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영 기병대-34화 (34/107)
  • 34장

    불귀동에서 나온 지도 벌써 5일이 지났다. 확실히 어른이 있어서 그런지 작업.

    ‘훗 이것도 작업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시체치우는 일은 전보다 빨리 해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련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전보다 피를 토하는 시간도 주기도 늘었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쉽게 움직일 수 있지는 않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내가 왜 그렇게 저 녀석에게 신경을 쓰는지. 그저 그냥 같은 나이 또래이니까? 그걸 로는 좀 부족하지 않을 듯싶은데. 하지만 뭐 별로 나쁜 것 같지는 않아.’

    용악은 그런 생각이 들어 그냥 그렇게 이련이 없는 취급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자기만 일하고 저 녀석은 논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죽어가는 거보다는 움직이는 게 낫다.

    “어이 용악. 이련은 아직 도냐?”

    화장터 한쪽 구석에서 에서 시체를 태우고 아저씨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의 이름 강백호.

    호남성 장사에서 왔다고 했는데 용악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간단하게 천막을 쳐 잠자리를 만들어 놓은 곳으로 오면서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불귀동은 불귀도의 한 귀퉁이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불귀동 밖은 바다와 바로 인접하고 있었다.

    그것도 절벽으로

    하지만 그렇게 높은 절벽은 아니어서 파도가 치면 바닷물이 절벽 위로 올라왔다. 용악은 그걸 보고 불귀동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높이 위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그래도 모래가 있는 해변가를 통해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절벽 바로 옆에 천막이 쳐져 있었다. 이곳이 바로 그 동안 용악이 지내 왔던 곳이다. 비록 바닷물이 조금씩 튀기는 하지만 그렇게 신경 쓸 만큼은 아니고 또 다른 곳에 막사를 지을 만한 공간도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용악은 시체소각장 옆에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이련은 그 유서 깊은 천막 한쪽에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지금까지 용악에게 받아먹은 게 많은 해적들이 그래도 용악이 약을 부탁하자 조금 가져다주기는 했지만 그 정도의 약으로는 부족했다.

    그것도 매우.

    그저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을 정도뿐이다. 치료를 받으려면 밖으로 나가야 했다.

    해적들도 이련을 치료할 수는 없으리라. 용악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차피 이련은 죽을 텐데 자신이 왜 이렇게 신경을 쓰는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아. 아까도 이 생각을 했군.’

    용악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놓고 가만히 이련의 빰을 어루만졌다. 여자처럼 부드러운 피부다. 피부색도 아파서 그런지 아님 원래 그런지 몰라도 하얀 분을 발라놓은 듯 하고 아마도 대륙에 있을 때는 여자들한테 꽤나 인기가 있었을 것이다.

    “너 이 자식! 뭐하려는 거냐! 겁탈?!”

    ‘이 아저씨는 정말 여민형과 닮은 것 같아. 생긴 것은 전혀 딴판이지만 하는 행동이나 말투를 보면 말이야.’

    용악은 기억 한 편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여민을 떠올리며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아파서 만져주고 있자나요.”

    “아픈 사람을 왜 만져! 네가 무슨 초절정 고수냐? 기로 혈맥이라도 다져주게?”

    ‘아. 초절정고수가 있으면 이 아이를 살릴 수 있겠구나. 아저씨도 꽤 강하던데 그런 것 비슷한 거 할 수 있지 않나?’

    용악이 그런 생각을 하며 강백호를 바라보자 그는 또 어떻게 용악의 생각을 읽었는지 용비가 궁금해 하던 점을 대답해 주었다.

    “아. 나는 못해. 내가 그 정도 고수면 이곳에 잡혀 왔겠냐?”

    ‘하긴 그렇지.’

    그는 용악에게 대답을 하고는 이련의 맥을 좀 집어보고 여기저기를 두드린 후에 무언가를 먹였다. 말은 그렇게 해도 그는 이련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는 직접 해적들에게서 약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용악처럼 무언가를 주는 것도 아닌데 해적들은 그의 말을 들었다.

    ‘이 아저씨도 무언가 숨긴 정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아이는 이 아저씨가 정체를 밝히고 서라도 살려야 하는 아이일 것이고.’

