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영 기병대-22화 (22/107)
  • 22장

    모용소천은 손짓으로 허산에게 가서 물을 떠오라고 시켰고 허산는 자신이 왜 가야하냐며 투덜거렸지만 사관관생이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죽통에 차가운 물을 가득 담아가지고 모용소천에게 가져다주었다.

    모용소천은 정말 감칠 맛나게 물을 한 번에 다 마셔버리고는 말을 이었다.

    “대충 알겠지? 하지만 강북에 9대신전과 세도가 무림맹 말고 다른 문파가 없는 것은 아니야. 저기 있는 덩치 큰 녀석 있지? 저 녀석이 속해 있는 만검부와 같이 신흥 방파들도 많이 있지. 뭐 그런 것 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깐 그냥 넘어가고. 강남 무림방파들은 니들이 알 필요도 없으니 그것도 그냥 넘어가자”

    모용소천은 말하던 도중 창대 끝으로 용악일행에게 다가오는 누군가를 가리켰고 그는 모용소천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을 보자마자 용악일행에게 뛰어들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뭐냐. 꼬맹이들 모아 놓고 내 욕 하고 있었던 거냐?”

    “오자마자 뭔 헛소리야. 가서 물이나 더 떠와”

    모용소천은 자리를 잡고 앉은 그 아이에게 물통을 던졌고 그는 목검 끝으로 물통이 날아오는 방향을 살짝 바꿔서 허산에게 떨어뜨리고는 허산에게 물을 떠오라고 눈빛공격을 펼쳤다. 허산은 자신보다 더 큰 몸을 가진 그 아이에게 굴복하고 얼른 가서 물을 떠왔다.

    “아. 음. 내가 누군지 궁금하겠지? 섬서에서 이름을 날리는 만검부 소속의 관성빈이라고 한다. 음화화”

    “음화화가 뭐냐. 애들 앞에서. 이 녀석은 그냥 무시하고 아까 하던 말이나 마저 하마”

    그는 모용소천에게 뭐라고 투덜거리면서 목검을 휘둘렀지만 모용소처는 신경도 안 쓰고 앉은 채로 창을 휘둘러 목검을 다 막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기 오른쪽에 모여 있는 녀석들은 장군부에 속해 있는 녀석들이다. 대부분이 조비대장군 휘하의 장군들의 자제들이지. 아. 내가 모용소천인건 말했지?

    대충 짐작했겠지만 우리 아버지가 모용천대장군이지. 사실 우리 형이야 뭐 아버지의 뒤를 이을 거니까 상관없지만. 난 무림에 뜻을 뒤고 있다고! 도대체 아버지가 날 여기에 왜 보낸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아. 혼잣말이니 무시하고. 저 녀석들은 그냥 조비대장군 휘하의 장군부 자제들이다 라고 생각하면 되고.”

    모용소천은 허산가 들고 있던 물통을 빼앗아 물을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녀석들은 이 덩치 큰 멍청이처럼 신흥방파의 자제들이거나 여러 군데에서 추천을 받고 들어온 아이들이지.

    저 녀석들 끼리 모여 세를 만들기에는 수가 너무 적어서 힘들고 또 별로 만들 생각도 없어 보이니까. 하지만 정작 쓸 만한 녀석들은 대부분 저 녀석들이야. 장군부나 무림맹 녀석들은 겉멋만 잔뜩 들어서 여기서는 대충 친구들이나 사귈 생각이거든. 멍청한 생각이지.”

    아이들은 모용소천의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가? 모용소천이란 이 녀석! 그래도 꽤 대단한데. 저 덩치큰놈이 휘두르는 목검을 보지도 않고 막는 모습을 봐서는 말이야. 나하고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하군.

    그럼 저 녀석들하고 친해 져야 하는 건가. 따지고 보면 나도 추천으로 들어 온 거니. 허승대장군님 추천으로. 아. 허승대장군님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네. 정신은 차렸을려나...‘

    용악이 혼자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성빈과 소천에게 무언가를 끝없이 묻고 있었고 둘은 아이들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소천이 아까 말한 겉멋만 잔뜩 든 멍청한 녀석들이 오면서 깨어졌다.

    “뭐야! 어두우니깐 좀 비키지?”

    “오늘은 널 보러 온 거 아니니깐 신경 끄시지. 용악이라는 놈이 누구냐?”

    모용소천은 자신의 뒤에 서서 아이들은 바라보는 아이를 보고 말을 건넸고 그 아이는 모용소천은 목검으로 밀며 말을 했다.

