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天外三密宗의 秘話, 至尊三功을 얻다
“음? ”
일순,
독고붕비는 걸음을 멈췄다.
우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육중하게 가로막혀 있는 혈벽(血璧)이었다.
그것도 물론 혈수정(血水晶)으로 된 것이었다.
문(門)인 듯도 했고.....
한데,
그 혈수정문의 앞,
삼인(三人),
일남이녀(一男二女)가 좌정해 있는 것이 아닌가?
(이곳에..... 시체가? )
독고붕비는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생기(生起)가 없이......
삼인은 단지 좌화(座化)해 있는 시신(屍身)이란 것을.....
“흠.......!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군! 죽었는데도 이런 기도를 지니고 있다니.... ”
독고붕비는 탄성을 터뜨렸다.
그랬다.
츠으으으........!
분명,
생명의 기운은 없었다.
하나,
그 일남이녀의 전신에서 감지되는 막강한 기세......
그것은 선천적인 기운은 아니었고 후천적으로,
엄청난 수련을 거쳐 지니게 된 무적의 내공력이었던 것이었다.
일남이녀.....
그들은 품자로 서로를 마주한 채 단좌해 있었다.
사내.....
승인(僧人)이었다.
검은 흑가사(黑袈裟)를 걸친 구순가량의 노승,
그의 검은 흑가사의 중앙엔 한줄기 뇌정(雷霆)의 문양이 강렬하게 수놓여져 있었다.
“저건...... 뇌정마찰(雷霆魔刹)의 법의(法衣)이거늘...... ”
독고붕비는 흠칫했다.
<뇌정마찰(雷霆魔刹). >
우우.....
뉘라서 모르랴?
저.... 천축 어딘가에 있다는 나한(羅漢)의 후예들....
악(惡)에 대해서......
성불(聖佛)의 교화(敎化)보다는 죽음의 형벌로 다스린다는 패불(覇佛)의 집단,
오죽하면......
사찰(寺刹)의 이름에 마(魔)가 들어 있겠는가?
물론,
그들은 마문(魔門)은 아니었다.
단지,
악에 대해서만은 자비로움이 없는 무참한 살수(殺手)를 자행하기에 그런 별칭이
붙은 것이었다.
그 뇌정마찰의 패불승(覇佛僧)들은 검은 흑가사를 걸치고 다녔다.
그것은.....
천축무림(天竺武林)의 악인들에게 있어 공포의 상징이었다.
물론,
뇌정마찰의 패불승들은 함부로 사람의 눈에 뜨이게 다니지는 않는다.
세상에.......
한줌의 죄(罪)도 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해서,
뇌정마찰의 패불승이 지나간다면 백명중 구십명(九十名) 정도는 도망가기에
급급해지는 촌극이 왕왕 벌어지곤 했다.
한데,
“시퍼런 벽라뇌정문(碧羅雷霆紋)은 뇌정마찰의 지존(至尊)만이 하고 있다는데.....
그럼 이 사람이? ”
독고붕비는 흑가사의 노승을 노며 눈을 흡떴다.
그랬다.
뇌정마찰의 서열은 검은 흑가사에 새겨져 있는 뇌정문(雷霆紋)의 색(色)으로
구분짓고 있었다.
가장 최하(最下)가 백색뇌전(白色雷電)이었고,
그 위가 적색(赤色), 녹색(綠色), 금색(金色)이었다.
그리고,
벽라뇌정문이라 불리는 시퍼런 뇌전을 지닐 수 있는 인물....
단 한명 뿐이었다.
뇌정마찰의 대법존(大法尊)!
그렇다면,
설마 이 노승이......?
“흠.......! ”
독고붕비는 시선을 돌렸다.
노비구니(老比丘尼)!
나이..... 칠순가량 되었을까?
하나,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그녀의 피부는 고왔다.
거기에,
츠------ 으으으.......
피어오르는 기운.....
그것은 서기(瑞氣)였다.
