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 25 장 血鵬皇의 憤怒 (28/30)

   제 25 장  血鵬皇의 憤怒

"우선 싸우는 것은 나중에 하고 천산에나 가봅시다! 성모 할머님께 향(香)이라도

  올려야지.... "

독고붕비는 혁혜미의 교수를 거리낌 없이 잡으며 끌어당겼다.

"아무 여자의 손이나 잡나요? 당신은.....? "

손을 잡힌 채 따라오던 혁혜미는 눈을 흘겼다.

"헤헷.... 아.. 어때! 어차피 누님과 나 사이는 누가 먼저 꾹 눌러주느냐만

  남은 사이.... 윽! "

일순, 독고붕비는 비명을 질렀다.

혁혜미의 다른 손이 무자비하게 그의 옆구리를 꼬집은 때문이었다.

"흥! 절대 신첩이 먼저 당신을 눌러(?)주진 않을 거예요! "

이성을 상실했을까?

코웃음을 치며 튀어나오는 혁혜미의 말,

"아, 알았다구! 붕비가 먼저 눌러줄께! "

독고붕비는 얼른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진작 그럴 것..... 어멋! 내가 무슨 말을...... "

의기양양해 하던 혁혜미,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뾰족한 비명을 질렀다.

"험.... 설마 한입가지고 두 말은 못하겠지? "

독고붕비,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혁혜미의 가냘픈 허리를 끌어안았다.

"서, 설마..... 여기서......? "

혁혜미는 기겁하며 봉목을 치떴다.

"아, 안되요! 태양이 중천에 떠있는 대낮에.... "

그녀는 필사적으로 도리질을 했다.

그러자,

(엥? 혈붕에 태우려고 한 것 뿐인데.... 후훗! 그렇다면..... )

일순,

독고붕비의 눈가로 짓궂은 장난끼가 떠올랐다.

"그럼 다른 곳에서 밤(夜)에 누님이 붕비를 눌러줄거야? "

"예? 그, 그런.... "

"싫으면 그냥 여기서 눌림(?)을 당하던지. "

독고붕비는 완전히 얼굴에 철판을 깐 채 외치고 있었다.

"말도 안돼! 여기선..... "

"싫어도 할 수 없어! 붕비는.... 둘중 하나는 할거야! 붕비가 누님한테

  눌림(?)을 당하던지... 아니면 붕비가 누님을 눌러(?) 버리던지! "

독고붕비는 완강했다.

"아, 알았어요. "

울며 겨자먹기랄까?

"나중에 신첩이 눌러(?)줄께요. 지금은 제발.... "

결국, 결론은 그렇게 내려지고 있었다.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야! "

독고붕비는 재차 다짐을 받았다.

이어,

"에이.... 할 수 없지! 그럼 혈붕을 타고 천산의 성모동에나 가봐야겠다! "

그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고는 혁혜미를 안은채 웅크리고 있는 만년혈붕의

  등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구---- 워어----!

만년혈붕은 거창한 대붕후를 지르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

시체.... 시체.....

백구의 아수라마강시의 잔해만이 모래 위레 썰렁하게 남아 있었다.

하나,

휘---- 이잉-----!

그것도 이내 불어오는 사풍(沙風)에 파묻혀 갔는데.....

들썩.....! 들썩!

한쪽의 모래더미가 꿈틀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스으으-----!

모래가루를 떨구며 하나의 머리가 들려졌다.

대막마타옹!

바로 그자가 아닌가

"크으....! 신비회주, 네년은 죽는다! 그 변황의 어린놈과 함께.... "

이미,

퀭하니 들어간 그자의 눈빛엔 생기가 없었다.

대막의 황야에서 오갑자의 세월을 보낸 대막마타옹!

그자의 체력은 상상이었던 것이었다.

오장육부가 박살나고 전신혈맥이 몽땅 타버린 상태에서도 아직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으니.....

슥.....!

