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뇌전
칠성방 놈들이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금황상가의 사주를 받고 만뇌문을 남창에서 쫓아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놈들은 광견살검 한 명의 존재 때문에 꼬리를 말고 청소 인부로 전락했을 뿐이다. 애초에 흑랑파 장문인인 좌군풍이 광견살검을 보면 꼬리를 말고 아부를 떨어 대는데 칠성방이 여기서 뭘 할 수 있겠는가?
“이제 귀찮은 잡일이 있으면 칠성방 놈들을 시키면 됩니다.”
“잡일꾼이 생긴 게로군. 잘했다, 광견!”
“하하하하, 별것 아닙니다. 흑도 놈들이야 제 손안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일은 제가 전문이니 앞으로 많이 믿고 맡겨 주십시오.”
“그래, 그래! 믿음직하구나.”
뇌불의 칭찬에 광견이 애견이 되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저 모습을 보고 어찌 천하백대고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랴?
“금황상가인가? 그놈들은 어떻게 할 작정이냐?”
뇌불이 황극린을 보며 묻자 구자광이 손을 번쩍 든다.
“그놈들도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잘할 수 있겠느냐?”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광견살검이라는 별호가 있긴 하지만 아직 살아남은 것은 선을 잘 지키기 때문입니다. 일이 너무 커지지 않는 선에서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좋다. 극린이 네 생각은 어떠하냐?”
“맡겨 봅시다.”
사실 황씨 가문 따위는 언제든 처리할 수 있는 놈들이다.
거기다 구자광의 능력을 확인해 볼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확인은 필요했다.
“어떻게 처리할 작정이오?”
“후후후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이제이(以夷制夷)의 계책을 쓰려 합니다.”
“호오?”
뇌불까지 궁금하다는 듯이 바라보자 구자광이 신나서 계획을 떠들어 댄다.
“솔직히 저 혼자서 금황상가인지 뭔지 하는 놈들을 싹 다 죽여 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 이제 현판을 걸기도 전인 만뇌문의 명예만 더럽히는 꼴이 되겠지요. 굳이 저희가 손에 똥을 묻힐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방법이 뭐냐?”
“흑랑파 놈들을 조질 겁니다.”
“흑랑파를?”
“예, 흑랑파의 장문인 좌군풍 놈이 알아서 금황상가를 조져 줄 겁니다. 그놈은 저한텐 새끼 양처럼 순하지만… 그래도 한 성깔 하는 놈이라 말입니다.”
“좋은 방법이로군. 암, 이제 천하로 뻗어 나갈 만뇌문에 똥을 묻힐 필요는 없지. 좋다! 이번 일은 네게 전적으로 맡기도록 하마.”
뇌불의 칭찬에 광견살검이 희번득한 눈빛을 하며 몸을 부르르 떤다.
열 번 괴롭히다가 한 번 잘해 주면 감동이 수배로 몰려온다던가? 구자광은 온몸에 차오르는 희열을 주체할 수 없었다.
“당장 흑랑파에 다녀오겠습니다!”
“좋다! 다녀오너라!”
“예, 어르신! 황 대협, 다녀오겠습니다.”
“그러시오.”
타다닷!
광견살검이 후다닥 방문을 뛰쳐나간다.
황극린과 뇌불이 서로를 마주 보며 피식 웃는다.
“저놈 참 귀엽지 않으냐?”
“그렇군.”
황극린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 저 사내에게 명견살검이라는 별호가 붙었는지 말이다.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면 광견이 아니라 명견이 된다. 몇 마디 칭찬에도 저리 기뻐하는 성격인데 어찌 이때까지 주인을 만나지 못했을까?
사람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 준다고 했던가?
본래 그와 만났어야 할 인연에겐 미안하지만… 구자광은 꽤 좋은 수하가 될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뇌불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황극린을 마주한다.
“네 실력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구나.”
뇌불은 황극린이 수련하는 것만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의 수련을 모두 보지는 못했고, 비동 안에서는 명상하며 내공심법을 운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뇌불은 아직 황극린의 정확한 실력을 모른다.
그리고 그건 황극린도 마찬가지였다.
“그거 재밌겠군. 나 또한 당신의 실력을 모르니 말이오.”
