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화. 성장 ― 나보다 강하다 (1)
톱날과도 같은 날을 지닌 쌍검을 든 양사창이 단엽과 거리를 둔 채 옆으로 움직였다.
둘의 싸움이 시작되려 하자 근처에 있던 천무진과 소교주 악준기, 그리고 그를 호위하는 마극파천대의 무인들이 뒤편으로 거리를 벌렸다.
그렇게 다른 이들이 만들어 준 공간 안에서 마주한 단엽과 양사창.
단엽은 주먹을 까닥이며 상대방을 도발했다.
“어디 그 가면부터 벗겨 줄까?”
“……네 실력으론 백 년이 가도 무리다.”
“글쎄. 난 당장이라도 될 거 같은데?”
자신만만한 단엽의 대꾸에 양사창은 속으로 이를 으득 갈았다. 사실 이 싸움에서 이긴다고 한들 그다음에는 천무진이 기다리고 있다.
일말의 희망을 품은 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장소에 있는 수하들이 이곳으로 복귀한다 해도 승패는 이미 정해졌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놈은 데리고 간다.’
천무진의 최측근으로 십천야의 일을 방해해 온 단엽이다. 설령 죽는다고 할지언정 이대로 그냥 가는 건 억울하지 않겠는가.
츠츠츠!
순간 양사창의 손에 들린 두 자루의 검에 내공이 몰려들었다. 동시에 주변으로 날카로운 기운들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파파팟.
뿜어져 나오는 예기.
그 기운과 맞닿은 모든 것들이 거짓말처럼 잘려져 나갔다. 순식간에 양사창의 주변은 그의 기운으로 뒤덮어지고 있었다.
쏟아지는 양사창의 기세를 보며 악준기는 움찔했다.
‘위험해 보이는데.’
마교를 집어삼키려는 자들이다. 당연히 그 실력이 빼어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지금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악준기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허나 놀란 악준기와는 달리 그 힘과 마주하고 있는 단엽은 오히려 얼굴에 흥미가 돌고 있었다.
단엽의 주먹으로 붉은 기운이 몰려들었다.
상대가 실력자라는 걸 알기에 굳이 잔기술들로 실력을 염탐하기보다는 시작부터 전력으로 맞붙기 위함이다.
단엽의 무공인 열화신공의 힘이 지지 않겠다는 듯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그의 팔을 집어삼켰다.
넘실거리는 뜨거운 불꽃.
동시에 단엽의 몸이 양사창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순식간에 날아든 단엽의 몸이 거리를 좁히려 들었다. 하지만 상대인 양사창 또한 수준급의 실력자. 쉽사리 단엽이 원하는 간격을 주지 않았다.
두 자루의 검이 단엽을 향해 매섭게 날아들었다.
차차차차앙!
단엽은 톱날 같은 형태의 검날을 권갑으로 막아 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양사창은 단엽의 팔을 날려 버리기라도 할 기세로 권갑과 맞닿아 있는 검을 강하게 내리그었다.
독특한 형태의 검날을 지닌 양사창의 쌍검이었기에 기괴한 소리와 함께 권갑이 흔들렸다.
뜯겨 나가도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굉음.
하지만 단엽의 권갑은 멀쩡했다.
‘치잇!’
내력이 담긴 공격이었지만 상대의 힘 또한 녹록지 않았다. 당장에 권갑과 함께 그 안에 감춰져 있는 팔까지 날려 버리려 했던 양사창은 서둘러 발을 뒤로 움직였다.
그렇지만 단엽은 좁혀져 있던 거리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재빠르게 따라붙은 단엽의 주먹이 양사창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파앙!
밀려드는 주먹을 재빠르게 쳐 낸 양사창은, 이내 반대편 손에 들린 검을 휘둘렀다. 목을 향해 날아드는 검, 그리고 그걸 이번엔 단엽이 다른 손에 껴져 있는 권갑으로 막아 냈다.
순식간에 주고받은 공격들.
그렇지만 이 거리는 단엽에게 조금 더 유리했다.
퍽!