그자의 손가락 두 개가 입안으로 들어가고,

삐---- 익!

짧은 휘파람 소리가 길게 울려퍼져 나갔다.

순간,

쐐--- 애액!

허공의 일각에서 빛살같이 내리꽂히는 한 마리 비응(飛應)이 있었다.

구우우.....!

작고 하얀 백응(白鷹)은 기성을 지르며 대막마타옹의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부---- 욱!

최후의 힘을 짜내어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낸 대막마타옹,

"익.....! "

그자는 이빨로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 뜯었다.

이어, 흐르는 핏물로 혈서(血書)를 써내려 갔다.

그것을 접어 백응의 발목에 묶어준 대막마타옹....

"가라! 십대천마(十大天魔) 중 구마신(九魔神).... 천뢰마신(天雷魔神)에게..... "

그리고,

툭......!

그자는 그대로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고 말았다.

죽은 것이었다.

              ×                ×                ×

혈서(血書),

<대업을 이룰 찰나 변황에서 온 신비고수에게... 아수라마강시 전멸......

신비회주와 신비고수는 천산 천모봉의 성모동(聖母洞)으로 향(向)..... >

서찰은 서명도 없이 피칠로 휘갈겨져 있었다.

와직!

그 서찰을 우그러뜨리는 털북숭이의 거대한 손,

"크흐흐! 천산으로 갔다고? 그 계집이? "

우레가 떨어울리는 듯한 걸직한 폭갈을 내뱉은 인물이 있었다.

시커먼 묵의를 두른 일장에 달하는 거한!

그자의 가슴엔 하나의 글자가 수놓여져 있었다.

<뢰(雷). >

알아야만 했다.

이런 인물은 지상에 오직 한 명 뿐임을.....

---천뢰마신(天雷魔神)!

움직이는 화약고(火藥庫)!

한알로 방원 일천장을 날려버리는 천뢰벽력탄(天雷霹靂彈)은 그만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자의 마공도 절정수준이었으나,

누구도 그자를 경원시하여 피해다녔다.

결국, 그자는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자의 정신세계를 더욱 황폐하게 만들었고,

칠십년 전,

아무 이유없이....

북경제일의 기루인 군방화루(群芳花樓)를 일천 명의 목숨과 함께 폭발시켜

  버린 후 종적을 감추었다.

한데, 그런 그가 건재해 있었던 것이었다.

아수라십대천마 중(中).... 구마신(九魔神)!

그자의 어깨 위로 백응이 날개를 접고 앉아 있었다.

"크크! 사막으로 이르는 길은 본좌에게 배당되었지! 신비회... 본좌

  혼자만으로도 그 머리를 잘라주마! 크크.....! "

그자는 비릿한 흉소를 흘리며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하나, 그자는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신비회주와 함께 동행하는 변황에서 온 신비고수,

그가 얼마만한 인물인지를......

"멀리 천산까지 갈 필요도 없지. 놈들이 대륙으로 오려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곳, 돈황에서 기다리다가 철뢰벽력탄 두알이면 그냥 깨끗해지는

  것이지! 지금은 여섯째 형이 득세하지만 이번 일을 단독으로 처리한다면

  연합 내에서 본좌의 지위도 상승될 것이다! "

출세(出世)!

그것을 목표로 하는 자는 종종 자신이 할 수 없는 모험도 강행한다.

천뢰마신!

그가 그런 유형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과연.....?

            ×                 ×                ×

촤---- 아아아-----

창공을 거침없이 가로지는 거대한 핏빛의 혈운(血雲)!

하나, 그것은 구름이 아니었다.

만년혈붕!

저 전설 속의 창공제왕인 놈이 날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등 위,

"언제 해줄거야? "

독고붕비,

그는 볼을 퉁퉁 불린 채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옆,

"정말.... "

천혜서시 혁혜미,

그녀는 거꾸러질 지경이었다.

천산에 갈 때까진 얌전했는데.....