당연히 뇌불의 전성기 실력이라면 현재의 황극린은 정면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이 전무하다. 하나, 그는 아직 완전히 주화입마를 치료한 것이 아니었다.
“한번 해볼 테냐?”
“좋소.”
황극린과 뇌불이 일어선다.
구자광을 비무 상대로서 데려왔지만, 지금 그는 바쁘다. 거기다 구자광보다는 뇌불이 훨씬 수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뇌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네놈, 혈풍뇌전신공의 몇 성의 경지에 올랐느냐?”
“7성이오.”
“뭐……?”
황극린이 남창을 떠나기 전에 5성의 경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7성이라고? 대체 어떻게 그리 빨리 성장할 수가 있는 거지?
황극린의 성장 비결은 이미 과거 무공을 익혔던 경험이 있다는 점과 인면지주의 내단을 취하여 얻은 초감각 덕분이었다. 초감각은 내공을 다루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리저리 튀는 뇌전을 제어하는 것이 혈풍뇌전신공을 익히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정말 네놈은 천재냐?”
“난 천재가 아니오.”
황극린은 단언할 수 있었다.
겸손의 미덕을 살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었을 뿐이다.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용할 줄 아는 것이다. 물론, 뇌불의 눈에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황극린이 천재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노력파라는 말이더냐? 뭐, 네놈의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니지.”
뇌불은 황극린이 비동에서 보여 줬던 무공에 대한 태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놈은 뭘 해도 될 놈이다.
“아무튼, 좋다. 네게 혈풍뇌전신공이 어떠한 것인지 진면목을 보여 주도록 하마. 아마 너도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피식.
황극린이 미소 지었다.
“왜 웃느냐?”
“아마 당신도 배울 게 있을 것이오.”
“크흐흐흐, 그래. 한번 두고 보자꾸나.”
두 사람은 그대로 연무장으로 향했다.
* * *
환한 달빛이 연무장을 비추고 있었으며, 한 노인과 청년이 마주 보며 서 있다.
당장이라도 무언가 벌어질 것만 같았다.
“네가 열 번 공격하면 한 번 반격하도록 하마. 내게서 더 많은 반격을 끌어낼 수 있다면 네 승리로 하자.”
뇌불의 자만?
그딴 것은 아니다. 황극린의 재능은 이미 알고 있다. 혈풍뇌전신공의 7성에 올랐다면 중원 어디를 가든 고수 대접을 받는다. 하나, 뇌불은 이미 혈풍뇌전신공의 12성에 올랐다. 물론, 주화입마로 온전한 힘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경험과 무위는 천하를 논할 수준이었다.
“마음대로 하시오.”
황극린에게 뇌불과의 비무는 한층 더 성장할 기회였다.
그는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다.
“와라.”
뇌불이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황극린의 신형이 앞으로 튀어 나간다.
파밧!
황극린의 몸에서는 뇌전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혈풍뇌전신공의 7성에 오르면 내력을 사용할 때마다 미약한 뇌기가 분출된다.
‘으음? 왜 뇌기가……? 그렇군.’
뇌불은 뻗어 오는 황극린의 주먹을 보고 깨달았다.
놈은 뇌기를 억제하고 있었다.
‘뇌기를 제어하는 능력은 8성 그 이상이란 말인가.’
아마 주먹을 뻗는 순간 뇌기가 폭발할 것이다.
“크크크, 이 몸이 무공을 창안했었다는 걸 잊었더냐?”
뇌불은 크게 보법을 밟아 황극린의 주먹을 피하려 했다.
혈풍뇌전신공의 주먹은 간발의 차이로 피해서는 안 된다. 주먹을 스치기만 해도 상대의 몸에 뇌기가 침범한다. 반탄지기로 막는 것보다는 조금 더 움직임을 크게 해서 피하는 게 효율적이다.
뇌불의 판단은 적절했지만, 황극린은 혈풍뇌전신공에만 의지하는 게 아니다.
비무는 무예를 비교한다는 말이다. 황극린이 익힌 것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사아아아…….
“……!”
황극린의 눈동자가 붉게 변한다.
동시에 그의 움직임이 급변했다. 분명히 뇌불에게 주먹을 뻗고 있었는데, 이제는 소매 속에서 번쩍이는 무언가가 출수했다.
