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흑문주 심온-72화 (72/125)
  • # 72

    원래 문철귀는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면서 간신히 한발 한발을 떼는 식이었는데 무릎을 꿇고 있던 부녀회장 보요화가 일어나더니 문철귀를 부축하며 무대 뒤편으로 걸음을 옮긴 것이다.

    그 모습에 모든 관중들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 그들은 설마 욕설대회에서 이런 감동을 받을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었고,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곁의 사람과 주고받으며 기뻐했다.

    그렇게 감동의 여운이 채 가라앉기 전 대회는 다음 대결로 이어졌다.

    세번째 8강 승부는 복면인 서문기와 파계승 자충 대사였다. 두 사람의 대결은 앞의 결전이 워낙 폭풍처럼 휘몰아쳐 관중들의 감정의 폭이 지나치게 확장된 탓에 도리어 긴장감이 떨어졌다.

    게다가 서문기나 자충은 욕에 있어서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닌 거의 막욕이 대부분인지라 일진일퇴의 공방만이 지루하게 이어져 갔다.

    관중들은 큰 소리로 야유를 보내거나 비난하진 않았지만 따분함을 이길 수 없는지 고개를 숙이고 조는 자부터 머리를 긁적이는 자, 코를 후비는자, 귀밥을 모조리 파내려는 자 등이 속출했다.

    이런 양상은 차츰 주최 측은 물론이고, 은근히 관중들을 불안으로 몰고갔다. 그건 이미 복면인 서문기가 지난번 면사녀와도 이런 식으로 지리하게 시간을 끌다가 장장 칠 일이 지나서야 승부를 결정지은 적이 있었기에 또다시 그런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불안은 안개처럼 소리없이 퍼져, 대회장은 작은 소곤거림으로 웅성대기 시작했다.

    "저거 또 장기전 돌입하려는 거 아냐?"

    "저 새끼 아주 치사한 놈 같아. 능력도 안 되면서 상대가 지칠 때까지 기다리니 말이야."

    "운이 좋다고 밖에. 욕쟁이 할매나 부녀회장을 만났다면 저 지랄은 못했을걸."

    "하여튼 저 새끼 정말 재수없어."

    이러한 분위기는 당연히 대결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었다. 둘 중 아무래도 압박을 더 느끼는 건 자충 대사였는데, 성질이 급한 그로선 칠 일은 고사하고 하룻밤을 넘긴다는 것도 끔찍스러운 일이었다.

    '이 거지발싸개 같은 녀석이 면사녀에게 썼던 수법을 내게도 적용하려나 보구나. 나쁜 새끼, 어떻게 이렇게 치졸한 놈이 대회에 나와서 물을 흐리는 걸까. 오냐, 좋다. 내 오늘 비록 패하더라도 네놈을 단단히 골탕먹여 주마.'

    그렇게 다짐한 자충은 욕을 퍼부음과 동시에 내력을 뿜어내 서문기의 흉부를 압박했다.

    무공이나 내력을 사용하는 것은 몰수패에 해당하나 그의 무공 수준은 결코 얕지 않았기에 곁에 심판관이 지켜보고 있었으나 매우 정교하게 내력을 밀어붙여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려 함이었다.

    그러나 이때 자충은 전혀 짐작도 못했으나 서문기는 이쯤에서 순순히 대전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사실 그는 정파 무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자였다.

    그는 높은 지위와 신분이어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과 선망을 받았지만 반대로 철저히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야 하며, 예의범절에 따라야 하는 생활을 해야 했기에 답답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하염없이 쌓여만 갔다.

    그러던 차에 '천하욕설대회'가 열린 것을 보고 복면을 뒤집어 쓰고 서문기라는 가명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의 마음의 답답함이 해결된 것은 이미 16강전 때의 면사녀와의 대결에서였다. 그녀와 칠 일간 밤낮으로 원없이 욕을 나누자, 불만족스럽던 마음이 말끔히 해소되어 버린 것이다. 원래 그는 우승할 생각도 없었고, 욕설로서 마음의 찌꺼기들을 배설하는 것이 목표였던 바 이미 원하는 것을 얻은 셈이었다.

