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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 장 運命의 만남 (26/30)

   제 23 장  運命의 만남

문득,

들썩.... 들썩.......

전권(戰圈)의 십장 밖 우측방향의 모래더미가 들썩였다.

그리고,

촤------ 아.....!

하나의 인영이 솟구쳐 올랐다.

왜소한 체구의 꼽추노인.......

그의 우측손엔 쇠사슬이 감긴채 끝엔 묵직한 철추(鐵鎚)가 매달려 있었다.

대머리에......

쥐눈을 한 볼품없는 인상과 함께 풍기는 분위기도 기분나쁜 인물이었다.

"크크! 백의사천로가 신비회(神秘會)의 비밀호법이었다니.... 놀랄 일이군! "

그자는 비릿한 흉소를 흘리며 전면을 바라보았다.

"끼이이------! "

"츠츠츠-------! "

"키키키------! "

묵마인---- 아수라에 포위되어 있는 백의사천로는 꼽추노인을 보자 눈을 부릅떴다.

"대막마타옹(大漠魔陀翁)! 네놈이------! "

"어찌하여 우리의 북방도주로를 적이 빨리 알아차리나 했더니.... 네놈

  때문이었군! "

"비열한...... "

살기(殺氣)어린 여러개의 눈길을 받고 있는 왜소한 꼽추노인......

---대막마타옹!

이것이 그 자의 이름이었다.

대막의 패주로 군림했던 대막혈궁(大漠血宮)의 궁주(宮主)였던 인물.......

그자는 백오십 년 전,

대원제국(大元帝國)의 후예들인 대초원(大草原)의 패자(覇者) 모란왕국

  (牡蘭王國)과 어울려 대륙의 북방을 침입했었다.

하나,

당시의 대명제국은 막강했고,

모란왕국의 십만모란전사군은 무참히 패배를 당했다.

반면,

대막혈궁도 대륙정도의 네개 수호천(守護天)인 사대천가의 연합군에 밀려 패퇘했고,

사대천가는 아예 대막까지 쳐들어가 대막혈궁을 박살내 버렸다.

그때,

대막혈궁의 궁주가 바로 대막마타옹이었다.

그자는 당시 눈물을 뿌리며 다시는 대륙의 땅을 밟지 않겠노라고 맹세를

  하고서야 목숨을 구함받을 수 있었다.

그때,

사대천가의 주인들이 바로 백의사천로였다.

운명(運命).....

묘한 곳에서 부딪히고 있었다.

"으득! 저놈을 그때 모가지를 비틀어 버렸어야 하는 것을......! "

"악인은 끝내 악인이었는가? "

"쳐죽일..... 놈! "

"빌어먹을! "

백의사천로는 대막마타옹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하나,

그 뿐이었다.

이미,

모든 기력이 쇠퇴된 그들의 앞에는 공포의 마물(魔物)... 아수라마강시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크흐흐......? 본좌는 아수라대마벌의 대막분타주다! 신비회를 포위하란

  밀명을 받았고 그 핵심요원을 추살하라시며 백구의 아수라마강시가

  배당되었지! "

스윽-------!

대막마타옹은 실실 웃으며 한걸음 다가들었다.

"크크! 처음엔 놀랬지! 네놈들 백의사천로가 살아있고 신비회의 회주가

  네놈들이 아닌, 무공도 모르는 계집이었을 줄이야. "

그자의 눈빛엔 원독의 빛이 파랗게 피어올랐다.

"크흐흐......! 전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이 막강해졌다만 아수라마강시

  백구면.... 대륙일성(大陸一省) 정도는 지옥으로 만들 수 있지! "

츠으......

그자의 얼굴엔 득의의 빛이 가득했다.

"크흐......! 네놈들은 죽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저 계집을 지존께

  끌고 간다면 노부는 아수라대마벌에서 서열 백위(百位) 이내로 진입될

  것은 확실하지! "

그자의 눈길은 백의여인에게 머물러 있었다.

"크크! 신비회의 회주가 저런 어린 계집이었다니..... 그냥 한 입에 삼켜도

  쏙 넘어가겠는걸? "

그자의 입가엔 침이 흐르고 있었다.

음탕한 생각을 하고 있음이리라.

"저..... 놈! "

"쳐죽일 놈! "

"감히! "

"네놈을.....! "

백의사천로는 눈을 부릅뜨며 노호성을 터뜨렸다.

하나,

이빨 빠진 노호(老虎)의 포효일 뿐이었으니......

"크흐흐! 저 노물들을 죽여라! 아수라마강시! "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캬----- 아아! "

"키키키-----! "

쿠쿠쿠쿠------!

아수라마강시들은 괴성을 지르며 다시금 덮쳐들기 시작했다.

"이익! "

"죽어도 네놈만은 지옥으로 보내겠다! "

"살아남으면 대막을 피로 씻어 버리리라! "

"더러운 꼽추놈! "

츠츠츠------!

백의사천로는 최후의 진력을 끌어올리며 살기를 발했다.

이어,

"가------ 랏! 검탄비폭참(劍彈飛爆斬)! "

"천도(天刀)----- 파멸폭(破滅爆)! "

"천(天)----- 붕(崩)----- 권(拳)! "

"천류(千流)------ 사탄뢰(死彈雷)! "

콰아아아-----!

파파팟-----!

쩌----- 쩌쩌쩡------!

백의사천로의 최후의 공세,

캉------!

콰콰콰------!

삼십여 구의 아수라마강시의 전신으로 굉음을 내며 격중되었다.

하나,

소리만 클 뿐이었으니......

"끼----- 이------ 이! "

"키키키------! "

아수라마강시!

