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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천마-43화 (4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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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회는 시작되었다(1)

연회는 양소방에서 열렸다.

지난 번 산동의 문주들을 불러 모은 회합이 있었던 바로 그 대청이었다.

나는 연회가 열리기 훨씬 전에 도착했다.

침소 옆방에서 정여를 만났다. 같은 면구에 지난번에 받았던 철패를 보여주니 이곳까지 무사통과였다.

“혹시 놈이 사용하는 금고가 있소?”

“그의 침소에 비밀금고가 하나 있습니다.”

“기관으로 여는 금고요?”

“네. 옆에 달린 주판에 정확한 숫자를 넣어야 열립니다. 세 번 연속해서 잘못된 숫자를 넣으면 하루 동안 열리지 않습니다. 그때는 기관전문가가 와서 열어야 열 수 있습니다.”

“물론 숫자를 바꿨겠군.”

“네, 기존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습니다. 당연히 새 번호로 바꿨을 겁니다.”

“금고 크기는?”

“벽에 고정된 금고입니다. 혹시 금고를 통째로 옮길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또한 강철이 너무 두꺼워 검기로도 잘라낼 수 없고, 강제로 열려고 하면 비상종이 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돈을 전장에 맡겼을 가능성은 있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물론이고 일행들이 전장에 출입한 적은 없었습니다. 저잣거리에는 본방의 감시망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위의 이목이 있으니 함부로 전장 출입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돈은 그 금고에 있겠군.”

“그렇게 예상됩니다.”

이미 앞서의 대화로 내 의도를 짐작했겠지만, 나는 정식으로 내 뜻을 밝혔다.

“정방주에게 솔직히 말하겠소. 나는 놈이 가진 것을 모조리 다 털어버릴 작정이오.”

정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과연 대단하십니다.”

걱정보다는 감탄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오히려 걱정은 내가 하고 있었다.

“만약 성공한다면 정방주가 곤란해질 수도 있소.”

양소방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으니까.

“감히 제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는 생각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진행하십시오. 저는 연회가 열리는 시간에 제 소재를 확인해 줄 사람과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아무 대책이 없소. 오늘 연회에서 어떤 기회가 생기기를 막연히 기대하는 정도지요. 적어도 놈이 침소를 비우는 시간이니까.”

“잘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내가 이번에는 다른 것을 물었다.

“혹시 연회가 열리는 대청에서 출입구를 통하지 않고 놈의 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소?”

그러자 정여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대 방주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않습니까?”

전대방주는 바로 내 손에 죽은 양기철을 말하는 것이었다. 욕심 많고 의심 많은 그였다.

“그는 곳곳에 위기의 상황에서 빠져나갈 비밀통로를 많이 만들어 두었지요. 대청에도 비밀통로가 하나 있습니다.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절대 발견할 수 없고, 사방 벽에 긴 휘장들이 달려 있어서 사

람이 많더라도 이목을 피해 비밀통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통로를 통하면 별채로 향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가 비밀통로의 입구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여는지, 또한 별채로는 어떻게 가는지를 알려주었다. 다행히 대청과 별채는 멀지 않았다.

나는 혹시 모르니 그 통로에 휴대하기 편한 혁낭 하나를 가져다 놓으라고 부탁했다.

역시 문제는 숫자였다. 숫자를 모르면 어차피 소용없는 일.

어떻게 알아내야 하나?

연회는 성대했다.

맛있는 요리와 술, 솜씨 좋은 악사들과 아름다운 무녀들이 어우러진 멋진 연회였다.

이 정도 연회는 맹주 시절에도 쉽게 보지 못한 것이었다.

크게 연 이유야 뻔했다. 자신의 세를 과시하려는 의도다.

분명 규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맹주전이 그렇다. 내부는 엄청나게 넓고 크다. 입구에서 태사의까지 걸어가는데 한참 걸린다.

