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영 기병대-16화 (16/107)

16장

허승대장군은 자신이 차 버린 자객뒤로 바짝 따라 붙어 다른 자객이 그 시체를 발로 차버리려고 하는 순간에 시체로 도를 쑤셔 넣어 자객의 발을 갈라 버리고 발이 갈라져 머뭇거리는 자객에게 방패에서 꺼낸 비도를 집어 던졌다.

피할 수도 없는 근접거리!

자객은 비도를 맞고 절명했으나 잠시 동안의 시간을 동료들에게 벌어주었다.

그 결과 도를 잠시 놓고 있었던 허승대장군은 옆구리에 단검을 찔릴 수밖에 없었다. 밑에서 그를 노리던 자객이 허승대장군에게 한방 먹인 것이다.

‘젠장. 빌어먹을 놈 좀 더 찌그러져 있지!’

옆구리의 상처는 그리 심한 상처는 아니지만 그냥 놔두면 큰 상처가 될 것이 분명.

그가 안도하는 것도 잠시 단검에 독이 묻어 있었는지 서서히 옆구리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옆구리가 찔리면서 한순간 휘청했던 허승대장군은 시체에서 도를 뽑아내고 빠르게 지혈을 시켰다.

'2명을 죽이고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다. 이만하면 이득이군.'

하지만 이제 그의 실력을 알았으니 속임수를 더 쓸 수도 없었다.

‘지옥 같은 곳을 헤쳐 온 나다. 이 정도에 굴할 수는 없지.’

그 시각 여민과 부하들은 마치 죽어버린 곤충에게 달려드는 검고 작은 개미처럼 허승장군의 집무실로 달려드는 자객들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호위병들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같았다.

대충 보아도 자객은 30여명은 넘어 보였다.

호위 4명이서 이정도 병력을 막아내다니 과연 대장군부 직속 호위병들인가!

하지만 그 호위병들 중 여민이 도착했을 때는 2명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 2명도 곧 죽을 것 같아 보였고 여민의 뒤를 따로 온 부하들은 총 10명

자객은 한명도 죽지 않았으니 3:1이면 할 만 했다.

“자! 가자! 우리의 신경질쟁이를 구하러!”

여민은 먼저 창을 쥐고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와 부하들은 군부에서 사용하는 진(陣)같은 것은 사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좀 더 빠르게! 좀 더 강하게!

이것이 특수공작군이 사용하는 전략이었다.

무식하긴 하지만 적은 수의 싸움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인 법.

여민과 부하들은 자객들을 사정없이 몰아쳤다. 이제 2명밖에 남지 않은 호위병들은 여민과 부하들을 보고는 힘을 얻었는지 좀 더 힘을 내며 문으로 달려드는 자객들을 막아 냈다.

허승대장군은 밖에서 여민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이 녀석 그래도 이정도면 빨리 왔네. 하여간 가끔씩은 쓸 만하다니깐.’

“자. 와라. 이제 3회전 시작이다!”

허승대장군은 이제 벽 쪽으로 움직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2명쯤은 자객이든 병사든 무엇이든 간에 상대할 수 있다. 비록 마비되어가는 옆구리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자객들도 아까보다 좀 더 신중하게 움직였다.

자객들은 천천히 허승대장군에게 다가가며 압박했다.

이번에는 허승대장군이 먼저 움직였다. 방패로 한명을 밀어 붙이면서 뒤에서 달려오는 자객을 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여 단검을 피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세를 낮추고는 뒤에서 달려든 자객의 오금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

방패에 밀렸던 자객은 허승대장군이 자세를 낮추자 바로 방패를 손으로 밀어내고 무릎으로 허승대장군의 머리를 노렸다.

‘이럴 줄 알았다! 이게 바로 획일적인 반복 훈련의 폐해라는 거다! 머리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 무릎차기가 나오기 마련!’

허승대장군은 마치 무릎이 날아 올 거라는 것을 알았던 것처럼 앉아 있던 자세에서 머리만 살짝 옆으로 피해 자객의 무릎을 피한 후 한손으로는 자객의 발목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오금을 잡고서 넘어져 있는 자객 위로 던져 버리고는 도를 들어 동시에 2명을 양고기 꼬치에 양고기를 꽂아 버리듯 땅에 박아 버렸다.

“퉤, 빌어먹을 놈들! 옆구리 아파 죽겠다!, 발 놔! 이 씹어 먹을 놈들아!”

허승대장군은 침을 뱉으며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자객의 손을 칼로 찍으며 말했다.

“미친놈. 다 죽은 놈이 왜 다리를 잡고 난리야.”

하지만!

허승대장군이 자객들을 다 해치웠다고 안심하고 도로 다리를 잡고 있는 팔을 찍는 순간!

파각!

바닥에서 뭔가가 튀어나와 허승대장군의 어깨를 가르고 지나갔다.

툭...

방패를 들고 있는 허승대장군의 왼쪽 팔이 바닥에 떨어졌다.

‘젠장! 이 빌어먹을 자식이 내 발목을 잡은 게 이것을 위해서였나! 그동안 안 나오고 거기서 계속 기회를 노린 건가 이 빌어먹을 놈이!’

허승대장군은 자신을 자책하는 동시에 자신의 팔을 가져간 자객을 욕하며 바닥에서 튀어나온 자객을 바라보았다. 지혈을 할 틈도 없이 자객은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등에 매고 있던 무언가를 꺼내 허승대장군에게 겨누고 쏘았다.

