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흑문주 심온-1화 (1/125)

# 1

후흑문주 심온 1

1. 면담

강호!

그곳은 눈부신 검과 도가 공간을 가르고, 숨 막히는 모험이 기다리며, 아름다운 사랑이 피어나는 곳이다. 또한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살인과 약탈, 죽음과 상처가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강호에는 헤아릴 수 없는 여러 문제들로 가득하여 하루하루 그것들이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자들로 인산인해이다.

갖가지 사연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자에서부터 뒷조사를 하고 싶은 자, 잃은 자를 찾고 싶은 자, 혹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안고 외롭게 밤을 지새며 해결책을 찾는 자들까지.

이러한 강호에 언제부터인가 해결사를 자청한 조직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후흑문(厚黑門)!

두껍고 검다는 특이한 이름을 지닌 이 문파는 홀연히 강호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갈했다.

―얼굴이 두껍고 마음이 시커멓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후흑문은 바로 그러한 자세로 천지에 쌓인 답답함을 해결코자 한다. 오라! 문제를 가진 자,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자, 모두 해결의 벼랑 후흑애로 와서 의뢰하라. 그리하면 곧 해결되리라!

지금으로부터 약 삼백 년 전부터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후흑문은 이제 강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되었다. 후흑문은 살인을 제외한 모든 의뢰를 접수했고(하지만 모든 의뢰가 다 수락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실패를 몰랐다. 그렇기에 오늘날에 있어 후흑문은 달리 해결의 문파로도 불렸다.

* * *

화월루는 낙양의 주루 중에서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주변 건물들이 다 고만고만하고, 꽤 크다고 하는 것이 고작 삼층 누각인 반면 화월루는 한껏 멋을 낸 건축 양식에 오층으로 이루어진 까닭이었다. 게다가 내부적으로도 질 좋은 술과 빼어난 미모의 기녀들이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니 명성은 드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맨 꼭대기 층은 특별한 장소로 일반인들은 아예 출입할 수 없었는데 많은 재물이 있다거나 권력이 있다고 하여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지금 바로 그 귀빈실의 상석에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두 팔은 머리 뒤에 대고, 다리는 탁자 위에 올려놓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실로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

작은 집에 수백 명이 살아가는 것은 혼란스럽고 큰 집에서 혼자 사는 것은 크게 외로움을 키우는 것이 된다. 무엇이든 그 쓰임에 맞지 않으면 허전해 보이고 부족해 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처럼 이곳 귀빈실 또한 크고 넓어서 이같이 오직 한 사람만 앉아 있는 것은 저절로 적막해질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청년의 거만한 모습은 이곳의 분위기를 전혀 엉뚱하게 변화시켜 고독이나 적막함 따위를 찾아볼 수 없게 하였고, 도리어 여유가 넘치고 밝은 기운이 감돌게 하였으니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들어섰다.

그는 귀밑거리가 희끗거리는 노인으로 눈은 흐리멍덩하고 머리는 수일간 빗지 않은 듯 제멋대로 뻗쳐 있었다. 그나마 옷은 비단옷으로 정갈하게 입었는데 도리어 그 때문에 용모와 옷의 불균형이 극에 달해 영락없이 정신 나간 노인네의 꼬락서니였다.

“문주님, 그녀가 왔습니다.”

노인의 말에 청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드디어 오는군. 총관이 볼 땐 어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즉, 거만한 젊은이가 문주이고 정신 나간 노인네가 총관인 모양인데 둘의 꼬락서니로만 봐서는 도대체 어떤 문파인지 심히 걱정스럽기 그지없었다.

“크크, 느낌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그 뭡니까? 면사였어요, 면사.”

면사(面紗)란 무엇인가? 강호에서 면사는 곧 눈부신 미모를 감춘다라는 뜻이었다.

“오호! 면사! 면사란 말이지? 뭘 꾸물거려, 어서 들이지 않고?”

