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진건곤이 고루마군을 데리고 돌아온 전장에는 이미 싸움은 끝이나 있었다. 1천여 명 중에 7백을 차지하던 강시가 없어지고 나니 싸움이 되지 못했다.
마인들은 모두가 물러나 있었고 정파인들은 자신들의 지인을 제압하여 진건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런 비열한 놈! 어떻게 인두겁을 쓰고 천륜을 어긴단 말인가?”
“역천의 술법이라니… 하늘이 두렵지 않더냐?”
고루마군을 본 정파의 무인들은 저마다 욕을 하고 찢어 죽일 듯한 살기를 끌어올렸다.
자신의 사질을, 사숙을, 제자를, 사부를 베어야만 했던 그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한 것이었다.
역천의 술법은 그들의 마음을 찢고 인성을 찢었다. 평생을 살아도 가슴속에 묵직한 것을 담고 살아야 하는 비극을 선사해 주었다.
모두가 고루마군을 죽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원한이 하늘을 찔렀지만 그들은 그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
강시처럼 굳어진 채로 주구가 되어버린 무인들과 광룡진천류에 취해버린 자들을 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전진자가 그들을 치료할 수 있다면 죽여 버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대신 지옥에 가지요. 아미타불!”
이마에 계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스님이었다. 역천의 술법은 자비를 품은 불가마저 살욕을 끌어올리게 할 정도였다.
“안 됩니다. 치료는 할 수 있지만 재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천천히 알아봐야지요.”
“아미타불! 도우는 치료를 서둘러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저희를 사숙을 먼저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백부야말로 중요한 분입니다. 전진자!”
한 번 말이 나오자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지인을 먼저 치료해 달라고 나섰다.
“천천히 줄을 서시오. 사문의 사람들을 치료하고 나면 치료를 해줄 것이외다.”
개중에 화산의 인물이 당연한 듯이 말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 말에 진건곤은 싸늘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흥! 사문이라니? 어느 곳이 사문이란 말인가? 본인은 강호 무림과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요. 사병들이 불쌍해서 나섰을 뿐이오. 무림인들은 어찌되어도 모르겠소이다.”
전진자의 말에 장문과 장로들의 고개가 떨어져 내렸다. 절검도 역시 하늘을 볼 뿐이었다.
앞으로 나섰던 화산의 인물은 두리번거리며 진건곤과 장문, 장로들을 번갈아 보았을 뿐이었다.
“화산이 먼저겠지요. 그다음은 아미겠고요. 자, 어서어서 줄을 서세요. 증상이 심중한 사람은 제가 골라서 앞으로 보낼 테니 걱정 말고 줄을 서주세요.”
소군이었다. 소군이 나서서 선을 그으니 아무도 나서지 못했다. 진건곤도 그녀의 말에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진건곤은 자신의 영력으로 상대의 몸을 샅샅이 훑어 주었다.
전날의 운현은 이미 진건곤의 곁에서 정화가 된 후에 살펴보았으니 몰랐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을 살피고 치료하면서 확연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강시로 만들어 주구로 부리는 법은 바로 가일구층황금공과 관련이 있었다.
당사자들은 가일구층황금공을 연마한 것뿐이겠지만 단전을 무리하게 확장시키는 사이 생명의 기운이 얼기설기하게 빈틈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방법이 생명을 해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었다.
고루마군이 술법으로 만들어낸 것은 바로 시기(尸氣) 얼기설기해진 곳에 시기를 불어 넣는 것이었다. 생명의 기운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 죽음의 기운이 몰아넣으니 살아 있으나 죽은 자와 같았다.
그런 상태의 사람을 상대로 강시를 부리는 방법이 먹혀들었던 것이다.
다만 가일구층황금공은 그 진전을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으니 천하에 더 없는 인재와 신공이 만나거나 영약이 함께해야 하는 것이었다.
각파의 대단한 인재만이 그 무공을 익힐 수 있었으니 그런 자를 주구로 부린다면 각파의 전력 누수와 함께 마교에 고수들을 충당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진건곤이 치료한 사람들의 면면이 그랬다. 각파의 중추가 즐비했다. 함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으리라!
