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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난신-125화 (125/175)

# 125

하다하다가 이제는 공간을 격해 이동까지 하다니.

자운 역시 공간을 찢어발겨 그 틈을 열고 이동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처럼 공간 자체를 무시하고 움직일 수는 없었다.

자운이 당황해하는 사이 다시 참공인이 날아든다.

피슝-

참공인 역시 공간을 무시한다.

바로 자운의 앞에서 솟구치기 때문에 잠시라도 방심을 하면 당하는 수밖에 없다.

크르르르-

호룡이 참공인을 씹어 부서뜨렸다.

자운이 패룡을 움직였다.

패룡으로 공간 전체를 휘감아 우그러뜨리려는 것이다.

“홍.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가?”

삼공의 신형이 또 사라졌다.

공간을 이동해 패룡이 휘감은 공간의 밖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자운이 웃었다.

“멍청하기는!”

그곳은 이미 환룡의 영역이었다. 환룡의 모습이 수십 수백으로 갈라지며 사방의 공간을 빽빽이 채운다.

공간이동으로 벗어날 수 있는 권역은 두 번의 이동으로 눈치채었다.

약 십 장 안쪽, 그 안에서만 공간을 격할 수 있음이 분명했다.

환룡이 십 장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허상 따위로 나를 잡으려 하는가?”

그가 손을 뻗었다.

와장창하며 참공인이 환룡의 허상들을 모두 베어버 린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운이 노린 바였다면?

푸욱-

삼공의 허벅다리에 암룡의 뿔이 박혀 들었다.

환룡으로 눈을 속이고 암룡의 기척을 죽여 환룡 사이에 숨겼다.

그리고 환룡이 사라지는 순간, 암룡이 튀어나오게 하여 놈의 다리를 찌른 것이다.

“크윽!”

그가 자신의 허벅다리에 박혀든 암룡의 뿔을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꺾어버린다.

우드득-

우우우-

자신의 뿔이 꺾여 나간 환룡이 울었다. 하지만 곧 자운이 내력을 보충해 주자 기다란 뿔이 다시 난다.

암룡의 뿔이 다시 자라나는 사이, 삼공은 자신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히 깊은 상처는 아니다.

아니, 애초에 다리 따위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의 무공은 공간을 무시하는 무공, 경공을 펼치기 위한 다리는 있으나 마나였다.

하지만 기분이 나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무참히 무너뜨려주마!”

참공인이 무자비하게 쏟아진다.

마치 참공인의 비가 내리는 듯했다. 자운이 호룡을 온몸에 휘감고도 모자라 용린벽을 세웠다.

티디디디딩-

용린벽에 맞은 참공인들은 곧 사라졌지만 다른 참공인들이 계속해서 떨어져 내렸다.

충격이 누전된다면 아무리 용린벽이라 해도 막을 수 없다.

쩌엉-

하나의 용린벽이 산산이 조각나며 부서져 내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다른 용린벽들도 부서지기 시작한다.

쩌엉-

쩌엉-

쩌저정-

모든 용린벽이 부서졌을 때, 그 자리에 남은 것은 호룡뿐이었다.

“그것까지 부숴주마!”

삼공이 참공인을 크게 날렸다.

거대한 참공인이 날아든다.

보이지 않으나 느낄 수 있었다. 반월 형태로 날아드는 참공인을 말이다.

쩌엉-

호룡이 크게 흔들리며 꺾여 나갔다.

하지만, 그 내부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운의 모습은 그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이놈!”

그가 뒤를 돌았다.

뒤에서 자운의 기척이 잡힌 것이다.

“나는 공간을 이동하는 재주는 없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재주는 있지.”

자운이 비룡의 머리 위에 서 있었다.

호룡이 꺾여 나간 부분을 수복한 후 자운을 향해 돌아왔다.

나머지 여섯 마리의 용 역시 자운을 휘감는다.

동시에 자운이 패룡을 뻗었다.

쾅-

순식간에 이루어진 공격인지라 이번에는 삼공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공격을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 점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누어 충격을 분산시켰다는 점이었다.

쾅쾅쾅-

공간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

“크윽.”

삼공이 부러진 자신의 손뼈를 맞추며 자운을 노려보았다.

충격을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 분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패룡의 공격력은 강했다.

패룡은 황룡무상십이강 중 단일 공격력으로는 첫손에 꼽는 것이다.

공격 방식이 단조로운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공격력만으로도 굉장한 장점 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걸 분산시켰다고는 하지만 직격으로 맞았다.

강기로 수십 발 얻어맞은 것보다 더한 충격이 전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자운이 괴물이라면 삼공 역시 괴물이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아놓고서 고작해야 손뼈가 다친 것이라니.

자운이 이를 악물었다.

쉬이 상대할 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싸움이 더 어려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콰앙-

자운이 방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 위로 참공인이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투콰콰콰콰콰콰쾅-

자운이 몸을 날려 참공인을 피했다. 동시에 환룡과 암룡을 움직였다.

일전에 삼공의 허벅다리를 꿰뚫었던 것을 다시 쓰려는 것이다.

하지만 삼공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같은 수법에 또 당할 줄 아느냐!”

