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격
비무 대회에서 명부를 작성하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문주가 우승하는 데 방해가 될 이들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당연히 그리 특별한 참가자는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무한 근처의 무관 출신이었으며, 주변 패권을 잡은 유력 문파들의 문도들은 이미 본선에 진출해 있었다. 쉽게 말해서 짜고 치는 비무라 할 수 있었다.
개방 남창분타주 능시걸이 말했던 것처럼, 이런 소규모의 비무 대회에는 우승자가 정해져 있었다. 무림의 밥을 먹었다고 하는 이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물론, 우승자가 정해졌다고 알려진 비무 대회에서도 간간이 사고가 터지긴 했다.
듣도 보도 못한 참가자가 나타나서 비무 대회를 휩쓸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애초에 그런 실력자가 무한의 비무 대회에 왜 참가하겠는가? 성급의 규모로 치러지는 비무 대회도 무림에서는 활발하게 개최되는데 말이다.
‘오늘이군.’
그런 상황에 광성문의 비무 대회에 황극린이 참가했다.
지나가는 길에 영약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 * *
광성문이 개최한 비무 대회의 이름은 천하광명대회(天下光明大會).
이 비무 대회는 소문주 강철진이 무림에 이름을 알리는 첫 번째 발걸음이었다. 소문주 강철진은 당연하게 우승을 생각했지만, 광성문의 문주인 강소평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했다. 참가자들의 명부를 직접 확인하고, 혹시 경쟁 문파의 후계자가 참가한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다행히도 이번 비무 대회에 소위 말하는 ‘던지기’를 하는 문파는 없었다.
사실 소문주의 첫 행보이니만큼 방해를 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약조라 할 수 있었다. 만약 경쟁 문파에서 시비를 걸어왔다면 광성문 또한 할 수 있는 최대의 반격을 할 것이기에 굳이 출혈경쟁을 하고 싶지 않은 이상에야 광성문의 비무 대회에 참가하진 않았다.
단지, 그들은 광성문이 개최한 천하광명대회를 관전하러 왔다.
무림에서 경쟁하고 있긴 하지만, 같은 호북성의 문파로서 도와줄 때는 도와준다. 참석하여 이름을 빛내준 것만으로도 광성문은 그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생긴 것이다.
“허허! 이게 누구신가. 예 장주!”
국림장(菊林莊)의 장주 예일청.
효감현에 자리를 잡은 국림장은 광성문과는 오래전부터 경쟁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얼굴을 비추었다.
“허허, 강 문주 오랜만이외다. 이렇게 마주 보는 것도 5년 만인가?”
“그렇구려. 참으로 오랜만이오. 위천이도 많이 컸구나?”
“강 문주께 후배 예위천이 인사드립니다.”
“그래, 저기 관람석이 있단다. 저곳에 앉아 있거라.”
“예.”
그렇게 예위천이 떠나자 예일청이 은근한 목소리로 말한다.
“크음, 손님이 꽤 많구려.”
“하하, 이게 다 무림에 많은 인연을 만들어서가 아니겠소? 조만간 대청진인(大靑眞人)께서도 자리를 빛내주실 예정이오.”
“호오···!”
대청진인은 무당파의 도사 중 하나로, 속가로 들어온 제자들을 가르쳤었다.
가르친 자의 도리로 제자의 비무 대회에 참석하는 것도 일종의 예의였다. 사실 광성문이 무당파에 헌납한 돈이 더 큰 이유였지만 말이다.
광성문의 소문주가 무당에서 가르침을 받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당연히 무당에서도 자리를 빛내줄 것이다. 하지만 예일청이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듣자 하니 소문주가 서문세가의 여식이랑 우정이 돈독하다던데··· 이번엔 오지 않은 모양이오?”
광성문주가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당연히 순수하게 비무 대회를 축하하러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물을 줄은 몰랐다. 사실 예가장의 예일청이나 광성문의 강철진이나 이르면 벌써 혼인할 나이이긴 했다.
감히 국림장 주제에 서문세가를 넘봐?
