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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상인-97화 (97/250)

097화 사파고수와의 대결

꽈앙!

하지만 그의 장력은 허무하게 땅을 때렸을 뿐이었다.

주성진은 미끄러지듯 신형을 옆으로 옮겼고 그 순간 주성진의 신형이 수십 개로 늘어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절정의 이형환위였다.

"이놈의 새끼가!"

두꺼비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땅 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주성진을 향해 장력을 내뿜었다.

쉐에에엑!

무시무시한 힘을 담은 기의 덩어리가 공기를 가르고 주성진에게 쏟아졌다.

주성진은 침착하게 상대의 장력을 바라보다가 양손을 힘 있게 내뻗었다.

"이씨!"

두꺼비의 눈이 돌연 불신의 빛이 일렁거렸다.

그가 날린 장력이 주성진에게 이르지 못하고 빙글빙글 회전하는가 싶더니 엉뚱한 방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굴욕을 당한 거였다.

"야합!"

두꺼비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빙글 돌리며 회전력을 실어 빠르게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쉬이익!

하지만 그냥 내려오는 게 아니었다. 그는 발에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

강력한 내공으로 천근추를 시전한 그였기에 걸리기만 하면 무엇이든 박살이 날 것 같았다.

거의 만근의 무게가 실린 그의 발이 주성진을 엄습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당혜미의 얼굴에 불안감이 솟구친다,

'어머, 이를 어째!'

그녀가 보기에 상대의 공격은 지극히 위험해 보였다.

'제발…….'

그녀의 안타까움이 주성진에게 전달되었을까?

그 순간 주성진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무 빨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흥, 저자가 날 찍어 누르겠다, 이건데, 그렇다면 나도 일체의 기교를 배제하고 힘으로 눌러버리자.'

그 순간 그녀의 눈이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

'아악 안 돼!'

휘이익!

상대의 발이 주성진에게 떨어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주성진이 팔을 위로 쭉 뻗었다. 그리곤 떨어져 내리던 상대의 발을 잡고 그대로 회전하여 상대를 던져버렸다.

헛바람을 들이키며 날아가던 상대는 고양이처럼 몸을 돌려 무사히 땅에 착지했지만, 여전히 두근거리는 가슴을 자제시킬 수 없었다.

'나의 발을 잡아채 집어던졌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야…….'

두꺼비의 내부에 한기가 치솟는다.

'안 돼, 이대로 밀렸다간…….'

두꺼비는 다시금 투지를 불태웠다.

쿵!

그가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그리곤 몸을 앞으로 숙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의 발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그의 발바닥 자국이 땅에 선명히 남았다.

그리곤 어느새 강한 도약력으로 공중에 떠오른 그가 양손을 힘 있게 뿌렸다.

"야합!"

상대의 기합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압력이 주성진을 덮치기 시작했다.

'음, 웬만한 자들은 저자가 내뿜은 압력만으로도 옴짝달싹 못 하겠구나.'

일종의 무형사슬 같은 것이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곧바로 그의 공격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뭐 그렇다면 해보지 뭐… 내가 쉽게 공간을 내어 줄 소냐! 어림없다!'

이것이야말로 초고수들 간의 영역 쟁탈전이었다.

고수는 서로의 기로 서로의 영역을 만든다. 그 영역 안에서 상대의 영역을 부수고 상대를 옭아매는 것이 그들의 싸움 방식이었다.

일반인들이 씨름으로 자웅을 겨루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힘 대 힘, 기세 대 기세였다.

"얍!"

주성진은 강한 내공으로 상대의 무형사슬을 끊어버렸다. 그러자 수만 근의 압력이 사라졌고 그 즉시 위로 쌍장을 뿌렸다.

꽝……!

허공에서 두 사람이 내뿜은 장력인 부닥쳤다.

으드득…….

두꺼비는 뒤로 튕겨 나가자 이를 갈았다. 단단히 준비했건만 여전히 상대에게 힘으로 밀린 것이었다,

'저 새끼가 내 본전을 꺼내게 만드네…….'

두꺼비는 자신의 기운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뒤로 밀려난 신형을 수습하려 노력했다,

'와우!'

주성진은 그가 공중에서 멋있게 신형을 틀자 감탄했다,

허공에서 자유자재로 신형을 회전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어느 정도의 고수인지 느낌이 왔다.