‘암기? 이놈이 암기를 다룬…….’
쉿쉿!
아직 암기에 뇌기를 담을 수준은 아니겠지만, 황극린이라면 혹시 몰랐기에 뇌불 또한 뇌기를 방출하며 두 주먹을 휘두른다. 피하는 것보다 힘으로 부숴 버리는 게 나을 듯했다.
그리고 그건 황극린이 의도한 바였다.
황극린은 내공이 부족한 것을 육체의 단련으로 메꾸었다. 그의 초인적인 육체는 초감각과 조화되어 더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었다.
타닷!
황극린이 비수를 던짐과 동시에 뇌불에게 달려간다. 비수를 쳐 낸 뇌불이 본 것은 뻗어 오는 황극린의 주먹이다.
뇌불은 내력을 끌어 올려 그의 주먹을 피한다.
하지만 그의 주먹이 기묘하게 꺾이며 뇌불의 주먹을 강타한다. 당연히 허리와 하체에 힘이 담겨 있지 않았기에 큰 힘이 담겨 있지 않겠지만, 이번에는 혈풍뇌전신공의 뇌기가 깃들어 있을 것이다.
황급히 뇌불이 명치에 반탄지기를 두른다.
통.
하지만 황극린의 주먹에는 힘도 담겨 있지 않았고, 뇌기도 없었다.
“……!”
동시에 옆구리에 전해지는 충격.
황극린이 무릎을 세워 뇌불의 옆구리를 쳤다.
“갈!”
하지만 이것으로 뇌불은 쓰러지지 않는다.
쿠르으응!
뇌불의 온몸에서 뇌기가 터져 나온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뇌기의 향연을 피할 길은 없어 보였다.
‘이놈, 이건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뇌기를 다루는 것은 상당한 내력을 소모한다.
그리고 뇌불의 장점은 막대한 양의 내력이 단전에 잠들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방팔방 뇌기를 뻗어 내도 상관없을 만큼.
그때 뇌불의 예상을 빗나간 이변이 일어났다.
콰르으응!
사방으로 뻗어 나간 뇌전. 그것을 피할 길은 없었다. 인간의 동체 시력으로 뇌전을 보고 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황극린은…….
수십 가닥의 뇌전을 ‘눈’으로 보고 피해 냈다.
“…뭐냐.”
저만치 멀어진 황극린.
뇌불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묻는다.
“대체 어떻게… 폭뢰(爆雷)를 피한 거냐……?”
폭뢰는 혈풍뇌전신공이 9성 이상일 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오의 중 하나였다. 사방으로 뇌전을 뿜어내며 적들 사이에 파고들면 알아서 적들이 죽어 나간다. 사정거리는 그리 넓지 않았지만, 사정거리 안에서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 막는 것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그런데 황극린은 피해 냈다.
뇌전을 눈으로 보고 말이다.
당연히 말이 안 된다. 인간의 시력으로는 뇌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당신이 내력을 더 썼다면 피해 내지 못했을 수도 있소.”
폭뢰의 속도와 위력은 얼마나 많은 양의 뇌기를 뿜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하나, 뇌불은 전력을 다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대충대충 비무에 임한 것도 아니다.
“허허허, 네놈은 정말 예상이 안 되는구나…….”
많은 무인들을 상대해 봤지만, 저토록 효율적으로 싸우는 놈은 처음 보았다.
그러고 보니 황극린은 이제까지 뇌전의 기운을 거의 소모하지도 않았다. 사실 황극린은 내력의 부족함을 다른 것으로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뇌불은 그것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승리요.”
“뭐?”
“열 번이 되기 전에 반격했지 않소?”
뇌불이 머릿속이 팽팽 돌아간다.
처음 주먹 한 번, 비수 두 개, 명치를 노렸던 일권(一拳) 그리고 옆구리를 찌른 무릎 공격까지.
열 번이 되지 않았다.
뇌불은 열 번에 한 번 반격하겠다고 선언했었다.
“허허허… 이거 참…….”
뇌불은 자신도 모르게 폭뢰를 펼쳤다.
비무 따위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황극린의 공격이 매서웠다. 분명히 공격을 내지를 때 뇌기가 느껴지지 않았건만, 옆구리가 아릿한 것이 충격이 제대로 전해졌다.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놈은 무공의 재능도 뛰어난데 실전 감각까지 겸비하고 있다.
