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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환생-93화 (93/171)

# 93

학사환생 093화

만금소는 지금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앉은 자리에서 천만 냥이란 거금을 날린 것이다.

게다가 주목하는 사람이 많았던 내기인 만큼 뒤에서 자신을 조롱하는 자들이 생겨날 터였다.

물론 정말 만금소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실은 따로 있었다.

‘천비자가 저렇게 박살 나다니. 내가 저놈에게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벽에 처박힌 채로 기절해 있는 천비자를 보고 있자니 울화가 치밀었다.

이제 와서 천비자를 영입한들 아무 의미가 없었다.

심지어 천비자를 박살 낸 권왕은 천씨세가 소속의 무인이었다.

이번 내기는 앞으로 천씨세가와 금와전장의 전쟁에도 영향을 끼칠 터였다.

‘권왕이라고? 도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을?’

암담한 상황.

하지만 만금소는 이내 냉정함을 되찾았다.

‘천신우에 권왕까지 상대하려면 내가 가진 패를 전부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군.’

백산도에서 죽은 자성이나 해상전투에서 당한 고수들 외에도 아직 많은 실력자를 보유한 만금소였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전력보강이 필요했다.

‘어차피 천비자 말고도 이번 비무대회에서 물망에 올려둔 고수는 많다. 이렇게 된 이상 그놈들을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 문제는…….’

만금소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며 귀빈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제, 저놈과의 협상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것이지.’

표적인 천씨세가의 전력이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한 도제다.

당연히 지금까지보다 더한 요구를 해올 것은 불을 보듯 훤했다.

때마침 귀빈석에서 도제가 입을 열었다.

“흥미롭군.”

그 역시 권왕에게 백만 냥을 걸어 막대한 배당금을 받게 됐지만 딱히 기뻐하는 내색은 전혀 없었다.

사실 도제에게도 수백만 냥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러나 설령 그보다 큰돈을 얻었더라도 도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권력자의 필수 덕목이니까.

도제가 무신을 돌아보았다.

“저놈이 권왕이라고 했던가?”

무신 또한 도제와 마찬가지로 돈을 땄다는 사실에 전혀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네. 역시 천씨세가 소속이지.”

“천씨세가라…….”

잠시 생각에 잠겼던 도제가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만금소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제의 심복에게 넌지시 귀띔을 받은 것이다.

때마침 관중석에서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권왕! 권왕! 권왕!”

돈을 땄든 잃었든 권왕이 보여준 무위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먹만으로 상대를 뚫어내는 무지막지한 모습은 사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저게 사내지! 그렇고말고!”

“흠흠. 나도 젊었을 때는 말이야.”

사내들뿐만이 아니었다.

탄탄한 근육과 구릿빛으로 그은 피부는 여인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했다.

그를 본 젊은 여인들은 얼굴을 붉혔고, 남편이 있는 여인들마저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였다.

물론 권왕은 심드렁한 얼굴로 비무대를 내려왔다.

진행요원이 비무대 뒤의 천막으로 권왕을 데려가 상처를 확인했다.

가까이서 보니 확실했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천비자는 권왕의 빈틈을 제대로 노렸어.’

진행요원 역시 철혈성 소속의 고수.

상처를 보고 판단할 안목은 충분했다.

‘정확도와 위력 모두 치명상을 입히기 충분했다. 단지…….’

진행요원은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권왕을 바라보았다.

‘권왕이 말도 안 되게 강한 것뿐.’

같은 무인이 보기에도 감탄이 나오는 권왕.

그래서일까. 진행요원은 최선을 다해 권왕의 상처를 치료했다.

“끝났습니다.”

권왕은 그대로 벌떡 일어나 임시막사를 걸어 나왔다.

“……갑갑하군.”

붕대를 풀어버리던 권왕이 움찔했다.

막사 앞에 서 있는 풍뢰권을 발견한 탓이다.

수많은 관중 앞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던 권왕이다.

그런 권왕도 풍뢰권 앞에 마주 서자 오금이 오그라드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풍뢰권의 첫 마디는 권왕의 예상과는 달랐다.

“아프더냐?”

“……?”

이 상황이 어리둥절한 권왕이었다.

풍뢰권은 지금까지 절대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준 적이 없었기에.

“별로.”

“그럼 바로 수련할 수 있겠구나.”

풍뢰권이 사악한 미소를 짓자 권왕은 황급히 말을 바꿨다.

몸이 정상일 때도 풍뢰권이 시키는 훈련을 소화하기 힘들었기에.

“생각해 보니 조금 아픈 것 같기도.”

기다렸다는 듯이 풍뢰권이 대꾸했다.

“그거야말로 수련이 부족하다는 증거 아니겠느냐.”

풍뢰권의 말에 차마 대꾸도 못 하고 속으로만 원망을 삭이는 권왕을 보며 풍뢰권이 껄껄 웃었다.

“원래 아플 때는 수련이 약인 법이다. 물론 그보다 매가 특효약이긴 하다만.”

“…….”

결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풍뢰권에게 끌려가는 권왕이었다.

* * *

“권왕 최고다! 내친김에 모조리 쓰러뜨리고 우승하자!”

