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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운객잔-146화 (146/203)

<휘운객잔 146화>

“어떠시오? 진짜 천마신공의 힘은?”

대장로는 의기양양한 미소와 함께 검마에게 물었다.

진짜 천마신공의 힘.

그것은 천마신교의 교인들에게는 절대적인 힘을 자랑했다.

천마신교의 모든 무공은 천마신공에서 만들어진 것.

그래서 천마신공은 모든 마공을 지배하는 힘이 있었다.

지금 검마가 손과 발을 떠는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었다.

“흠. 버틸 만하군. 성취가 높지는 않은 모양이야.”

화아아아악!

검마의 몸에서 강렬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순식간에 안정되는 검마의 몸.

이번에는 대장로가 조금 놀란 눈치를 보였다.

‘내 성취가 부족한 탓인가?’

분명 천마신공을 운용하면, 마공을 익힌 검마는 힘을 쓰지 못해야한다.

그런데 지금 검마는 완전히 그런 것에 벗어난 듯 엄청난 기세를 보여 주고 있었다.

대장로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천마신공 성취가 아직까지도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할 것 없네. 내가 이미 마공이란 것의 굴레를 벗어났을 뿐이네.”

“!!”

검마의 말에 대장로는 더욱 더 놀랐다.

마공의 굴레를 벗어났다는 말.

그것은 하늘 위의 하늘, 그 이상에 도달했다는 소리.

그렇게 되면 지금 자신이 생각했던 모든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일단은 빠져나가야겠군.’

검마 혼자만 있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지금 주변을 보니 자신이 데리고 이들이 모두 당했다.

혼자서 검마를 포함한 저 셋을 모두 이길 것이란 장담은 할 수 없었다.

대장로는 혹여나 있을지 모를 변수는 사양이었다.

여기서는 도망치는 것이 변수가 적은 가장 좋은 수였다.

“도망칠 생각인가?”

“그렇소.”

“흘흘. 그럼 팔 한쪽은 내놓고 가게.”

“그럴 수는 없지!”

쿠웅!

대장로의 강렬한 진각과 함께 땅이 흔들리며 엄청난 흙먼지가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사이에 도망치는 대장로.

“팔 하나 놓고 가라고 하였네.”

사아아악.

검마는 조금도 당황치 않고, 제 자리에 서서 멀어져가는 대장로를 향해 검격을 날렸다.

그야말로 공간을 격하며 날아가는 검마의 검격.

이미 저 멀리 점으로 사라져가는 대장로의 바로 뒤에 도달했다.

서걱.

촤아아악!

“흡!”

검마의 검격에 대장로의 왼 팔이 그대로 잘려나갔다.

짧은 침음성은 흘렸지만, 대장로는 조금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계속해서 달아났다.

“흠. 일부러 던져줬군.”

검마는 자신의 검격이 대장로에게 닿지 않았음을 느꼈다.

대장로는 자신의 팔이 떨어지지 않으면 검마가 계속해서 추격해 올 것을 알기에, 일부러 자신의 팔을 스스로 잘라서 내던진 것이다.

그렇다면 팔이 필요 없다는 것 아니면, 얼마든지 팔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것일 터다.

검마가 아는 대장로라면 팔 하나쯤 다시 만든다고 하여도 크게 놀랍지는 않을 테니까.

“상황이 생각보다 금방 정리되었군 그래.”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검마의 금방 정리되었다는 의견에 곽휘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분명 꽤나 거친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싱겁게 싸움이 끝나 버렸다.

지금 남궁태산과 자신 둘 모두 실력이 더욱 더 올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었다.

거기에 더해 대장로도 검마의 실력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거다. 저들이 오늘 너와 나를 상대한 것은 아마도 정보를 얻기 위함일 테니 말이다.”

대장로가 미련 없이 도망을 선택한 이유.

그것은 아마도 오늘 이 싸움의 목적이 정보 수집에 더 큰 비중이 있기 때문일 터였다.

검마와 곽휘운을 이곳에서 죽었다면 부가적으로 훨씬 더 큰 이득을 얻었겠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었다.

“제가 다섯은 잡았는데, 남은 둘은 놓쳤습니다.”

“흘흘. 어차피 그들 모두를 잡았어도 대장로를 놓쳤으니, 소용없었을 거다.”

한창 곽휘운이 막 강시 다섯을 잡았을 때였다.

곽휘운은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느껴지는 아주 희미한 기운 일곱을 느꼈다.

재빠르게 다가가 한 명을 잡았는데, 피처럼 붉은 혈의를 입고 있는 자였다.

그리고 그들 품에서 발견한 작은 종이 하나.

그곳에 자신과 남궁태산의 무공에 대한 내용이 쓰여 나가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알 수 있는 것이지?’

꽤나 상세하게 쓰여 있는 내용.

어떤 형태의 초식을 쓰며 위력은 어느 정도이며, 짐작되는 무공 수준이 쓰여 있었다.

완전히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정확하게 파악한 것도 있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만큼 알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수한 무공을 익혔겠군.’

곽휘운은 이들이 특수한 무공을 익혔을 것이라 생각했다.

무림에는 정말 수도 없이 많은 무공들이 존재했다.

냄새를 잘 맡게 해 주는 무공, 눈이 좋아지는 무공 등 정말 다양한 무공들이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무공을 가늠하는 무공이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었다.

‘혹시 모르니 일단 처리를 해 둬야겠군.’

아직 여섯이 남았다.

곽휘운은 그들을 하나씩 따라잡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했다.

스으으으윽.