성모동에서 천산성모의 묘에 참배한 이후부터 아예 성화가 끝이 없을 지경이었다.

얼떨결에 약속을 하긴 했지만....

힐끗,

그녀는 골이 나 있는 독고붕비를 보며 내심으로 가슴앓이를 했다.

(어떻게... 처녀의 몸으로 처음하는 것을... 사내의 위로 올라가 먼저 탈 수 있담. )

속이 타버릴 지경이었다.

그랬다.

몸뚱이를 아무렇게나 굴리는 창녀(娼女)가 아닌 바에야....

그것도, 

대륙정도의 제일성녀라 추앙받고 있는 그녀가 아닌가/

그런 혁혜미가 스스로 옷을 벗고 사내의 위로 올라타고 몸을 바친다는 것은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냥 거기서 한 번 눌림을 당할(?)걸 그랬어. )

때늦은 후회감이 밀려들고 있었다.

"정말 안 눌러줄거야? "

독고붕비는 지치지도 않은 듯 줄기차게 칭얼거리고 있었다.

"알았어요. 해주면 될거 아녜요! 귀따가와 죽겠네 정말! "

급기야,

혁혜미는 냅다 뾰족한 교갈을 지르고 말았다.

하나, 

독고붕비,

그는 기다렸다는 듯 오히려 반색하며 더욱 치근거렸으니.....

"언제! 어디서? "

그의 눈길이 좌우를 살피고는.....

"여기서 해도 충분할 거야! "

하고는....

털썩!

푹신한 만녀혈붕의 깃털 위로 누워버리는 것이 아닌가?

"각별하겠는 걸? 하늘에서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눈다니..... 그것도

  처녀가 먼저 해준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지? 암 그렇구 말구! "

전입가경....?

".....! "

혁혜미는 아예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다니,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기선 안되요. 땅에 내려서 해줄 거예요! "

"그러지 뭐. "

"혈붕, 빨리 내려가! "

구워억----!

만년혈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벼락같이 하강해 갔다.

흡사,

주인의 다급한 마음을 빨리 풀어주려는 듯......

"정말 똑같애. "

혁혜미는 아찔해질 정도의 추락감을 느끼며 혀를 차고 말았다.

               ×                 ×              ×

돈황(燉惶)----

그것은 지역적으로 대륙과 서역의 경계선이나 다름없었다.

서역의 문화와 대륙의 문물이 교차되는 곳....

하나,

그 찬란함은 당제국(唐帝國)의 멸망과 동시에 사라지고 말았다.

내정에 휩싸인 수와 오대십국(五大十國)의 대를 이어 송(宋)의 창건 이후,

몽고대제국의 침입과 대명제국의 창건에 이르기까지....

돈황은 대륙의 역사에서 지워져 가야만 했다.

그곳엔 이제 하나의 전설만이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그 전설......

<천불동(千佛洞). >

돈황 어딘가에 존재해 있다는 일천 개의 불동(佛洞)!

분명,

그것은 사서(史書)에 기록되어 있었다.

하나,

천년의 세월 속에 천불동은 전설로 묻혀 버렸으니.....

           ×                 ×                 ×

"빌어먹을! 왜 안오는 거야? "

천뢰마신!

그자는 하나의 산정(山頂)에서 아래를 굽어보며 신경질을 부리고 있었다.

그자가 서 있는 산,

풀 한 포기도 없는 돌산(石山)이었다.

높이는 일천 장(一千丈)에 달했다.

돈황제일의 대산,

명사산(明沙山)이란 이름이 붙은 산이었다.

그 위에서 천뢰마신은 삼일을 기다리며 서성대고 있는 중이었다.

"혹시 안오는거 아냐? 아예 서역으로 도망쳤다든가.......! "

그자는 연신 광폭하게 중얼거리며 신경질을 부렸다.

한데,

"흥? 저건 뭐야? "

일순,

하늘을 보던 그자는 뇌안(雷眼)이 화등잔만하게 흡떠지더니.....

