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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신공-436화 (193/2,000)

# 436

436화. 강령부의 위력

수사 대군 쪽에서는 손에 고보를 하나씩 든 7명의 노인들이 법사들을 죽이고 있다가 푸른 화염 속의 거대한 새를 발견하고 놀라고 있었다.

“큰일입니다. 저 요수의 기운으로 보아 보통 수사가 상대할 수 없으니 반드시 우리가 막아합니다.”

회색 의복을 입은 노인이 안색이 변해 말했다.

“그럼 주저할 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태진칠보를 이용해 요수를 죽이시지요. 한 눈에 보기에도 이 세상에 있을 것이 아니니 수사들이 다치기 전에 제거해야 합니다.”

다른 노인이 맹렬히 외치고는 노란 빛으로 변해 먼저 몸을 날렸다.

다른 수사들도 그 뒤를 따랐지만 그들을 이끄는 자로 보이는 회색 의복의 노인은 머뭇거리다 한숨을 쉬며 금빛 빛줄기로 변해 날아올랐다.

7명의 수사가 가까이 다가오자 모란족 성조는 불 속성 영기의 흡수를 마쳤는지 이미 스무 장 가까이 커져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흉흉한 빛이 반뜩이더니 새가 두 날개를 펄럭이자, 주먹만 한 푸른 불덩이들이 촘촘하게 허공을 뒤덮으며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수많은 푸른 화염덩이의 공격에 긴 눈썹을 지닌 노인이 저물대를 스쳐 얼음 그물을 던졌다. 그물은 신묘하게도 하얀 빛을 뿜으며 화염덩이들을 감쌌다.

긴 눈썹의 노인이 만족하다가 즉시 얼굴이 창백해졌다.

얼음 그물 속 화염덩이가 폭발하더니 얼음 그물이 푸른 화염 속에서 녹아내렸던 것이다. 얼음 그물이 사라지자 불기둥처럼 하나로 뭉쳐진 화염이 흉흉한 기세로 수사들을 향해 쏘아져 나왔다.

“가라!”

우두머리로 보이는 노인이 신속히 들고 있던 고보를 발동해 하얀 빛무리가 진 거울이 허공에 떠올랐다.

거울 속에서 하얀빛이 흘러나와 하얀 빛의 장막을 만들었고 푸른 화염을 막아냈다.

그러나 다들 긴 눈썹 노인의 법보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보았기에 감히 보통의 법보로 화염을 상대할 생각을 버렸다.

“곤마대진을 펼쳐 요수를 가둡시다!”

우두머리 노인이 일갈하자 다른 노인들도 황급히 고보를 하나씩 발동했다.

붉은 자, 노란 창, 영패, 작은 솥, 옥 부채, 여의 등 여섯 가지 보물이 허공으로 떠올라 거대한 새를 포위했다. 긴 울음소리와 함께 거울이 빛으로 변하더니 푸른 화염을 막았을 뿐 아니라 일곱 가지 색깔의 빛의 장막이 되어 거대한 새를 둘러쌌다.

공작새가 그것을 보고 분노해 아래쪽 허공을 맹렬히 쪼았다.

푸른빛이 사라지고 밑에 있던 체구가 큰 노인이 무언가를 감지하고 영패를 움직였다.

펑!

거대한 소리가 들리고 영패가 튕겨나갔다. 노인이 혼비백산해서 영패를 다시 통제하려 법결을 계속 날렸으나 영패는 작게 진동했을 뿐 여전히 매서운 기세로 날아왔다.

영패가 노인을 뭉개려고 날아오는데 돌연 두 손이 노인의 어깨를 받치며 엄청난 영력을 주입했다.

“힘을 보탤 테니 어서 술법을 펼치세요.”

냉랭한 목소리는 회색 의복의 노인이었다.

체격이 큰 노인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심기일전해 법결들을 던지니 영패가 다섯 장 거리에서 멈춰 드디어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두 수사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수사들도 경계심을 높이고 고보의 위력을 극상으로 끌어 올렸다. 각종 빛들이 한 곳으로 얽혀 놀랍게도 성조가 쪼아대며 만드는 송곳 같은 공격을 몇 번이나 막아냈다.

머지않은 곳에 있던 악 여인이 그것을 보고는 몸 뒤에 떠 있는 등잔불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고민을 하다 올라가 도울 생각을 접었다.

등잔불의 불이 꺼지기 전에는 반드시 이것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했다.

깡마른 노인이 성조가 몇몇 노인들에게 가로막힌 것을 보고 의외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는 않았다. 일곱 노인이 부리는 보물들은 굉장히 강했지만 그래도 모란족이 수만 년간 모셔온 성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저 일곱 노인들이 천남의 비장의 한 수렸다.’