    “조창! 죽을 라고! 어디서 검을 들이대!”

    “후훗 건방 떨지 마라. 오늘은 너 보러 온 거 아니니깐 신경 끄라니까. 용악이라는 놈이 누구냐!”

    모용소천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창을 휘둘러 조창이라 불린 아이를 내려 쳤으나 조창도 창을 휘둘러 간단히 막아냈다.

    모용소천은 계속 으르릉 댔지만 조창은 무시하고 용악을 바라보았다. 사실 조창은 용악인 줄은 모르고 그냥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꼬맹이를 바라 본 것이다.

    조창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아이를 보고 말을 건넸고 용악은 자신에게 와서 시비를 거는 조창을 보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대꾸를 했다.

    흔히 용악가 짜증이 날 때 나오는 말투였다.

    “너냐?”

    “난데 왜?”

    “난데 왜? 이 미친놈이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 하여간 반역자의 피가 어딜 가겠어? 안 그러냐? 이 반역자의 자식아”

    조창을 말을 하고는 창대를 들어 용악을 내려 쳤으나 이번에는 모용소천이 조창의 창을 막았다.

    “반역자의 자손이라고?”

    “흥! 모르고 있었나 보지? 이 녀석이 서축반란군의 수장인 용천대장군 아니지! 이젠 대장군도 아니지 용천의 아들 용악이라는 놈이다! 무슨 배짱으로 이곳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각오하는게 좋을 거다. 오늘은 경고만 하러 온 것이니깐 그냥 간다만 내일부터 조심하도록 해”

    조창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들을 이끌고 돌아갔고 무슨 일 인가해서 구경을 하던 아이들도 모두 다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용악은 충격에 휩싸여 아무런 말도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반역자라니! 그 오랜 세월동안 서축을 지켜온 아버지가 반역자라니! 무언가 잘못되었다! 잘못 되도 크게 잘못되었어! 젠장! 이런 젠장! 왜왜!! 도대체 왜! 왜 아버지가 반역자라는 거지!’

    용악은 뒤돌아서서 점점 멀어져가는 조창을 바라보며 뭐라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의 목에서는 아무런 음성도 나오지 않고 그저 알아들을 수 없는 신음소리만 흘러 나왔다.

    ‘어떻게 이런일이 아버지가. 아버지가... 아버지의 희생은 그럼 뭐지? 왜 우리가문이 이런 치욕스러운 일을 당해야 하지? 무엇이 천명이라는 거지? 어째서! 나한테 이런 일이 발생 하는 거지! 왜! 내가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나! 신이시여! 제가 그렇게도 싫으신 겁니까!’

    용악은 혼자 절규하며 소리 없이 울부짖었다.

    모용소천은 용악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고 핏줄이 점점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은 기분을 느껴 조운을 시켜 담당교관을 불러오라 시키고는 용악을 주시하며 생각을 이어갔다.

    ‘역시 이 녀석이 용천대장군님 아들이 맞군.’

    모용소천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말을 떠올렸다. 용천대장군이 반역죄를 썼다고. 물론 모함이다. 라고 하지만 죽은 자를 위해서 산사람이 고생할 수는 없는 일이고 조비의 세가 워낙 크다보니 그것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고 용천대장군은 일세의 영웅이었으니. 나보고 다른 소문들은 믿지 말라고. 혹시나 용악이 사관관에 들어오면 잘 돌봐주라고 말이다.

    소천은 용악이 내년에 입학할거라 생각했고 자신은 내년에 졸업을 하기 때문에 별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웬일인지 이 녀석은 1년 일찍 입학을 하였고 자신은 이 꼬맹이 뒤치닥거리를 하게 되었다.

    ‘뭐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녀석 인거 같으니까.’

    “어차피 심심했던 1년인데 잘 된 거지. 성빈녀석도  좋아할테고”

    “네?”

    “아니. 아무래도 안 되겠다. 빨리 용악 데리고 교관님께 가자”

    모용소천이 속으로 한 생각이 입으로 튀어나오자 옆에서 보고 있는 마충이 뭐라고 말했는지 물었지만 소천은 마충은 무시하고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가고 있는 용악을 데리고 교관에게 갔다.

    저 앞에서 조운이 누군가와 함께 오는 것이 보였다.

    모용소천은 교관에게 용악을 맡겼고 교관은 용악의 혈을 집어 재운 뒤 용악을 업고 떠났고 다른 아이들 보고는 모두 합숙소에 가서 취침하라고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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