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 < 비경 밖으로 (1) >
마음을 정한 준혁은 설토족 영토로 향했다.
하지만 곧바로 사쿠라를 찾지 않고, 부락의 경계인 흙벽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접근했다. 그리곤 기척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자 자신이 기다리던 결단기 초기 영수의 기운이 감지됐다.
‘역시 비슷하구나.’
적호족은 이틀 혹은 사흘에 한 번씩 대장격인 결단기가 주변을 둘러보며 보호진을 살피고 수하들을 독려했었다.
당분간 전쟁이 없다고는 하나, 얼마 전까지 전쟁에 참여하던 인원이 전부 후방으로 빠질 리는 없다고 여겨 결단기 영수가 나타나길 기다린 것.
‘결단기 초기 하나, 축기기 초기 중기 하나씩.’
준혁은 주위를 살피며 이동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계획을 점검했다. 동시에 손을 뿌려 미리 준비과정을 거쳤다.
그리곤 그들이 멀어지기 전, 나뭇조각 하나를 부러트리며 축기기 중기 수준의 영기를 극히 짧게 퍼트렸다가 바로 회수했다.
잠시 후,
작은 소란과 함께 세 영수가 날아오더니 주변을 살폈다.
“이상하네, 분명 느꼈는데.”
“적호족과의 분쟁이 멈추지 않았습니까요? 설마 종족의 이름이 걸렸는데, 약속을 어기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위를 살펴보게.”
결단기 영수는 의구심이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명령을 내렸다. 그에 축기기 영수 두 마리가 좌우로 날아가려 움직였다.
그 순간, 바닥에 실선이 그어지며 순식간에 주변에 장막 같은 것이 생겨났다.
“지, 진법?!”
“누, 누구냐!”
결단기 영수는 주변을 가로막는 장막이 나타나자 빠르게 기운을 퍼트리며 두 귀를 세웠고, 축기기 영수들은 털을 빳빳이 세우며 사방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다음 동작을 취하기도 전.
스악-
어디선가 날아온 수십 개의 단검이 세 영수를 덮쳤다.
툭- 떼구르
단 한 수만에 두 축기기 영수의 목이 떨어졌고, 결단기 영수만이 온몸에 기운을 둘러 간신히 기습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결단기 영수의 등 뒤에 나타난 준혁이 손을 휘두르자 바람 칼날이 파고들었다.
“이익!”
화들짝 놀란 결단기 영수는 급하게 몸을 돌리며 주먹을 내질렀고, 준혁이 휘두른 바람 칼날을 간발의 차이로 막아낼 수 있었다.
다만 등 뒤에서 붉은 장도가 소환되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 뿐.
스걱-
툭- 떼구르르.
두 호흡 만에 세 영수를 처리한 준혁은 손을 저어 진법 중앙으로 사체를 끌어모았다.
그리곤 검은 깃발 세 개를 삼각 방위로 쏘아 보낸 후, 수결을 맺어 혈단법을 운용했다.
잠시 후 혈정단이 만들어지자 지체없이 삼켰다.
‘흐음. 역시. 아무 반응이 없구나.’
정혈 정제법으로 결단기 수사의 정혈을 흡수한 준혁은 자비에의 경고를 떠올리며 좌정하고 앉아 기운을 다스렸다.
다수의 정혈을 흡수하게 된다면 위험하다고 했던 그의 말과는 달리, 준혁은 백호 청혈 흡수 이후, 바람꽃의 정혈을 두 번이나 흡수했음에도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다. 심지어 흡수했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런 반응도 느끼질 못했다.
그렇다고 정혈의 기운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분명히 변신술을 사용할 수 있었고, 핏속에 함유된 종족 특유의 기운도 느낄 수가 있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기운을 갈무리한 준혁이 짧게 수결을 맺자, 피부위로 하얀 기운이 올라오는가 싶기 무섭게 그의 모습은 한 마리 토끼로 변했다.
귀를 움직이고 좌우로 깡충깡충 뛰어본 준혁은 만족한 듯 미소를 짓고는 진법 깃발들을 회수했다.
그리곤 백호둔영을 펼쳐 기운을 흩어버리며 천천히 설토족 마을 안으로 진입했다.
+++
한 시간.
준혁이 사쿠라를 찾기까지는 딱 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마을 중앙에서 동떨어진 언덕에 있었는데, 대충 깎아 만든 것처럼 보이는 바위 위에 죽은 것처럼 누워있었다.
‘마치 미라처럼 말라가고 있어?’
겨우 한 달 만에 반송장이 되어있는 사쿠라.
섭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도자이기에, 사쿠라의 모습에서 준혁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영력을 흡수당하고 있다.’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나, 바닥에 놓인 바위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위 위에 누워있는 사쿠라는 풀잎처럼 생긴 구속 무구에 감겨있어서인지, 지키는 자들이 하나도 없었다.
‘혹시?’
준혁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대충 예상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
‘역시.’