'음, 비교하긴 싫지만, 저자는 당가홍보다 윗단계의 고수야.'

순간 주성진는 책에서 본 곤륜의 운룡대팔식이 생각났다.

'설마하니 저자가 그쪽 출신은 아니겠지…….'

"얍!"

또다시 두꺼비가 덮쳐오고 있었다.

주성진으로서는 대응방식이 여럿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겐 검이 있었다.

'무기를 쓰고 싶지는 않아.'

왠지 그러고 싶었다. 오만하다면 오만하다고나 할까, 최근의 공력 상승이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었다.

주성진의 근처로 접근한 순간 그가 쌍장을 내뻗었다.

쉬익!

허공에서 어지럽게 움직이는 쌍장은 순식간에 수십 개의 그림자를 만들며 주성진을 덮쳐 나갔다.

마치 붉은 구름 떼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상대의 무시무시한 장력을 마주하며 이에 질세라 주성진도 양껏 손을 내뻗었다.

파파팟!

주성진의 손은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빨랐고, 상대의 장영을 일일이 모두 걷어내고 있었다.

그 사이에 오히려 한 걸음을 앞으로 내뻗으며 주먹을 깊게 찔러 넣었다. 주성진의 주먹이 엿가락처럼 길게 쭉 늘어난다,

"큭……."

본인의 장력이 모두 차단당한 그가 주성진의 일격에 배를 부여잡으며 추락했다.

간신히 기우뚱거리며 지면에 안착한 그가 주성진을 노려보았다.

상당한 부상을 각오했는데 그저 한순간 통증이 있었을 뿐 장이 파열되거나 자신의 단전이 파괴되지 않았다.

"네녀석! 나를 봐준 거냐?"

주성진은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후후, 상대의 실력을 좀 더 봐야겠어. 참고할 게 있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놈을 마음속 깊게 완전히 굴복시켜야 다시는 대들지 못할 거야.'

"다 꺼내 보시구려, 아끼다 똥 되면 억울하지 않겠소. 하하."

"감히, 나를 두고 무도하게 장난질을! 이놈!"

그의 몸이 곤두선다. 그의 몸으로 넘실대는 핏빛 기운들.

그 기운들이 사나운 맹수의 발톱이 되어 주성진에게 휘몰아쳤다.

기가 넘실거리며 강한 힘이 쏘아져 온다.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강기의 힘이다. 검으로 치자면 검강에 걸맞는…….

'후후후, 제법인데! 뭐 그렇지만 여전히 힘이 부족해!'

주성진이 손을 뻗어 쏘아져 온 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사나운 맹수가 순식간에 조용해진 것 같았다.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도 두꺼비는 투지를 불태운다.

'이판사판이다!'

"얍!"

기합과 함께 그의 신형이 엿가락처럼 죽 늘어났다. 순식간에 주성진의 앞으로 몰아쳐 온 그가 돌연 발을 들어 올렸다.

'이번엔 각법이구나…….'

휙!

강력한 파괴력을 담은 발이 허공에서 반월을 그리며 주성진에게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이미 그가 발을 들어 올렸을 때부터 주성진은 반보 옆으로 물러서 있었고, 그의 발이 떨어진 순간 이미 손을 내뻗고 있었다.

퍽…….

쾍!

다시금 복부에 박힌 주먹. 그 시큼한 충격에 두꺼비는 오만가지 인상을 썼다.

'저놈이 날 갖고 노는구나.'

뒤늦게 많은 내공을 실은 주먹은 아니라는 걸 그가 느낀 거였다.

만일 주성진이 제대로 내력을 실었다면 그는 여기에서 뼈를 묻어야 했을 터다.

"놈! 마지막이다! 내 모든 것을!"

그의 수염이 하늘로 곤두섰다. 그의 몸에서 뿜어지는 무시무시한 기가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그리고 일순간 솟구쳐 오르던 모든 기가 한곳으로 집중되었다.

그의 주먹 위를 감싼 기가 붉게 빛을 발하며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주먹이 번개같이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왔다.

내가진력을 모두 쏟아부은 필살의 정권 지르기였다.

주성진은 그의 공격을 또 다른 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늘 하는 진기도인술을 대입해가면서…….