화산의 인물들에 강시처럼 주구가 되었던 자들이 둘. 광룡진천류에 취한 자가 둘이었다. 그들의 치료가 끝이 나자 감사하다는 말을 했지만 진건곤은 들은 채 만 채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귓가로 전음이 들렸다.
[고맙구나.]
[죄송합니다. 사부님.]
별로 정도 없는 사문이었으니 운현과 청명의 일로 분기탱천하여 사문을 버렸다.
하지만 절검이 자신을 위해 해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절검에게 만큼은 당당할 수가 없었다.
이어 아미의 순서가 돌고 그 이후로는 급해 보이는 자들이 먼저 순서를 받았다.
“허어! 대단하오이다. 내공의 힘으로 모든 혈맥에 자리 잡은 잡기를 태우는 듯하던데 말이오. 저리 많은 사람들을 혼자서 치료하다니 말이오.”
“그것만으로도 내공에서는 능히 천하제일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런 인물이 강호를 지킨다니 참으로 강호에 흥복입니다.”
화산의 장문은 그 말을 들으면서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화산이라는 말은 쏙 빠졌다. 아무도 화산에 고마워하지 않았다. 진건곤이 스스로 화산이 아니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고 있겠지만 그들의 생각은 보나마나 똑같았을 것이다.
‘전진자를 포섭하는 문파가 다음세대를 지배할 것이다.’
구대문파와 오대세가는 지금은 화산의 눈치를 보아 가만히 있을 것이지만 화산이 없어진다면 그 뒤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전진자의 뒤로는 이미 줄 같은 것이 세워져 있었다.
“이봐! 치료에 거치적거리게 왜 이런 곳에 있나?”
이제 막 동생의 치료를 마친 남궁세가주가 진건곤의 뒤에 선 무리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얼굴만 붉혔다. 차마 남궁세가주에게 말을 하지 못할 일인가 싶었다.
“말하지 못할 일이라면 당당하지 못한 일이겠지. 전진자가 치료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비켜 주게.”
남궁세가주가 직접 나서서 말을 하자 그들은 그 자리를 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흩어진 것은 아니고 장소를 뒤로 물리는 것뿐이었다.
“전진자에게 줄을 대어 볼 생각을 하고 있나 봅니다.”
남궁세가의 지낭이라고 불리는 총관이 운을 떼었다.
“하하하하하! 화산이 있고 구대문파가 있고 우리가 있지. 저들이 나설 자리가 아닐 것이야.”
“아무렴요. 아미가 있으니 다른 곳이라도 힘이 부치지요. 베개송사는 당하지 못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저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전진자를 필두로 문파라도 세우자고 덤빌지도 모르겠습니다.”
남궁세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화산이 싫다는 뜻은 분명히 밝혔고 그렇다고 전진자처럼 일세를 풍미할 고수가 다른 문파에 다시 들어가는 것도 우스운 일. 새로운 문파가 탄생할지도 몰랐다.
“허허! 좌우지간 화산에서 풍운아가 나온 것이야. 그런 풍운아와 무슨 원수를 졌을꼬? 참으로 궁금한 일이야.”
“저자가 바로 전진자였군.”
“정말 놀라운 무공이었습니다. 대공녀가 아니시면 감당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장군.”
본영의 자리에서 무인들의 싸움을 지켜본 좌오장군과 부장들이었다.
“기필코 제거해야 할 자로군. 방법을 찾아보세.”
“우리가 하는 일에 네일 내일 따지지는 않지만 저자만큼은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왜 그런가?”
“귀제갈께서 계시지 않습니까? 그분의 지혜라면 저자를 조만간 처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하하하! 그렇군. 그분이라면 틀림없지.”
신교의 사람이라도 귀제갈이 전진자를 노렸다가 실패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귀제갈이라면 언제든지 전진자를 없앨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건 그렇고 말일세.”
“네, 장군.”
“지금 우리가 곤란한 처지가 아니던가?”
부장은 알아듣지 못하고 눈을 멀뚱거렸다.
“전투 말일세. 지금 이대로 돌아간다면 승리가 되지 않겠나? 이를 어쩐단 말인가? 연구 좀 해보게.”
“하하하! 장군께서는 너무 욕심이 많으신 듯합니다. 무림인들에게 이 정도의 피해를 입혔다면 충분히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들은 이미 기세가 꺾였고 신교의 전사들에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귀제갈께서 전진자만 제거한다면 당장에라도 승세를 굳힐 수 있을 겁니다.”
