도인이었거든. 중간에서 확실하게 이끌어갈 재목이 사라지면서 힘이 약해졌지.”

“…….”

“문파의 힘은 다수의 전력도 중요하지만 절대고수의 존재가 더 확실하다고 할 수 있지. 화산제일검 독소응이 계시지만 예전과는 달라서…… 허진 도인이 있었다면 화산제일검이 되고도 남았겠지. 화산파에서는 큰 손실이었다고 보면 돼.”

‘휴우.’

고진유는 담담하게 화산파에서 일어난 최근의 일들을 들었다.

화산파에서 사부 오청석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분들이 사부님께서 돌아가신 사실을 아시면 엄청 실망하시겠군…… 차라리 모르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까?’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 * *

익히 알려진 호남오대명문무가는 상관세가, 유성검가, 형산파, 서문세가, 마지막으로 하후세가다.

호남무림은 중원의 타 지역과 달리 절대강자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대명문무가의 힘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형양은 하후세가의 터전이었다.

산을 타고 넘어온 고진유와 묵경, 그리고 인양은 마을 초입에 다가섰다.

“진유 형님, 이곳에 무슨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시끄럽군.”

고진유는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조용한 곳을 선호했다.

“제가 가서 무슨 일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양이 빠르게 마을 안으로 먼저 들어섰다. 고진유와 묵경은 천천히 마을로 다가섰다.

‘흐음…….’

과연 정상적인 마을의 분위기와는 달라 보였다. 무림인들도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하후세가에 일이 생겼나?”

그때, 앞서 나갔던 인양이 정보를 알아냈다.

“진유 형님, 내일 하후세가의 가주 생신이라고 합니다.”

따악!

묵경이 손가락을 튕겼다.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아, 맞다. 하후 가주의 이순이 바로 내일이었어. 그래서 무림인들도 많이 보였구나.”

“가주의 이순이라면 많이 모여들겠군요.”

“맞아. 많이 시끄럽겠지. 우린 이 동네에서 그만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고진유가 아닌 묵경이 바로 마을에서 돌아서려고 했다.

“몸이 찝찝하다고 하지 않았소?”

“…….”

묵경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뭔가 있는데?’

“진유 아우, 무림인들이 많으면 귀찮은 일들이 생길 거야. 지옥혈림에서 언제 쫓아올지도 모르잖아. 역시 아우의 말대로 산속에서 움직이는 게 맞는 것 같단 말이지. 게다가 남궁세가에서도 계속해서 도전해올 거고.”

고진유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말이 갑자기 많아지고 있소.”

“내가 언제?!”

“인양아, 먼저 가서 방이나 잡아라.”

“넵. 알겠습니다!”

휘이익!

인양은 확연히 빨라진 걸음으로 마을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휘익! 휘익!

묵경은 마을에 들어서면서 얼굴을 거의 가릴 정도로 머리카락을 풀어헤쳤다.

“여기서도 나쁜 짓 했습니까? 천하에 둘도 없다는 잘생긴 얼굴을 왜 가리시오?”

“허, 아우는 잘 모르는구만! 어찌 이런 잘생긴 얼굴을 함부로 보여줄 수 있겠는가? 이런 보물 같은 얼굴은 가려야 하는 법이네. 그리고 나쁜 짓 안 한다니까.”

“차라리 면사를 쓰고 다니는 건 어떻소?”

“그건 내가 머리에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묵 형도 피곤하게 사시는구려.”

“잘생긴 사람의 비애이지. 슬픈 일이야.”

묵경은 짐짓 하늘의 숙명을 받아들인다는 듯 애잔하게 말했다.

두우우우웅! 두두두두둥-!

그때, 마을 위로 북소리가 퍼져 나왔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동시에 퍼졌다.

우르르르르-

그러고는 갑자기 마을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고진유와 묵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마을 사람들을 보았다.

“어…… 무슨 일이지?”

휘이익!

객잔을 구하러 간 인양이 돌아왔다.

“진유 형님! 지금 비무대회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비무대회?”

중간에 묵경이 설명을 했다.

“원래 한 가문의 수장의 생일을 기념해 비무대회를 열곤 해. 후기지수들끼리의 친선 도모라고 하지만 은근히 기 싸움이기도 하고.”

“그래요?”

고진유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무림인들의 비무대회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어이, 아우. 자자, 우린 그만 객잔으로 갈까?”

고진유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읽은 묵경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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