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화. 양가장 ― 벌써? (2)
양가장의 하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했다.
물건을 옮기는 이들부터, 무공을 연마하는 무인들까지. 허나 그것은 겉모습에 불과할 뿐 실제로 양가장은 오전부터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양가장이 자리하고 있는 마을인 준양 뒤편에는 그들 소유의 선산이 있었다.
선산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 양가장 사람들의 유골이 묻혀 있는 묘지도 있었고, 또한 그들이 소유한 몇 개의 창고도 자리하고 있었다.
아무나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양가장 소유의 선산.
그리고 그 선산의 한 곳에서는 비밀리에 흑주염이 제련되고 있었다.
일꾼들이 선산에서 제련된 흑주염들을 바삐 옮기고 있는 그때, 양가장 장주의 거처에서는 양석창과 왕도지가 마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차를 앞에 둔 채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왕도지가 물었다.
"언제쯤 마무리되겠습니까?"
"흐음, 삼차까지는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마지막 한 번 정도 남았을 거요. 시간은 얼추 한 시진에서 두 시진 사이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거의 마무리되었군요.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꽤나 빡빡했을 텐데 감사합니다."
"어제 부탁하시지 않으셨소. 당연히 그리해 드려야지."
웃으며 대답한 양석창이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흑주염 자체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그 흑주염을 제련하는 것이었고, 그건 꽤나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이미 제련에 들어간 것들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마차를 이용해 이동시킨 상황.
제련 중인 흑주염만 마무리 짓는다면 얼추 이번 일은 이렇게 마무리될 것이었다.
혹시라도 일 처리가 늦어져서 오늘 중에 마무리되지 못할까 내심 걱정했거늘, 다행히도 양석창이 신경을 쓴 덕분인지 어제 부탁한 대로 오전부터 제련된 흑주염을 옮길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제련될 것들만 옮기게 되면 이곳에 남는 건 그냥 평범한 흑주염에 불과하다.
애초에 선산 곳곳에 자리한 모든 흑주염을 없앨 수는 없는 상황이었고, 이미 천무진 또한 그 정체에 대해 눈치를 채고 있다.
그랬기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양을 획득한 지금 흑주염 자체만은 감출 이유가 없었다.
제련된 흑주염이 아닌 본연의 상태만으로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을 테니까. 애초에 그냥 흑주염은 조금이지만 천무진의 손에도 들어가 있지 않던가.
잠시 찻잔을 어루만지던 양석창이 슬그머니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쩌다 보니 이리 급하게 일을 진행하게 되긴 했소만…… 오늘 넘기는 것들의 대금을 아직 받지 못해서 말이오."
"아아, 대금 말입니까?"
말을 끝낸 왕도지가 품 안에 있던 비단을 꺼내 내밀었다. 그걸 본 양석창의 입가에 슬쩍 미소가 걸렸다.
"자, 그럼 어디……."
말과 함께 탁자 위에 내려놓은 비단을 건네받은 양석창은 급히 그것을 풀어헤쳤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비단 안에는 종이 한 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금액이 워낙 컸기에 언제나 이렇게 전표로 거래를 해 왔던 사이다.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비단 안에 들어 있던 서찰을 펼치는 찰나.
양석창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게 무슨 장난질이오?"
손에 들려 있는 전표.
평소와 같다면 건네받을 금액과, 전장의 직인이 찍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받은 이 전표는…… 백지였다.
불쾌한 표정으로 양석창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왕도지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이건 그냥 백지 아니오. 대체 지금 뭐 하자는 거요?"
자신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말하는 양석창의 모습에 왕도지는 픽 웃었다.
지금 이 상황에 자신에게 큰 소리를 낸다라…….
왕도지의 입이 슬그머니 열렸다.
"뭐긴 뭐야. 네가 죽을 거라는 소리지."
왕도지가 돌변한 말투로 내뱉은 말의 의미를 양석창이 채 깨닫기도 전.
팍!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왕도지의 손이 양석창의 입을 틀어막았다. 놀란 그가 반항을 하려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왕도지는 십천야의 일인.
평범한 무인인 양석창 정도가 반항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입을 틀어막은 채로 순식간에 그를 제압한 왕도지가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멍청하긴. 살려 달라고 빌어도 모자랄 상황에 누구한테 큰소리야? 필요해서 대우 좀 해 줬더니 네놈이 나와 동급이라고 여겼더냐."
말과 함께 왕도지의 손이 그의 복부를 찌르고 들어갔다.
콰드득.
살갗을 찢고 들어간 손날을 타고 엄청난 양의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동시에 입을 틀어 막힌 양석창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우우우웁!"
허나 그 비명 소리는 그리 크지 못했다.
완벽하게 입을 틀어막힌 탓에 그저 자그마한 신음 소리를 토해 내는 것이 전부였다. 복부가 찢기며 동시에 입에서도 각혈하듯 피가 터져 나왔다.
그 때문에 입을 틀어막고 있던 왕도지의 손바닥도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왕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부에 박아 넣은 손에 점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럴수록 양석창의 안색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내장까지 손상을 입은 상황.