“허허! 귀제갈께서 하실 일과 내가 할 일을 나누어서 쓰겠는가? 어쨌든 이 전투를 패전으로 만들 궁리를 해보게!”
진건곤은 자신의 주위로 둥그런 구체를 불러내었다. 일종의 기막이었는데 영력으로 펼쳐진 것인지라 진건곤의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있었다.
때로는 소리를 차단하는 기막으로, 때로는 경공을 펼칠 때 다른 사람들을 태울 수 있는 용도로도 사용이 되었고 호신강기로도 사용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소군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후르릅!
참으로 좋은 차였다. 첫 모금에 청아한 향이 입안을 감돌았고 두 모금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극상품의 용정이로군요. 피가 흐르는 전장에서 이런 차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상공.”
“하하하! 이게 다 잘난 서방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
진건곤이 흰소리를 하더니 스스로 웃음을 터트렸다.
치료를 마치자 누군가가 차를 가져와 전해 주었던 것이다.
그것이 남궁세가주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친동생을 마교의 주구로부터 풀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모르긴 몰라도 이 싸움에 참가했던 거의 모든 문파들이 진건곤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진건곤이 아무런 조건도 붙이지 않고 문파의 중진들을 치료해 준 것이 아니던가?
물론! 화산은 그 입장이 떨떠름했지만 말이다.
고루마군의 수작으로 주구가 된 무인들을 치료한 진건곤이었다. 백여 명의 무인들을 치료하고 났으니 그에게 잠시간의 숨 돌릴 틈이 생겼다.
아직은 광룡진천류에 취한 무리들이 남아 있었지만 이제 막 치료를 마친 진건곤에게 또다시 환자를 들이밀 자들은 없었다.
진건곤이 휴식을 마치고 다시 치료를 시작해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참으로 대단한 무리들이요. 이토록 많은 수의 고수들에게 수작을 부려 놓았다니 참으로 대책이 서지 않습니다.”
진건곤이 치료한 것은 무려 백여 명에 가까운 수였다.
가일구층황금공을 익혔다고 해서 무작정 강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가일구층황금공의 성취가 적어도 오단공을 넘어서야만 했다. 오단공이라면 단전의 크기가 본래에 비해 무려 세 배 정도는 커지고 난 뒤였다. 시기가 들어갈 자리가 충분해 져야만 고루마군의 술법이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었다.
“이미 익힌 지 십오 년이 넘으신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십오 년 전부터는 계획된 일이라는 것이지요. 참으로 인내심이 강한 무리들 입니다.”
“게다가 참으로 무서운 심계였습니다. 가일구층황금공을 익혀 실패한다고 해도 각 문파의 도량이 죽는 일이니 무림의 정기가 손상되는 일이요. 연공에 성공하여 각파의 중추가 되는 고수가 되어도 이런 식으로 주구를 만들 수 있다면 그 또한 무림의 정기가 훼손되는 겪이니 이중 삼중으로 짜 놓은 빈틈없는 계획입니다.”
“그렇습니다. 누님. 그리고도 아직도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평리에서 퍼져나간 환천삼보 말입니다. 그것도 역시 언제고 무림을 좀 먹어 들어갈 것입니다.”
“아미타불!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위력이 강하고 빠른 무공인지라 퍼져 나가는 속도도 무서울 것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누님께서는 맹주에게 말씀을 드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겪은 것을 자세히 세상에 알리고 환천삼보를 익히는 것을 그만두라는 포고령을 내리도록 해주십시오.”
“아미타불! 이를 말이겠습니까? 그리하겠습니다. 그런데 피곤하지 않습니까?”
소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 보았다. 백여 명에 달하는 무인들을 치료했으니 다른 무인이라면 탈진할 정도였을 것이다.
“피곤하지는 않습니다. 특별히 내공을 쓴 것도 아니니까요. 영력을 넣기만 해도 시기가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상극에 해당되는 기운 같습니다. 아마도 고루마군이 제게 힘을 쓰지 못하고 사로잡힌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운현 사부님도 상공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되었다고 하셨죠. 상극이라… 광룡진천류도 역시 그리될까요?”
소군의 물음에 진건곤의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떠올랐다.
