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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환생-131화 (131/171)

# 131

학사환생 131화

수십 개의 바위산과 절벽으로 이뤄진 망향곡.

그중에서도 망향곡 중심부의 바위산은 높고 험준하기로 유명했다.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곳에도 길은 있었다.

절벽을 따라 나 있는 좁은 길로 천신우 일행이 진입했다.

때마침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진 돌덩이가 한참이나 떨어진 끝에 바닥에 닿았다.

쿠웅-!

장윤호가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서 떨어졌다간 뼈도 추리지 못하겠는데.”

그러면서도 지도와 눈앞의 지형을 대조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여긴 보물과 관련된 소문이 전혀 없던 곳이군. 하다못해 이쪽을 조사해 봤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어. 아마 마교에서 근거지가 발견되지 못하게 손을 써온 거겠지.”

장윤호의 추리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신우의 기억에 따르면 그건 사실이었다.

‘전생에선 바로 그런 점을 역으로 이용해 마교의 근거지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지. 마교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무림맹은 엄청난 희생자를 내고 말았다.’

전생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간 크나큰 희생을 치를 터였다.

물론 이미 방법을 생각해둔 천신우였다.

‘우회로로 경유해 보초 서는 놈들을 먼저 제압하면 그만.’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상 길이라고 하기 힘든 경로를 거쳐야 하니까.

‘보초들 수준도 보통은 아니고.’

뿐만 아니라 보초를 제압하고 나서 교대인원이 오기 전에 일을 끝내야 한다.

‘결국 내가 맡아야겠지.’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일행은 바위산 외곽에 자리 잡은 숲까지 진입했다.

때마침 정찰조가 돌아와 보고했다.

“반대편에 초소가 있습니다!”

사실 바위산 곳곳에 숨겨진 초소들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란 힘들었다.

만일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절대 찾아내지 못했을 터였다.

“다만 엄폐물이 마땅하지 않아 이곳을 벗어나는 순간 움직임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여기서 멈추지요.”

천신우가 일행들을 멈춰 세웠다.

이미 지형을 살펴본 장윤호와 제갈휘도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이 있을까?”

천신우는 지도를 가리켰다.

“이쪽으로 가면 적들의 경계망을 피해 깊숙이 잠입 가능합니다. 그리고 안쪽에서 초소를 무력화시키면 나머지 인원들이 합류하기도 훨씬 편할 겁니다.”

장윤호가 황당한 표정으로 천신우를 쳐다봤다.

“이쪽엔 아예 길이 없는데?”

“그러니 마교에서도 예상하지 못할 겁니다.”

민머리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는 생각이네. 한데 누구에게 그 임무를 맡길 생각인가?”

누가 봐도 위험한 임무였다.

아무런 도구 없이 절벽을 오르내리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혹시라도 마교 고수들에게 발각이라도 당한다면?

절벽에서 추락해 시체조차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제안한 사람이 나서야겠지요.”

“소가주가 직접 하겠다는 것인가?”

민머리 노인뿐만 아니라 새롭게 합류한 고수들은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막상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솔선수범이다.

천신우 위치 정도 되면 굳이 위험하고 힘든 역할을 맡을 이유가 없건만.

물론 천신우가 어떤 사람인지 겪은 천씨세가 고수들은 이미 예상한 반응이었다.

“그러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미소 짓는 신중현.

“그래도 혼자 가실 생각은 마십시오.”

“물론이지요.”

보초들을 처리하려면 혼자선 힘들다.

“저도 천 공자와 함께 가겠어요.”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채은수였다.

거기에 모용비와 천신혁이 자원했다.

“험험. 나는 이곳에 남겠네. 누군가는 전략본부 역할을 수행해야 하니까.”

끝까지 따라가기 무섭다는 말은 하지 않는 장윤호였다.

나머지 인원은 대기하다가 일시에 마교 근거지로 돌입하는 역할을 맡았다.

잠입에 앞서 천신우는 망향곡에서 얻은 보물도 분배했다.