그래서 곧바로 활을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그 활에 걸리는 여섯 대의 휘운시.

퉁.

동시에 여섯 목표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휘운시.

푹. 푹. 푹. 푹.

콰직. 콰지직.

네 방향에서는 정확히 목표를 꿰뚫은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남은 두 곳에서는 나무를 꿰뚫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곽휘운은 자신의 안일함을 자책했다.

조금 더 확실하게 휘운시를 날렸어야했는데, 이들의 수준을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이미 두 명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둘을 놓쳤을 때가, 바로 남궁태산이 남궁거악을 완전히 끝장내고, 검마와 대장로의 싸움이 시작되려는 때였다.

“흠. 신교에 변절자가 저자와 소교주만 있지는 않을 터인데, 나는 이만 돌아가 봐야겠다.”

“예.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흘흘. 그래.”

검마는 다시금 무림에 진출한 천마신교의 본거지가 있는 감숙성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몇몇 의심스러운 이들이 있었기에, 돌아가서 확인을 해봐야했다.

독마가 대장로라는 것을 밝히면서 자신에게 정체를 드러냈다는 것은 이제 대놓고 활동을 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천마신교에 암약하고 있던 이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소리였다.

물론 그들이 활개를 친다고 어떻게 될 천마신교가 아니지만, 조금 걱정되는 이가 하나 있었다.

‘천마.’

그의 아들인 소교주가 천살교의 교주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천마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가 걱정이었다.

그가 아들의 배신에 분노하고 충격받을까가 걱정이 아니라, 이 일로 인해 천마신교에 얼마나 많은 피가 뿌려질까가 걱정이었다.

천마는 보통은 관대하게 모든 것을 넘기는 사람이지만, 그가 정한 선을 넘는 일이 발생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변모한다.

소교주를 포함해 많은 천마신교인들이 변절을 할 터다.

그렇다면 천마는 분명 그들을 가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그들과 연관이 있는 자라면, 남녀노소는 물론 무인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피를 보려 할 것이 분명했다.

검마는 그 피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금 감숙성으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남궁태산도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자신에게 무공을 가르쳐준 스승이나 마찬가지니 당연한 태도였다.

“흘흘흘. 다음에는 어떤 성취를 보여 줄지 기대하마.”

“예.”

이 인사를 끝으로 검마의 신형이 꺼지듯 사라졌다.

* * *

“흐음.”

검마에게서 멀리 벗어난 대장로.

대장로는 지금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공간에 들어와 잘라낸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검마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잘라낸 팔.

깔끔하게 잘라낸 부위는 이미 완전히 아물어 있었다.

“너무 빨리 아무는 것도 안 좋군 그래.”

너무 빨리 아물어버리는 탓에 다시 팔을 끼우기 위해서 다시금 상처를 내어야 했다.

촤아악!

다시금 피가 터져 나오는 팔.

대장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차분히 한쪽에 있던 기다란 철갑을 하나 꺼내어 들었다.

철컥.

철갑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 있는 검은색 일색의 팔 하나가 보였다.

그냥 평범한 팔은 아니었고, 팔 형태를 한 무기와 같아 보였다.

“극혈마수(極血魔手)를 끼기 딱 좋은 때군 그래.”

극혈마수(極血魔手).

본래 천마신교에서 만들어 낸 마병(魔兵)이었다.

수십 명의 피로 묵철을 제련해 만들어 낸 것으로, 지금까지 제대로 다룬 이가 없다고 전해지는 물건.

이 마병을 손에 장착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미쳐 버린 뒤 온몸의 피를 빨려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딱 한 번 이 마병을 끼우고 죽지 않았던 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당시 그가 이 마병으로 보여 주었던 위력은 아직까지도 천마신교 내에서 회자되고 있었다.

천마신교의 서열 백위 내의 무인 절반이 그의 손에 모조리 도륙 당했으니 당연했다.

게다가 이 마병을 끼고 날뛰었던 이는 마교 서열에도 들지 못했던 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죽지만 않았을 뿐, 완전히 이 마병에 사로잡혀버려 피에 미쳐 버린 상태.

그 당시의 천마가 직접 나서서 그를 제압해 죽인 뒤, 이 마병인 극혈마수를 봉인한 뒤 천마신교의 깊은 곳에 보관해 두었다.

천마의 핏줄 이외에는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는 곳에 말이다.

그래서 지금 천마신교의 깊은 곳에 있어야하는 극혈마수인데, 어떻게 대장로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일까?

“꺼내기 힘들었던 만큼 보람은 있군.”

대장로는 극혈마수를 곧바로 잘린 팔에 맞춰 끼웠다.

츠르릇. 츠릇. 츠르르르릇.

괴상한 소리와 함께 대장로의 팔에 붙어 버리는 극혈마수.

“확실히. 피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아주 팔팔하군.”

대장로는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극혈마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를 먹었는지, 엄청난 힘으로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었다.

카각. 카가가가각. 카가각.

마구 날뛰는 극혈마수에게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에 대장로는 굉장히 흡족했다.

이것은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이었다.

콰아아아아.

대장로는 극혈마수를 역으로 제압하기 위해 몸속의 혈기를 모조리 끌어올렸다.

이 극혈마수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피에는 피로 맞서는 법 아니겠는가?

쿠그그극. 쿠극.

대장로의 팔에서 날뛰던 극혈마수가 괴상한 소리와 함께 잠잠해졌다.

이렇게 대장로는 긴 싸움 끝에 드디어 이 극혈마수를 제압해 낸 것이다.

“크크크. 좋아. 이제 드디어 제대로 날뛰어 볼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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