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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문주 심온-7화 (7/125)
  • # 7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하늘을 향해 절을 올렸다. 천장이라야 돌로 가려져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중요치 않은 모양이었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도 전혀 두려움을 몰랐던 화명운은 비로소 공포에 젖어들었다.

    ‘내,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나, 난 어쩌면 좋냐구!’

    화명운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상태가 되고 말았지만 그가 무공이 강한 자를 찾아온 것만은 확실했다.

    그녀는 염탐미(苒耽美)였다. 별호는 적염선자(賊炎仙子)라 불렸는데, 이미 삼십 세에 그 무공이 천하를 떨쳐 울렸으나 그만 희귀병이 발병하여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강호를 은퇴하고 이곳에 기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햇빛을 보면 피부가 타 들어가는 괴이한 병이었다.

    그녀는 이곳으로 들어올 때 처녀의 몸을 간직한 상태였고,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남자도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그야말로 순백의 정결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 말년에 이르러 남자를, 그것도 미남자를 보게 된 것이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하늘이시여, 감사하나이다, 감사하나이다.”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연신 절을 올렸다.

    “하늘이시여, 이것은 하늘이 정해주신 천생연분(天生緣分)으로 저에게 남편을 내려주신 것이니 평생을 함께 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그녀는 화명운의 의사도 묻지 않고 남편으로 선언해 버렸다.

    화명운은 아무 정신이 없었다.

    “그래,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고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는 거야. 아이, 행복해라.”

    적염선자는 도저히 깜찍할 수 없는 얼굴을 깜찍하게 한 후에 옷을 후닥닥 벗고는 괴성을 지르며 화명운에게 달려들어 옷을 찢어발겼다.

    “크아악! 하루에 다섯 번씩이야. 알겠지?”

    ‘다, 다섯 번?’

    마혈이 찍혀 꼼짝 못하고 누운 화명운의 옷을 손으로 찢고 입으로 뜯어낸 적염선자가 거침없이 올라탔다.

    “가자!!”

    그렇게 십구 년간 곱게 간직해 온 화명운의 순결한 육체는 삽시간에 유린되었다.

    * * *

    ‘커걱!’

    심온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하마터면 ‘푸핫’ 하고 입을 벌릴 뻔했다.

    화명운이 들어왔을 것이 거의 확실한 이 비밀 기지 같은 곳에서 심온은 뜻밖의 광경을 접하고 만 것이다.

    동혈 앞쪽의 공간에 비쩍 마른 사내와 그 사내를 올라타고 있는 뚱뚱한 할머니라고 해야 할지 아줌마라고 해야 할지 모를 여인이 벌거벗은 채로 방사(房事)에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오십대 후반의 여인은 햇볕을 통 받지 못했는지 새하얀 피부에 통통하다 못해 뚱뚱한 몸이었고, 그에 대조적으로 사내는 이쑤시개를 눕혀놓은 것 같은 말라깽이여서 극심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더 더욱 심온을 충격에 빠뜨린 건 피골이 상접하고 눈빛이 흐릿한 사내가 틀림없이 화 공자라는 점이었다.

    “화 가가, 왜 요즘엔 힘을 못 쓰는 거야? 사랑이 식은 거야? 응?”

    ‘화 가가?’

    심온의 의문이 곧바로 해소됐다. 화명운이 아니고 누구겠는가.

    “사랑합니다. 하지만 매일 다섯 번은 너무 힘듭니다.”

    화명운은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석 달이라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다섯 번씩 적염선자와 뜨겁게 몸을 불태웠다. 정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그였기에 하루 한 번도 벅찰 판에 아침부터 밤까지 다섯 번을 채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의 고통이 따로 없었다.

    오늘만 해도 벌써 힘겹게 두 번 일을 치렀고, 지금이 세 번째인데 먹은 거라곤 물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전부인 그로선 기력이 탈진하여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흥! 사랑한다면 하루 다섯 번이야. 그 이하는 사랑이라 할 수 없어.”

    한참 위에서 몸을 굴리던 적염선자는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동혈 안으로 들어갔는데 다시 나오는 그녀의 손엔 채찍이 들려 있었다.

    “좀 맞아야겠어. 그대가 내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내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는 줄 알아?”

    그러더니 그녀는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찰싹찰싹!

    “으윽, 으으윽! 노력해 보겠습니다. 다시 시도해 보겠습니다. 으으윽!”

    채찍이 지나간 자리가 선명히 붉게 부어올랐고, 화명운은 고통에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둘 다 벌거벗은 채로 한 사람은 채찍을 휘두르고 또 한 사람은 채찍에 맞아 뒹구는 광경을 지켜보는 심온으로서는 이 황당한 현실 앞에 도무지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찰싹찰싹!

    “내가 누구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으으윽, 나의 여인입니다.”

    찰싹찰싹!

    “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나지?”

    “매일매일 볼 때마다, 으으윽, 첫사랑의 설렘이 마음을 파고듭니다.”