빠르게 날아든 단엽의 발이 그의 무릎을 꺾었다. 비틀하는 양사창을 향해 자유로워진 단엽의 한쪽 주먹이 날아들었다.
콰앙!
양사창은 몸을 회전하며 가까스로 공격을 비껴 냈고, 단엽의 주먹에서 뻗어져 나온 내력은 곧장 땅으로 쏟아졌다. 커다란 폭음과 함께 주변으로 큰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동시에 양사창은 자신의 검을 휘둘러 단엽이 더는 다가오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카카카캉!
물러나는 와중에도 서로를 향해 몇 차례고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주고받은 두 사람의 몸이 반대편으로 밀려져 나갔다.
바닥에 발이 닿는 그 순간 양사창의 검이 앞을 향해 움직였다.
그의 검 끝에서 여러 개의 검기가 갈라지며 뿜어져 나왔다. 허나 말이 검기였지, 그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움찔.
날아드는 검기를 확인한 단엽은 순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하게 자신을 노리고 날아드는 공격들, 피할 곳은 없었다.
그렇다면……!
단엽은 날아드는 검기를 향해 교차시킨 양팔을 내뻗었다.
쿠와아앙!
폭음이 일고 검기를 쏟아 냈던 양사창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피어오르던 그 순간.
후우웅!
폭발 속에서 하나의 그림자가 날아오르고 있었다. 놀란 듯 양사창이 뒤로 걸음을 옮기는 찰나 그림자의 주인인 단엽의 손이 움직였다.
붉은빛이 넘실거리는 주먹. 그리고 그 주먹에서 엄청난 양의 불꽃이 유성우처럼 쏟아져 나왔다.
열화낙뢰의 초식이 양사창을 노리며 밀려들었다.
허나 날아드는 건 열화낙뢰의 초식만이 아니었다. 그 힘에 휩쓸린 주변의 나무나 바위들마저 마치 태풍에 휘말린 것처럼 함께 밀려들었다.
그런 공격을 마주하고 있는 양사창의 입장에서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뭔 놈의 공격이…….’
마치 하나의 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과도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허나 놀라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서두르지 않았다가는 이 공격에 휩쓸리고야 말 테니까.
양사창의 쌍검에 실린 강력한 내공.
그가 두 자루의 검을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었다. 동시에 검에서 터져 나온 강기가 밀려드는 그 모든 공격들을 갈라 버렸다.
쿠쿠쿠쿵!
단엽의 열화낙뢰 초식들이 주변의 것들을 박살 내며 양옆으로 밀려 나갔다.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버린 주변 경관들. 그 모습은 단엽의 공격을 그대로 맞았다가는 어떠한 꼴을 보게 됐을지 말해 주는 듯 보였다.
단 몇 번의 공격을 주고받았을 뿐이거늘 이미 이곳 인근은 원래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뒤집어져 있었다.
천지개벽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법한 두 사람의 대결.
그 와중에서도 둘의 몸은 상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흐압!”
쌍검이 광풍처럼 휘몰아쳤다.
카카캉! 캉캉!
막아 내는 단엽의 권갑 또한 지지 않겠다는 듯 강한 힘을 내뿜었다. 두 사람의 사이에서 미칠 듯한 바람이 불어닥치며 사방으로 나부꼈다.
동시에 단엽의 주먹이 양사창의 비어 있는 가슴 사이를 파고들었다.
퍼억!
일격이 가슴에 틀어박혔고, 순간 양사창은 입술을 꽉 깨문 채로 뒷걸음질 쳤다. 그사이 단엽의 주먹이 재차 날아들었다. 안면을 노리고 다가오는 주먹에 양사창은 재빨리 손을 움직였다.
카앙!
검으로 공격을 밀쳐 낸 양사창은 곧바로 반대편 손을 움직였다.
스스슥.
단엽은 서둘러 몸을 비틀었지만, 검이 아슬아슬하게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허나 이건 단순히 베이는 수준의 공격이 아니었다.
톱날 같은 독특한 외향을 지닌 검날은 베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마치 맹수의 이빨처럼 살갗을 찢어 냈다.