아직도 권왕을 연호하는 관중들을 비집고 경기장을 빠져나온 천신우였다.

“돈도 벌었으니 제가 시원하게 쏘지요.”

모용비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거 좋지! 하하하! 그나저나 휘 자네는 너무 시무룩한 거 아닌가? 너무 의기소침해하지 말게. 살다 보면 예상이 틀리는 날도 있는 법이니.”

겸연쩍은 표정의 제갈휘였다.

시합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냉철한 분석력으로 천비자의 승리를 예상했던 그였다.

그런 제갈휘를 달래며 번화가로 나온 천신우다.

형형색색의 등으로 밝혀진 거리는 기념품과 음식을 파는 상점들로 가득했다.

철혈성 비무대회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새롭게 단장한 거리는 그 자체로 명물이었다.

“형님! 저기 좀 보십시오!”

오랜만에 산책 나온 강아지처럼 들뜬 천신혁이 이리저리 쏘다녔다.

천신우도 밝은 표정으로 거리를 누볐다.

양념을 발라 구운 꼬치구이부터 해산물로 진하게 우려낸 국물 요리, 꼬들꼬들한 면발이 일품인 볶음 요리에 이르기까지.

냄새만 맡아도 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때 어디론가 사라졌던 모용비가 꿀을 발라 구운 떡을 천신우에게 권했다.

“아우도 먹어보게. 들고 다니면서 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긴장을 풀고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는 천신우와 일행이었다.

곳곳에 철혈성 고수들이 포진하고 있었기에 사고가 발생할 걱정도 없었다.

“호오. 여긴 골동품을 파는 곳이군.”

모용비의 말에 제갈휘가 눈을 빛냈다.

제갈휘에겐 두 가지 취미가 있었는데 하나는 독서였고, 다른 하나는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골동품을 감정하는 안목 역시 뛰어난 그였다.

그런 제갈휘가 찻잔에 관심을 보이자 상인이 다가와 손을 비볐다.

“과연 식견이 대단하십니다. 이 찻잔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전설적인 도공 강유 선생이 말년에 제작한 명품이지요! 오늘만 특별히 천 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저으려던 제갈휘가 문득 천신우를 돌아봤다.

“어떻게 생각해? 아우라면 사겠나?”

“아니요.”

천신우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자 상인이 머리를 긁적였다.

“찻잔엔 관심이 없으신 모양이군요. 그럼 여기 벼루는 어떻습니까? 전대의 대학자 송일섬 선생께서 사용하신 명품입니다만.”

“벼루는 백 냥이면 생각해 보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세상 어느 누가 송일섬 선생께서 사용한 벼루를 고작 백 냥에 팔겠습니까요.”

“물론 정말 송일섬 선생이 사용한 벼루라면 그렇겠지.”

당황한 상인 옆에서 제갈휘가 눈을 빛냈다.

“이유를 듣고 싶은데.”

“송일섬 선생은 평생 청빙옥으로 만든 벼루만을 사용하셨지요.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섞인 벼루는 당장 깨버렸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벼루에는 하얀 반점이 여럿 존재합니다. 순수한 청빙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흔적이지요.”

사기를 치려던 상인의 얼굴이 흙빛이 됐다.

반대로 제갈휘의 눈은 더욱 이채를 띠었다.

“기왕 하는 김에 찻잔도 감정해 주지그래.”

“도공 강유 선생은 말년에 작풍을 확 바꿨습니다. 그래서 매끈한 자태를 자랑하던 초기작품과 달리, 말년에 만든 작품은 투박하면서도 소박한 멋이 있지요.”

천신우가 찻잔을 가리켰다.

“그렇다고 이게 강유 선생의 초창기 작품이란 소린 아닙니다. 강유 선생이 이렇게 단면을 이어 붙였을 리는 없을 테니까요.”

제갈휘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과연 대단하군. 솔직히 나는 권왕의 승리를 예측한 것보다 지금 더 놀라고 있다네. 무인으로서 그만한 식견을 갖추기가 쉽지 않았을 터.”

사실 제갈휘의 말마따나 무공을 익히면서 잡다한 상식까지 공부할 수는 없었다.

단지 전생에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고 파고들었기에 알고 있는 것뿐이었다.

“과찬이십니다.”

겸연쩍게 웃어넘긴 천신우는 상점을 나섰다.

“이곳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상점을 한곳 알고 있습니다. 그리로 가시지요.”

사실 천신우가 오늘 외출한 진짜 이유이기도 했다.

* * *

천신우가 제갈휘를 이끌고 방문한 곳은 번화가 구석진 곳에 있는 골동품 상점이었다.

허름한 외관에 비해 입구를 지키는 무인의 기도는 심상치 않았다.

제갈휘와 모용비 모두 눈을 빛냈다.

그들도 이런 곳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천신우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무인에게 말을 걸었다.

제갈휘나 모용비 앞에서만큼은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천신우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믿을 것이기에.

“화 노야를 뵙고 싶소.”

천신우를 바라보는 무인의 태도가 신중했다.

사실 제갈휘와 모용비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무인의 역할은 이곳을 지키는 것이 아니었다.