장엄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잔잔한 성(聖)의 기운이랄까?
단지,
그런 기세만으로도 모든 악기(惡氣)를 씻어낼 지경으로 성기(聖氣)가 충만해 있었으니.....
“흠.... 관음성후 누님의 오십년 후 모습을 보는 것 같군! ”
독고붕비는 노비구니의 모습에서 장래의 관음성후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노비구니의 옷자락으로 시선을 내렸다.
황금실로 짠 황금가사(黃金袈裟)를 걸치고 있었다.
아울러,
그 황금가사엔 황금의 연꽃(蓮花)가 수놓아져 있었다.
“황금성니암(黃金聖尼庵)의 표식인데...... ”
<황금성니암(黃金聖尼庵).>
저... 천하최고(天下最高)의 대산(大山)인 희마랍아대산(希馬拉阿大山:
히말라야산백)의 기슭에 있다는 전설속의 신비암자가 그것이었다.
여승(女僧)....
비구니들만이 들 수 있는 곳으로....
아무 여자나 그곳에 들어갈 순 없었다.
한 마디로,
철저히 세파에 시달렸던 비운의 여인들만이 최후로 찾는 안식처였다.
일설엔,
황금성니암의 비구니들 중 처녀(處女)를 그대로 간직한 여인은 없다고도 할 정도였다.
철저히.....
인간세상에 대해 당할만큼 당해.... 차라리 죽음이 행복하다 여길 정도의 비참함음
맛본 여인들.....
그런 한녀(恨女)들이 번뇌를 씻으며 불심(佛心)이 충만하도록 불도(佛道)에 정진하노니....
그 황금성니암의 비구니에 대한 존경심은 엄청날 정도였다.
하나,
그녀들은 한가지만은 용서치 못했다.
여인에 대한 학대!
만일,
황금성니암의 비구니들에게 그런 만행이 목격되기라도 한다면... 그 상대자는
그 자리에서 사내의 상징을 잃어버리고 사지(四肢)중 하나가 절단된 후
이마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황금연꽃이 인두로 지져진다.
황금연꽃을 이마에 지닌 사내들.....
그 순간부터,
그자들의 인생은 끝이었다.
어떤 여자라도.....
설사,
그자를 낳아준 어머니라 할지라도 물 한 모금 주지 않는다.
밥해먹고 자신의 빨래마저 스스로 해야만 했다.
늙어죽을 때까지....
무공(武功)이 있다면 반항이라도 하리라.
하나,
황금성니암의 비구승들이 지닌 무공은 가히 하늘을 가를 지경이니....
일례로,
---천황마야(天荒魔爺) 아율극(亞慄剋)!
그자는 천축무림에서 십천왕(十天王)에 들 정도의 초강자였다.
한데,
그 자는 술만 먹었다면 마누라를 줘패고 딸을 발가벗겨 뭇 남자들에게 감상시키는
고약한 버릇을 지니고 있었다.
당연히,
황금성니암의 비구니 한명이 그에게 찾아왔다.
삼초(三招)!
천축무림의 서열 십위에 드는 초강고수자가 단지... 삼합(三合)만에 패배했고,
그의 상징물이 제거되었으며,
온른팔이 몸에서 분리되었다.
내공은 폐지되어 버렸음은 물론이었다.
이후,
그자는 아내와 딸에게 버림받고 헤매다 걸인(乞人)이 되어 굶어 죽었던가....?
그 자를 제압한 황금성니암의 비구니,
그가 막히게도,
그녀는 황금성니암에서 중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으니.......
또다른 여인,
“이런..... 여인이...... ”
독고붕비,
그는 망연자실했다.
하이얀 백라비단을 여인은 휘감고 있었다.
나이.....
사십대(四十代) 초반쯤 되어 보였다.
눈에 띄게 아름다운 미색(美色)은 아니었다.
후덕하고 풍성한 여인......
아울러,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함마저 내비치는 여인이었다.
흡사,
풍요로움의 화신같은 여인.....