“그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흥분은 가라앉힐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서요, 상공?”
소군은 궁금한 듯이 재우쳐 물었다.
“고루마군의 시기는 근본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니 쉽게 소멸하였습니다. 하지만 광룡진천류가 이용하는 살욕과 색욕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감정인지라 없애려고 한다고 해서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미타불! 그럼 이분들은 영원히 자신을 억누르고 살아야 한단 말이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실망하지는 마십시오. 고루마군, 그 작자에게 무언가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에게 치료법을 얻어내야겠습니다.”
“검후님! 검후님!”
소리가 들려오자 진건곤은 펼쳐놓았던 기막을 소멸시켰다.
“대사저와 전진자님을 뵙습니다.”
기막이 사라지고 전진자가 보이자 서둘러 예를 취하는 법흥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다급함이 서려 있었다.
“왜 그러느냐?”
“고루마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무어라?”
“취조를 위해 아혈을 풀었는데 바로 혀를 깨물어 지금 다 죽어 가고 있습니다.”
“가봅시다.”
진건곤이 소군을 안고 경공을 펼쳐 급하게 움직였다.
후웅!
진건곤과 소군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공기만이 크게 흔들릴 뿐이었다.
순식간에 고루마군을 가둔 천막 앞에 당도한 진건곤은 서슴없이 천막을 걷고 들어갔다.
이미 그곳에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장문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고하고 고루마군의 자해를 막지 못했던 것이었다.
고루마군이 아혈이 풀리자마자 입을 제대로 열지도 않고 입속에서 혀를 물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누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그것은 마찬 가지였을 것이었다.
“흐흠!”
“아미타불!”
“원시천존!”
“흐흠!”
저마다 겸연쩍은 듯이 표정을 지으며 탄식을 토해냈다.
하지만 진건곤은 장문들의 그런 표현에 응대할 틈이 없었다.
곧장 고루마군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 자리에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진건곤의 독문심법이라 할 수 있는 현천기공이 펼쳐지고 곧장 몰아일여의 경지로 들어섰다.
진건곤이 몰아일여로 들어서자 장문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진건곤의 몸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진건곤의 코에서는 연기와 같이 뿌연 것이 쏟아져 나오더니 곧장 머리 위로 올라가 세 개의 환을 만들었다.
세 개의 환은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오색찬란한 빛을 머금었다.
전설로만 치부되던 장면이 진건곤의 몸에서 하나하나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놀라운 장면에 진건곤이 하는 일에 나서지 못하고 지켜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진건곤의 몰아일여가 고루마군에게 향하자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 무슨 짓인가? -
- 무… 무엇이? 무엇이야? -
- 전진자네. 자네의 마음속에 직접 말을 전하고 있지. -
- 전설의 혜광심어까지? 하! 점점 끝을 알 수 없어지는군. 그래 무엇이 알고 싶은 것인가? -
- 치료법. 가일구층황금공과 광룡진천류의 완전한 치료법을 알고 싶네. 또다시 술법에 걸려들지 않을 방법 말이네. -
- 크하하하! 그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네. -
진건곤의 말이 끝나자마자 고루마군에게는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며 일어났다.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에서부터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겼던 그 시절까지.
고루마군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중에도 한 치도 움직임이 없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가슴이 뭉클하게 흔들리더니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놀랍게도 그것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감정이 아닌가?
- 무… 무엇인가? -
- 자네 마음속에 들어 있는 측은지심일 뿐이네. 측은지심은 인간의 본성 중에 한 가지일 뿐이네. -
-그… 그런가? 하지만 자네는 나를 제대로 알지 못했네. 나는 지난 일을 반성하여야 할 일이 없다네. 오히려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네. 크하하하하하! -
당황스러운 것은 진건곤이었다.
몰아일여의 마음으로 고루마군의 마음을 들여다 보니 고루마군의 마음속에는 믿음이 들어 있었다.
한 톨의 사심도 없는 휘황찬란한 광영의 빛이라니……!