‘등에다 매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쏠 수 있는 무기는? 석궁, 수(手)화포 뿐! 하지만 한번 쓰고 나면 손목이 아작 나는 수화포를 자객이 사용할리는 없다! 그렇다면 석궁인가! 젠장 피할 수 없다! 거리가 너무 가깝다!’

허승대장군은 자객이 등에서 뭔가를 꺼내자마자 생각을 했고 곧 어쩔 수 없이 방어를 해야만 했다.

둥! 둥둥둥둥둥!

‘뭐? 둥! 이 아니고 둥둥둥둥둥둥?!’

허승대장군은 석궁이 한 번에 한발이 아닌 한 번에 6발이 발사 됐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도를 들어 석궁화살을 막았다. 석궁화살의 위력은 대단하여 도를 뚫고 틀어박혔다.

허나 재수가 없었는지 아니면 자객이 그것을 노린 것 인지는 몰라도 허승대장군의 도는 일반적인 도가 아닌 검봉 쪽으로 가면 도신이 점점 얇아지는 변형적인 도이다.

따라서 도신을 펼쳐서 막아도 위쪽은 별 효력이 없었다. 그 결과 검봉 바로 밑을 뚫고 나온 석궁화살은 허승대장군의 한쪽 눈을 꽤 뚫고 있었다. 얇아진 도신으로는 화살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막았으니 이 모양이지 못 막았으면 눈을 뚫고 들어가 뇌까지 파고들었을 것이다.

눈이 아파 오는 동시에 마비가 되기 시작했다.

‘아픔에 의한 마비증상과 독에 의한 마비증상을 구별 못하지는 않아! 이 빌어먹을 놈아! 젠장 이 빌어먹을 자식! 석궁화살촉에도 독을 발라 놓은 거냐!’

허승대장군은 자객을 반응을 살피면서 서둘러 화살을 뽑아냈다.

푸학!

허승대장군의 눈이 석궁화살과 함께 뽑아져 나왔다.

벌써 퍼렇게 변한 눈알과 함께 시신경이 줄줄이 뽑아져 나왔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악마도(惡魔圖)같았다. 그 한 폭의 악마도의 주인공인 허승대장군은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 한쪽 눈을 어찌하지도 않고 석궁화살이 박혀있는 눈알을 자객에게 집어 던지며 석궁화살이 박혀서 이상한 모양이 되어 있는 도를 들고 자객에게 쇄도 했다.

그 순간!

문을 박차고 여민이 쏘아지듯 들어왔고 자객은 그런 여민을 보자마자 창 밖으로 몸을 날렸다.

“젠장. 대장군!”

“시끄러 소리치지마, 저 자식이나 빨리 붙잡아! 저 자식 혼자 남았다.”

여민은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마자 대장군을 불렀고 허승대장군은 여민이 부르기도 전에 먼저 말을 했다.

대장군의 말을 듣자마자 여민은 자객의 뒤를 따라 창문으로 몸을 날리며 뒤따라 들어온 부하에게 말했다.

“운엽! 대장군님을 맡아라!”

“예? 제가요?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아요?”

“너 이 새끼. 나중에 보자”

운엽이라 불린 부하는 여민에게 대답을 했지만 여민은 대답을 듣지도 않고 나가 버렸고 허승대장군은 자신을 보고 두고 보자고 말하고는 정신을 잃었다.

“에헤. 대장군님 완전 병신 됐네. 으아아 이걸 어떻게 들고 가. 피투성이자나! 이거야 원. 으아아 눈깔이다.”

운엽이라 불린 병사는 대장군을 보며 실실 웃다가 바닥에 뒹구는 파랗게 변해버린 눈알을 보고 놀라며 오두방정을 떨다가 결국은 뒤따라 들어온 다른 병사들에게 두들겨 맞았고 다른 병사들은 서둘러 허승대장군을 대리고 의약당으로 나는 듯이 달려갔다.

창문에서 뛰어내린 여민은 곧 자객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에 속임수를 쓸 수는 없겠지. 비도 정말 미치도록 오는 날 이게 무슨 꼴이냐..’

“야 너 거기서 멈추면 내가 살려 주마 응? 멈춰주라! 썩을 너도 이렇게 비 맞으면서 달리고 싶냐! 응?!”

여민은 다른 병사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큰소리로 소리치며 자객을 뒤 쫒았지만 비 내리는 소리가 워낙에 거센지라 다른 병사들이 여민의 목소리를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저 자객은 멍청한 건지 아님 다른 무언가를 노리는 건지 오히려 대장군부 안쪽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다. 그것도 대장군부의 손님들이 머무는 곳으로 말이다!

‘젠장! 그곳에는 용악이 있다고. 지금쯤이면 자고 있겠지만 말이다.’

“너! 진짜 그런 식으로 나올래! 응? 그만 멈추라니깐!”

여민은 더 크게 소리를 치며 자객을 뒤 쫒았다.

이정도면 손님들이 머무는 곳을 지키는 병사들이 들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민이 추측한대로 여민의 목소리를 듣고 병사들은 속속 자객 앞을 막아서면서 자객을 몰기 시작했다.

‘어어어 이것들이 미쳤나.왜 그쪽으로 몰고 있냐! 거긴 용악이 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자객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빠져나올 확률은 적어지기에 일부러 안쪽으로 몰고 있는 중이였다. 여민은 병사들의 마음은 알아주지도 않고 병사들을 욕하고는 차마 소리치지는 못하고 좀 더 빨리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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