    그는 8강이 시작되기 전에 포기한다고 말하려 했지만 만찬 날의 분위기가 난장판이라 때를 놓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 자충 대사와 욕을 섞다보니 초반에 신이 나 기분좋게 욕을 나누었고 이젠 몇 번만 더 욕을 하고 대회장을 떠날 생각이었다.

    한데 바로 이런 찰나에 한줄기 내력이 가슴으로 묵직하게 밀려들자 서문기는 의아한 시선으로 자충을 바라보았다. 자충의 눈은 조소를 머금은 채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어떠냐? 이래도 계속 나와 맞설 테냐?'

    서문기는 그냥 못이긴 척하면서 물러나려다 문득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가 이제 다시 돌아가면 또 언제 이런 날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이번 대회도 어렵게 시간을 낸 것이라 앞으로 죽는 날까지 이런 기회를 맞긴 힘들 것이다. 솔직히 마음껏 욕을 하고 나니 마음도 개운해지고 얼마나 좋았던가. 이제 떠나는 마당이니 이 녀석에게 유쾌한 장난이나 치고 떠나야겠구나.'

    "염병할 놈, 그 정도의 내공으로 날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더냐?"

    그렇게 말하면서 서문기는 경력을 일으켜 자충의 내력을 튕겨냈다.

    자충은 설마 상대가 이렇게 가볍게 자신을 튕겨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 하였다가 당하고 나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새끼가 아주 뒈지려고 자리를 까는 구나. 오냐, 대회고 뭐고 네 놈 목아지부터 비틀어주마."

    갑작스레 무대가 욕설 대결이 아닌 실제 무공 대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핑~!

    자충 대사의 신형이 움직이기도 전에 무대 오른쪽 뒤편에서 파공음과 함께 작은 물체가 쏘아졌다. 자충은 전에 탄지신통의 수법으로 콩알을 날려 혈도를 제압하던 광경을 목격했기에 소리만 듣고도 충분히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날아드는 콩알을 향해 장력을 거칠게 뿌렸다. 순간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물컹이는가 싶더니 장력의 세력권에 포함된 콩알은 부스스 가루로 변해 공기 중에 흩어졌다.

    암기를 무력화시킨 후 자충의 신형은 곧바로 서문기 쪽으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그는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두 눈을 깜박이면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서문기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가 비록 경력이 실린 콩알을 분쇄코자 장력을 날렸다곤 하나 그것은 결코 한눈을 팔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찰나였다. 헌데 그사이에 놈을 놓친 것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날 찾나?"

    '위쪽?'

    그렇다. 소리는 위에서 들려왔다. 자충이 탄지신통의 공격을 파해하는 찰나 서문기의 신형은 자충의 위로 솟구쳤던 것이다. 자충은 상대의 신법이 매우 탁월해 시선을 옮길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위쪽으로 장력을 내뻗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장력은 발출되지 못했다. 서문기의 발이 그의 어깨 위에 내려선 것이다.

    서문기는 단지 양 어깨에 두 발을 차분히 올려놓은 것뿐 아니라 동시에 어깨 위 거골혈을 제압하였기에 자충은 그대로 몸이 빳빳이 굳고 말았다.

    자충은 그제야 자신이 상대를 얕잡아 보았으며, 훨씬 무공 수준이 고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껏 온갖 험한 욕을 퍼부었으니 살수를 펼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러나 자충은 파계승답게 전혀 위축됨이 없이 너털거렸다.

    "하하하하, 솜씨가 보통이 아니구나. 손을 쓰려거든 망설이지 말고 목을 쳐라. 마음껏 욕을 하고서 죽는 것도 멋지지 않느냐!"

    호탕한 웃음에는 일체의 가식이 없었다. 까닭에 서문기 또한 복면 안에서 슬며시 미소를 머금었다.