옷깃이 찢겨 나가며 동시에 그 안에 있는 어깨에서도 피가 팍하고 터져 나왔다. 살이 뜯기다시피 한 타격에 가볍게 베인 것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서둘러 어깨를 감싸 쥔 단엽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곧장 발을 움직였다.
파바밧!
쌍검의 이점을 살려 곧바로 공세를 이어 가려던 양사창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발길질에 바로 팔꿈치를 내려 가까스로 막아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크게 내력이 실리지 않은 공격이라 여겼던 것과 달리 양사창은 이를 꽉 깨문 채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그가 서둘러 손등으로 팔꿈치를 비벼 대며 신음을 참아 냈다.
‘더럽게 아프네.’
일순 뼈가 부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팔꿈치가 아릿거렸다.
둘 사이의 거리가 벌어진 사이 단엽의 눈은 양사창의 손에 들린 쌍검으로 향해 있었다.
가볍게 스쳤을 뿐이거늘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그리고 그 원인은 저 검의 독특한 외형 때문이었다.
‘귀찮은 무기네. 깊게 들어오면 위험하겠는데.’
스쳤는데도 이 정도의 타격이라면 잘못했다가는 생각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었다. 단엽은 주먹을 쥔 채로 상대를 노려봤다.
분명 위험한 무기다.
하지만…….
단엽이 피식 웃었다.
‘재미있네.’
들끓는 피가 말해 주고 있었다.
저자는 강하다고. 우내이십일성 중 말단에 위치하고 있던 나환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고.
강한 적을 앞에 두고 있다.
그만큼 단엽을 즐겁게 해 주는 일은 없었다.
그랬기에 단엽은 다시금 달려들었다. 이 즐거움을 계속해서 누리고 싶었으니까.
거칠게 달려드는 단엽의 모습을 보며 양사창은 속으로 욕설을 토해 냈다.
‘멍청한 황소 같은 자식!’
상처를 지혈할 생각보다는 자신에게 한 방 더 먹이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듯 달려드는 단엽의 모습을 흡사 성난 황소를 보는 것만 같았다.
팔꿈치가 얼얼했지만 양사창 또한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차앙!
두 자루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검기가 곧장 단엽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렇지만 단엽은 권갑을 낀 주먹으로 자신을 향해 오는 검기를 후려쳤다.
쾅! 쾅!
연달아 주먹으로 검기를 박살 내며 양사창을 향해 날아드는 단엽의 몸에서 붉은 불꽃이 넘실거렸다.
동시에 터질 듯 팽창하는 그의 근육들.
손바닥 안에 모인 붉은 기운들이 폭발하더니 이내 두 개의 회오리가 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진동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동시에 단엽의 손에서 피어올랐던 두 개의 불꽃의 회오리가 목표물인 양사창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는 그 공격에 양사창 또한 내력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뻗어 나온 공격은 양사창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열화무쌍(熱火無雙)의 초식은 그 정도로 강렬했다.
날아드는 불꽃의 회오리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감춰 왔던 힘을 토해 내는 열화무쌍의 초식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양사창은 이내 손에 쥔 두 자루의 검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이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다면 어마어마한 타격이 뒤따를 거라는 사실을 직감해서다.
양사창의 검이 이(二)자 모양으로 나란히 자리했다.
‘이도전생류(二刀戰生流).’
두 개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기가 양사창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요동쳤다. 밀려드는 두 개의 회오리는 이미 하나가 되었고, 그 힘으로 인해 주변에 자리한 모든 것들은 밀려 나가고 있었다.
양사창은 강기에 휩싸인 검을 든 채로 앞을 향해 달려들었다.
‘……뚫는다!’
양사창의 두 검이 회오리의 가운데를 쑤시고 들어갔다. 두 개의 힘이 충돌했고, 동시에 주변으로 폭풍우가 몰아쳤다.
콰콰콰콰카캉!
서로의 힘이 부닥치는 그 순간 엄청난 충격파가 주변으로 밀려갔다. 이미 거리를 멀리 벌리고 있던 수많은 이들이 한 번 더 뒤로 물러서야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충격파였다.
