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영 기병대-63화 (63/107)
  • 63장.

    용악, 탈출 3개월 전. 호북 은서

    제갈소문.

    대(對) 서한국 국경수비대, 호북지부를 담당하는 장군. 그리고 덤으로 제국정보부 은서지부를 담당하는 장군. 그리고 몇 년 전, 용악를 중경으로 보낸 그 장군.

    제갈소문은 지금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자신의 목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쇠의 예기를 느끼면서.

    부관인 동생과 함께 밤늦은 시간에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제갈소문은 자신의 자리. 항상 자신이 앉던, 덤으로 자신이 좋아하던 그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창을 뒤에 뒤고 앉아 있었기에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도 모르게 이곳에 와서 저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면 꽤 대단한 실력을 가진 자였다.

    ‘살수?... 는 아닌 것 같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야.’

    “제갈소문. 맞나?”

    “...”

    “대답을 해 줬으면 좋겠군. 칼 맞기 싫으면.”

    그는 자신의 책상에 다리를 올리며 손에는 붓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려가며 조용히 말을 했다.

    ‘무슨 자신감이냐 대체? 칼 맞기 싫으면? 음!? 젠장...이걸 말하는 건가...’

    제갈 소문은 어느새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게 자신의 목옆에 다가온 검의 차가운 쇠붙이의 느낌을 느끼며 신음을 흘렀다.

    ‘대체...누구냐. 너희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 서한국의 첩자인가?’

    자신의 목에 검을 댄 자는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회의용 탁자에 붙어 있던 의자를 빼고 자신의 등을 떠밀어 그 의자에 앉게 만들었다.

    “누구지. 너희들은.”

    제갈소문은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자신이 뇌물로 장군이 되었다는 것이 아니 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듯이 느긋하게 저 어둠속에 숨어 있는 자에게 물었다.

    “질문은 내가. 대답은 당신이. 일단은 그랬으면 좋겠군.”

    “...”

    “우리, 네 번째 검은 어디 있지?”

    ‘네 번째 검! 황도에서 온 사람들인가? 그것도 대장군부에서? 갑자기 네 번째 검은 왜? 그 미친놈이 있는 곳은 알아서 뭐하게? 설마. 자신과 동생이 짐작한 것이 사실이라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군.... 잠깐. 우리 네 번째 검? 우리라고? 우리라는 말은 친한 사람끼리 쓰는 말일이다. 그럼 네 번째 검과 아는 사이라고? 네 번째 검, 반역자의 후손으로 전투기계로 살아가는 자. 그런 자와 아는 사이라면... 아마도 같은 검들뿐... 같은 검이라. 대장군들이 이렇지는 않을 것이고... 그러면 설마... 설마! 다섯 번째 검!’

    “다섯 번째 검!”

    “안 돼! 죽이면!”

    제갈소문은 우연치 않게 엄청난 사실을 추리해 내버린 자신을 머리를 믿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머릿속에 있던 생각이 흘러 나왔고 말이 나옴과 동시에 한 치 의 시간차도 없이 자신의 목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젠장... 이 빌어먹을 놈 다짜고짜 검부터 날리다니...’

    제갈소문은 정말 우연히, 우연에 우연이 겹쳐 알아낸 5번째 검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정말 우연히 알았다. 4번째 검에 대해 뒷조사를 하던 중에 서축으로 떠난 그 은퇴한 병사들의 뒷조사를 하던 중에... 그런데 정말로 5번째 검이 존재하고 있었다니.

    ‘그리고 지금 그 들이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대체 왜!’

    “젠장... 이거 미치겠군. 제갈소문. 자네 너무 똑똑한 거 아냐?”

    자신의 뒤에서 검으로 자신의 목을 가르려다 멈춘 그 자는 자신에게 수건을 가져다주고는 어디서 났는지 모르지만 금창약을 자신에게 건네주었다. 적어도 적의는 없어진 것 같았다. 아니면 확실히 그를 죽여 버리겠다는 뜻이거나.

    “...”

    “또 누가 알고 있나?”

    어둠속에 숨어 있는 자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그 질문은 별 것 아닌 것 같았지만 그 질문을 하는 자가 5번째 검이라는 것은 그 질문의 무게를 엄청나게 증가 시켰다.

    “후후. 제갈세가가 알고 있다면?”

    “멸문이다. 제갈세가는, 너희들이 숨겨 논 병기는 물론이고 진식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멸문이다. 그 것도 구족이.”