"혈붕! "

부르짖음을 토하며 그자는 명사산의 계곡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구---- 워억!

콰아아아----!

거창한 만년혈붕의 날개짓에 어지간한 바위는 모래처럼 휘말려 날아갔다.

그리고,

휙-----!

혁혜미를 안은 채 독고붕비가 날아내렸다.

"혈붕, 가서 놀아라! "

독고붕비는 얼른 만년혈붕을 내쫓아 버렸다.

구워웍------!

만년혈붕은 심통을 부리듯 거칠게 날아올랐다.

"헤헷! 이젠 됐지? "

독고붕비는 혁혜미를 내려놓고는 얼른 채근했다.

그가 서 있는 곳,

이장 정도 넓이의 편편한 바위였다.

"정말.... "

진저리가 쳐진다는 듯 고개를 내저은 혁혜미,

(하지만 이분은 나의 운명.... 성모님의 당부가 아니라해도 내 영혼은

  이제 이 사람에게로 날아갔어. )

조금 엉뚱한 면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독고붕비!

그가 마지막 희망임을....

그리고,

이미 그녀 자신의 영혼은 저 장난꾸러기같은 악동에게 장악되어 있음을....

단지,

(차라리 겁탈을 하든지 하지 숫처녀보고 해달라니..... )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나,

그것조차 한계에 부딪치고 있었다.

"누워요. "

그녀는 체념하듯 말했다.

"우와! 이제야... "

털썩!

얼른 팔베개를 한 채 독고붕비는 누웠다.

슥-----!

혁혜미는 그런 그의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글, 어차피 해드릴바엔 화끈하게.... )

그녀의 봉목엔 어떤 뜨거운 열류와 확고한 결심이 서렸다.

그리고,

스륵.....!

그녀의 교구가 독고붕비의 가슴을 쓸어내려가더니,

바지춤의 끈을 잡았다.

바야흐로,

천하의 남녀간에 벌어지는 정사중에 가장 해괴한 정사가 벌어지기 직전이었는데....

"빌어먹을.... 년놈들! 고작 저짓을 하려고......! "

천뢰마신!

어둠의 그늘에 숨어 있던 그자의 눈에서 흉흉한 살광이 피어올랐다.

그럴만도 했다.

천뢰마신의 용모,

그것은 인간이기 보다는 성성(猩猩)이에 가까운 몰골이었다.

그자의 평생에,

여자를 강제로 겁탈한 적은 있어도 여인에게 진정한 사랑의 손길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현재,

독고붕비와 혁혜미.....

그대로 한폭의 원앙도(鴛鴦圖)가 아닌가?

저 다정한 모습,

야수가 발광을 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꽉!

그자의 손아귀에 두 알의 검은 철구(鐵救)가 잡혀들고,

"크흐흐....! 빌어먹을 년놈들! 둘이 지옥에나 가라! "

휙!

쐐---- 액!

그자는 수중의 철구를 내던지고는,

파----- 앗!

그대로 신형을 뒤로 튕겨 날아갔다.

"엥? 저건......! "

한창 흥분에 들떠 있던 독고붕비,

여인의 부드러운 손길이 그의 바지를 내리려는 찰나였는데,

새(鳥)가 지린 배설물같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두 개의 검은 철구가

  그의 시야로 들어온 것이었다.

(화약(火藥)......! )

그는 동물적인 본능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순간,

팟!

그의 누워있던 상체가 튕겨지고,

와락!

그는 혁혜미의 교구를 끌어안았다.

이유를 모르는 여인,

"참고 계시면 약속대로 해드릴텐....... 어멋! "

독고붕비가 욕정을 참지 못하고 자신을 어찌하려는 것으로 착각하던 혁혜미는

  비명을 질렀다.

쐐----- 애애액!

독고붕비!