청년 문주는 열에 들떠서 마구 손짓했고, 총관은 머리를 사정없이 끄덕이면서 헤헤거렸다. 누구든 이 광경을 보았다면 필시 이렇게 말했으리라.

“저것들 아주 쌍으로 미쳤구나.”

총관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는 면사녀를 동반한 채였다.

그때 청년 문주는 어느샌가 창가에 서서 뒷짐을 진 채 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의 거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멋진 사나이의 정취가 물씬 풍겨났다.

“문주님!”

총관의 말에 그제야 사람이 들어온 것을 알았다는 듯 청년 문주가 뒤돌아섰다. 그러자 얼굴 가득 떠오른 온화한 기색으로 인해 내실은 더욱 풍요로운 느낌이 그득해졌다.

“오, 어서 오시오.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만 귀한 손님이 오신 것도 몰랐구려. 나는 석양을 볼 때면 그 속에 빨려드는 느낌을 느끼곤 한다오. 하하, 내가 주책을 부렸구려. 자, 자리에 앉읍시다.”

청년 문주는 안쪽에 앉고 그 맞은편에 면사녀, 그리고 그 옆에 바짝 붙어서 총관이 앉았다. 청년 문주의 환한 미소가 차츰 변하더니 금세 딱딱하게 굳어서는 총관을 노려봤다.

총관은 애써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였다가 옆을 쳐다봤다가 하면서 여전히 면사녀의 옆 자리를 사수했다.

한참이나 노려봐도 총관이 본체만체하자 청년 문주는 손을 아래로 하더니 검을 턱 하니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잠시 살벌한 분위기가 공간을 점하고 빠르게 퍼져 가자 총관은 그제야 머리를 긁적이며 주춤주춤 일어서며 말했다.

“하하하… 그러고 보니 제게 바쁜 일이 있었는데 깜박 잊고 있었군요. 아하하하, 전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대화들 나누십시오.”

“그래? 아니, 여기 있지 않고서?”

청년 문주의 이 말은 검의 손잡이를 살짝 뽑아 드는 자세를 취하며 뱉어낸 말이라 자칫 눌러앉는다면 단칼에 베어버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아닙니다. 어서들 말씀 나누십시오.”

총관이 나가자 청년 문주는 다시금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방금 전까지의 살벌한 기운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로써 벌써 이 방 안의 기운은 청년 문주의 행동에 따라 세 번이나 바뀐 셈이었다.

온갖 거만한 자세로서 방 안에 넉넉한 여유를 채운 것이 첫째요, 창가를 바라보며 사나이의 고독을 물씬 풍긴 것이 두 번째였으며, 셋째가 방금 보인 따스한 기운이었다. 이런 변화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빠르게 전환된 것이라 보통 사람은 눈치챌 수조차 없는 것이었다.

“부친께서는 여전하신지요?”

“천하의 영웅 중의 영웅이신 후흑문주께서 염려해 주신 덕분에 잘 지내고 계십니다.”

“하하하, 이 소인배를 영웅 중의 영웅이라시니 정녕 감당하기 힘들구려. 낭자의 부친이시야말로 이 시대가 낳은 불세출의 영웅이 아니겠소이까.”

그렇다. 이 청년이 당금 천하의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해결의 문파 후흑문의 문주 심온이었다. 그리고 아까 정신 나간 노인은 후흑문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총관 오교였다.

또한 이 면사녀로 말할 것 같으면 칠대기왕(七大奇王) 중 한 명인 변왕(變王) 담천변(譚天變)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담유설(譚柳雪)로서 후흑문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서 오늘 면담을 하게 된 것이었다.

심온은 탁자 위에 놓인 차를 들어 담유설의 잔에 채워주면서 말했다.

“드시지요. 미리 용정차(龍井茶)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낭자의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구려.”

“차의 빛깔이 맑은 비취 빛으로 빛나니 용정 중에서도 극상품인 듯합니다.”