(편안하다! 저 가슴에 안기고 싶을 정도로.... )
잔잔한.......
고요로운 평화가 독고붕비의 가슴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초설(初雪)을 받으며 만개(滿開)해 있는 설중매화(雪中梅花)라고나 할까?
그도 아니면,
늦가을의 서리속에서 고고하게 피어있는 한떨기 백국화(白菊花)라고나 할까?
그녀는 무릎위로 손을 가지런히 포개놓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길고 도톰한 손가락의 가운데.....
하나의 옥지환(玉指環)이 끼워져 있는것이 보였다.
비취색의 작은 옥환.......
그 위로 새겨져 있는 하나의 봉황(鳳凰),
“비취봉황을 표식으로 삼는다면.......? ”
독고붕비는 흠칫했다.
바로 그것이었다.
천축(天竺).....
그곳은 어지러운 대지였다.
수천, 수만 개의 종교(宗敎)가 어우러져 있었고,
종족의 숫자도 그만큼이나 변화막측하기 이를데 없었으니....
하루에도 서른개의 새로운 나라가 들어서고...
그만한 수효의 왕국이 멸망하는 곳....
바로 천축은 그러한 곳이었다.
대륙천하가 한족단일(漢族單一)로 내려온 것이 자랑이지만.....
천축도 그에 못지 않은 저력이 있었다.
천축은.....
수많은 소국가가 있으며 끊임없이 분열을 일으키고는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천축인(天竺人)이 천축에서 일으키는 일일 뿐이었다.
천축의 대지(大地)가 다른 세계에 의해 변탄된 적은 없었다.
물론,
저..... 대몽고제국(大蒙古帝國)의 일만은 예외였다.
하나,
그것도 옛일....
몽고대제국이 대원제국(大元帝國)을 마지막으로 무너진 것처럼.....
티무르제국 역시도 사라져버린 뒤였다.
한데,
대륙천하에서......
대원제국을 몰아내고 대명(大明)을 건국한 주원장(朱元?)!
그에겐 백련교(白蓮敎)라는 결사의 항원비밀세력(降元秘密勢力)이 있었다.
천축....
그곳에도 그런 것이 존재했으니,
<비취연맹. >
그렇게 불리웠다.
천축에 소속된 수천, 수만개의 소국가(少國家)들,
그 왕족(王族)들이 뭉쳐서 세워진 천축비밀결사!
그 영도자는 비취천사라 칭하고.....
그의 명령엔 모든 것에 우선하여 따른다.
저 막강하기 이를데 없는 티무르제국이......
형제국(兄帝國)인 대원제국이 멸망에 분노하여 신생국인 대명을 정벌코자 백만강병을
일으켰을 때,
중도에서 티무르제국의 황제를 비밀리에 요격하여 단념시켰던 일은.... 비취연맹의
최고걸작이기도 했다.
그리고,
종내엔 티무르제국을 분열시키고 다시금 천축을 이족으로부터 탈취해낸 최강의
왕족비밀결사!
그것은 지금도 면면히 맥(脈)을 이어지고 있었다.
---비취봉황환!
비취연맹의 지존신물이 되는 최고의 보물!
그 하나의 옥반지의 권위는 가히 상상을 절(絶)할 지경이었다.
천축을 넘어,
변황전역에 걸쳐 왕족(王族)이라면 그 명령에 절대복종해야만 하는 것이었으니.....
“그렇군! 천외삼비세(天外三秘勢)가 일갑자 전부터 활동이 끊어졌다더니만.....
새황오패천(塞荒五覇天)인가 하는 놈들과 공멸(共滅)했다는 말은 엇소문이었군! ”
독고붕비,
그는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일갑자(一甲子) 이전,
변황(邊荒)중 새황(塞荒)을 휩쓸었던 피의 폭풍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는.....
육십년 전(六十年前),
천축과 북해(北海), 서장(西藏), 막북(漠北) 일원엔 스산한 혈운(血雲)이 피어 올랐다.