    찰싹찰싹!

    “나를 어떻게 사랑해 줄 거지?”

    “제가 가진 힘을 다해 당신을, 으아악, 기쁘게 해주겠습니다. 으으윽! 뼈가 부서지고 살이 녹아내릴 때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오늘 몇 번 했지?”

    “이제… 으윽, 겨우 두 번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세 번이 남아 있어, 으으윽, 저는 행복합니다.”

    두 사람은 각기 때리고 맞으면서 사랑(?)의 밀어를 속삭였다. 그러나 바라보는 심온으로서는 머리가 어떻게 돼버릴 것만 같아서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심온은 가만히 물속으로 가라앉아 수중에서 눈을 뜬 채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정신 차려라, 심온. 그동안 숱하게 희한한 일들을 경험하지 않았더냐. 이번 일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정신을 차려야 해, 정신을.’

    당장 눈앞으로 두 사람의 엽기적인 광경이 보이지 않고, 또한 애써 마음을 진정시킨 탓에 심온은 간신히 현실을 냉정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음, 화 공자가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탈출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무공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묶어놓지 않은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탈출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겠지. 어쩌면 화 공자도 몇 번인가 탈출을 하려고 시도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붙들렸을 거야. 그리곤 그 벌로 그날은 하루 다섯 번이 아니라 열 번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하루에 열 번의 고통이라면 아주 작살이 났겠구먼.’

    심온은 황당함에 감염된 듯 황당한 생각을 한 후 여인의 무공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일단은 무작정 뛰어오르기보다는 화명운이 혼자 있을 때를 노려 구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은밀히 떠올라 상황을 지켜보고 가라앉았다가 또 살피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채찍질은 멈추고 말라깽이의 처절한 몸부림과 뚱땡이의 뜨거운 몸부림이 일 다경 정도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심온이 세 번째 떠올랐을 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화명운은 평지에 드러누운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회포를 마음껏 푼 여인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동혈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신속함이 생명이다.’

    마음으로 다짐한 심온이 한순간 몸을 솟구쳐 화명운에게 날아갔다.

    츄아악!

    물보라가 일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화명운을 낚아챈 심온이 몸을 틀어 물속으로 들어가려 할 때였다.

    “웬 놈이냐?”

    심온은 음산한 장력이 어느새 등판이 시릴 정도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장력을 발출했다.

    펑!

    두 기운이 충돌하면서 적염선자의 몸이 휘청 세 걸음 물러났고, 심온은 적염선자가 뻗은 장력을 역으로 이용해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안 돼!! 이 죽일 놈아! 가가를 데려가면 안 돼!!”

    적염선자는 아직 옷도 걸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심온을 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심온은 있는 힘을 다해 물속의 통로를 찾아 막 진입하려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고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원래 출신이 물귀신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적염선자가 등 뒤로 바싹 다가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온은 오른손을 뒤로 뻗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는 이어 중심부를 향해 검지를 내밀어 점을 찍었다. 그러자 부드러운 물은 한순간 강한 방패처럼 딱딱해지면서 막 다가서려던 적염선자의 몸을 가로막았다. 기의 벽이 펼쳐진 것이다.

    적염선자가 기막으로 형성된 물 방패를 뚫으려 시도하다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옆으로 돌아 쫓을 무렵 심온은 어느새 급격한 와류를 역으로 뚫어 나갔다. 비록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어차피 적염선자 또한 더딜 것이었기에 빠져나갈 시간은 충분했다.

    어느덧 와류를 벗어나자 그 이후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심온으로서는 화명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벌써 물을 마셔도 많이 마셨을 것이기에 더욱 몸놀림을 신속히 하여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촤아악!

    심온이 솟구치는 기세 그대로 수면을 뚫고 허공을 날아올라서는 하강하는 중에 두 번 정도 물을 박차고는 강가로 내려앉았다.

    우선 급한 것은 화명운의 응급조치였다.

    가슴을 두 손으로 압박하여 물을 토하도록 유도하면서 혹시나 뚱땡이가 솟아오를지도 모르기에 강가를 한 번씩 주시했다.

    심온이 강가에서 더 벗어나지 않은 건 화명운에게 응급 처치를 하려는 것도 있었지만 제아무리 낯이 두꺼워도 벌거벗은 상태로 물을 뚫고 나오진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여지없이 박살났다.

    촤악!

    물보라가 솟구치면서 적염선자의 희디흰 뚱뚱한 몸이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가가를 내놓아라, 이놈!”

    그녀가 심온이 했던 방식과 똑같이 수상비를 운용하여 물을 박차고 거침없이 다가오는 광경은 아주 우스꽝스럽고 황당함 자체였지만 심온은 뜨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거기엔 적염선자 염탐미의 아픔이 도사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무공을 익힘이 강해지기 위해서라거나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지만 그녀가 무공을 익힌 건 순전히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아무것도 할 것이 없고, 아무도 만날 수 없는 삼십여 년의 극한의 고독을 그녀는 오로지 무공을 익히는 것으로 애써 이겨내려 했던 것이다.