    '이 녀석들은 은근히 멋이 있구나.'

    그는 8강에 오른 욕쟁이들 하나 하나가 개성이 뚜렷할 뿐 아니라 각자 나름의 멋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중에 가장 보잘 것 없이 본 것이 자충이었는데 오늘 이처럼 그의 호탕한 웃음을 접하고 나니 자신의 기분마저 유쾌해졌다.

    한편 관중들은 두 사람이 보여주는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에 연신 탄성을 질러댔다. 그들 대다수는 도대체 언제 어떤 수법으로 복면인 서문기가 파계승의 어깨 위에 올라선 것인지 알아본 자가 없었다. 그저 뭔가가 번쩍했는가 싶자 어느새 그와 같은 모양새가 되어 있고, 서문기가 자충의 어깨 위에 서 있으면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때 무대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상황을 주시하던 은하전장의 최고수들인 은하칠객이 날아든 것이다.

    "그를 놓아주시오. 상케해선 안되오."

    은하칠객은 서문기의 무공이 고강하여 자칫 여유를 부리다간 자충 대사의 목숨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곱 명이 한꺼번에 신형을 날렸다. 그들은 불상사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급증을 부렸을 뿐 정작 서문기가 누굴 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음을 알지 못했다.

    '아쉽지만 이쯤에서 정리하는 것이 좋겠구나. 짧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서문기는 발을 살짝 튕겨내면서 신형을 허공으로 뽑아 올렸다. 그가 향한 곳은 마침 은하칠객 중 천지도객 교담이 날아든 곳이었다. 교담은 서문기의 신형이 돌아서도록 순간적으로 도를 뽑아 혼천섬도(昏天閃刀)의 수법으로 길을 봉쇄했다. 만약 몸을 돌리지 않는다면 불행하게도 갈가리 찢겨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교담은 서문기의 신법이 보기드물게 뛰어난 것이라 애초에 절초를 구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교담은 이내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이런!'

    어리석게도 서문기가 신형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혼천섬도의 살기(殺氣)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교담으로서는 결코 살상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지만 이미 펼친 혼천섬도를 거둘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서문기의 신형은 사지로 빨려들었고, 죽음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이나 다름이 없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변화가 일었다. 서문기의 신형이 흐릿해지며 안개처럼 뿌옇게 되더니 살기등등하게 펼쳐진 혼천섬도의 기세를 벗겨내면서 그 다음 공간에서 다시금 확연히 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교담으로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황당한 상황이었다. 살아줘서 고맙지만 자신이 날린 도(刀)의 세력은 마치 바람이나 안개를 상대한 듯 그저 허망하게 목표를 놓친 것이 아닌가. 이제껏 수많은 격전을 치르고, 절정의 고수들을 상대했지만 혼천섬도가 지금처럼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은 적은 없었다.

    자신보다 하수라면 능히 신형을 돌렸을 것이고, 엇 비슷하다면 다른 방법으로 맞부딪쳐 서로 약간씩 물러섰을 것이다. 그리고 우월한 자라해도 어느 정도의 물리적 충돌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튕겨져 나가거나 했을 것이다.

    한데 지금 이 경우는 그야말로 '홀연히'였다. 교담은 서문기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의 고수라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교담의 살기 어린 방어벽을 서문기가 유유히 돌파하자 은하칠객의 남은 자들은 제각기 암기를 발출했다. 정체도, 뿌리도 알 수 없는 복면인, 그것도 오직 한 사람을 은하칠객이 놓쳤다는 말이 강호에 전해지는 것을 그들은 원치 않았다. 강호의 소문은 훨씬 더 지독하게 퍼지는 법이 아니던가.

    대충 '은하칠객, 괴 복면인에게 농락당하다' 정도가 될 것이다.

    슈욱~ 슉!

    엄지손가락 크기만한 암기가 가공할 속도로 서문기의 등쪽 요혈을 노리고 짓쳐들었다. 서문기는 교담의 도망(刀網)을 찢고 허공을 가르던 중에 파공음을 듣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로 오른 소매를 뒤로 휘저었다.