- 어차피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자네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네. 하하하하! 살고자 할 때는 자네 생각만 해도 몸이 덜덜덜 떨려 왔지. 하하하하! 역시 죄를 짓고는 편하게 살지 못하나 보이.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네. 난 죄를 지었지만 내 후손들은 광영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네. 자네는 분명히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고 있겠지? -
- 아마도 그렇겠지. 대의를 품으라고 해서 품었으니까! -
-후후후후! 나도 옳아 자네와 난 가는 길이 다를 뿐이라네. -
- 네가 옳다고 해도 연천의 술법을 쓰는 자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
- 후훗! 역천의 술법! 그깟 것이 문제가 되나? 과거 활선당의 이름으로 순천의 법을 시행했을 때 돌아온 것은 마교라는 이름뿐이었다. 내가 역천의 술을 얻은 것은 그것 때문이었다. 옳은 일을 하고도 멸절의 길을 가야 하는 현실. 그 현실을 이어야 했기에 선택한 길이었을 뿐이야. 나는 옳다. -
자신이 옳다는 말을 하고 나자 고루마군의 생기는 급격하게 흩어지고 있었다.
진건곤은 고루마군의 광영의 빛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가 없었다. 더 급한 것이 있었으니까.
- 시기와 광룡진천류. 치료법은 없나? -
- 역천의 술법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광영의 빛을 가져다 줄 것이네. 가르쳐 줄 수 없다는 것은 자네가 더 잘 알지 않겠나? 후후후! 후…후……! -
진건곤은 고루마군의 죽음을 느끼고는 더 이상의 몰아일여가 필요 없음을 느꼈다.
진건곤의 눈이 번쩍 뜨여지자 고루마군의 고개가 땅을 향해 떨어졌다.
“허어! 무엇이 광영의 빛이며 무엇이 옳다는 것인가? 그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길을 광영이며 믿음이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진건곤의 눈이 뜨여지며 알 수 없는 한마디를 또 해내었다.
소림 방장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뜬금없는 진건곤의 말인데도 그 속에서 무언가를 잡은 듯하였다.
“나무아미타불!”
소림의 방장이 뜬금없이 불호를 외치자 진건곤은 그를 보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정성을 다하여 합장을 하였다.
“나무아미타불!”
진건곤의 답도 역시 그것이 전부였다.
진건곤은 또다시 광룡진천류에 취해 제압당해 있는 자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그들을 치료하고 나더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진건곤의 놀라운 무위를 보았던 무인들은 진건곤이 마교를 척결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를 앞세워 앞으로 진격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정작으로 본인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진건곤이 사라지고 나자 무인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인지 모두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였다. 그것은 바로 소림의 방장에게 들러 한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소림 방장을 찾은 자는 진건곤이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남궁가주였다.
“전진자와 나누었던 그 불호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선문답을 보았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가 없더군요.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남궁가주의 얼굴에는 무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사라지고 하교를 듣고자 하는 불자의 얼굴이 서려 있었다. 진실로 커다란 가르침이라도 받는 듯하였다.
“아미타불! 저도 역시 모르지요. 선문답은 본디 그런 것입니다. 말하였으나 그 답은 오직 깨달은 사람만이 아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 답을 들은 자는 전진자뿐이 아니겠습니까?”
남궁가주는 방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금 더 자신을 낮추어 답을 청했다.
“대사! 본인이 미욱하여 못 알아듣겠습니다. 좀더 상세히 풀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본디 도란 말로서 전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던진 것은 화두조차도 말로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을 말로 던졌으니 화두와는 전혀 다른 결론을 얻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깨달은 자만이 그 답을 한다고 하는 게죠. 화두의 답을 얻은 것은 전진자입니다. 제가 던진 화두는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의 만백성들이 아침저녁으로 수도 없이 불러대는 불호였을 뿐이니까요. 그 속에서 전진자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었을 테니 어찌 제가 그 속을 들여다보겠습니까? 그나마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것이라는 것뿐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기다리는 것밖에 수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대사께서 던진 화두만이라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소림의 방장은 남궁가주를 지그시 그러나 힘이 있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남궁가주의 눈에는 무인으로서의 욕심은 사라져 있었고 그저 불자로서의 가르침을 받겠다는 열망만이 가득해 있었다.
“아미타불! 이렇게 남궁가주가 불자의 가르침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몰랐습니다. 허허허! 제가 담은 화두는 그 흔하디흔한 자비(慈悲)였습니다. 전진자는 그것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저는 그럼 이만 일어서겠습니다.”