    그는 단언한다는 듯이 제갈세가에 숨겨둔 병기가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자신의 세가에 쳐있는 진식을 다 파해 할 수 있다는 듯이 중원 수많은 곳에 퍼져있는 곳에 있는 세가의 식솔들을 모두 죽일 수 있다는 듯이 말을 했다. 당연한 것을 묻는 다는 듯이 말이다.

    ‘젠장... 괜히 떠보았다가 손해봤네. 이런 놈들에게는 정공법으로.’

    “원하는 것이 뭐야?”

    “질문은 내가 한다고 했지. 자네 이제 벗어 날 수 없어. 나중에 우리가 떠날 때 우리와 함께 황도로 가야 돼 무슨 말인지는 알아듣겠지?”

    “포로로 끌려가는 것인가?”

    “그럴수도 아닐수도.”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고... 흠. 일단 벗어날 수는 없다. 이들이 정말 5번째 검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얼핏 그야말로 얼핏 알게 된 그 약간의 사실 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러면. 역시 이 자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자신은 황도로 올라가... 황제를... 세상에 내가 황제를 만나게 된다니... 어찌됐건 어떻게든 간에 황제를 만나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밖에... 동생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네 번째 검은 중경으로 떠났는데...”

    “제갈소문. 그만.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오지마. 우릴 시험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우리가 누구인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창을 등지고 앉아 어둠속에서 두 눈만 빛내고 있는 그 자는 지루한 듯 나른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말을 했다. 그리고 제갈소문의 뒤에 서 있는 자는 아무런 표정도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다 알고 왔다는 것이냐...’

    “나도 모른다. 그 빌어먹을 현상 개자식이 배반을 한 다음에 네 번째 검이 잡혀 갔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정보부 대원들이 모두 그 일에 매달렸으니 조만간 소식이 올 것이 라고 생각한다.”

    “조만간이라... 네 번째 검이 중경에서 사라진지 벌써 9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조만간이라 정보부도 물갈이를 해야 하나?”

    “아니. 그 반대다. 네 번째 검이 너무 뛰어나서 서한국에서 그 지랄을 떨면서 꼭꼭 숨겨 두고 있는 거 다고. 우리만 탓하면 억울하군.”

    ‘그래 맞아. 이 놈들아. 우리는 정말 억울하다. 그동안 잘만 활동하던 현상 이 개자식이 배반을 할지도 몰랐고 그 미친 네 번째 검이 정말 그렇게 무지막지 한 놈 일 줄은 몰랐다. 세상에... 혼자서 중무장한 병사 100명을 쓸어버리다니. 그게 말이나 되냐. 대체 그러고도 살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죽었다는 말이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단 말이다!’

    “호오... 제갈서문. 마음을 굳혔나 본데? 말이 막나오는걸 보면 말이야.”

    ‘주도권은 니들이 잡고 있다는 거냐? 흥. 나는 제갈세가의 직계다. 제갈세가가 괜히 제갈세가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군.’

    “뭐 좋아. 협조할수록 우리에게는 고맙지. 약 10일 후. 검은색 갑주를 입은 병사 30 아니군. 음. 26명이 온다. 그들에 대해 관심을 끊어. 뒷조사도 하지 말고 그냥 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도록 해.”

    ‘26명... 엄청난 병력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5번째 검이 말하는 것이니 무시할 수는 없군. 그리고 검은 갑옷을 입고 있는 군대는 음. 천황기갑단하고... 대장군부 호위병. 또 뭐가 있지...’

    제갈소문은 검은 갑옷에 대해 떠올리며 자신이 언젠가 읽었던 보고서를 기억해 낼 수 있었다.

    ‘해체된 호표기 부대! 그렇군. 그랬어. 그렇게 된 것 이였군.’

    제갈소문은 순식간에 자신의 머릿속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그래. 그렇게 된 것이군. 후후 이제 주도권은 나에게 넘어 왔다.’

    “미리 말해줘서 고맙군.”

    “기대에 부응해 주길 부탁하겠어. 그리고 그 입. 다무는 것을 잊지 마라주면 좋겠군. 너 뿐만이 아니라 너의 세가가 달려있으니.”

    그는 그렇게 말하고 말 그대로 어둠속으로 스며 들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놀란 제갈소문은 자신의 뒤에 있던 자가 있던 곳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에는 자신의 피가 묻은 수건뿐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후후. 이거 재미있게 되어 가는군... 그림자 검(劍)은 숨어버리고 숨겨진 검이 드러나고 해체된 부대가 다시 부활했다? 하하. 재미있군. 재미있어. 용악! 빨리 모습을 드러내라. 폭풍의 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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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 흑영기병대 - 25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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