“정말 받아도 되겠습니까?”

신중현을 비롯해 그간 천씨세가에서 활약한 주역들이 분배대상.

물론 새롭게 합류한 고수들을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천신도에 대한 권리는 새롭게 합류한 분들에게 드리겠습니다.”

“……!”

“정말 그래도 되겠나?”

민머리 노인의 물음에 천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보물을 차지하고자 망향곡을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천신우의 목표는 처음부터 마교의 계획을 막는 것뿐.

그런 천신우의 진심을 느낀 민머리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난다면 남은 생은 소가주에게 맡겨도 나쁘지 않겠군. 물론 보수는 제대로 챙겨주어야 하네.”

농담처럼 던진 진담.

천신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천씨세가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화기애애한 대화도 잠시.

천신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절벽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 * *

수직의 절벽.

마땅히 발을 디딜 만한 곳도 손을 짚을 만한 곳도 없었다.

오직 신체능력과 감각에 의존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불만 하나 내뱉지 않았다.

가장 막내인 천신혁조차 침착하게 절벽을 내려갔다.

그렇게 얼마나 내려갔을까.

눈앞에 새로운 협곡이 나타났다.

아직 눈이 거의 녹지 않은 그곳엔 군데군데 거대한 틈들이 보였다.

천신우는 그곳에서 사람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만한 입구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절벽 위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도 천신우의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들렸다.

입구에서 가파른 비탈을 따라 내려가자 신비로운 미로가 나타났다.

좁아졌다가 넓어지기를 반복하며 펼쳐진 미로들.

물결무늬가 새겨진 벽들을 바라보며 채은수가 눈을 반짝였다.

“황폐한 망향곡 내부에 이런 공간이 존재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강물이 만들어낸 흔적이지요. 아마 아주 오래전엔 이곳에 거대한 물길이 흘렀을 겁니다.”

이곳은 마교조차 알지 못하는 공간이었다.

나중에 무림맹 조사대가 우연히 찾아내지 못했다면 영원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천혜의 경관.

물론 경치를 감상할 여유 따윈 없었다.

미로가 깊어질수록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졌고.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급기야.

“막혔군.”

끝이 없을 것만 같던 미로가 벽으로 막혔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모용비.

그러나 천신우는 왔던 길을 돌아가는 대신 벽에 귀를 갖다 댔다.

“반대편에서 물소리가 들립니다.”

전생에 읽은 무림맹 보고서 내용에 의존해 기어이 물이 흐르는 통로를 찾아낸 천신우다.

그렇게 지하의 호수를 통과하자 까마득한 절벽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이동한 거리를 가늠하면 여길 올라가면 마교의 근거지가 나올 겁니다.”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전생의 기억에 근거한 분석.

과연 절벽을 거의 올라가자 기척이 느껴졌다.

이제부턴 목소리가 아닌 눈빛과 손짓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시간.

기척의 숫자를 파악한 천신우가 손가락을 펼쳤다.

바로 지척에 있는 마교 고수는 다섯.

그들을 단숨에 처리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다른 놈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은밀하면서도 신속하게.

모든 초소를 무력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최대한 빨리 끝낸다.’

천신우의 손짓과 함께 일행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시작은 채은수였다.

가볍게 절벽 위로 뛰어오른 그녀가 뒤돌아서 있던 마교 고수의 목을 그었다.

촤아악!

채은수가 쓰러진 상대를 받아 안는 순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잡담을 나누던 마교 고수가 눈매를 좁혔다.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의 가슴을 뚫고 칼날이 튀어나왔다.

푸우욱!

“……!”

마주 보고 있던 동료가 칼자루로 손을 가져가려는 찰나.

목뼈에 강한 힘이 가해졌다.

우두둑!

그대로 쓰러진 마교 고수를 바위 뒤로 숨긴 천신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앞서 마교 고수의 가슴을 꿰뚫은 모용비가 눈을 찡긋했다.