환룡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은 이미 십여 장 밖을 내달리고 있었다.

언제든지 몸을 뺄 준비를 마친 것이다.

또한 참공인은 십여 장 밖에서도 충분히 날릴 수 있었다.

쿠웅-

호룡과 참공인이 충돌하며 호룡이 크게 흔들렸다.

그 반발력이 자운의 몸으로도 전해진다.

입을 타고 피가 흘러내린다.

호룡으로 막아 외상은 없었지만 내상은 꽤 입었다.

참공인이 뻗어내는 반발력은 금강불괴에 비견된다는 호룡으로도 해소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니 말이다.

‘해야 하나?’

문득 숨겨 두고 있는 비장의 한 수를 꺼내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은 아니다.

자운이 주먹을 움켜쥐고 고개 흔드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삼공을 바라본다, 삼공 역시 한 손으로 참공인을 형성하며 자운을 노려보고 있었다.

“흐흐호. 네놈이 제법이긴 하다만 이것까지 받아낼 수 있는지 보겠다.”

참공인에 참공인을 더한다.

거기에 참공인을 한번 더 더했다.

쿠구구구궁-

본래 삼공의 무공은 공간의 구애를 전혀 받지 않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공간이 그의 참공인으로 끌려 들어왔다.

하늘이 좁아지고 땅이 말려 들어가는 착각까지 들었다.

수십 개의 공감이 쪼그라들며 참공인 속으로 딸려 들어간다.

우우우응-

본래 참공인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의 참공인은 너무도 강해서인지 선명하게 모습이 보였다.

반투명한 반월형의 참공인, 자운이 이를 악물었다.

저것은 평범한 것이 아니다.

받아내지 못한다면 그 폭발이 사방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 넓이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위험해지는 것은 황룡문의 제자들이었다.

‘받아내어야겠군.’

그가 이를 악물고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지상에서 저 공격을 받는 것보다는 공중에서 공격을 받는 것이 후폭발의 범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삼공이 씨익 하고 웃었다.

“잘 생각했다. 하지만 네가 과연 이걸 막을 수 있을까?”

자운이 호룡으로 몸을 두르고 그 위에 다른 다섯 마리의 용을 겹치며 이죽였다.

“그걸 받아낸 다음에 넌 죽어. 내가 목을 꺾어 버릴 거거든.”

“끝까지 입만 산 놈이구나! 어디 한번 받아봐라!”

쾅-

그의 손을 떠난 참공인이 폭발하듯 자운을 향해 날아왔다.

자운이 패룡을 뻗었다. 패룡의 아가리가 참공인을 물어뜯는다.

콰지직-

패룡의 전신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주변을 환룡이 늘어나며 둘러쌌다.

와장창-

패룡이 산산이 부서져 사라지고, 환룡과 참공인이 충돌했다.

쿠구구구국-

환룡 역시 오랜 시간을 견디지는 못한다.

다음은 염룡!

염룡이 참공인이 담고 있는 공간 자체를 터뜨려 버릴 생각으로 불을 뿜었다.

화르르륵-

하나 참공인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

몇 개의 공간이 타서 사라졌지만, 워낙 많은 수의 공간을 겹쳐 두었기 때문에 몇 개가 사라진다고 해도 힘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 아니었다.

“크으으윽!”

자운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염룡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간다.

염룡이 터져 나가는 순간 그 속에 들어 있던 화염이 사방으로 날뛰었다.

붉은 불줄기가 하늘을 가득 수놓았다.

“크으윽.”

그후로도 순서대로 암룡과 비룡이 터져 나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자운을 둘러싸고 있는 호룡!

콰우우우우우-

호룡이 길게 울었다.

자운이 호룡을 몸에 휘감고는 참공인과 충돌했다.

쾅-

천지가 뒤집힐 정도의 충격이 자운의 몸에서 터져 나간다.

그 충격에 호룡이 터져 나가고 자운이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콰앙-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구멍이 생기고 그 아래에 자운이 처박혀 있었다.

삼공이 자신의 비어 있는 왼쪽 어깨를 어루만지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흐흐흐흐흐.”

그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지 연달아 참공인을 날려 자운이 떨어진 구멍을 때린다.

쾅쾅쾅쾅쾅-

지축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방에서 부서진 땅들이 바위로 변해 구멍을 메워 버리고, 무덤처럼 변했을 때 그가 웃는 것을 멈추었다.

바위가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려는 것이냐?”

자운은 이미 항거불능의 상처를 입었음에 틀림이 없는데 또 다시 움직이려 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퍼엉-

폭발과 함께 자운을 뒤덮고 있던 바위들이 날아갔다. 그 모습이 마치 무덤 속에서 부활하는 모습 같았다.

삼공이 미간을 꿈틀하고 움직이는 순간 자운의 몸이 황금빛 서기에 휩싸인다.

고개를 치켜드는 용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계속해서 용들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자운의 눈이 부릅떠지고 그의 눈이 황금색으로 빛나는 순간, 무려 열한 마리의 용이 머리를 치켜들며 삼공을 노려보았다.

우우우우우우-

그 속에서 자운이 용들을 거느리며 나지막이 삼공을 향해 중얼거렸다.

“끝까지 한 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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