수십여 개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연달아 폭발이 일어나며 숲은 엉망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 두 명의 무인.
단엽과 양사창은 서로를 향해 밀려드는 충격파를 버티고 서 있다가 결국 양쪽으로 밀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우당탕!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 두 사람은 몇 개의 나무를 몸으로 뚫고 지나가고서야 멈추어 설 수 있었다.
양사창은 검을 땅에 박아 넣은 채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
그의 복식은 이미 엉망이었다.
새카만 흑의는 곳곳이 찢기고, 더럽혀진 상태였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복면 또한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 언제 뜯겨 나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거기다가 전신에는 수없이 많은 상처가 생겨나 있었고, 뼈 마디마디가 욱신거렸다.
물론 단엽의 상태 또한 멀쩡하지 않았다.
한쪽 팔을 나무에 기댄 채로 서 있는 단엽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 냈다.
막대한 내공의 충돌.
서로에게 치명타는 줄 수 없었지만 적잖은 외상과 내상들을 주고받은 것이다.
두 사람이 상대방을 향해 거친 숨을 내뱉으며 투지 가득한 시선을 주고받는 그사이.
그 둘의 대결을 바라보고만 있었던 악준기로서는 지금 이 모든 상황에 놀람을 금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가 놀라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단엽 때문이었다.
‘……어느새 이렇게 강해진 거지?’
단엽에게 엄청난 재능과, 실력이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렇지만 자신이 알던 그는 결코 이 정도 경지까지 도달한 무인은 아니었다.
우내이십일성의 하나인 나환위를 꺾었다는 건 안다.
세상 모든 이들이 그 일에 깜짝 놀랐지만 악준기는 아니었다.
단엽이라면 그럴 수 있다 생각했으니까.
우내이십일성 나환위, 분명 강한 적이지만 악준기 본인 또한 그와 겨룬다면 승산은 있다 여겼다.
그만큼 마교의 소교주인 악준기는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단엽은 그런 그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추후 자신은 마교를 대표할 것이고, 단엽은 사파 최고의 무인으로 성장할 거라 여겼다. 허나 그렇다고 한들 둘 중 자신이 그 위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당연한 생각이었다.
단엽은 사파의 인물, 그리고 악준기는 마교의 소교주였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사파의 인물이라 할지언정 마교의 소교주인 자신을 넘어서지는 못할 거라 여겼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수년 만에 만난 단엽은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악준기가 놀라는 건 당연했다.
최근 단엽의 실력 향상 기세가 원래의 속도에 비해 훨씬 빨랐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 이토록 단시간 안에 단엽이 보다 강해질 수 있었던 건 역시나 주변에 있는 이들 덕분이었다.
저번 생이었다면 이 시기 단엽은 이 정도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었다.
허나 이번 생에는 달랐다.
그의 옆에는 천무진이 있었고, 또 백아린과 한천 또한 함께였으니까.
천무진과의 잦은 비무.
그 비무로 인해 단엽은 계속해서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보다 강한 이를 옆에 뒀고, 계속해서 대결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건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었다.
물론 그만큼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비무를 할 때마다 패했고, 자존심 강한 단엽에게 그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엽은 계속해서 천무진과 비무를 해 왔다.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자신이 강해지고 있다는 걸.
그리고 강해지고 있는 걸 체감한다는 건, 뼛속까지 무인인 단엽에겐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쾌감이었다.
거기다 쉽사리 보기 힘들 만큼 대단한 능력을 지닌 백아린과 한천의 뛰어난 실력을 옆에서 수도 없이 구경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무공에 대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눴고, 그 또한 단엽이 성장하는 것에 크게 일조했다.
그 같은 일들로 인해 단엽은 처음 천무진을 만났던 그때와는 전혀 다른 무인이 되어 있었다.
일 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믿을 수 없는 성장을 해 버린 것이다.
예전에는 단엽과 악준기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인정해야만 했다.
양사창과 마주하고 있는 단엽을 보며 악준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보다 강하다.’
훗날 권왕이라 불릴 사내인 단엽.
그는 이미 엄청난 무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