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천균 (2)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밀실 안.
눈앞으로 손을 들어보아도 손끝이 시야에 잡히질 않을 정도로 칠흑 같은 어둠.
준혁은 기감으로 밀실이 대략 5평 정도의 작은 공간임을 파악하고는 영기를 발출해 밀실을 이루고 있는 검은 막의 상태를 확인했다.
스르륵-
하지만 준혁이 쏘아 보낸 영력들은 밀실의 벽에 닿자 아무렇지 않게 흡수돼 사라져 버렸다.
“나가는 게 쉽지 않겠어.”
현재 준혁의 경지는 원영기 후기에 오른 상태.
그런 자신의 능력으로도 밀실이 무엇인지조차 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최소한 다음 경지인 완영기(完婴期)에는 이르러야 한다는 말과도 같았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수련만 해야 한다고 해서 딱히 두렵거나 힘든 건 아니었다.
다만, 걱정거리를 해결하지 못했기에 준혁은 조금 초조해질 뿐이었다.
“내 예상으론 대략 50년···.”
준혁이 월광지력을 이용해 성인봉 아래 매장해둔 동생의 봉인은 대략 50년 전후로 봉인이 스스로 깨어질 것이었다.
애초에 나설헌이 단약을 만들어 오면 바로 치료할 생각이었기에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봉인을 설치하지 않은 것.
“제이엘···. 그녀를 믿어야 하는 건가.”
준혁은 제이엘의 도주를 도우며 그녀에게 최소한 30년 안에는 한국으로 가 동생의 치료를 부탁했었다.
그랬음에도 가장 큰 문제는 그녀가 과연 도주에 성공했는지 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
“흠, 그래. 이런 고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수행을 올리자.”
한참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준혁은 결국 봉인지 안에 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는 모든 상념을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공간대 안에 있던 중급 법기를 모조리 꺼내 한쪽에 쌓았다.
완영기에 올라 혈단법의 숙련치가 올라가면 사용하려 했지만, 천주문을 익히고 공법 수업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을 얻었기에 그동안 모아왔던 중급 법기를 전부 흡수해버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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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정한 준혁을 중심으로 금빛 실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가 있었고, 그런 실 끝엔 각종 법기들이 빛을 발하며 닿아있었다.
법기들은 각각의 기능을 자랑하듯 오색의 빛들을 내뿜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그 안에 담긴 기운들이 가볍지 않았다.
잠시 후, 오색 빛을 내뿜던 법기들은 금빛 실들에 완전히 감싸였고, 순식간에 빛을 잃으며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 금빛 실을 통해 법기의 기운을 전부 흡수한 준혁은 천천히 눈을 뜨며 입가에 만족할만한 미소를 띠었다.
“이걸로 끝이군.”
그동안 하급 법기만을 흡수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한 준혁이었다.
하급 법기는 하급 재료를 사용한 것뿐 아니라, 재료에 담긴 영력을 절반도 끌어내지 못했던 것, 하지만 중급 법기부터는 질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재료가 가진 힘을 온전히 함유하고 있어 전해지는 기운이 남달랐다.
“내 예상이 맞았어.”
이미 3품 화목단으로 영기의 양만으론 포화상태에 이르러있던 준혁은 중급 법기를 흡수한 게 신의 한 수라고 판단했다.
굳이 영기의 총량으로 보자면, 중급 법기 3개의 영기를 완벽하게 흡수해야 3품 화목단 하나와 비슷한 수준의 원기를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영기라고 해도, 그 근원을 이루고 있는 원기는 제각각 다른 것. 한가지 기운만을 계속 쌓아가며 정체돼있던 준혁은 새로운 기운을 흡수하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걸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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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도 잊고 공법 수련과 원기를 다시 정제해 정혈로 만들기를 반복하던 준혁은 드디어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공간대를 가볍게 스치자 어느새 준혁의 한 손엔 하얀 자기병이 들려있었고, 반대편 손가락 사이엔 은은한 기운을 내뿜는 단약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행이 더 오르고 먹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지.”
3품 화목단으로 영기 포화상태에 접어든 후, 중급 법기를 흡수해 균형까지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제 준혁에게 남은 건 다음 경지로 넘어갈 강렬한 충격이었다.
최소한 완영기나 연형기에는 이르러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1품 화목단으로 강렬한 충격을 줘 경지를 돌파할 작정.
물론 수행을 아득하게 넘어선 단약은 다른 이의 보조가 없으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혈단법으로 단약의 기운을 정혈로 정제할 수 있던 준혁에겐 조금 힘겨울 뿐 큰 문제는 아니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준혁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자기병을 공간대에 넣고 단약을 입으로 가져갔다.
입속으로 들어온 1품 화목단은 마치 원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스르륵 녹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현상에 준혁이 긴장하며 혈단법을 운용하려는 찰나.
콰아앙!!
준혁의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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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밀실의 바깥.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천균의 얼굴엔 지루해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살짝 초조함이 묻어있었다.