쿵! 쿵! 쿵!

십장을 밀려갔던 마물들은 아무탈 없이 일어서고는......

"캬----- 아! "

"키------ 아아------! "

"끼끼------ 끽! "

야수같은 마성을 토하며 짓쳐들었다.

그리고,

퍼----- 펑!

도합,

서른여섯장(三十六掌)을 고스란히 맞는 백의사천로,

"큭! "

"컥------ 헉......! "

"크흐-----! "

"음-------! "

단말마의 신음을 토하며 튕겨져 나가,

털----- 썩!

푹------!

그대로,

모대더미 속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과도한 진력의 소모와,

아수라마강시의 공세는 그들의 내부를 산산이 으슬뜨렸다.

아직은 꿈틀거리고 있긴 했지만,

거의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게 되어 버린 것이었으니.....

"크흐흐......! 고것.......! "

대막마타옹!

휙!

그자는 바들거리며 떨고 있는 백의여인의 앞으로 날아갔다.

"쭉 빠진게.... 벗겨놓으면 더욱 기막히겠는걸? "

음탕한 말을 거침없이 뱉으며 그자는 여인의 몸매를 훑어 내렸다.

"이..... 추악한 늙은이가! "

백의여인은 살기를 띄웠다.

하나,

어쩌겠는가?

그녀는 닭모가지 하나 비틀 힘도 없었다.

더욱이,

그녀를 지켜주던 백의사천로는 생사의 기로에 선 채 빈사지경에 빠져 있었으니.....

"츠으..... "

"크으..... 안된다! "

"이.... 놈! 제발 그 아이만은..... "

"천벌이 두렵지.... 않느냐? "

백의사천로는 꿈틀거리며 희미하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하나,

대막마타옹은 그런 그들을 거뜰떠 보지도 않고 있었다.

"크크! 좋아! 저 계집과 운우의 정을 나누는 것을 네놈들이 즐겁게 보면서

  죽도록 해주마! "

아예, 백의사천로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었다.

"더.... 러..... 운.... "

"개만도 못한..... "

눈을 부릅뜨며 허우적거리는 백의사천로의 행동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스------ 윽!

그런 그들을 곁에 둔 채 대막마타옹은 손을 뻗었다.

"크크크------! "

음악한 흉소를 터뜨리며.....

한데,

바로 그때였다.

"감히.... 본좌의 영내에서 피를 흘리다니! "

우르르-----!

돌연,

우뢰와도 같은 벽력성이 창공에서 터져오는 것이 아닌가?

"헛! "

대막마타옹은 기혈이 역류하는 충격을 받으며 급히 시선을 올렸다.

"헉! 저, 저것은....... "

그자의 입은 쩍 벌어졌고,

작은 쥐눈은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만년혈붕! 설마..... 혈붕황의 신화가.....! "

그도 그 위대한 신화를 알고 있었다.

대막도 변황의 영역에 속해 있었기에......

그와 동시,

"몸만 살아있고 영혼은 죽은 마물들..... 살아있을 가치조차 없다!

  뇌(雷)---- 정(霆)----- 인(印)! "

쩌----- 쩌쩌------ 쩡!

허공에서 작렬하는 수천줄기의 낙뢰(落雷)!

퍼------- 퍼퍼퍼----- 퍽!

그것들은 그대로 아수라마강시의 가슴으로 작렬했고,

"끼------ 아악! "

"캐애액------! "

"끄으으윽.......! "

아수라마강시들은 처절한 절규를 질러댔다.

그런 마물의 가슴,

시퍼런 뇌인(雷印)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리고,

쩌---- 어억!

그 심장부위부터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스스스------

조각조각 박살나며 흩날려가는 것이 아닌가?

---뇌정인!

우주최강의 힘----- 뢰(雷)!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뇌정마찰 최강의 천무(天武)앞엔 아수라마강시의

  천마금강체(天魔金剛體)도 유리조각에 불과할 뿐이었다.

"크으......! 혈붕황이 나타나다니...... "

주춤주춤......

하얗게 질린 채 뒷걸음질하던 대막마타옹,

"으----- 아아아-----! "

휙!

그자는 비명을 지르며 냅다 뛰어 도망쳤다.

하나,

구------ 워어억!

거창한 혈붕의 울부짖음과 함께,

콰------- 아아아--------!

두개의 대들보같이 굵은 혈붕의 다리,

그 끝......

세개의 거대한 창날같은 발톱이 세워진 채 내리꽂혀들고 있었다.

"아, 안돼! "

대막마타옹은 손을 들어 저으며 최후의 발악을 했으나,

쿵!

그대로 그자의 몸뚱이는 혈붕의 발톱에 관통된 채 모래더미 속으로 함몰되었다.

만녀혈붕!

놈은 날개를 접은 채 대막마타옹을 깔아뭉개며 앉았다.

(어.... 어찌........! )

(허공 일천장을 격하고서 아수라마강시 삼십여 구를 일격에 박살낼 수 있단

  말인가? )

(저 피빛의 혈붕이라니......? )

(대체....... )

빈사지경의 백의사천로,

그들도 흐릿해지는 시선으로 모든 것을 목도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이 엄청난 사태에.....

사갑자를 살아노 그들로서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었다.

한편,

휙-----!

한명 백의미청년이 만년혈붕의 등 위에서 날아내렸다.

독고붕비!

그는 백의여인의 앞에 섰다.

순간,

"........! "

"........! "

두 남녀의 시선이 마주쳐지며 그들의 몸은 경직되었다.

아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 우연한 만남으로 인하여.....

환우천하(還宇天下)의 미래가 달라질 거대한 운명이 시작됨을.......

그것은 운명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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