<새황오패천(塞荒五覇天). >
그렇게 불리는 새황(塞荒)의 다섯 지배자......
---배황밀교(拜火密敎)!
---폭풍탑(暴風塔)!
---환상밀계(幻想密界)!
---흑해(黑海)!
---빙성(氷城)!
그들은 새황무림을 천년에 걸쳐 지배해오고 있었다.
하나,
그들은 변황전체를 장악할 순 없었다.
이유 간단했다.
수만개의 종파(宗派)를 지닌 변황을 하나(一)의 힘으로 군림한다는 것이 우선
불가능한 일이었고,
일반 백성이 떠받드는 저.... 수천개에 달하는 소왕국(少王國)을 어찌한다는 것은
가히 불가능에의 도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하나,
당시엔 상황이 달랐다.
티무르제국이 남기고간 피폐함은 종파와 왕권(王權)의 쇠퇴를 가져왔고 강력한
티무르제국은 와해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었던 것이었다.
그랬기에,
새황오패천은 일시에 일어났다.
야망(野望)이라는 이름의 거품을 입에 물고.....
군림(君臨)이라는 허영의 날개옷을 이은채 물불 안가리고 덮쳐든 것이었다.
결과,
파죽지세(破竹之勢)!
누구도 새황오패천을 막을 수 없었다.
하나,
누가 알았으리오.
<천외삼비세(天外三秘勢). >
신비(神秘)의 구름속에 실체를 감춘 채 웅크리고 있던 신화(神話)의 대지였다.
---뇌정마찰(雷霆魔刹)!
---황금성니암(黃金聖尼庵)!
---비취연맹!
그것은 폭풍지세(暴風之勢)로 새황(塞荒)을 휩쓸어 초토화시켜 버렸다.
그리고,
그 선봉에 선 인물들.....
---천외삼밀종(天外三密宗)!
뇌정천존(雷霆天尊)--------!
황금대성니(黃金大聖尼)-------!
비취여왕-------!
바로 그들!
이제껏!
단 한번도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신비의 신인(神人)들.....
새황오패천의 오대종주(五大宗主)들은 그들을 맞이하여 단 일백초만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무차별한 굴욕적인 항복이 뒤따르고.....
새황오패천은 천년봉문(千年封門)이라는 굴욕으로 그 막(幕)을 내리고 말았다.
그것이 일갑자(一甲子)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데,
천외삼밀종,
그들은 새황오패천과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신비롭게 실종되고 말았었다.
그들에 대한 억측은 구구했다.
새황오대종주(塞荒五大宗主)와의 대결에서 당한 중상을 치유하러 은거했다느니.....
중상이 도저 죽었다느니......
심지어,
무공이 극에 이르러 우화등선(羽化登仙)하거나 활불(活佛)이 되었다느니 하는
소문마저 나돌 지경이었다.
× × ×
“이들이 천외삼밀종이 틀림없군! ”
독고붕비는 일남이녀를 둘러보며 확신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아......
천외삼밀종!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일갑자 전,
새황오패천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후 돌연 사라졌던 그들이 이곳에 있다니.....
이 죽음의 불귀지지인 적사지대의 지저에.......
“저건.......? ”
독고붕비는 삼인의 중앙을 보며 이채를 발했다.
그곳,
바닥엔 깨알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 천외삼밀종은 위대한 변황지존(邊荒至尊)이신 혈붕황(血鵬皇)을 기다리며
죽음을 영광으로 생각하외다. >
글귀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좌화해 있는 일남이녀,
그들은 천외삼밀종이 분명했다.
한데,
그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던 독고붕비였는데......
“혈..... 붕황! 여기서도 그 지겨운 이름을 듣다니! ”
그는 미간을 좁히며 연신 못마땅한 듯 투덜거렸다.
----혈붕황!
그 예언의 이름이 지금 이곳에서도 생생히 살아있는 것이었다.
“제길! ”
독고붕비는 천외삼밀종을 쏘아보고는 쓴 입맛을 다셨다.