축 신사가 멀리서 수사 진영을 바라보니 룡함이 천여명 법사들을 앞에 두고 얼굴이 어두웠다.

“모란족들이 저런 요수를 불러낼 줄이야, 일이 어렵게 돌아가는 구나. 어서 영수들을 방출해 태진문의 일곱 수사들이 교전을 하는 것을 돕거라.”

갑자기 룡함이 목소리를 높이며 명령했다.

그의 명에 따라 수십 마리의 새까만 요수 조각이 진영 앞쪽으로 밀려나왔고 그 뒤에 있던 수사들이 부적을 꺼내 조각에 붙였다.

녹색 빛이 반짝이며 부적이 조각 속으로 사라지고 부적을 붙인 수사들이 가부좌를 하고 앉아 꼼짝을 안했다.

잠시 후 조각이 검은 빛이 번들거리며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까만 영수들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고 부적을 붙인 수사들은 여전히 가부좌를 틀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깡마른 노인이 조소하며 옆의 흑의 여인에게 말했다.

“이제는 그만 상대의 숨통을 끊어야겠습니다. 륙 부인, 동갑시(銅甲尸)를 내보내 주시지요.”

“축 형 너무 조급해 마시고 잠시만 더 기다리시죠. 본 종의 동갑시는 대부분 축기기 정도의 수행을 지녀 천남 수사들이 지칠 대로 지친 후에야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알겠습니다. 귀 종이 약조를 지키기만 한다면 잠시 더 기다리는 것도 못할 것은 없지요.”

깡마른 노인이 미간을 좁히기는 했으나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한립은 두 마리의 천호수가 교활하게 움직이며 딱 붙어 있어 답답했다. 전면전을 펼치지는 않고 순간 이동을 하며 끈질기게 공격을 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일부러 약점을 보이며 요수들을 유인했으나 천호수들은 속지 않고 여전히 열장 밖에 머물렀다.

한립이 풍뢰시를 이용해 뒤를 쫓으려 할 때마다 순간이동을 하니 그것도 어려웠다. 거기다 푸른 그림자도 그를 답답하게 만드는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

푸른 그림자의 몸체는 정순한 나무 속성 영기로 만들어진 듯, 청죽봉운검도 소용이 없었고 아무리 쪼개져도 바로 다시 하나로 응결하며 한립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수도계에 들어와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또한 푸른 그림자가 입에서 남색 사발을 꺼내 건람빙염을 가둬 버리자 한립이 식은땀을 흘리며 대경실색했다! 다행히 미리 제련을 해놓아 의식으로 불러들이자 간신히 체내로 돌아오기는 했다.

제련한 빙염의 수가 많지 않아 일부를 빼앗겼다면 큰 손해를 볼 뻔했다. 이렇게 되자 자라극화 역시 쉽사리 사용하기 어려웠다.

은종이나 천중봉 고보 등도 차례로 불러냈지만 상대를 어쩌지 못했다.

푸른 그림자도 불멸의 존재는 아니라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으며 빛이 어두워지고 크기도 작아 졌지만 단시간 내로 제거할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상대가 강력한 법보를 지니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다른 편에서 붉은 옷의 미부인, 봉빙이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그녀는 원영 중기의 최고봉에 이르렀지만 후기 수사와 비교하면 그래도 부족했다.

게다가 법사 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조까지 불러내 천남쪽 수사 7명과 겨루는 것을 발견하고 한립은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갇혀 있는 수사들을 구해내는 것만이 전세를 뒤집을 유일한 방법이었다. 고민을 하던 한립이 마음을 정했다.

천호수가 뒤로 순간 이동을 하자 그가 다른 손으로 저물대를 스쳐 부적이 잔뜩 붙은 목함을 꺼냈다.

푸른 그림자가 한립의 행동을 보고는 무수히 많은 나무 속성 실을 뿜어냈다.

한립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의식으로 체내의 검기를 안개처럼 만들어 푸른 실을 조각냈다. 동시에 목함에서 푸른빛이 반짝이며 부적들이 떨어졌다.

핏빛이 목함에서 빠져나와 허공을 돌더니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 바로 강령부였다.

한립이 부적이 든 손으로 자신의 몸을 내리치자 핏빛이 반짝이며 부적이 사라졌다. 그가 푸른빛을 발산하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거대한 교룡의 그림자가 그의 몸에 나타나 피처럼 붉은 팔급 독교의 모양을 만들어냈다.

교룡의 그림자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울부짖으니 주변의 수사들 뿐만 아니라 봉빙과 전종도 놀라 이쪽을 쳐다보았다.