양석창의 숨통을 서서히 끊어 가던 왕도지가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마주한 채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라고. 원래부터 넌 죽을 운명이었거든.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빨라진 것뿐이야."
천무진에게 양가장의 존재가 들통난 이상 더는 이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흑주염을 제련하는 방법을 아는 기술자들도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온 지금, 굳이 혹시 모를 위험 부담을 안고 양가장과 함께 가야 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양석창은 욕심이 많았다.
그랬기에 이용하기엔 좋았지만 반대로 또 믿을 수 있는 인물도 아니었다. 이득이 된다면 언제라도 다른 편에 붙어먹을 수 있는 작자였으니까.
그런 양석창을 살려 둔다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수 있었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만약이라도 천무진을 만나 뭔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된다면…… 무슨 짓을 벌일지 장담할 수 없었다. 양석창이 입을 열게 되면 십천야가 입을 피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랬기에 양석창은 애초에 때가 되면 제거할 대상이었다.
그저 방금 말한 대로 천무진에게 양가장의 정체가 탄로 나며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지, 결국 양석창은 이렇게 죽을 운명이었던 것이다.
몸속 더욱 깊숙이까지 손을 쑤셔 넣던 왕도지가 천천히 양석창의 귓가로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대고는 속삭였다.
"네 쓸모가 이제 다했거든. 그러니 이제 그만…… 죽으라고."
말과 함께 양석창의 몸 안에 박혀 있던 그의 손바닥에서 내공이 폭발했다. 동시에 양석창의 몸이 튕겨져 나가 그대로 벽에 충돌하더니, 이내 바닥으로 널브러졌다.
양석창을 향해 다가간 왕도지는 그를 내려다보며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피투성이가 된 방 안.
그리고 쓰러져 있는 양가장의 장주 양석창.
몸 안의 모든 장기들이 터져 나갔으니 살아 있을 리 만무했다.
양석창이 죽은 걸 확인한 왕도지는 이내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피투성이가 된 양손을 그는 가볍게 털었다.
그때 장주의 거처 바깥쪽에서 서둘러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러고는 곧장 닫혀 있던 장주의 방문이 열렸다.
밖에서 나타난 이는 왕도지의 수하였다.
"대장! 급한……."
말을 내뱉던 그는 순간 멈칫했다.
피투성이가 된 방 안의 모습이 꽤나 끔찍했기 때문이다.
그쪽을 향해 슬쩍 시선을 던진 왕도지가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왕도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수하가 서둘러 다시 입을 열었다.
"대장 큰일입니다."
"뭔데?"
옆에 있는 천에 손에 묻은 피를 슥슥 닦아 내며 대수롭지 않게 묻는 바로 그때, 수하가 말을 받았다.
"천룡성의 무인이 마을에 나타났답니다. 곧 양가장에 들이닥칠 겁니다."
수하의 그 말에 왕도지의 표정이 급변했다.
"……뭐?"
* * *
마교로 가려던 계획을 바꾸고 양가장을 일차 목적지로 바꾼 천무진 일행. 그들은 무척이나 빠르게 움직였다.
언제나처럼 최소한의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움직여 대는 탓에 한천은 연신 투덜거렸다. 허나 그도 언제나처럼 말만 그렇게 할 뿐이었지, 그런 무리한 일정에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따르고 있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오히려 쉬는 시간이었고, 많은 부분 경공을 사용하며 양가장을 향해 움직였다. 거기다 네 사람 모두 무공이 뛰어난 덕분에 그 속력은 가히 어마어마했다.
그 덕분에 다른 이들이라면 아무리 서두른다 해도 도착하기 어려울 단시간 안에 그들은 양가장이 있는 마을인 준양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준양에 도착하기 무섭게 천무진은 곧바로 일행을 둘로 나눴다.
양가장에 대한 정보를 건네받기 위해 백아린과 한천은 적화신루와 관련된 이를 만나러 움직였고, 천무진과 단엽은 곧장 양가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양가장.
천무진과 단엽은 곧장 머뭇거림 없이 양가장의 정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섰다.
양가장을 지키는 몇몇 무인들이 그런 둘을 막아서려 했지만 사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키라고."
단엽이 가볍게 주먹을 휘두르자 그들이 밀려 나가며 바닥에 쓰러졌다. 너무도 실력 차이가 나는 상대들이었기에 오히려 힘 조절을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다.
단엽은 손속에 크게 사정을 두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직 양가장이 십천야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서다.
양가장 자체가 악행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떠한 거래가 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설령 십천야와 모종의 관계라 할지라도 수뇌부가 아닌 아랫사람들까지 관련되었을 확률은 극히 적었다.
그랬기에 일부러 일반 무인과 같은 이들은 가볍게 제압하며 목적지인 장주의 거처로 다가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내부의 무인들을 제압한 두 사람은 금방 장주의 거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무인이 황급히 검을 뽑아 들며 외쳤다.
"누구인지 신분을……!"
허나 채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스윽.
귀신처럼 사라졌던 단엽의 몸이 순식간에 사내의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타앙!