그리고 더 무서운 점은…….
‘극린이 놈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지.’
그의 성장은 계속되리라는 점이다.
그게 무서웠다. 그리고 짜릿할 정도로 흥분을 안겨 준다. 놈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 뇌불은 대마두 중 최고라 불렸지만, 중원 제일의 수준까진 오르지 못했다. 정파와 사파를 막론하고 최고가 된다는 것은 의미 자체가 다르다.
물론, 그 길이 험난하다고 할지라도…….
“이놈, 이 몸이 봐줬더니 기고만장하군. 이번엔 제대로 해 주마. 이젠 쉽게 당하진 않을 거다.”
“그러시오.”
뇌불은 황극린과 실전처럼 비무에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뇌불의 기세 때문일까? 그를 마주하는 황극린의 두 눈동자에 적색의 광채가 번뜩였다.
콰지직!
서로에게 달려드는 무인.
두 사람은 동시에 뇌수(雷手)를 꺼내 들었다.
달빛을 머금은 푸른 뇌광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 * *
“가, 가주님! 흑랑파에서 상행을 습격하여 상품을 죄다 훔쳐 갔다고 합니다!”
“가주님! 홍학루에서 칠성방 놈들이 행패를 부리고…….”
“가주님!”
“그마아아안-!”
쾅!
온 힘으로 탁상을 내려친 금황상가의 상가주 황천옹.
대체 언제부터 일이 이렇게 꼬인 걸까? 남창 뒷골목을 지배한 칠성방 그리고 근방에서 제일의 세력을 가진 사파 문파 흑랑파. 두 문파가 작정하고 금황상가를 괴롭히니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돈으로 낭인을 고용하고 황룡무관의 관도들까지 차출했건만, 흑랑파의 집요한 공격을 버텨 내지 못했다.
거기다 문제는 흑랑파가 작정하고 공격하니 그 옆에 있는 이리 떼들도 은근슬쩍 상행의 상품을 강탈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흑랑파 이 미친놈들이……!”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그놈들은 이유조차 알려 주지 않고 금황상가를 괴롭혔다. 상황이 이러니 당연히 황천옹의 머릿속에 황극린이 세운 만뇌문에 대한 것은 완전히 사라졌다.
듣자 하니 만뇌문에서 약방을 세우고, 옥보단인가 뭔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데… 황천옹은 그것에 관심을 둘 수가 없다. 당장 금황상가가 망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는데 그들을 신경 쓸 겨를이 어딨겠는가?
“총관, 광성문에서는 서신이 오지 않았나?”
광성문은 장남 황보휘의 친우가 소문주로 있는 무한의 문파였다.
세력으로 따지자면 흑랑파와 비슷하거나 더 우위에 있다. 그들의 도움이라면 흑랑파도 당연히 꼬리를 내릴 것이다.
하나, 문제는…….
“답신이 전혀 오지 않습니다.”
“뭐라? 대체 왜?”
광성문은 황보휘의 사촌 동생이 일부러 광성문이 개최한 천하광명대회를 망쳐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금황상가를 도와줄 리 만무하다. 오히려 당장 금황상가를 공격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참이었다.
당연히 황천옹은 그 사연을 잘 모르니 어이가 없을 노릇이다.
“제기랄! 서문세가와 제천회는?”
황천옹이 장남인 황보휘에게 묻는다.
“…죄송합니다.”
왜인지 서문세가와 제천회 또한 금황상가의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황보휘는 친우들에게 지독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에게 뿌린 돈이 얼만데 도움을 주지 않는 건가?
“제가 직접 광성문에 다녀오겠습니다.”
황보휘가 결연하게 말한다.
그러자 황천옹이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려무나. 이럴 때, 친우 덕을 봐야지. 분명 중간에 전서구가 다른 곳으로 샜거나 했을 것이다.”
“예, 아버지.”
황보휘도 그렇게 위안 삼으며 무한으로 떠나갔다.
광성문으로 가서 어떤 망신을 당할지 예상치도 못한 채로 말이다.
굳건하게 강서성 3대 상가로 자리매김하던 금황상가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들이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