    용악이 절벽에 부딪쳐 흩어지는 파도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련은 깨어나서 약을 받아먹고 아저씨와 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 깨어났나? 분이라도 바른 듯 하얀 얼굴에 크고 검은 눈동자. 혹시. 내가 이 녀석 좋아하는 건가? 그래서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가?’

    용악은 이련이 일어난 것을 보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칼을 들고 천막 밖으로 나갔다. 어찌된 영문인지 짜증나게 어떻게 무기들 중에 가장 흔한 창을 구할 수 가 없었다.

    ‘알 수 없네. 집단 전에서 가장 유용한건 활과 창 아닌가? 화포는 구하기 힘드니까. 그런데도 이런 곳에서 창을 구할 수 없다니. 해상전을 할 때는 창을 사용하지 않나?’

    용악은 천천히 몸을 풀면서 도를 들과 절벽 바로 앞까지 가서 가만히 섰다. 그 동안 이곳에서 수련한 것은 일섬과 참혼 그리고 그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흑살십육섬과 칠절참혼 이었다.

    물론 일섬과 참혼, 흑포와 산포.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도 많은 적들을 상대할 때는 적은 움직임으로 많은 수의 적을 상대 할 수 있는 흑살십육섬과 칠절참혼이 더 쓸 만했다.

    용악은 곽철과 이 칼의 주인.

    또 그동안 수많이 보아왔던 쾌검수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들의 손의 움직임.

    어깨가 나아가는 모습.

    시선의 방향.

    발의 움직임.

    비록 그들 모두 각자의 기의 운용 방법을 가지고 있었지만 보통은 형(形)은 대부분 비슷했다.

    각각의 다른 점은 사실 용악으로써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이 조금만 더 고수였더라면 용악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용악이 몸으로는 상대 할 수 없었지만 눈으로는 따라 갈 수 있었던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의 모습을 용악은 기억할 수 있었다.

    용악은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진기를 운용하며 칼을 펼쳐 냈다.

    발도술부터 납도까지

    지금까지 수없이 펼쳐 왔던 것이다. 창으로 펼쳐내는 것이지만 어차피 찌르고 베는 것은 창이나 검이나 도나 마찬가지다. 완만히 휜 이 젠국도는 찌르기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어이 꼬마. 발도 할 때는 어깨에 힘을 좀 더 빼고 허리를 이용해서 칼을 뽑도록 해. 손목에도 힘을 빼고. 허공에 한 점을 정하고 허리로 그 점을 노리는 거다. 진기는 단전에서 흘러나와 한순간에 가슴, 어깨, 팔꿈치, 손목, 칼끝으로 가도록 하고 말이야. 이렇게”

    그는 용악의 옆에 와서 자신의 칼을 뽑아서 휘둘렀다.

    기수식도 없었다. 그냥 뽑아서 휘둘렀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해 휘두른 것 보다 빠르고 강했다. 그의 칼과 부딪친 파도는 부딪치자마자 그대로 허공으로 물방울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그래. 좋다! 저거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그런데 왜 알려주는 거지?’

    “왜...?”

    용악은 조용한 목소리로 사그라지는 그의 칼의 궤적을 쫓으며 물었다.

    “별 뜻은 없다. 그냥 혼자 하는 것 보다는 같이하는 게 더 즐겁지 않나? 그리고 자신보다 못하는 아이를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고 말이다.”

    ‘정말 그냥 그런 건가? 혼자 하는 거보다 같이 하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내가 아저씨보다 못하니깐 가르치며 함께 하는 게 재미있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훗.. 내가 너를 봐 온지 이제 겨우 보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너는 너무 생각이 많고 의심이 많아. 어린아이답지 않게 말이야. 어쩌면 이런 속에 살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말이다. 아. 수련관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는 어느새 용악에게 다가와 용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했다.

    “이련은 자고 있으니깐 연습이나 좀 더 하자. 어차피 저 녀석 깨어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용악의 옆에 서서 자신도 칼을 휘둘렀다.

    허공에 그려지는 칼의 궤적.

    흩뜨려지는 물방울.

    아름답다.

    그는 여민형 보다 더 강한 거 같았다. 비록 여민형의 진짜 실력을 보지 못해 확신할 순 없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것이겠지. 이러나저러나 강해지면 그만이니까.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지 뭐.’

    용악은 그가 보이는 이유 없는 호의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그냥 넘기고 그와 함께 수련을 했다. 과거 언젠가 여민형과 함께 수련을 했던 것 같이...