경비가 없는 모습에 기감으로 주변을 살펴본 준혁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위 위에 설토족의 원영기 수사인 뢰비가 앉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가 깔고 앉은 바위가 사쿠라가 누워있는 바위와 같은 걸 보면, 아마 실시간으로 그녀의 기운을 잡아먹고 있는 게 분명했다.
준혁은 섣부르게 나서지 않고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우며 하루를 기다렸다.
꼬박 하루가 지나도 뢰비가 움직이지 않자, 밤이 되길 기다렸다가 백호둔영을 사용해 천천히 사쿠라에게 다가갔다.
+++
‘이대로 죽는 건가.’
사쿠라는 전신의 영기가 메말라 가는 걸 느끼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으로 보면 한 달쯤 지난 것 같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내경, 그것도 원영기 수사가 지키고 있는 곳에 있으니, 애초에 살아남을 거라는 희망은 없었다.
단지 흉물스럽게 변해가며 죽어가는 게 한스러울 뿐.
‘또 그런 모습이 되는 건가···.’
흉측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절망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사람일이란 모른다고 했던가?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고 생각할 때쯤 그녀의 귀로 상상도 못 할 소리가 들려왔다.
-사쿠라 수사. 의식이 있다면 눈을 두 번 깜빡이십시오.
화들짝 놀란 사쿠라는 급하게 두 눈을 감았다 떴다. 하지만 그녀의 의지와 다르게 눈꺼풀이 움직이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그대를 구출하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해야 할 게 있습니다. 지금 귀원패를 가지고 있다면 두 번, 빼앗겼다면 네 번 깜빡이십시오.
‘귀원패? 경매장에서 얻은?’
뛰어난 법보임은 틀림없으나, 발동할 때마다 잡아먹는 영기가 너무 많아 사용하지도 않았던 무구. 게다가 아무리 노력해도 연화가 불가능해 법보의 진정한 힘을 끌어내지도 못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불가능해 보이는 연화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 즉 공간대는 빼앗겼지만 귀원패는 본명 법보와 함께 단(丹) 안에 보관돼 있었다.
사쿠라는 빠르게 눈을 깜빡이려다 이어 들리는 소리에 멈칫했다.
-만약 거짓을 말한다면···. 아시겠지요?
조곤조곤한 말투와 다르게 사내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다.
사쿠라는 급하게 두 눈을 깜빡여 신호를 보냈다.
-그대를 구해주는 대가로 귀원패를 받아 갈 겁니다. 동의하신다면 눈을 두 번···.
동의하고 말고가 없었다.
사쿠라는 고민도 없이 두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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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가 귀원패를 가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준혁은 뢰비가 앉아 있는 곳을 향해 천천히 이동했다.
그리곤 일정 거리에서 멈춰 서며 공간대에서 원반 형태의 진법 법기를 꺼내 땅속에 묻었다.
‘만월강하진(滿月江下陳).’
차경수에게서 얻고, 용도는 자비에에게서 알게 된 진법.
만월강하진은 수련용 진법이었다. 일정 범위에 달의 기운을 증폭시키는 진법.
다만 광신체령투선공으로 월광지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준혁은 수련용이 아닌 협박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준혁은 바로 진법이 발동될 수 있게 한 후, 그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이미 한번 상대해 보았기에 전력을 다한다면 크게 위험부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건 일대일의 경우.
만약 부락 안에서 싸우게 된다면, 다른 결단기 수사들이 올 테고, 그렇게 된다면 사쿠라를 안전하게 빼낼 자신이 없었다.
귀원패를 구하겠다는 목적이 컸지만, 작은 인연이 있던 그녀가 죽게 내버려 두기도 싫다는 게 준혁의 솔직한 마음이었던 것.
그렇기에 뢰비와 전투를 벌이는 일은 지양해야 했고, 그를 압도할만한 방법으로 진법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것까지 더한다면···.’
준혁은 공간대에서 목각 인형 두 개를 꺼내 들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영석을 절반으로 나눠, 목각 인형에 전부 주입해놓은 상태.
준혁은 빠르게 수결을 맺어 본래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며, 영기를 주입해 목각 인형들을 인간 수사와 비슷한 크기로 만들었다. 동시에 전신에 기운을 발산했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라도 된 듯, 두 인형에게서도 강렬한 영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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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뢰비는 갑작스레 터져 나온 영기 파동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전신에 기운을 끌어올리며 외쳤다.
그 순간, 어둠에 가려있던 응달에서 준혁과 두 명의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너, 너는!!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뢰비가 발작하기 전, 준혁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수사.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시지요.”
전신에 기운을 끌어올린 채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던 뢰비는 흉흉한 눈빛으로 준혁을 쏘아보며 긴장한 채 가만히 있었다.
뢰비가 아무 말 없이 눈빛을 보내자 준혁은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곧바로 전투가 시작되지 않고, 대화의 물꼬가 터진다면 계획의 절반은 성공한 일.
“저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제 동료를 데려가고 싶습니다.”
“네놈이 정녕 미친 소리를 하는구나! 우리 종족의 보물을 훔쳐 가놓고 동료를 구해?”
“수사, 수사께선 보물이 중요하십니까? 아니면 족인들이 중요하십니까?”