“어디서 오신 분들입니까?”

손님을 들여보낼지 말지 판단하는 것이 무인이 맡은 임무였다.

“나는 천씨세가의 천신우요.”

제갈휘와 모용비도 눈치껏 신분을 밝혔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잠깐 안으로 들어갔던 무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가시지요.”

안쪽 역시 외부와 마찬가지로 소탈했다.

벽에 걸린 그림도 평범해 보였고 탁자와 집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입구를 지키는 무인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천신우의 생각은 달랐다.

‘역시 대단한 곳이야.’

전생에 좌천되기 전에 이곳을 찾았던 천신우였다.

물론 직접 물건을 구입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무림맹 고위인사를 수행한 것뿐.

당시 이곳에 있는 물건들의 진가를 알고 얼마나 놀랐던지.

‘벽에 걸린 풍경화는 값을 매기자면 수백만 냥에 달한다. 집기 역시 하나에 수만 냥에서 수십만 냥을 호가하는 것들뿐이지.’

단지 실내를 장식하기 위해 엄청난 거금을 퍼부은 것이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이곳의 주인이 누군지 안다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이윽고 호위무인 둘과 함께 키가 작은 노인이 나타났다.

제갈휘와 모용비는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새로이 나타난 호위 무인들은 입구를 지키는 무인보다도 고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천비자보다 겨우 한 끗발 밀리는 고수들이다. 솔직히 이런 곳에서 호위나 서고 있기엔 아까운 실력이지.’

마음 같아선 그들을 영입하고 싶은 천신우였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함을 안다.

그들이 섬기는 사람이 화 노야였기 때문이다.

“자넨 누군가?”

노인의 물음에 천신우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천씨세가의 천신우라고 합니다.”

“여길 찾아온 이유가 뭔가?”

천신우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건 화 노야를 직접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감히! 이분이 누구신지 알고!”

발끈하는 호위무인들을 노인이 제지했다.

“젊은 나이에 식견이 대단하군.”

노인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가 화 노야의 대역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무림에서도 많지 않았다.

이곳의 존재를 알고 찾아온 이들조차 헷갈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데 천신우는 단번에 그가 대역이란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따라오게.”

제갈휘와 모용비가 천신우의 뒤를 따라가려는 것을 호위무인들이 가로막았다.

“자네들은 이곳에서 잠시 차라도 마시면서 기다리게.”

제갈휘와 모용비는 이내 수긍했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화 노야란 인물은 어마어마한 거물이 분명했다.

그런 사람이 일면식도 없는 그들을 선뜻 만나줄 리가 없었다.

“그럼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하나의 문을 더 열고 들어가자 정원이 나타났다.

밖에서 봐서는 안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전에 와본 적이 있나?”

침착한 천신우를 보고 물은 것이었다.

“초행입니다. 다만 화 노야께서 머무시는 곳이니 이보다 더한 광경이 나타나도 놀랍지 않지요.”

사실 전생엔 깜짝 놀랐던 천신우였다.

이번이 두 번째라 익숙해진 것뿐.

정원을 가로질러 작은 별채로 천신우를 안내한 노인이 물러났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화 노야가 오실 거네.”

홀로 남은 천신우는 느긋하게 별채 안을 둘러보았다.

아까 본 곳보다 훨씬 고가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무정강호라는 글귀가 적힌 족자였다.

거침없이 써 내려간 필체는 단연 발군이었다.

홀린 것처럼 글자를 바라보는 천신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의 글씨인지 아는가?”

천신우가 돌아서자 키가 작은 노인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방금 천신우를 안내한 노인과 외모는 똑같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아까의 노인도 결코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눈앞의 노인에게선 정말이지 도제와 무신에 버금가는 존재감이 흘러나왔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담담하게 대답하는 천신우였다.

“맹주님의 친필 같군요.”

화 노야의 눈이 이채를 발했다.

잘 쓴 글씨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낙관도 없는 글씨를 보고 맹주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가?”

“전에 맹주님의 글씨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전생에 봤으니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식견이 대단하군.”

화 노야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맹주의 친필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래,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뭔가?”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허허허.”

이내 웃음을 거둔 화 노야가 물었다.

“자네가 만금소에게서 천만 냥을 받아냈다는 소식은 들었네. 그리고 그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 하지만 나는 자네 이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일세.”

팔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

물론 천신우로선 예상한 바였다.

“화 노야께선 안목을 갖춘 사람에게만큼은 물건을 파신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화 노야의 눈이 다시금 이채를 띠었다.

“용케도 그 사실을 알고 있군. 좋네.”

화 노야가 손가락을 튕기자 무인 하나가 상자를 갖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밖에서 대역을 지키던 무인보다도 고수였다.

탁자 위에 상자만을 내려놓고 무인이 밖으로 나갔다.

화 노야가 손으로 상자를 가리켰다.

“열어보게.”

천신우는 탁자로 걸어가 상자를 열었다.

달칵.

안에는 정말이지 누가 봐도 똑같이 생긴 찻잔이 세 개 들어 있었다.

화 노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아. 자네의 안목을 증명해 보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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