    적염선자 염탐미의 몸이 다시 하강하며 물을 튕겨내려 할 때였다. 심온은 급히 화명운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갈 태세를 취하려는데 문득 한줄기 비명이 울려 퍼졌다.

    “으아아악!”

    염탐미의 신형이 어지러워지면서 그대로 물속으로 처박힌 가운데 터져 나온 비명이었다.

    심온은 그녀가 햇빛이 노출되면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린 것을 알지 못한 까닭에 ‘저건 또 뭔 지랄이냐?’는 식으로 엉거주춤 바라보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더 이상 그녀의 몸은 떠오르지 않았다.

    심온은 마저 응급 처치를 하려고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화명운을 내려놓았다.

    그때 물속으로부터 괴이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제발 나의 가가를 돌려다오. 제발…….”

    수막을 뚫고 나오는 음성은 괴이하기 그지없었지만 심온은 그것이 뚱땡이의 음성임을 알 수 있었다. 어쩐지 서글픔이 진하게 묻어나는 음성이었다.

    “내가 너에게 해코지한 것이 무엇이냐? 내가 바라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가가만 곁에 있으면 족할 뿐이다.”

    심온은 뭉툭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잠시 물가를 바라보다가 또 화명운을 바라봤다. 그저 홀딱 벗고 있는 것이 창피해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저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제발 부탁이다. 이대로 가지 말아다오.”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갈 테다!”

    하지만 심온은 화명운이 쿨럭거리며 물을 토해내는 것을 확인한 후 그대로 튀어버렸다.

    화명운을 빼앗긴 적염선자는 그날 하루 온종일 눈물과 괴성으로 발버둥 쳤다. 여기서 떼굴떼굴, 저기서 떼굴떼굴거리다가 땅을 치고 통곡하기도 하고 온갖 욕이란 욕은 다 하다 결국 지쳐 잠들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다를 건 없었다.

    삼십 년의 고독을 마감했는가 싶었는데 이제 다시 또 얼마나 오랜 시간 외로움에 허덕여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도 욕을 퍼붓고 괴성을 질러댄 탓에 거의 목이 쉴 지경에 이르렀고, 이젠 흘러나올 눈물조차 없어 망연자실 주저앉은 채로 물가 쪽만 바라보았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 난 이대로 계속 살아야 하는 걸까?’

    그녀의 눈에서 말라 버린 줄 알았던 눈물 한 방울이 소리없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촤아악!

    물보라가 일면서 두 사람이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적염선자는 단번에 불청객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이 자식이!’

    나타난 건 화명운을 빼앗아간 놈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심온의 무공이 결코 자신의 아래가 아니란 점과 더 이상 목적이 없을 텐데도 나타난 것이 이상해서 곧바로 손을 쓰진 않았다.

    한편 심온은 물살을 뚫고 나타나긴 했는데 여전히 적염선자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선 것을 보고는 잠시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망설이다가 눈길을 약간 옆으로 하고는 포권을 취했다.

    “강호말학 심온이 선배님께 인사 올립니다.”

    “내게서 또 무엇을 빼앗아가려고 온 것이냐?”

    당장에라도 손을 쓸 것처럼 으르렁거렸지만 심온은 여전히 평온을 유지한 채 말을 받았다.

    “오해 마십시오. 이번 방문은 선물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선물?”

    “그렇습니다.”

    심온이 다시 이곳을 찾게 된 것은 화명운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보인 처절함의 이유를 정신을 차린 화명운으로부터 들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화명운은 그의 부친과 심온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과 적염선자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했고, 그로 인해 심온은 그녀가 뜻하지 않은 기괴한 병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는지, 그리고 사람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를 알게 되었기에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헛소리를 지껄인다면 나의 목숨을 걸고 너를 죽이고 말겠다!”

    “자, 받으십시오.”

    심온은 말과 함께 옆에 선 비약구의 등을 떠밀어 그녀에게로 가라는 시늉을 했다.

    비약구가 쑥스러운 낯빛으로 슬금슬금 알몸 상태인 적염선자에게 다가가자 적염선자의 눈에 순간 의아함이 어렸다.

    화명운과 얼굴을 논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척 보기에도 화명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실한 남자임을 간파한 것이다.

    사실 화명운의 용모도 처음에만 대단했을 뿐 삼 개월이 지난 뒤로는 피골이 상접하여 몰골이 해골 같았기에 그 상태의 화명운과 비교하자면 오히려 비약구가 좀 더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름은 비약구인데, 다른 건 몰라도 마음이 순수하기 이를 데 없고, 또한 음… 그러니까 밤… 밤에 하는 일에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남자입니다.”

    부연 설명이 더해지자 적염선자는 반신반의하던 마음을 접고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그, 그러니까 나의 새 신랑이란 말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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