    밤이 되서야 이련은 깨어났다.

    이련은 힘든 몸을 이끌고 용악과 강백호가 수련을 하는 곳으로 와 절벽에 다리를 걸치고 앉았다. 파도가 튀지 않는 곳으로 골라잡아서 다행히도 파도가 온몸으로 튀지는 않았다.

    이련은 용악과 강백호를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였고 둘은 칼을 놓고 이련을 사이에 두고 가서 앉았다.

    이련은 발을 까닥까닥 흔들며 희미하게 미소를 띤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을 똑같았다. 이곳으로 처음 배를 타고 올 때와...

    ‘그 곳에서 곽철 형을 만났지.’

    용악이 곽철 형과의 기억을 떠올리려 할 때 이련은 입을 열었다.

    “나의 고향은 황서야. 우리 집 뒤에는 작은 산이 있어서 항상 형과 함께 놀러 다닐 수 있었어. 우리 아버지는 황서에서 이름난 고수였어. 그래서 아버지에게 한 수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지.

    그들 중 몇몇은 아버지의 제자가 되기도 하고 몇몇은 그냥 우리 집에 머물기도 하고 그랬어. 우리 형은 아버지를 닮아서 무(武)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고 또 그만한 재능도 있었지.

    우리 어머니는 아버지와는 정반대야. 몸도 허약하시고 싸우는 것도 싫어하시지. 그래서 우리 형이 칼을 들었을 때 매우 실망했었지.

    형을 낳은 뒤에 2번이나 유산을 하고 나를 낳아서 어머니의 건강은 더욱 악화 되셨어. 그래서 나는 항상 어머니한테 미안해. 어머니는 그런 말 말라 하지만 그래도 미안한걸.

    나는 어머니를 닮아서 싸우는 게 싫었어. 대신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재미있었어. 뭐 나름대로 재능도 있었고. 아버지는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흔쾌히 승낙하셨어. 아버지는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하라고 하셨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곳 강소로 오게 된 거야. 나는 바다를 그리고 싶었거든. 아버지의 제자 분 중 한명이 강소에 살고 있었기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걱정은 하셨지만 그래도 나는 고집을 부려서 이곳으로 왔어.

    하지만 재수가 없게도 내가 있는 마을로 해적들이 쳐들어 왔어. 그 마을은 조용히 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마을 이였거든. 그래서 나는 이곳으로 오게 된 거야. 그러던 중에 나를 덮치려는... 훗, 나는 그런 놈들은 이야기 속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있더라고. 해적을 얼떨결에 죽였어. 싸우는 게 싫었지만 그래도 아버지에게 배운 몇 가지 기술은 있었으니까.

    그래서 이곳으로 오게 된거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냥 말하고 싶었어. 누군가에게 아니 아무도 듣지 않아도 나 혼자 이야기를 했었을 거야. 이제 나는 죽을 테니까. 그래서 말인데.“

    이련은 그렇게 말을 하고서 눈물로 축축해진 눈으로 용악과 강백호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곳에서 나가게 되면 강소성 여동에서 바다를 향해서 동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올 거야. 너무 막연하지만 그래도 관도를 따라 계속 보면 만날 수 있을 거야 마을은 그곳 하나뿐이거든.

    그곳에 가면 마을 입구에 정말 엄청나게 큰 나무가 한그루 서있어. 정말 엄청나게 큰 나무야. 아마 그 나무를 보면 내가 말한 나무가 그 나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거야. 그 나무 밑을 파보면 상자가 하나 있는데 그 상자를 나중에 우리 아버지에게 가져다 줬으면 해.

    그 상자 안에는 내가 그렸던 그림들이 들어 있거든. 아. 우리 아버지 이름을 안 알려 주었구나. 우리 아버지는 이옥이야. 귀야도 이옥. 사람들은 낭인 사천왕 중 한명이라고도 하는데 그런 건 잘 몰라. 사실 나는 잘 알지 못했지만 우리아버지는 유명하니깐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이련은 말을 마치고 힘이 들었는지 숨을 약간 헐떡거렸다.

    ‘하긴 말을 많이 하긴 했군. 그래도 나보다는 재미있게 지냈구나. 형도 있었고. 나는... 쩝. 그래도 나는 살아 있으니깐 괜찮아.’