혈붕황이란 이름은 그에게 좋은 의미는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글을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다.
<새황오패천종은 우리 천외삼비세에 밀려 패색이 짙어지자 일전(一戰)후에 무조건
항복을 했소이다.
한데.......
그자들은 야망을 버린 것이 아니었으니.....
하나의 기밀(機密)을 흘린 것을 추격해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소이다.
놈들은 옛 누란왕국(樓蘭王國)의 비밀서고(秘密書庫)에 저 위대한 변황지존의
대예언인 혈붕황의 탄생지를 찾을 수 있는 혈붕천비도해(血鵬天秘圖解)가
소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은밀히 회동하고 있었소.
혈붕천비도해를 탈취하여 전 변황지존인 혈붕황이 되어 환우천하(還宇天下)를
군림하려는 대야망을 품고서......
한데,
그자들은 우리들이 추적하는 것을 감지하곤 도주하였고.... 불귀지옥이라는
적사지대에 이르자 퇴로를 잃고 최후의 저항을 했소이다. >
“흠...... 이런 비사(秘事)가..... 있었을 줄이야! ”
독고붕비는 숨을 길게 몰아쉬며 흥미롭게 삼인을 둘러보았다.
<혈붕천비도해(血鵬天秘圖解). >
저 변황지존의 예언을 담고 있는 혈붕황의 탄생지를 찾을 수 있는 비도(秘圖)가
존재했었던 것이었다.
새황오패천종!
그자들은 변황에 대한 공세를 하는 중에 우연히 그런 사실을 탐지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과거 서역제일맹국(西域第一盟國)이었던 누란왕국에 비장되어 있다는 것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하나,
바로 그때 천외삼비세의 대공세가 덮쳐왔던 것이었다.
무인(武人),
차라리 죽을지언정 항복이란 말은 죽음보다 더한 치욕이었다.
그런데,
일문(一門)의 종사(宗師)자 변황군림(邊荒君臨)을 꿈꾸던 효웅(梟雄)들인
새황오패천종이 무조건 항복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새황오패천이 천년봉문(千年封門)에 동의했으니......
그 이면에는 또다른 야망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었다.
혈붕천비도해를 찾아.....
변황지존이 되어 천하를 군림하려는 대야망이.....
그것이,
미리 탐지되어 천외삼밀종이 뒤를 추적했던 것이었고,
그자들은 낌새를 채자 도주하다가 적사지대에 이르러 퇴로를 차단당하자 발악적인
저항을 한 것이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법(法)------!
하물며,
하늘(天)로 이르는 길(道)이 보이는데 좌정당한 새황오패천종!
죽음을 도외시한 대공세가 펼쳐졌음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하루의 낮과 하루의 밤이 혈투(血鬪)속에 지나갔다.
새황오패천종.....
일전(日前)의 천외삼밀종과의 대결에선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었다.
승산이 없고,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그자들은 자신들의 힘을 아껴두었던 것이었다.
야망의 좌절과 죽음의 항거에 대한 발악적인 공세!
하나,
천외삼밀종은 강했다.
일주야에 걸친 격돌은 승패를 명확히 갈라놓았고,
죽음을 목전에 둔 새황오패천종은 마지막 육탄돌격을 감행했다.
심장을 천외삼밀종에게 격파당하면서도 그들의 몸을 끌어안고서 적사지대로 뛰어든
것이었다.
이미,
내공의 오할을 유실시켰고,
가볍지 않은 경상을 입은 상태에다가 죽어가면서도 몸을 놓지 않는 거머리같은
새황오패천종의 발악에 의해 적사지대로 빨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새황오패천종을 떨쳐낸 것은 이미 머리까지 적사지대의 모래늪 속으로
빠져들고 난 이후였다.
끝없이 밑으로 잡아들이는 흡인력, 사방에서 조여드는 붉은 모래의 압력.....