'역시, 저자는 외공도 일품인 자야. 내공이 내게 모자란다는 것을 알고 육신의 모든 것을 갈아 넣고 있어. 내가 오늘 좋은 걸 배우는구나. 정기신의 일체화를 위해선 신체의 단련이 최우선이야. 그것만으로도 발경을 낼 수 있으니까.'

보통 권법에는 발경이라는 고급기술이 있다.

발경은 내공이 없는 자라도 근육이나 관절을 자유롭고 유연하게 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응축시켜 뿜어내는 힘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단순히 손만 뻗는 것이 아니라 축이 되는 발을 이용하여 체중을 모두 권에 싣는 동시에 손을 비틀어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거였다.

쏴아악!

대기를 찢어발기는 무시무시한 권압이 빠른 속도로 닥쳐오고 있었다.

주성진의 몸이 잠깐 흔들리나 싶었다.

순간 앞으로 쭉 뻗어난 그의 손바닥이 상대의 주먹을 감싸 안고 옆으로 틀고 있었다.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가 발길질을 시도하려 하지만 기우뚱거리는 몸으로는 어림없었다.

'이이이…….'

"주먹을 으스러뜨릴 것이오, 각오하시오."

그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잠깐만! 그건 안 된다."

"왜 안 된다는 거지? 난 이게 다가 아니야. 당신의 수명이 오늘로 마감된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당신 어머니의 점괘가 틀렸다는 걸 오늘 이 자리에서 보여주고 말겠어!"

"아악, 안 된다. 원하는 게 뭐냐?"

주성진은 살포시 미소 지었다.

"원하는 건 당신의 목숨이야."

그가 비명을 내지른다.

"흑흑, 제발 다른 건 다 건드려도 좋은데 몸만은 박살 내지 말아 주시오."

주성진은 잠시 생각하는 순간 전음이 날아들었다.

―약한 마음 먹지 마시오. 저런 자를 살려주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요. 정히 살려주고 싶다면 단전은 반드시 파괴해야 하오.

―혹 저자의 정체를 아십니까?

―잘 모르겠소. 활동영역이 틀려서. 하지만 그가 사파의 인물이라는 건 내가 장담할 수 있소. 그가 펼친 경신볍이 운룡대팔식의 짝퉁이거든, 과거 곤륜을 배신한 자가 사파에 운룡대팔식을 전수했소이다. 그 이후 사파에서 하나들 짝퉁 경신법을 익힌 자가 출현하기 시작했소. 이에 충격을 받은 곤륜파에서는 지혜를 짜 모아 운룡대팔식을 새롭게 운룡대구식으로 개편했소이다.

―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전음을 끝낸 주성진이 상대를 다시 바라보았다. 여전히 상대의 주먹이 주성진의 손에 잡혀 있다.

"좋다, 살려주겠다. 누구의 사주를 받았지?"

"그저 내가 있는 거처로 편지 하나가 날아왔소. 당신의 용모파기와 함께 다른 이들과 합동으로 당신을 주살하라는 내용이었소. 그게 다요. 당신이 무엇 때문에 우리와 원수가 되었는지 그런 건 일절 모르오."

"누구의 지시를 받았냐니깐?"

그가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전, 사도련의 부련주요. 그는 우리 조직의 대외총책이오. 사실 내가 아는 건 별로 없소, 부련주에게 대들다가 밉보인 이후엔 그저 하릴없이 대기만 하고 있기에……."

주성진은 깜짝 놀랐다.

'음, 개방 장로의 말처럼 저들이 사도련을 부활하려는 거야. 가만 당가홍의 말이 활동영역이 달라 저자를 모른다고 했는데…….'

"음, 날 죽이라는 지시를 받고 곧장 달려왔다면 당신들의 조직이 사천성 내에 있는 거요?"

"일부만이오. 하지만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설령 내가 말한 곳을 뒤진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오. 몸통은 얻지 못하고 꼬리만 얻는 격이 될 테니까."

주성진은 신중히 질문할 것을 골랐다.

'그렇지, 사천상단!'

"사천상단을 그대들이 봐주고 있는 것 맞소이까? 곧 대대적으로 조사하려 하니 숨김없이 털어놓으시오!"

그가 고개를 끄떡인다. 주성진의 유도 심문에 넘어간 것이다.

"사실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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