사실 서문세가 입장에서는 광성문이나 국림장이나 별반 차이는 없겠지만, 두 문파는 서로를 최고의 숙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절강성에서 무한까지 거리가 있으니 오기가 힘들지 않겠소이까?”
“아, 그렇소? 그러면 다행이구려. 껄껄!”
은근하게 기 싸움을 하면서도 서로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럼 비무 잘 보겠소이다. 철진이가 무당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기대되는군.”
“꽤 놀랄 것이오.”
예일청이 인사하고, 관람석으로 떠난다.
잠시 흘겨본 후 다시금 손님을 맞는다. 비무 대회는 계획된 잔치에 불과했다. 예선전은 허울에 불과했고,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진출한 이들이 비무 대회를 빛내줄 것이다.
그런 와중에 황극린은 조용히 대기석에서 앉아 있었다.
비무 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아닌 관람석에 앉은 중견 무인들을 보면서 말이다.
‘차라리 저들과 싸우고 싶군.’
황극린이 비무 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영약을 얻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흑살문에 있을 적에는 주로 매복하여 인내하는 훈련이 주를 이루었지만, 살수도 정면 대결이 필요할 때가 있었기에 서로 비무를 자주 했다.
이번 비무 대회는 참가하기 전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선전을 치러보고 깨달았다. 참가자의 수만 많았지 실속은 그리 없는 비무 대회라는 것을 말이다. 뭐, 10년 치의 공력이 담긴 소양단(小陽丹)을 얻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이었다.
광성문이 그 영약을 구매하느라 꽤 많은 돈을 썼을 것 같았지만, 황극린에게 별 상관없는 일이다. 잘 차려놓은 밥상에 한 젓가락만 올릴 뿐.
“귀빈 여러분, 드디어 천하광명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광성문의 부문주 대룡이 엄숙하게 외쳤다.
천하광명대회. 작명 하나는 기가 막힌 광성문의 비무 대회가 이제 시작된다.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총 16명.
최종 1명이 남을 때까지 승자전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당연히 소문주는 바로 결승에 올라서 대기하거나 하진 않았다. 소문주를 띄워주기 위한 대회이니만큼 최대한 무공을 선보여야 한다. 본선에 진출한 16명의 실력자를 대상으로 말이다.
예선은 총 2번에 걸쳐 진행됐으며, 참가자 500명 중 단 4명만이 선발되었으니 애초에 본선에 진출한 무인들은 미리 결정되어 있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래도 혹시나 본선에선 그럴듯한 실력자가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을 품은 황극린이 비무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첫 비무는 광성문의 소문주 강철진! 그리고 해주문의 몽령입니다!”
“우아아아아-!”
그렇게 천하광명대회가 시작됐다.
* * *
“호오, 철진이의 실력이 대단하구려.”
국림장의 예일청이 말한다.
처음엔 권법을 익힌 강철진이 무당파에 가서 무공을 배웠다길래 반신반의했었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실력을 보니 확실히 5년 전보다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같이 온 아들이 옆에서 승부욕이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비무장을 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비무 대회의 참석한 이유로는 충분하다.
“광성문을 이끌어갈 후계자니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해야지요.”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광성문주.
그리고 예일청은 광성문주의 말에 대답하기보단 대청진인을 향해 말했다.
“확실히 무당에서 무학을 공부한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 이번 비무 대회에서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무당의 덕이 아니라 철진이의 노력이 빛나는 것이지요.”
무당의 대청진인은 겸손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그런데 휴식도 없이 비무를 연달아 진행해도 괜찮은 것이오?”
지금 비무 대회의 속도는 대단히 빨랐다.
승자가 결정되는 대로 다음 비무가 펼쳐진다. 4강쯤 되면 승자들은 꽤 체력이 빠졌으리라. 그건 소문주인 강철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아들이 잘 해낼 것이라 알고 있었다. 체력 하나만큼은 아비도 놀라게 할 정도가 아니던가? 이번 비무 대회에선 그의 장점을 모두 보여야 한다. 예일청의 의문에 광성문주가 여유롭게 답한다.