남궁가주가 생각에 잠겨 있자 방장의 목소리가 또다시 울렸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전진자가 다시 돌아온다면 좀더 단단해져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 말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묻어나던 남궁가주의 얼굴이 더 밝아졌다.
“그 말 기대해 보지요.”
“틀림없을 겁니다. 아미타불!”
남궁세가주는 마음속으로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진건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었다.
소림 방장의 말대로라면 한층 더 성장하여 온다는 뜻이었으니까.
진건곤이 사라져 버리자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무인들을 제외한 군소방파의 무인들은 전선을 이탈하여 돌아가고 말았다.
사부가 제자를 죽이고 사형제가 도검을 맞대야 하는 역천의 술법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황제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는 쉽게 퇴각하지 못하였지만 군소문파의 무인들은 달랐다.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모두가 되돌아 가 버렸다.
하지만 남겨진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라도 진건곤이 없다면 쉬이 나서지 않을 눈치였다.
“허허! 분명히 마교를 척결하는데 힘을 써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대로 떠나 버리다니……!”
맹주는 전진자가 그대로 떠나 버린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원시천존. 그가 있다면 필시 큰 힘이 되었을 것인데 말입니다.”
“아미타불. 전진자의 무공은 참으로 대단하지요. 저희 검후의 무공과 비견할 만합니다.”
아미는 검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는데 그것에 빗대는 것을 보니 전진자의 무공에 더 없이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일단 맹주가 말을 꺼내자 전진자의 무공을 칭찬하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렇게 사태가 돌아가는 것을 싫어할 만한 문파는 꼭 하나 있었다.
“전진자의 무공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만큼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화산의 장문이 불쑥 일어서서 발언을 하였다.
하지만 모두가 그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직접 눈으로 본 것이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기어검이었소. 그것도… 허험험…….”
남궁가주였다. 검선의 검보다 더 빨랐다는 말을 하려고 했으나 무당파의 맹주가 눈에 들어오자 참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영력으로 얻어진 것이오. 무공이 아니란 말이요.”
“영력이든 무공이든 그것을 받아낼 자신이 있소? 그 단단한 강시를 두부처럼 뚫고 들어가는 것을 보았소이다.”
청성의 장문이 입을 열었다. 그도 역시 대단히 감명을 받은 듯하였다.
하지만 그 말이 바로 화산 장문이 하고 싶던 말이었다.
“바로 그 점이외다. 그 단단한 강시를 그렇게 쉽게 뚫는 것을 보았지 않습니까? 무공으로 만들어낸 경력이 강시를 뚫어내는 것과는 다르단 말입니다. 마치 젖어 있는 종이를 젓가락으로 뚫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까? 단단한 물건을 무공으로 깨는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전진자의 영력과 상극인 강시이기에 그리 쉽게 뚫었던 것입니다.”
화산장문의 말에 생각을 하는 장문들이었다.
그들이 저울질을 해보는 눈치가 되자 화산의 장문은 못을 박았다.
“아시다시피 전진자는 화산에서 파문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만을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소란 속에 전진자의 이기어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만… 전진자의 이기어검은 절검 사숙이 펼친 그물망을 뚫지 못했습니다.”
절검의 이름이 언급되자 모두의 눈이 절검을 향했다.
절검은 화산 장문을 향해 곤란한 짓을 벌이는구나라는 눈짓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미 모여 버린 눈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런 일이 있기는 했었소. 하지만 판단은 여러분이 하시오.”
절검은 장문의 말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 선에서 말을 마쳤다.
“전진자의 영력은 은거를 깨고 나오신 분들보다 높은 것이 아니오. 그저 강시 같은 사악한 대법에 효과가 큰 것뿐이외다. 고루마군은 이미 싸우기도 전부터 전진자에게 두려움을 품고 있지 않았소? 사악한 술법의 힘을 쓰던 자이니 당연한 것이오. 이제 고루마군이 사라졌으니 우리들의 힘으로 마교를 척결해야 하지 않겠소? 그간 사형제들이 사부와 제자가 서로 병기를 겨누었던 일이 분하지도 않습니까?”
화산의 장문이 이토록 마교 척결에 적극적인 것은 바로 운현과 청명의 일 때문이었다.