“내 남은 힘이 부족해 아홉 번째 관문과 마지막 관문을 함께 치르게 안배했습니다. 부디 잘 이겨내···. 우리 지목족의 염원을 이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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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터져나갈 것 같던 강렬한 폭발이 사라지자 준혁은 눈을 떴다.
단약을 먹은 게 거짓이라도 된 것처럼, 어느새 몸 안엔 그 어떤 기운도 느껴지질 않았다.
‘단 한 줌의 영력도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단(丹)과 그 안의 원영까지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 상태였다.
그때 등 뒤에서 너무나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없고 병약한 목소리였지만, 준혁에게 있어선 단 하나뿐인 가족의 목소리.
“오빠, 밥 먹자. 가만히 앉아서 뭐 해.”
준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병색이 완연한 동생이 밥과 김치, 그리고 된장찌개를 식탁에 올린 후 빨리 오라며 눈짓하고 있었다.
“나연아···. 이게···.”
“빨리 와. 출근 안 할 거야? 오늘부터 광산 관리자가 됐다면서 좋아하더니, 첫날부터 지각하면 안 되잖아.”
“광산 관리자?”
준혁은 떨떠름한 기분으로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주 오래전 동생과 살던 집.
“왜? 무슨 꿈이라도 꿨어? 오빠 표정이 이상하네?”
모든 게 환영이 만들어낸 것이란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준혁은 이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반가워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었다.
“아니다. 밥 먹자꾸나.”
“오빠? 말투가 왜 그래? 무슨 노인처럼.”
동생의 지적에 또 한 번 웃음 지은 준혁은 밥을 먹으며 동생과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었다.
그때 최나연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울컥거리며 입가로 진득한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나, 나연아!”
준혁을 따듯하게 바라보던 최나연의 눈빛이 살모사처럼 사나워졌다.
“오빠. 난 언제 치료해줄 거야? 치료해준다고 약속해 놓고? 언제? 오빠가 수련한다며 사라진 지 얼마나 오래된 줄 알아? 난 죽어가고 있어. 그런데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할 거야?”
환영인 걸 알고있어도 가슴이 미어지는 통증에 준혁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아니야. 이제 곧 이곳을 나가면 너를 치료···.”
준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 최나연은 검붉은 피를 식탁 위로 한 움큼 뱉어냈다.
“우웩- 오, 오빠···. 나 이제 여기까지인가 봐···. 치료해준다더니···. 고쳐준다더니···. 약속도 안···.”
털썩-
결국 힘겹게 말을 내뱉던 최나연은 식탁 위로 넘어지더니, 바닥으로 미끄러져 쓰러졌다.
준혁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
“나연아!!”
빠르게 다가가 쓰러진 동생을 부축했을 땐,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그 모습에 분노한 준혁은 천장을 향해 고함쳤다. 이미 실제와 같은 환영들과 생활해 봤기에,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건지는 뻔히 답이 보였다.
“천균!!! 무슨 의도로 이딴 짓을 한단 말입니까!!”
그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단전 부위에서, 작은 무언가가 기지개를 피며 몸을 일으켰다.
입가를 씰룩거리던 작은 무언가는 손바닥 위로 새끼손가락 마디만 한 검을 꺼내 들었고, 이내 검 위로 붉은 광검(光劍)이 자라났다.
잠시 후, 작은 무언가가 길게 자라난 붉은 광검을 세차게 휘둘렀다.
쏴아악-
그러자 준혁은 단(丹)과 함께 원영의 기운이 돌아오며 온몸에 기운이 회복되는 걸 느꼈다.
그 순간 주변 풍경이 뭉개졌고. 원래의 수행을 되찾는가 싶던 준혁은 여전히 검은 밀실 한가운데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인지한 순간, 밀실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기운들이 밀려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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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을 느낀 순간, 준혁은 그것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오직 공법 운용에만 집중했다.
동생이 죽어가던 환영도 어느새 완전히 지워버린 후.
잠시 후, 몸 안에 있던 모든 기운이 단(丹)으로 몰려들었고, 팽팽한 원 형태였던 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반대로 몸속 기운이 전부 단으로 몰려가 사라져 버리자, 준혁의 피부는 거북이 등딱지처럼 갈라지고 쪼글쪼글해졌다. 심지어는 머리카락마저 윤기를 잃고 회색으로 변했으며 온몸의 모공에서 시체에서나 나올 것 같은 썩은 노폐물이 흘러나왔다.
그 순간 검은 밀실 전체가 미친 듯이 진동하더니, 곳곳에 장막이 출렁거렸고, 동시에 엄청난 양의 영기가 물밀듯이 밀려와 준혁의 텅 비어 버린 몸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기가 몸속을 가득 채우자, 준혁의 상태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온몸의 영기가 단(丹)으로 밀려 들어갔고, 준혁의 상태는 또다시 나빠지며 순식간에 늙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다시 영기가 충전됐고, 같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됐다.
그렇게 며칠간 폭포수처럼 내리쏟아지는 기운을 흡수하고 응축시킨 준혁은 무려 석 달간이나 자리에 좌정한 채 기운을 정제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신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신경 쓰지도 못한 채 오직 내면으로만 침잠해 들어갔다.