그동안 마교 고수 둘을 제압한 천신우는 초소 바로 앞까지 접근했다.

벽에 기대자 미약한 숨결이 느껴졌다.

일행이 쓰러뜨린 놈보다 확실히 실력이 뛰어난 상대였다.

‘아마 감시 책임자겠지.’

초소 안으로 뛰어들 필요도 없었다.

‘여기쯤이군.’

감각만으로 상대의 위치를 가늠한 천신우가 자운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쑤욱!

내공을 주입한 자운검은 벽이 두부라도 되는 것처럼 뚫고 들어가 마교 고수의 심장을 정확히 찔렀다.

“……!”

마교 고수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심장을 뚫고 나온 칼날을 바라보았다.

눈으로 보고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상대의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한 천신우가 일행에게 손짓했다.

이제 다음 초소를 공략할 차례였다.

* * *

마교의 망향곡 방어체계는 상당히 삼엄한 편이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잠입하더라도 발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

일단 적을 발견하면 접근 자체를 불허할 수단도 충분했다.

수많은 함정과 기관들을 준비해놓은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사각지대는 있었다.

지하를 통해 후방으로 잠입할 경우 대비책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

그리고 지금 그 사각지대가 시원하게 뚫리고 있었다.

바로 천신우에 의해.

슈슈슉!

비수가 꽂힌 마교 고수들이 맥없이 고꾸라졌다.

후방에서부터 역으로 초소들을 격파하며 마교 근거지 초입으로 나아간 천신우가 손을 들었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순식간에 초소들을 무력화시켰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중앙초소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아낸 천신우가 주저 없이 뛰어내렸다.

‘기관을 작동시키는 통제실이 이곳에 있다. 먼저 장악해두지 않으면 보초들을 해치운 보람이 없다.’

수십 개의 계단을 한꺼번에 건너뛰었음에도 바닥에 착지하는 천신우의 움직임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지금부턴 시간싸움이다. 놈들이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내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해치워야 한다.’

지하통로에는 보초를 서는 무인들이 잠자는 숙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누구도 천신우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했다.

스스스.

그림자처럼 은밀하고 바람처럼 신속하게.

천신우는 통제실로 내달렸다.

* * *

마교 망향곡 근거지 통제실 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천신우가 안으로 들어섰다.

한발 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마교 작전요원이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천신우가 날린 비수가 미간을 꿰뚫은 것이다.

그와 동시에 사방으로 뿌려지는 또 다른 비수들.

휙휙휙!

통제실 안에 있던 마교 작전요원들은 천신우의 존재조차 깨닫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제야 통제실 입구를 지키던 고수들이 스르륵 바닥에 허물어졌다.

그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문을 열어젖혀 통제실을 장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그야말로 촌각!

천신우는 통제실을 폐쇄한 다음 곧바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마교 보초들이 잠든 방마다 비수를 던져 후환을 없애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지상으로 돌아온 천신우가 천신혁에게 지시했다.

“신호를 보내.”

“알겠습니다! 형님!”

천신혁의 신호를 받은 천씨세가 고수들이 마교 근거지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천신우 일행이 초소들을 무력화시킨 덕에 그들을 막아서는 움직임은 없었다.

곳곳에 너부러진 시체들을 발견한 신중현이 혀를 내둘렀다.

“솔직히 걱정이 많았는데 역시 대단하십니다.”

“과찬이십니다.”

한달음에 절벽 끝까지 내달려간 천신우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과연 전생에 읽었던 무림맹 보고서대로 마교의 근거지가 눈에 들어왔다.

넓은 분지와 협곡을 끼고 흐르는 작은 하천.

초소처럼 간이건물이 아닌 제대로 지어올린 전각도 보였다.

‘저곳이군.’

지금까지처럼 가파른 절벽을 내려갈 필요는 없었다.

마교에서 만들어놓은 계단을 이용하면 됐다.

물론 근거지엔 워낙 많은 마교 고수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눈을 모두 피하기란 불가능했다.

“!”