시간을 끌어 마교가 큰 사건이 되면 될수록 화산에 불똥이 튈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나 청명의 생모인 백이현이 마교의 대공녀가 틀림없다면 대역죄인의 아들을 화산이 품었던 것이 아닌가?
후일 그 사정이 밝혀진다면 그대로 덮어두고 넘어갈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의 여세를 몰아치지 않는다면 언제가 기회가 되겠습니까? 역천의 술법사를 처단한 지금을 그대로 흘려버린다면 다음 싸움에는 또다시 고루마군과 같은 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장문인들은 화산장문의 말에 솔깃하였다.
기실 그들은 은거를 깨고 나온 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참으로 큰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또다시 전설 속의 무공을 재현하여 자파의 명성을 떨쳐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강시가 없어졌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그간 혼자서 술법을 펼쳐오던 고루마군이 죽었으니 그만한 실력자가 나오기 전에는 당분간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교에게 시간을 준다면 차후에 또다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한 일이었다.
사악한 마교도가 역천의 술법을 포기할 리가 없었으니까.
“좋소! 전열을 정비해야 할 필요도 느끼고 있지만 화산 장문의 말에도 일리가 있소이다. 본문은 찬성이요. 마교도를 두고 싸우지 않는다는 것은 해남의 협에 어긋나는 것이외다.”
구파일방 중에 가장 호전적이라는 해남은 역시나 싸울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미 술법에 걸려들었던 분들을 제외하고 간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미 고루마군의 술법으로 누가 그 술법에 걸려들 것인지를 알지 않았습니까? 역천의 술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어찌 마교가 우리의 힘을 당하겠습니까?”
“맞습니다. 은거를 깨고 나오신 각파의 고수님들이 있으니 무공만으로는 절대 밀릴 리가 없을 것입니다.”
대저 무인들이라면 자파의 고수에 대한 자부심은 언제나 하늘을 찌르는 무파들이었다. 고루마군의 술법에 막혔던 그들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던 것이었다.
“제갈가주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맹주였다. 이제는 맹주의 입장에서 결정을 지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저희의 피해가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뒤로 물러나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나와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마교를 주시하는 황실을 생각한다면 이대로 물러나기에도 곤란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은 조건을 붙여 찬성을 할까 합니다.”
제갈세가주의 말에 안색을 굳히던 화산장문은 찬성이라는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하하! 어서 말씀하시지요.”
“고루마군이 썼던 역천의 술법이 다시 등장한다면 즉각 퇴각할 것. 마인들의 병력이 우리와 대등하다면 후퇴할 것입니다. 우리는 둘 중에 아무것도 감당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야 이를 말이겠습니까?”
맹주가 있는데도 화산 장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지(衆志)를 모았다. 무림맹은 이대로 진격하여 십만대산을 토벌하기로 하였다.
전란을 겪고 떠난 군소방파의 무인들이 물경 천에 달했다. 이제는 구파일방과 속가제자. 오대세가와 그 휘하에 있는 문파만이 남았다. 그들의 수효는 겨우 천에 달할 뿐이었다.
“허허허! 들 때는 몰라도 날 때는 안다더니 제법 수가 줄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맹주의 소리였다.
“저들은 병력으로 부리던 강시를 잃었습니다. 그 수효가 얼마 되지 않을 터이니 오히려 정예들로 빠르게 싸움을 끝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화산의 장문이었다.
진심이었을까? 사람의 일이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이게 마련이었다. 개인적인 의도가 있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도 숨겨놓은 수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십칠파결(二十七把結) 같은 것 말입니다.”
제갈세가주가 언급한 이십칠파결이 나오자 장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환천삼보 중의 하나가 아닌가? 가일구층황금공도 광룡진천류도 역시 환천삼보에 들어 있는 무공이었다. 그것들이 역천의 술법을 펼칠 기반이 되지 않았던가?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화산 장문이었다.
“이미 가일구층황금공과 광룡진천류를 겪어보았습니다. 그것이 천인공노할 역천의 술법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았지요. 우리들 중에 이십칠파결이라는 수법을 익힌 자가 있다면 이미 실토하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저희 제자들이 화산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십칠파결은 술법을 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쓰는 것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제갈세가주가 되물었다.
“하하하! 제갈세가주께서 이미 이십칠파결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이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하!”
화산장문의 웃음이 높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