마침내 모든 기운을 정제한 준혁은 내면을 확인해보고는 몸속 그릇의 크기가 예전과 비할 수 없이 커졌음을 느끼고는 드디어 완영기에 올랐다는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때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준혁은 천천히 눈을 떴다.
“허어.”
머리 위에는 준혁을 꼭 닮은 새끼손가락만 한 금빛 인형이 서 있었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 머리 위를 풀쩍 풀쩍 뛰어다녔다.
그러다 준혁이 눈을 떴다는 걸 인지했는지, 앞으로 폴짝 뛰어내렸고, 준혁은 그것에 맞춰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준혁의 손바닥 위로 뛰어내린 금빛 인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준혁의 얼굴을 구경했다.
“네가 내 원영이었구나.”
준혁 역시 원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원영이 완전한 하나의 생명으로 거듭나며 몸 밖으로 나와 수행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바로 완영기에 오른 수사만이 할 수 있는 일.
원영은 한동안 준혁과 눈을 맞대며 서로를 감상하더니 자신의 손바닥 위로 조그마한 식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중식도 모양이었던 식검 위로 붉은 광채를 내뿜는 붉은 광검을 생성해냈다.
마치 지금껏 도신(刀身)이 부러져 손잡이만 남은 것을 보완해 온전한 형태의 식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설마 그것이 식검의 본 모습이더냐?”
원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똥한 눈으로 준혁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원영의 뜻을 알아차린 준혁은 공간대에서 상급 법기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오래전 울릉도주에게서 얻은 사시미 형태의 단도 법기였다.
그 순간. 원영이 상급 법기 위로 폴짝 뛰어오르더니 광검 상태가 된 식검으로 법기를 콕 찔렀다.
“이럴 수가!”
원영이 식검으로 법기를 찌르자, 법기의 기운이 쪼그라들며 응축되더니, 이내 식검을 통해 원영에게 흡수돼 사라져버렸다.
동시에 준혁은 단(丹)으로 기운이 차오름을 느끼며 잠시 희열감에 빠져들었다.
원영은 준혁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은 표정을 하자, 같이 기분 좋은 티를 내다가, 훌쩍 뛰어 다시 정수리로 이동하더니 몸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 자아임에도 나와 다른 이를 대하는 것 같구나···. 이것이 진정한 원영인가.”
분명 단속에 자리 잡은 원영은 준혁과 기억 경험을 온전히 공유한 자아였다. 하지만 자신이 모르는 걸 원영이 가르쳐줬다는 건, 단 속에서 식검을 분석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알아냈다는 뜻.
준혁은 신기하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한 경험에 기분이 알쏭달쏭함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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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영기에 오르며 막대한 기운이 관통했기 때문인지, 검은 밀실은 더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이곳저곳 균열이 가고, 기운을 차단하는 힘이 약해져,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는 천균의 기운이 은연중에 느껴지고 있었던 것.
준혁은 밀실을 부술 필요도 느끼지 못한 채 식검과 적마도를 공명시켜 단번에 밖으로 이동해 버렸다.
파앗-
갑작스레 붉은 말을 타고 준혁이 나타나자, 천균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신색을 바로 하고는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축하하네. 그 짧은 시간에 도약에 성공하다니.”
천균의 축하에 준혁은 마냥 기분 좋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무슨 의도로 그런 환영을 보여준 것입니까?”
“환영?”
준혁의 물음에 천균이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오해가 있나 보군. 자네가 본 환영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네. 바로 마지막 관문으로 자네가 스스로 불러낸 심마였지.”
“심마···.”
“다만 나도 꽤 놀랐네. 자네가 심마의 관문을 이겨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그걸 계기로 잠력을 격발시켜 수행의 상승을 불러올 줄은 짐작도 못 했지.”
“그 말뜻은 제가 영단의 힘으로 수행을 올린 게 아니란 말입니까?”
천균은 준혁이 밀실에 갇히기 전 아낌없이 퍼주던 모습으로 돌아와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그렇게 영기의 총량을 늘리는 것으로 수행을 올릴 수만 있다면 그 누가 정체를 맞이하고, 생을 마감하겠는가? 깨달음 혹은 깊은 갈망, 욕구.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 다음 수행으로 가는 작은 길이 생기는 것이지. 아마 자네는 심마의 관문에서 더욱 강해져야겠다는 갈망이 극대화된 것으로 보이네.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흑효수의 힘으로 만든 밀실에서 전해지는 느낌만을 보자면 그리된 것처럼 보였네.”
‘강해지겠다는 갈망이라···.’
천균의 말을 되짚어본 준혁은 문득 동생이 죽는 환영을 본 순간, 자신의 무력함에 좌절했던 걸 기억해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을 농락하는 천균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것이었구나···.’
그때 준혁의 상념을 깨버리겠다는 듯 천균이 허공 한곳을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그리고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네. 자네가 수행을 올리며 강제로 끌어들인 영기가 봉인지에 틈을 만들어냈네. 지금이면 수월하게 밖으로 나갈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