교룡의 모습을 본 전종이 이맛살을 찌푸렸고 봉빙은 반대로 눈을 빛냈다. 길게 울부짖은 교룡이 한립의 복부로 스며들어 사라졌다.

한립은 살을 지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등 뒤로 핏빛이 퍼져 교룡의 문신이 새겨진 것을 알아차렸다.

이때 그의 전신은 핏빛으로 번들거렸고 양손에 핏빛 비늘이 돋아 반짝였다. 그의 머리에 극심한 통증이 일더니 작은 뿔이 자라났고 손톱은 더없이 날카롭게 길어졌다.

반인반요의 몸이 된 것이다.

“이럴 수가…….”

한립이 체내의 넘치는 영기에 놀랐다. 요수의 혼백으로 제련한 강령부는 일부 수행을 시행자의 체내에 쌓아 법력을 늘려 준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반인반요가 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물론 진정한 부령술처럼 이빨이 자라나고 꼬리가 돋는 등 흉악한 모습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만호자의 마공과도 닮아 있었다.

한립이 자신 이마에 솟은 뿔을 만지며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몰랐지만 강령부는 천부문을 개창한 수사가 부령술의 단점들을 보완해 만들어낸 것이었다. 의식을 잃고 무의식의 괴물이 되어 버리는 것이 부령술의 큰 단점 중 하나였다.

유일한 단점은 강령부 제작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다.

보통 수사들은 평생 살며 8급 요수를 마주치기도 어려웠는데 화형기에 이른 요수를 이용해 강령부를 제작해야만 시전자의 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다.

놀라긴 했지만 수행이 원영 초기의 최고봉으로 올라간 것을 느끼며 강령부의 효력을 확인했다.

한립이 독교의 혼을 불러내자 천호수가 기운을 감지하고 다시 불안해했다. 그러나 푸른 그림자가 무어라 중얼거려 두 요수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작게 냉소한 한립이 등 뒤의 풍뢰시를 펄럭여 그 자리에서 사라진후 열 장 밖에서 나타났다.

천호수도 서둘러 푸른빛을 반짝이며 한립 근처로 이동해 입에서 빛의 탄환을 연달아 쏘아댔다.

한립이 서늘하게 눈을 빛내며 다시 한 번 은빛으로 변해 사라지고는 바로 요수의 뒤쪽에서 나타났다.

다른 한 마리가 그를 조준해 빛의 탄환을 쏘아 보냈다. 원래 대로면 한립이 검기를 이용해 공격을 막는 동안 그들은 순간 이동을 해서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수행이 크게 늘어난 한립이 몸을 보호하고 있던 푸른빛을 키워 빛의 탄환을 막아내곤 엄청난 속도로 쇄도했다.

천호수가 놀라 순간이동도 하지 못하고 입에서 푸른색과 노란색의 요단을 뿜어 그를 막으려 했다.

푸른 그림자도 상황을 파악하고 달려들어 한립을 향해 엄청난 양의 푸른 실을 날렸다.

쿠르릉!

빛의 탄환이 한립에게 닿아 폭발했지만 신형이 흔들렸을 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의 비검들이 전속력으로 날아가 요단을 두 쪽 냈을 뿐 아니라 요수의 몸도 두 동강이 났다.

순간이동을 펼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천호수는 근본적으로 한립의 상대가 아니었다.

푸른 그림자가 쏘아 보낸 실도 한립의 몸을 결박하려다 그의 전신에서 핏빛이 번뜩이자 보호막에 녹아 검은 연기로 사라졌다.

“굉장한 독이야!”

한립도 스스로 놀라웠다.

그저 영력으로 만들어낸 보호막으로 푸른 실을 막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강력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요수의 처절한 포효가 들려왔다. 그리고 짝을 잃은 천호수 한 마리가 눈을 뒤집고 한립 쪽으로 순간이동을 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이성을 상실한 공격에 한립은 무표정하게 손을 휘둘렀다. 그의 비늘이 돋은 손에서 핏빛이 크게 일더니 상대를 향해 날카로운 손톱 모양의 빛이 뻗어 나갔다.

쾅!

한립의 날카로운 핏빛 손톱이 요수의 발톱을 이기고 상대의 몸까지 가른 것이다. 손톱이 누에콩만 한 노란 빛의 요단을 잡아챘고 천호수의 시체는 추락했다.

푸른 그림자가 그것을 보고 더는 달려들지 않고 머뭇거렸다. 한립이 그런 푸른 그림자를 차가운 눈빛으로 살폈다.

전종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 미부인에게 맹공을 가하고 신형을 번뜩이며 빛줄기로 변해 한립을 향해 충돌해왔다.

쿠꽈광!

그때 옆의 핏빛 결계가 폭발하며 하얀 빛이 깨진 틈새로 새어나와 한립 근처에서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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