“체력을 핑계 대는 건, 무인이 아니지요. 적을 앞에다 두고 체력을 핑계로 휴식하자고 할 순 없지 않겠소?”
“맞는 말이오. 오늘 강 문주께 내 많이 배우고 갑니다.”
“별말씀을.”
그렇게 귀빈석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
이번엔 16강전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다.
“이번 비무는 황극린과 의창파의 곽무연의 비무입니다!”
“와아.”
당연히 호응이 대단친 못했다. 황극린은 사문조차 언급되지 않았으며, 의창파는 그래도 이름이 알려졌긴 하지만 이전 비무 참가자들의 출신에 비해 급이 떨어지는 편이다.
쉽게 말해서 쉬어가는 비무라 할 수 있었다.
모두 비무에 집중하긴커녕, 이전 비무에 대해 담론을 나누기 바빴다. 그것은 귀빈석도 마찬가지였다.
모두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려 있을 때.
“···뭐야?”
비무가 끝이 났다.
황극린이 무엇을 한 것인지 본 사람은 드물었다. 그냥 툭 하고 걸어가더니 톡 쳤을 뿐인데, 광무연이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비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이는 심판을 보았던 광성문의 부문주 대룡뿐이었다. 아니, 그조차 황극린이 주먹을 어떻게 휘두르는지 파악하지 못했었다.
“화, 황극린··· 스, 승리!”
부문주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황극린에게 집중된다.
저 참가자는 누구지? 천하광명대회의 주인공은 당연히 강철진이어야만 했지만, 이 순간을 기점으로 하여 주목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황극린이라는 이름 석 자가 관중들의 뇌리에 틀어박혔다.
* * *
비무는 계속 진행됐다.
광성문주도 뱉은 말이 있었기에 바로 비무를 멈추지 못했다. 거기다 비무 대회에 참석한 이들 중엔 무당파의 대청진인도 있다. 그의 앞에서 치졸한 짓을 했다간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지 모른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이다.
강철진은 본래 의도했던 대로 계속 승리했으나 당연하게도 황극린 또한 연승을 이어갔다. 결국 마지막엔 황극린과 강철진만이 남았다. 두 사람은 비무장 위에 올라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관중들은 당연히 주인공이었어야 했던 강철진이 아니라 황극린을 주목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누구야? 황극린?”
“모르겠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야.”
“어떻게 모든 비무를 일격에 끝낼 수가 있지? 지청완이랑 사도현은 이번 비무 대회에 유력한 우승 후보가 아니었나?”
지청완과 사도현은 본래 강철진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광성문주가 초정한 후기지수였다. 그들에겐 꽤 많은 보수가 약조되어 있었다. 물론, 진짜 실력으로 붙어도 강철진이 승리할 실력차이였지만 최대한 강철진을 돋보일 수 있도록 입을 맞춰놓았다.
하지만 한 사람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망해버렸다.
이미 귀빈석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강철진의 성장을 축하해주기만 하면 됐는데, 잔칫집에 갑자기 줄초상이 난 분위기다.
국림장의 예일청도 쉬이 말을 꺼내지 못하는 침묵이 지속되고 있다.
강철진과 마주한 황극린.
어찌나 진행 속도가 빠른지 반 시진이 지나기도 전에 결승전이 되었다. 모두 황극린의 탓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떻게 모든 비무를 일격에 끝낼 수가 있는가?
대체 황극린은 누구인가?
그런 의문은 본래 비무 대회의 주인공이었던 강철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신은 누구십···.”
“날 모르나?”
황극린의 말.
하긴 그럴 만도 했다. 황극린은 황씨가문에 있을 때보다 체격이 훨씬 컸다. 당시에는 잘 먹긴 했어도 외형적인 빈곤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당시의 황극린과 지금의 황극린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모를 만도 하겠군.”
“대체 왜···.”
왜 비무 대회에 참가했나?