보안상의 이유도 있지만,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고 맹주의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우선이었다. 이 연회가 딱 그러했다.

대청 내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 본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지난 번 우리 집에서 연 연회에서 봤던 이들이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 묻혀서 마정수를 관찰했다.

놈은 후기지수들을 잘 다뤘다. 일단 사전조사가 철저했다. 상대가 어떤 성격이고, 무엇을 좋아하며, 집안 사정은 어떤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놈은 스무 살 전후의 아이들이, 그것도 명문가 자제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적당히 허세를 부리며, 또 적당히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며 그들을 휘어잡았다.

초대받은 녀석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잘 보여야 하는 상대였다. 잔뜩 긴장하고 왔는데, 의외로 재밌고, 편하게 대해주니 경계심이 풀리는 것이다.

놈이 몇 몇 후기지수들과 호형호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앞장서서 돈을 내자고 주도했던 청송문과 구룡방의 자제들, 그리고 서도방을 비롯해 비밀회합을 가졌던 이들의 자제였다.

이 또한 굉장히 영리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정수가 몇 몇 이들과 좀 더 깊은 친분을 과시하자 나머지 이들이 영향을 받았다.

별로 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가도, 옆에 있는 이들이 친해지는 것을 보면 괜히 초조해 지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이다.

선택받지 못한 이들은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오늘의 일을 말할 것이다. 그래서 좀 더 마정수와 친해지기를 바라면, 자식 일이니 부모들도 신경이 쓰일 테고. 이래저래 철저히 계산된 행동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좋은 사람이 하자는 호형호제는 서로가 빨리 친해지자는 이유지만, 나쁜 사람이 하자는 호형호제는 더 잘 이용해 먹기 위해서라고.

마정수 주위에는 항상 시곤이 있었다. 아마도 시곤이 전담해서 그의 호위를 맡고 있는 듯 보였다. 그는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고 있었다.

화선노대나 신비여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밖에 있나 창밖을 살폈지만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시곤은 항상 마정수에게 붙어 있고, 둘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양이다.

놈에 관한 정보는 하나도 빠짐없이 수집했다.

최대한 마정수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했지만, 놈은 나를 찾아냈다. 구석에 있는 내게 와서 친근하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벽공자, 그동안 잘 지냈나?”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그에게 인사했다.

“잘 지내셨습니까?”

그나 나나 마음에도 없는 친근함이다.

몇 마디 이런저런 인사가 오간 후에 마정수가 불쑥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참, 송소저가 오늘 불참한다는 소식을 전해왔었네.”

“알고 있습니다.”

“자네가 두들겨 팼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놈이 송화린에게 관심이 있었음을. 송가장에서 그 이유까지 밝히지는 않았을 테니까. 놈이 그녀에 대해 자세히 조사한 것이다.

그녀를 불참하게 만든 것은 결과적으로 아주 잘한 일이었다.

“송소저와 비무를 한 이유가 뭔가?”

이 새끼가 돈 뜯고, 여자까지 밝히고. 할 것 다하겠다는 것이지?

나는 손이 근질거리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그냥 확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던 것이다.

물론 난 출수 대신 미소를 지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나에 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마 기본적인 정보는 다 입수한 상태겠지? 파락호였다가 요즘 마음을 잡았다는 소식도.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그녀가 파혼하자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어차피 소문이 날대로 난 이야기였다. 이미 놈이 알고 있을만한 내용.

하지만 나는 이것이 대단한 비밀을 털어놓는 것처럼 굴었다.

“그녀와 전 태중언약을 맺은 사이입니다. 그런데 파혼이라니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이 사실이야말로 약혼자를 비무에서 다치게 한 가장 그럴 듯한 이유가 될 것이다.

내 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한 가지를 덧붙였다.

“일전에 술을 먹고 그녀와 붙었다가 어처구니없게도 졌습니다. 당연히 술 때문이었죠. 그래서 이번에 겸사겸사 복수전도 할 겸 비무를 했던 것이지요.”