    그것은 마치 날파리가 자꾸만 날아드는 것이 귀찮아 쫓아내려는 모습처럼 보일 뿐, 생사를 가름할 암기가 날아드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간단한 동작으로는 날파리조차 맞출 수 없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순간 서문기의 등을 노리고 뻗어오던 여섯 개의 암기는 투명한 벽에 부딪친 듯 허공을 맞고 튕겨 속절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은하칠객은 입을 떡 하니 벌리고 반쯤 넋이 나가 자신들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기막(氣幕)이다.”

    내력을 이용해 허공에 벽을 쌓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저처럼 허공 중에 뜬 채로 소맷자락을 펄럭이는 것만으로 강맹한 경력이 실린 암기를 진행치 못하게 기막을 형성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들로서는 이제 더이상 쫓아갈 수도 없었지만 막상 정면으로 맞선다해도 제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생각했다.

    서문기의 신형은 쭉 뻗어가 전각의 한쪽 꼭지점을 한차례 튕기면서 빛살처럼 멀어져 가며 마지막 작별 인삿말을 남겼다.

    "유쾌한 시간들이었다. 씨발놈들아. 하하하하하!"

    그의 모습은 어느덧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음성은 대회장을 강하게 울렸다. 은하칠객은 서문기가 보여준 놀라운 무위에 머리 속이 복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과연 누구란 말인가? 저만한 고수가 무슨 이유로 욕설대회 따위에 참가했단 말인가!'

    그들은 몇 사람이 떠오르긴 했지만 누구라고는 단언할 순 없었다. 사파의 인물이라기엔 자충과 교담을 충분히 해할 능력이 있음에도 전혀 손을 쓰지 않은 것이 걸렸고, 정파의 인물이라기엔 애초에 욕설대회에 참가할 까닭이 없다는 것에 의문이 일었다.

    '정녕 강호에 숨은 기인이사(奇人異士)들이 별처럼 많다는 말이 실감나는구나.'

    이때 관중들도 모두들 서문기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껏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을 뿐이라 직접 무림 고수의 위용을 접하게 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단지 너무 놀라 그 표현을 못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은하칠객은 아직도 무대 위에서 혈이 제압당해 굳어 있는 자충 대사에게 다가갔다.

    "어디 다친 곳은 없소?"

    자충은 놀라는 한편 짜증을 느끼고 있던 터라 욕설을 퍼부었다.

    "새끼들아, 잡소리는 집어치우고 혈도나 풀어라."

    은하칠객은 너털웃음을 지을 뿐 화를 내진 않았다. 만약 대회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이와 같은 욕을 들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손속을 보였겠지만 이곳에서는 욕은 일상적인 언어로 느껴질 뿐이었다.

    은하칠객 중 수장격인 도백이 해혈법을 시전했다. 그러나 이내 그의 얼굴은 곤혹스럽게 변하였고, 손은 더욱 빨라졌다. 그 모습에 곁에 선 교담과 천공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도백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해혈이 되지 않는군. 이런 점혈법은 본 적이 없는데……."

    그 말에 교담과 천공은 물론이고 은하칠객 모두가 다시 한 번 짧게 탄성을 토해냈다.

    '도대체 저 인간은 는 어떤 괴물이었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은하칠객은 자충을 들고 무대 뒤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자충은 무슨 개수작이냐며 욕을 끊임없이 내뱉다가 아예 아혈까지 찍힌 이후에야 조용해졌다.

    장내가 정돈되자 심판관은 서문기와 자충 대사 모두에게 실격패를 선언했다.

    ***

    14. 경악스런 우승자

    8강의 마지막 승부, 개장수 문추와 최연소 욕쟁이 송추의 대결은 뜻밖에도 송추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처음부터 개장수 문추는 우승 후보로 거론되어 온 터라 이 결과는 놀라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지만 실제 관중들은 이 결과에 크게 동요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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