준혁이 말을 하는 도중 머리 위에서 인지경이 나타나더니 기운을 폭발시켰다.
동시에 준혁의 몸에서 광신체령투선공으로 인한 달빛이 반사되어 나타났고, 뒤에 서 있던 두 인형에게서도 결단기급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혁이 빠르게 수결을 맺으며 합장을 하자 주변이 잘게 흔들리며 우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후, 하늘에 떠 있던 달이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달빛은 너무나 밝게 주변을 밝혔고, 동시에 준혁의 몸 위로 찬란한 기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준혁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월광지력의 농도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뢰비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다 못해 시간이 지나자 손끝마저 떨어댔다.
뢰비는 준혁의 월광지력이 예전보다 더욱 강해진 게, 일정 범위에서만 가능하단 걸 눈치채지 못한 채 작게 신음을 흘렸다.
“말, 말도 안 돼···. 어찌 인족 따위가···. 그것도 이렇게 강렬한···.”
상대방의 반응을 보며 준혁은 하고자 하던 말을 이었다.
“제가 마음먹고 움직인다 해도 수사는 살아남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다만 수많은 족인들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시겠지요?”
“흥! 감히! 기고만장해 있구나! 내가 도망쳤던 게 정녕 네놈을 무서워해서였다고 생각하느냐!”
준혁은 이미 상대방의 음한기를 겪어보았기에 사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수사가 가진 기운이 월광지력에 잡아먹히기 때문 아닙니까?”
“그, 그걸···.”
“그래서 무리를 해가며 천년화를 가지려고 하신 거겠지요?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뢰비는 준혁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술을 꽉 깨물고 어깨를 잘게 떨었다.
뢰비의 반응에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준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붙였다가 천천히 떼어냈다.
그러자 손바닥 사이에서 거무튀튀한 중식도가 나타나더니 갑작스레 머리 위로 치솟으며 인지경과 하나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화악-
영기의 총량이 서너 배 늘어 원영기 초기에 근접해있던 준혁의 기운이 또 한번 두 배로 폭증했다.
그 모습에 뢰비는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
이제 협박이 어느 정도 먹혔으니 당근을 제시해야 할 때.
준혁은 최대한 공손한 어투로 말했다.
“수사, 저는 굳이 이곳 영수족과 척지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유 없이 살육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 동료만 데리고 떠날 수 있게 허락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말을 마치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것이 인족들이 하는 예를 갖추는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던 뢰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에 빠져들었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진한 월광지력만 하더라도 자신이 없던 뢰비는, 눈앞 인족의 기운이 증폭된 순간, 자신이 패배할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던 것.
게다가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결단기급까지 생각한다면,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진정 멸족에 이를 수도 있다는 걸 직감했다.
결국 뢰비는 인족에 대한 분노를 묻어둔 채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겨우 인족 포로 하나와 저울질하기에는 자신의 족인들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했으니까.
“내 언젠가는 이 치욕을 갚고 말 테다.”
+++
눈치채지 못하게 진법 법기를 회수한 준혁은 뢰비와 함께 사쿠라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구속이 풀리는 걸 자세히 지켜보았다.
사쿠라를 구속하고 있던 건 풀 형태의 구속 무구만이 아니었다. 바위 곁으로 보이지 않는 결계가 일정 공간을 완벽하게 막고 있었던 것.
‘역시! 예상대로구나.’
처음 사쿠라를 발견했을 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그녀를 몰래 구해낸 뒤, 둔술로 빠르게 벗어나려던 생각도 떠올려봤던 준혁이 그 계획을 실행하지 않는 건,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아무리 무기력해진 포로라고는 하나, 그녀는 결단기 후기 수사.
절대 아무 방비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만약 생각 없이 그녀를 구출했다면, 결계에 막혀 시간을 끌게 됐을 테고, 원영기를 포함한 결단기와 수많은 설토족에게 포위돼 난투가 벌어졌을 터.
준혁은 뢰비를 먼저 설득시킨 게 바른 판단이었음을 확인하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쉬익-
설토족 원영기 수사 뢰비는 두 눈이 시뻘게진 상태로 구속에서 풀려난 사쿠라와 그녀의 공간대를 쓰레기 버리듯 휙 잡아 던졌다.
손을 뻗어 사쿠라를 잡아챈 준혁은 영기를 주입하며 빠르게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그럼 그렇지. 그냥 보내줄 생각은 없었구나.’
사쿠라의 심장 어림에 뭉쳐있는 이질적인 정혈을 확인한 준혁은 피식 웃고는 뢰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좋은 인연으로 뵙길 바라겠습니다.”
으득-
어디선가 이가 깨져나가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준혁은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마친 후 땅을 박찼다.
“가자. 우리가 더 머무르는 건 실례이니.”
준혁이 남긴 말에, 두 명의 결단기급 인형들도 마치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더니 땅을 박차 준혁의 뒤를 쫓았다.
강렬한 영기 파동을 느끼고 모여든 결단기급 설토족인들과 뢰비는 그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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