아마 이것도 미리 알고 있었겠지?

어쨌든 이 정도면 내 진짜 의도를 감추기에 충분할 것이다. 놈이 볼 때는 내가 제 여자나 때리는, 적당히 이용해먹기 좋은 놈으로 보일 테고. 일석이조의 효과다.

“하하하, 복수에 성공했군.”

“부끄럽습니다.”

“한데 송소저는 명사의 가르침을 받았다던데.”

“그래봤자 여자 아닙니까?”

“하하하. 우리 아우님이 남자군, 진짜 남자야.”

“알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송소저가 그렇게나 아름답다던데. 맞나?”

“네, 그런 편이지요.”

내가 으스대듯 어깨를 힘을 주었다.

“아우님, 언제 함께 식사라도 하세. 그래서 이 우형의 낮은 눈을 개안시켜 주게나.”

“하하, 좋습니다.”

“한 열흘 정도면 나을 것이라고 하니까, 그때쯤으로 약속을 잡자고.”

이 새끼, 언제 회복되는지까지 알아봤구나.

내가 언제나 무림맹 강호의 후배들에게 강조했던 말이 있다.

미녀를 조심하라고.

일전에 객잔에서 후기지수들을 만났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송화린의 아름다움은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봐라, 내 말이 맞지 않나? 놈 역시 그녀에게 관심을 가져서 나라는 대재앙을 만났다. 물론 그녀 아니라도 어차피 작살내려던 놈이긴 하지만.

마정수가 대청 가운데로 가서 큰소리로 말했다.

“자네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네.”

시곤에게 눈짓하자 시곤이 대청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시곤이 한 자루의 검을 가져왔다.

화려한 문양에 보석이 박힌 멋진 검집만 봐도 보통 검이 아니었다.

마정수가 검을 들어서 뽑았다.

차앙.

예리하게 번쩍이는 검날에 모두들 감탄했다.

“전대 맹주님이 사용하던 천조검(天造劍)이다.”

마정수의 말에 모두들 경악했다.

아마 나만큼 놀란 사람이 있을까?

맞았다. 분명 내가 사용했던 바로 그 천조검이었다.

오랜만에 내 검을 보니 감격스러웠다. 전생에 내가 사용했던 검은 모두 다섯 자루였다.

지금 가져온 천조검, 연파검(煙波劍), 암천검(暗天劍), 한설검(寒雪劍), 그리고 수라명왕검(修羅明王劍).

모두 다 보검이었는데 모양과 길이, 검의 성질이 각각 달랐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던 검은 수라명왕검이었다.

때론 악을 굴복시키는 수라가 되고, 때론 밝고 현명한 왕이 되라고 이름 붙은 그 검은 사마외도와 전쟁을 벌일 때 사용했던 내 독문병기였다.

사람들은 저 다섯 자루가 비슷한 검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건 수라명왕검이 얼마나 대단한 검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나머지 네 자루를 모두 합쳐도 수라명왕검에 비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내 수라명왕검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봉기가 가져갔을까? 아니면 무림맹의 보고(寶庫)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부디 갈사량이 따로 챙겨놓았으면 좋으련만…….

어쨌든 수라명왕검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천조검은 훌륭한 명검이라 할 수 있었다.

마정수가 모두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버님께서 친히 내게 내리신 검이라네.”

이 순간 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다.

놈을 이곳에 내려 보낸 것이 마봉기란 사실을. 그렇지 않다면 후계구도에서도 낮은 서열에 있는 마정수에게 이 검을 내줬을 리가 없다. 검을 가져가서 맹주의 권위를 이용하란 뜻으로 내줬으리라.

“가지고 싶은 사람 있나?”

그 말에 모두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으리라. 맹주가 사용하던 검이라면 그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었으니까.

“진짜 아우가 되는 사람이라면…….”

마치 줄 수도 있다는 어조였다.

나는 내심 비웃었다.