“차에 관한 안목이 대단하시군요.”

심온은 그녀가 빼어난 외모는 물론이고 그에 걸맞는 교양을 갖춘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기 이를 데 없었다.

후흑문의 일은 결코 간단치 않았지만 꽃다운 나이의 여자 문도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사막 한가운데의 호수와 같다고 할 수 있었다.

직접 대면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몇 마디 말밖에 나누지 않았으나 그녀의 몸 주위로 번져 나오는 기품과 아름다운 목소리, 그리고 면사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얼굴의 윤곽에 이미 문도로 승인할 마음을 품고 있었다.

심온은 세련되고 한편으로는 다정다감한 말씨로 듣기에 좋은 말들을 골라가면서 늘어놓았다.

처음 들어설 때 어쩐지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거나 몇 가지 고민되는 일로 마음이 답답했는데 그대의 음성을 들으니 청량한 기운이 감돌아 걱정 근심이 없어졌다는 등의 과장된 호의들이었다.

담유설은 그런 심온의 말이 싫지 않은 듯 면사 안쪽에서 작게 웃음소리를 냈는데 살짝 손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는 것이 여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심온은 이때쯤에 이르러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본 문의 일은 사실 여인들이 하기엔 힘든 일일 수도 있는데 괜찮겠소이까?”

“익히 들어 마음속으로 각오를 다진 지 오래입니다.”

“하하하, 반가운 소리구려.”

“꼭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담유설의 당찬 말에 심온의 얼굴은 활짝 피어났다. 함께하기 싫다고 해도 붙들어두고 싶은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니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좋소이다. 그럼 당장 오늘부터 함께하도록 합시다.”

“정말 저를 받아주실 건가요?”

“물론이오. 왜, 뭐 궁금한 것이라도 있으시오?”

“그게 아니라 너무 간단히 결정되어진 듯하여……. 소녀는 까다로울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엔 수줍음이 가득했다.

‘크크, 수줍어하긴. 얼굴만 예쁘면 된다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참. 크크, 답답하구먼.’

심온은 속으로 온갖 추태를 부리는 것과는 달리 겉으로는 진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나는 사람을 분별함에 있어 느낌을 중요시 여긴다오. 그대가 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이미 우리 식구란 예감에 사로잡혔소이다.”

담유설은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숙였다.

“자, 이제 한식구가 되었으니 면사를 벗는 것이 어떻겠소?”

심온이 이제껏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던졌다.

“실망하실까 염려스럽습니다.”

“실망이라니,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이오? 너무 아름다워서? 아니면 너무 평범해서? 나는 이제껏 그 누구도 외모로 사람을 판단한 적이 없소. 아름다운 외모도 그저 공허할 따름이지요. 허허, 천하의 후흑문주를 한낱 외적 형상에 흔들리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오?”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라…….”

“하하, 됐소이다. 자, 어서 얼굴을 보이도록 하시오.”

담유설이 조심스럽게 면사를 걷어냈다.

화사하게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심온은 눈의 즐거움을 한껏 만끽하고자 지그시 눈을 감았다 떴다.

순간, 심온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끼아아악!”

이건 정녕 꿈과 같은 일이었다.

‘무, 무슨……?’

담유설의 온 얼굴은 그야말로 제멋대로였다. 주근깨가 밤하늘의 별처럼 알알이 박혀 있고, 치아는 군데군데 빠져 웃을 때마다 칠십 노파를 연상케 했으며, 코는 암퇘지의 코를 잘라 붙여놓은 것만 같았다.

심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뒤로 주춤거리다 의자에 걸려 넘어지면서 더듬거렸다.

“이, 이게 어찌 된 일이오? 다, 당신은 누구요? 내게 왜 이러는 거요? 내가 뭘 잘못했기에…….”

담유설의 얼굴에 당혹이 어렸다.