뒤편에서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입구를 지키던 무인이 들고 있던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레 뒤에서 나타나 검을 떨어트리는 상대의 놀라운 움직임에 그가 사색이 되었을 때였다.
단엽이 입을 열었다.
"어이, 장주 안에 있냐?"
단엽의 질문에 사내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대관절 두 분은 누구시기에……."
"됐고, 빨리 안내나 해. 장주한테 할 이야기가 있어 찾아온 거라서. 괜히 시간 끌면 부수고 들어갈 테니 그 전에 좋게 말로 하자고."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었지만 주먹을 들어 올리는 단엽의 행동에 사내는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런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단엽이 말을 이었다.
"뭐해. 빨리 안내하라고."
결국 떠밀리시다시피 사내는 장주의 거처가 있는 장원 안으로 밀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서서 몇 걸음 걸어가던 단엽이 갑자기 움찔했다.
장주의 거처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챈 것이다.
저 안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피 냄새를.
단엽이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뒤편에 있는 천무진을 불렀다.
"주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피 냄새를 감지한 건 비단 단엽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눈치를 챘는지 천무진의 표정 또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단엽이 옆에 있는 사내의 팔목을 움켜쥐고는 재빠르게 거처를 향해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입구 앞에 도착한 그가 문을 열어젖혔다.
그렇게 드러난 장주의 방 안.
방 안의 모습을 확인한 단엽이 미간을 찌푸렸다.
동시에 옆에 자리하고 있던 양가장의 무인 또한 방 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히, 히이익!"
방 안을 보고는 놀란 그가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주저앉고야 말았다.
온전하지 못한 시체에 피범벅이 된 방 안.
그가 놀라는 건 당연했다.
시체를 바라보던 단엽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젠장, 끔찍하게도 당했군."
시체의 상태나 주변으로 튄 피만 봐도 대충 어떤 방식으로 죽었는지 가늠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꽤나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을 게 분명했다.
놀란 듯 바닥에 주저앉은 양가장의 무인 옆으로 다가간 천무진이 입을 열었다.
"어이, 저기 죽어 있는 저자가 양가장 장주 맞아?"
물어 오는 질문에 사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그는 무척이나 멍한 얼굴이었다.
그때 방 안으로 들어선 단엽이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낮췄다. 그러고는 이내 손가락으로 곳곳에 쏟아져 있는 피를 어루만졌다.
이미 피가 응고되어 딱딱하게 굳어져 있긴 했지만…….
손가락에 묻은 피를 지그시 바라보는 단엽을 향해 천무진이 물었다.
"언제 당한 것 같아?"
"……방금."
단엽이 짧게 답했다.
정확한 시간까지야 알 순 없겠지만 이 정도라면 당한 지 채 반 시진도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손가락에 묻은 피에서 시선을 돌린 단엽이 뒤편에 자리한 천무진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놈들 소행인 것 같은데."
"……한발 늦었군."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신.
얼추 자신들이 이곳 준양에 들어설 때 즈음 이자는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였다.
아마도 장주인 양석창이 뭔가를 알고 있었고, 그걸 숨기기 위해 그를 죽인 것이 분명했다.
‘생각보다 더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대비가 되어 있었단 건가?’
너무도 빠른 대비에 천무진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로 인해 결정적인 단서를 얻을 기회를 놓쳐 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초조함이 밀려들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대로 조사를 해서 뭔가를 더 알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글쎄.
과연 그게 얼마나 큰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이미 장주까지 제거한 그들이 어떠한 단서를 남겨 두긴 했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마를 감싸 쥔 천무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결국 이렇게 또 그들의 뒤를 잡을 단서를 놓쳐 버리고야 말았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이렇게.
바로 그때였다.
뒤편에서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어휴, 이게 뭡니까?"
방 안을 바라보며 기겁한 듯 말을 하는 상대.
백아린과 함께 움직였던 한천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방 안으로 성큼 들어선 한천은 사방으로 튄 피를 피해 걷다 이내 단엽을 향해 물었다.
"이거 네가 한 건 아니지?"
"설마 이게 내가 한 짓이겠냐? 난 이렇게 더럽게 안 싸워."
퉁명스레 말을 내뱉는 단엽을 향해 한천이 재차 물었다.
"그럼 이건 누구 짓이래?"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왔을 때 이미 이렇게 엉망이던데. 아마도 십천야와 관련된 그놈들 소행이겠지. 젠장, 이렇게 놓치다니."
단엽이 말을 내뱉는 바로 그때였다.
한천이 갑자기 뭔가를 떠올렸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내뱉었다.
"어라?"
갑작스럽게 내뱉은 그 목소리에 천무진과 단엽의 시선이 한천에게로 향한 그때였다.
한천이 놀란 듯 중얼거렸다.
"이거 우리 대장이 또 뭔가 한 건 해낸 것 같은데요."
"그게 무슨 소리야?"
천무진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한천이 그런 그의 질문에 답했다.
"저희 대장이 따라갔거든요."
"따라가다니? 누굴?"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물어보는 천무진을 향해 한천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피 냄새가 나는 자를 발견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