진짜 아우가 되는 사람은 실컷 이용해 먹다 버리겠지.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은 이제 스무 살 전후의 젊은 애들이었다. 마정수의 검은 속뜻을 파악하기에는 경험도 부족했고, 마정수에게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천조검까지 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회수해야 할 것이 하나 늘었다.

돈도 돈이지만 저 천조검은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저 놈 손에 저 검이 들려 있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물론 회수하더라도 드러내놓고 사용할 수가 없을 테니까 개조를 하거나, 흑시에 내다 팔아야 할 것이다. 수라명왕검이 아닌 이상, 두 가지 방법 모두 상관없다.

마정수가 모두에게 말했다.

“산동의 미래는 젊은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네.”

“그게 무엇입니까?”

“우리 정기적인 회합을 가지는 것은 어떤가?”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자, 건배하세!”

모두들 술잔을 높이 들었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시곤이 가져왔던 천조검을 가지고 대청 밖으로 나갔다.

그가 문으로 나가는 바로 그 순간, 나 역시 그곳에 없었다.

* * *

시곤이 천천히 금고에 달린 주판을 움직였다.

숫자가 정확히 맞춰지는 순간, 철컹 하는 큰 소리를 내며 금고가 열렸다.

그가 천조검을 금고에 넣으려고 허리를 숙였다.

다음 순간, 그가 몸을 비틀며 벼락처럼 빠르게 검을 뽑았다.

쉬이익!

빠악!

채 검이 다 뽑히기도 전에 시곤의 얼굴에 주먹이 박히며 그대로 뒤로 쳐 박혔다.

내가 한 발 빨랐던 것이다.

나는 시곤보다 먼저 방에 도착해서 숨어 있었다. 금고 옆 침상 너머 창 옆에 서 있었다. 창문의 휘장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기척을 없애고 서 있었다. 그리고 금고 문이 열리는 순간 움직였다.

그 철컹 하는 소리에 내 움직임의 기척이 감춰졌던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숫자를 알아내서 그가 나가고 나서 여는 방법이겠지만, 몸을 숨겨서 그것을 볼만한 장소는 없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그랬다가는 정여에게 모든 혐의가 갈 수 있었다. 금고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고 여길 수

있었으니까.

아무튼 시곤과 정상적으로 싸웠다면 승부를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기습이었다. 천하제일인인 내가 이십사 년이나 되는 내공을 가지고 시도한 기습이었다. 나가떨어진 시곤은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나는 미리 준비해 둔 혁낭에 금고 안에 든 것을 모조리 쓸어 담았다.

안에 있는 것들이 다 무엇인지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모든 것을 다 쓸어 담고 천조검까지 챙겼다.

그리고 바람처럼 달려 나갔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 * *

잠시 후.

연회가 열리고 있는 대청문이 거칠게 열리며 정여와 화선노대가 달려 들어왔다.

화선노대가 재빨리 마정수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마정수의 눈이 점점 더 커지더니 이내 두 눈을 부릅떴다.

“다들 조용히!”

순식간에 연회장에 정적이 감돌았다.

귓속말을 마쳤을 때, 마정수의 표정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가 두 사람을 따라 황급히 나가려다가 입구에서 멈춰 섰다.

“이 자리에 없는 놈을 찾아!”

마정수와 화선노대, 정여가 나서서 사람들을 일일이 살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놀란 얼굴로 물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나는 어느새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혁낭은 비밀문 뒤에 놓아 두었다. 몸만 대청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대청에는 모든 후기지수들이 다 모여 있었다.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 사람도 없었다.

설령 누군가 나갔다 하더라도 시곤을 때려눕힐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참석자들부터 파악한 것이다.

마정수가 다급히 대청을 나서며 말했다.

“오늘 연회는 끝났네. 다들 돌아가게.”

난 희미하게 웃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미안하지만 내 연회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네가 절대 끝낼 수 없는 연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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