너 정도의 고수라면 분명히 더 큰 규모에 비무 대회에 참가했어도 될 텐데, 대체 왜?
그러한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아낸다.
“왜 시작을 안 하는 것이오!”
“시작하시오!”
부문주 대룡이 안절부절못하며 비무장 위에 서 있으니, 관중들이 성난 목소리로 외친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던가. 귀빈석에서 조용히 비무를 관전하던 대청진인이 슬쩍 광성문주를 바라본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손을 휘저었다.
황극린의 실력은 진짜였다. 첫 비무에서는 운과 우연이 작용하여 일격에 승리했을 수는 있어도, 지청완과 사도현은 이류 수준의 무인이었다. 그들을 일격에 꺾는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
“겨, 결승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이게 과연 결승전일까?
이제 막 시작하는 비무 대회가 아니고? 결승전 수준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황극린이 이번에도 일격에 상대를 꺾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다.
‘난 다르다.’
소문주 강철진이 두 눈을 부릅 뜬다.
주먹 대 주먹이라면 자신 있다. 황극린이 일격에 끝내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다음 수가 없기에 모든 것을 내거는 게 아니겠는가? 한 번만 피하면 된다. 그러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온다.
지금 관중 모두가 황극린을 주목하고 있지만, 여기서 자신이 역전승을 거둔다면?
‘난 무당에서 무공을 익혔으며, 광성문의 소문주다. 이곳에 있는 뜨내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해왔다!’
소문주가 열의를 불태운다.
“흐아아아압! 와라! 황극린!”
“오오! 소문주도 제대로 할 것인가 본데?”
“이제 일격에 끝나진 않겠지!”
그 기세에 관중들이 환호성을 보내기 시작한다.
황극린은 첫 비무와 마찬가지로 아무렇지 않게 천천히 다가온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주먹. 그것만 막거나 피하면 된다. 분명히 그러면 될 것이다.
강철진이 황극린의 어깨와 보폭을 확인한다.
언제냐? 대체 언제 주먹이 날라올 것이냐? 극한의 긴장감! 강철진은 두 눈을 부릅뜨고 황극린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
순간 극한의 집중력으로 황극린의 공격에 대비했다. 이명이 귓가에 스칠 정도로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했다. 이러한 집중력이라면 황극린의 일격을 방비해낼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눈을 깜빡이는 순간, 강철진은 귓가에 몰아치는 환호성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우아아아-! 이번에도 한 방이라니까?”
“뭐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넌 봤어?”
“자자, 일격에 못 이길 거라 했던 이들은 모두 동전 닷 냥씩 주시오! 얼른!”
이미 비무장을 둘러싼 관중들은 저들만의 잔치를 즐기고 있었다.
“뭐야?”
강철진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뭐지? 대체 언제 내가 누워있던 거지?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황극린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공격을 피해내려 정신을 집중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주먹이 대체 얼마나 빨랐던 거지···?
이미 황극린은 비무장에서 내려가 광성문주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어떤 기억이 떠오른다.
‘황극린? 황씨··· 황씨라면··· 설마?’
순간 뇌리에 무언가가 떠오른다.
친우 중 하나였던 황보휘가 소중하게 생각하던 사촌 동생! 서문취아가 그때 그 소년에게 힘내라고 응원했던 기억도 있었다. 기억이란 참으로 이상한 게 한 번 물꼬를 트면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친다.
‘황보휘, 이 새끼가 진짜···.’
생각의 흐름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황보휘가 황극린을 괴롭히는 건 친우들도 몰랐던 사실이다. 오히려 소중하게 여기는 동생으로 황극린을 소개했었다. 당연히 황보휘는 황극린이 비무 대회에 참가하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대놓고 물을 먹인 것이다! 앞에선 친한 척을 해놓고, 이렇게 뒤통수를 때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강철진을 오해하게 한 황극린은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그가 향하는 곳은 광성문의 문주 앞이었다.
“시상은 여기서 한다고 들었습니다.”
황극린은 영약을 받고 바로 떠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