순찰을 하던 마교 고수가 일행을 발견하는 순간.

천신우가 던진 비수가 그의 목을 꿰뚫었다.

푸욱!

동시에 일행이 날린 수십 자루의 비수가 허공을 갈랐다.

쐐애액!

이미 어두워진 시각.

달빛에 반사된 비수의 날이 눈부시게 빛났다.

하지만 그중에 마교 고수들에게 명중한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따다다당!

벼락처럼 뒤돌아서며 날아드는 비수들을 쳐낸 마교 고수가 소리쳤다.

“적이다!”

불의의 기습에도 불구하고 마교의 대응은 신속하고 침착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대열을 갖추며 반격하기 시작했다.

“진격하라!”

분지 한복판에서 천신우 일행과 마교 고수들 사이에 백병전이 벌어졌다.

천신우가 공들여 영입한 고수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합류한 민머리 노인과 고수들도 실력을 십분 발휘했다.

차차차창!

곳곳에서 불꽃 튀는 혈투가 벌어졌다.

제갈휘가 천신우에게 선물로 받은 판관필로 마교 고수의 검을 후려쳤다.

하지만 상대는 마교 혈마단 소속의 고수.

교묘한 움직임으로 제갈휘의 공격을 흘려내며 가슴을 찔러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날아온 천신우가 혈마단 고수의 검을 쳐냈다.

차아앙!

일격에 균형이 무너진 상대의 배에 자운검을 쑤셔 박았다.

푸욱!

“!”

상대의 눈에 경악이 차올랐다.

이렇게 빠르고 위력적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는 눈빛.

천신우 덕에 목숨을 건진 제갈휘가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고맙네!”

가볍게 고개만 끄덕인 천신우가 그대로 다른 혈마단 고수를 향해 자운검을 휘둘러갔다.

서걱!

단숨에 상대의 목을 베어낸 천신우가 전황을 살폈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부상자들이 속출했지만 그건 마교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마교 정예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그럼에도 천신우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없지.’

아니나 다를까.

절벽 위쪽에 새로운 인영들이 나타났다.

일반적인 무인들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그들을 보는 순간 천신우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인간병기!’

자칫하다간 앞뒤로 포위당할지도 모르는 상황.

그래도 긍정적인 사실도 있었다.

‘전생에 보고된 것보다 확실히 숫자가 적군.’

절명곡에서 마교의 계획을 훼방 놓았던 것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아직 많아. 일단 조금만이라도 숫자를 줄여볼까.’

빠각!

바닥을 문자 그대로 박살 내며 천신우가 날아올랐다.

* * *

인간병기들을 이끌고 습격을 준비하던 혈마단주의 심복은 근거지로 복귀했다.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

과연 근거지가 위치한 분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대단한 놈들이군. 여기까지 들이닥치다니.”

경계망을 뚫어낸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심지어 적들은 혈마단 고수들과 맞서면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가세해야겠어.”

혈마단주의 심복이 인간병기들에게 지시를 내리려던 순간이었다.

파아아앗!

절벽 아래서 허공으로 솟구치는 천신우가 보였다.

“저놈은……!”

입이 벌어질 만큼 엄청난 도약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깎아 지르는 절벽 위까지 도달하기란 불가능했다.

“어림없다!”

혈마단주의 심복은 등에 메고 있던 창을 모조리 뽑아 던졌다.

투창이 주특기인 그답게 세 자루의 창은 정확히 천신우를 향해 날아갔다.

창의 궤적을 지켜보던 혈마단주 심복의 눈이 커졌다.

“……!”

천신우는 시간차를 두고 날아드는 창들을 모조리 쳐냈던 것이다.

바닥에 처박힌 채로 부르르 떨리는 창대.

하지만 놀랄 겨를도 없었다.

그가 서 있던 절벽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기 때문.

천신우는 창을 쳐내면서 절벽까지 그대로 베어버렸던 것이다.

콰아아앙!

급기야 충격음과 함께 발밑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

혈마단주 심복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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