    용악은 이옥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지만 강백호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혹시나 해서 이 아이를 지켜봤는데 정말로 이옥의 아들이라니 나중에 이옥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해적들은 정말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야.’

    9대신전 중 하나인 소림신전에 도전하는 낭인.

    낭인들 중의 최강자 중 한명이라 불리는 이옥의 이름이라면 수많은 낭인들이 몰리리라.

    “아저씨? 아저씨 이야기도 해줄래요?”

    이련은 강백호의 속마음도 모른 체 힘겨워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나는 호남성 장사의 토박이지. 그때는 지금처럼 나라가 3개로 쪼개지지 않아서 그냥 호남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였지만 지금은 한나라의 수도가 된 곳이지.

    훗 이런 이야기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그곳의 암흑가의 가장 유명한 조직인 흑사방에 속해 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참 어렸고 철없어. 그때 내 나이가 20살이 안됐을 때니까.

    그렇게 생활하던 중에 그 분들이 오셨지. 내 인생, 아니 장사에 있던 모든 조직원들의 인생을 바꿔버린 분들이지. 그 분들은 서대륙에서 온 사람들이었어. 난 그분들을 만난 때를 마치 어제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

    강백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을 감고는 잠시 회상에 잠겼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분은 검푸른 눈동자에 갈색머리를 하고 등에는 거대한 대검을 차고 장사에 나타나셨지. 그 분 옆에는 두 명의 남자가 함께 하고 있었는데 한사람은 그분과 같은 갈색머리에 거대한 대검을 차고 있는 자였고 한명은 밝은 금발에 밝은 푸른 눈을 가진 남자였어.

    그는 젠국도와 비슷한 도를 들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분들이 나타난 그날 밤 장사에 있는 수많던 조직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어.

    말 그대로야. 그분들 3명이 그 많던 조직들의 두목들을 모두 죽여 버리고 조직원들을 모아 놓고 자신을 따를 자들은 남고 따르기 싫은 자들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셨지.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또 많은 사람들이 남았지. 그게 벌써 15년 전 일이야. 남은 자들은 얼추 1000명 정도 되었어.

    당연히 떠난 자들은 그보다 훨씬 많았어.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됐을 때 그분들은 남은 사람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했어. 물론 상인들에게서 돈을 받기는 하셨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받지는 않았고 또 받은 돈으로 모두 빈민가의 집을 새로 짓거나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설을 짓고 고아들을 위한 집을 짓고 모두 장사를 위한 일만 하셨지

    그렇게 10년이 지나자 그 분들 밑에는 100명밖에 남지 않았어. 하지만 그렇게 해서 남은 자 들 중 고수가 아닌 자 들이 없었지. 그래서 그 분들은 100인 수련관이라는 수련관을 세웠고 우리들 보고는 떠나고 싶은 자들은 떠나고 남고 싶은 자들은 남아 자신들의 일을 도와달라고 하셨지. 음.. 서론이 너무 길었군.”

    예전 기억이 떠올랐는지 잔뜩 힘을 준 주먹에 핏줄이 생생이 튀어나와 있던 강백호는 피식 웃고는 깍지를 껴 기지개를 켜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서 남아서 그분들 일을 도와주며 수련관에 입학하는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었는데. 내 친한 친구 놈 중에 한명이 이곳 해적단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 물론 내가 내 친구가 하는 일에 뭐라 할 자격은 없지만 우리들 모두 한때는 파락호 짓을 했었단 자들 아니냐.

    그랬기에 더 이상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은 자들이 많았어. 그리고 그 친구 녀석도 그랬고.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좀 나누어 보려 했는데 빌어먹을 내 친구 녀석의 부하들이 친구를 배반했더군. 그래서 그 놈들을 몇 명 베어버리고는 이곳으로 잡혀 온 거지. 두서없이 말을 하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구나. 뭐 내 이야기는 이렇다.”

    이련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흠.. 100인수련관이라. 한 번도 못 들어 봤는데. 하긴 못 들어 본 게 당연 한 건가? 이제 겨우 15년이 될까 말까한 곳이고 나는 그런 것을 잘 알지도 못하니까.’

    용악이 생각을 정리 하고 있을 때 이련과 강백호는 용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너 차례다 하는 듯 했다.

    ‘나도 이야기를 해야 하나?’

    “나는....”

    그렇게 용악과 이련, 그리고 강백호는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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