그의 신형은 혁혜미를 안은 채로 그대로 오백장을 치솟아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혈붕천리비행공(血鵬千里飛行功)!

한줌의 진기로 일천리를 비행할 수 있는 고금최강의 경공!

그것이 펼쳐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솟구치는 그 순간,

콰----- 콰콰쾅!

쿠쿠쿠---- 쾅!

천붕지열의 대폭음이 천지를 진동하였고,

일천 장 이내엔 가공할 폭풍뇌기가 휘몰아쳤다.

"으음.....! "

독고붕비는 위험을 느끼며 몸 주위로 호신강막을 일으켰다.

고오오......!

혈붕강막이 그의 주위로 펼쳐지고,

쐐---- 액-----!

독고붕비의 신형은 비조같이 더욱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어떤 자식이 감히! "

위험이 사라지자,

당연히 분기탱천한 독고붕비의 노갈이 터져나왔다.

"한창 하려는 찰나에.. 빌어쳐먹을 벼락에 맞아 뒈져버릴 놈팽이가... "

츠으----!

독고붕비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욕설을 퍼부으며 안광을 폭사시켰다.

"화탄을 던진 놈이 있을텐데... "

방해꾼의 색출이 그 다음 문제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저놈이로군! "

독고붕비의 눈가로 살기가 피어올랐다.

저 멀리....

명사산에서 일리(一里) 밖을 죽어라 도주하는 거한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다.

"혈붕, 저자식을 죽여! "

분노한 폭갈이 터졌다.

순간,

쿠-- 워--- 욱!

어디선가 날고있던 만년혈붕의 대붕후가 화답해왔다.

한편,

휘르르르.....!

천뢰마신,

그자는 명사산에서 일리나 떨어진 곳에서 경공을 멈추며 고개를 돌렸다.

"크크.... 재미도 보기전에 뒈졌을테지? 크크크....! "

그자의 동공엔 변태적인 음광이 희번뜩이고 있었다.

한데!

"헛! "

일순,

그자는 바람이 빠지는 경악성을 질렀다.

본 것이었다.

구---- 워억!

한 마리... 거대한 혈붕이.....

콰---- 아아아----!

저 창날같은 부리를 아래로 한 채....

낙뢰(落雷)처럼 쏘아져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돼! "

파--- 앗!

그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주했다.

하나,

어찌 인간의 발이 따를 수 있겠는가?

채 일마장도 벗어나기 전,

퍼---- 억!

그대로....

그의 등판에 핏빛의 거대한 부리가 박혀들었다.

"괘씸한 놈! "

독고붕비는 허공에서 천뢰마신의 죽음을 지켜보며 이를 갈았다.

이어,

츠츠츠.....!

그는 천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천혜서시 혁혜미,

(이 사람의 무공은 짐작할 수 조차 없어. )

그녀의 봉목엔 경이감마저 담겨 있었다.

무려.....

허공 일천장 위로 등천(騰天)할 수 있는 무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가지 않는 일이었기에....

아울러,

그녀의 가슴은 어떤 뿌듯함이 차오르고 있었다.

영혼을 앗아간 사내,

이제, 그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주어야할 사내,

그가 지닌 무위는 고금역사에 다시 없을 지경이었으니.....

"이번엔.... 진짜 해드릴께요! "

수치심이고 자존심이고 내던져 버릴 수밖에 없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우르르르-----!

명사산!

일천장 높이의 거산(巨山) 전체가 뒤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쩌---- 어어억!

여기저기서 균열이 일어나더니.....

쿠---- 쿠쿠쿠-----!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바위의 절벽이 아예 절반 정도가 함몰되는 것이 아닌가?

천뢰벽력탄!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터져버린 그 엄청난 폭발력은 산사태를 일으킨 것이었다.

"또 옮겨야겠군! "

독고붕비는 씁쓸히 웃으며 옆으로 날아가려 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응? "

돌연, 독고붕비의 눈길로 이채가 스쳐갔다.

무엇을 보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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