“왜 그러세요? 이제 함께 일하자고 하시지 않았나요? 외모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라면서요?”

“내, 내가 언제 그런 소릴 했단 말이오? 이건 아니야! 암, 안 될 말이지! 이 여자 악귀야, 썩 물러서라! 어서 물러가지 못할까!”

담유설의 안색이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러자 추한 용모는 더욱 괴기스럽게 변했다. 저러다 한순간 괴물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문주란 자가 어찌 이리도 돼먹지 못했단 말이더냐!”

담유설은 양팔을 앞으로 뻗고 턱을 쭉 내밀고는 심온을 붙들려는 듯 다가섰다.

심온은 좌우, 후미를 황급히 둘러보다가 마땅히 그녀의 손길을 깔끔하게 빠져나가기가 여의치 않을 듯싶자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가 튕겼다.

그건 매우 간략한 동작에 불과했지만 나타난 현상은 폭발적이었다.

그의 신형이 용수철처럼 솟구쳐 화월루의 지붕을 꿰뚫고 깨끗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천장에 휑하니 뚫린 구멍에서 잔해물이 몇 개 떨어졌으나 그것은 미세한 것일 뿐 무너지거나 건축 구조물의 큰 받침이 떨어져 내리는 일은 없었다.

담유설이 닭 쫓던 개마냥 사나운 이를 드러내고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총관 오교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소저, 무슨 일인 게요? 문주님은 어디로 가신 겁니까?”

이때 담유설은 오교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기에 오교는 담유설의 얼굴을 아직 보지 못한 상태였다. 어쩌면 들어서자마자 얼굴을 보았다면 굳이 질문 따위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씩씩거리던 담유설이 고개를 돌려 오교를 노려보았다.

오교는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담유설과 구멍 뚫린 천장을 번갈아 보면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말았다.

지금 그의 기분은 ‘절대공감(絶對共感)’이었다.

‘문주님이 얼마나 고충이 크셨을지 이해가 갑니다.’

그사이 담유설이 달려와 어느새 오교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이봐, 영감쟁이! 어떻게 된 거요? 왜 문주라는 작자가 지붕을 뚫고 날아가 버린 것인지 내가 이해하도록 해명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늙고 오래된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게 되고 말 것이오!”

총관 오교는 땀을 삐질거리면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문주님은… 언제나… 바쁘십니다.”

그 말에 담유설이 붙들고 있던 멱살을 풀고 오교를 내려놓았다.

“아하, 그런 것이었군요? 바쁜 몸이라서 볼일을 보러 가신 게로군요? 난 또 내 얼굴 때문인가 했지요.”

‘이런! 믿고 있다.’

오교의 이마로부터 식은땀 한 방울이 또로로 흘러내렸다.

“하하하… 그럼요. 원체 바쁘셔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지요.”

담유설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더니 수줍게 말했다.

“호호호. 뭐, 어쨌든 상관없어요. 날 이미 받아들이겠다고 하셨거든요.”

다시금 오교의 이마로 식은땀 방울이 쏟아져 내렸다.

‘아, 완벽히 정상이 아니다. 정녕 후흑문에 시련이 닥치는 것인가!’

***

2. 행방불명된 자들

세상엔 많은 보물(寶物)이 있다. 황금(黃金), 진주(眞珠), 청옥(靑玉), 홍옥(紅玉), 자수정(紫水晶), 취옥(翠玉), 석류석(石榴石), 금강석(金剛石).

그러나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나면 가장 소중한 보물은 가족이며 자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대체될 수 없는 존재이다.

여기 한 사람, 진귀한 보물을 잃은 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허관걸이었다. 그에겐 ‘자녀’란 이름의 ‘여섯 개의 보물’이 있었는데 십칠 년 동안 고이 간직해 왔던 네 번째 보물을 잃어버린 후 상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들 허융은 한 장의 서신만을 남겨놓은 채 사라졌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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