적사지대의 모래알은 너무도 미세하여 공기의 흐름마저 통과될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천외삼밀종은 흐릿해지는 정신속에서 위로의 탈출은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오히려,
천추근의 신법을 발휘해 무섭게 밑으로 빠져들어갔고.....
그들의 막강한 내공력은 삼일간의 공기유입(空氣流入)이 없이도 버텨내면서 이곳
혈수정의 동굴로 빨려들어온 것이었다.
하나,
그들의 목숨은 거의 경각에 달려 있었다.
아니,
오히려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엄청난 격전을 치루어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오히려 천추근의 공력을 계속 사용하였고,
숨도 쉬지 못했으니......
<아깝소이다.
혈정무극원영기(血晶無極元靈氣)가 한모금이라도 있었다면 살아볼 수 있으련만.....
앞으로 일갑자(一甲子) 이후에나 완성될 것 같으니.....
우리는 최후의 기력으로 이곳 끝에 이르렀나이다.
혈정천문(血晶天門).....
오오.....
이곳만 넘으면 저 위대한 변황의 대예언지(大豫言地)..... 혈붕(血鵬)의 대성지
(大聖地)가 있을 것이거늘.....
이제 일푼의 힘도 없이 죽음의 사신을 맞이하오이다.
우리 천외삼밀종을 볼 수 있는 연자(緣者)는 분명 혈붕천좌성(血鵬天座聖)을 타고난....
혈정무극원영기를 몸에 받아들이신 분일터.....
혈붕천비도해가 가리키는 하늘의 신비가 바로 이곳이로소이다.
혈붕황이시여.....
위대한 예언의 실현자이시여.....
변황지존은 변황무림의 하늘이시외다.
죽어서나마 경배를 드리오리니.....
필부들이 이끄는 천외삼비세와.....
그 지존삼공(至尊三功)을 드리오리다!
혈붕황께 영광이 천년을 함께 하기를 기원하오이다.
천외삼밀종 공배(共拜). >
장문의 글귀는 그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 ”
독고붕비,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
그저,
망연히 서 있을 뿐이었다.
문득,
그는 정신을 추스렸다.
“이곳이.... 혈붕의 대성지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라니...... ”
그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
씁쓸한 고소가 그의 입가로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관음성후와 황금여왕,
두 여인의 말과 행동에 실망하여 뛰쳐나와 무작정 사막을 횡단했던 독고붕비였다.
그러다가,
아무 생각없이 죽음의 적사지대로 뛰어들게 되었고,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회생(廻生)한 데다가,
이곳이 바로 자신이 이를 갈며 저주했던 혈붕황의 탄생성역(誕生聖域)이라는 사실!
“빌어먹을! 그럼.... 이제까지 내욕을 내가 하고 있었던 셈이군! ”
독고붕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천외삼밀종을 보며 목례를 올렸다.
“고맙소이다! 세분! 세분이 아니었으면 관음누님과 황금누님도 벌써 그 쳐죽을
새황오패천의 늙은이들에게 유린당했을 테고 붕비도 흑기사 아저씨와 함게
사막의 어딘가에서 죽었을 것을.... 결국, 세분은 붕비의 생명의 은인이시구려! ”
그는 조사를 읊듯 치하했다.
천외삼밀종.....
죽은 그들의 얼굴로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는 것은 착각이었을까?
“후후! 세분이 남긴 무공은 반드시 세분의 사문(師門)에 돌려드리겠소이다! ”
독고붕비는 세가지 무공구결을 머리속에 담으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지존삼공(至尊三功). >
그렇게 불리워지는.......
천외삼비세의 지존천무(至尊天武)가 그것이었다.
뇌정마찰---- 뇌정인(雷霆人)!
황금성니암---- 천불수(天佛手)!
비취연맹----- 비취천강무!
변황무림에서 가장 강력한 지존무공들이 그것이었다.
아울러,
그것을 펼치는 자는....
최소한 십만의 휘하를 거느릴 수 있기도 하였다.
그것을.....
독고붕비는 너무도 쉽게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