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변화(2)
이전 날까지 지방을 돌며 설교를 한 김성희는 피로감이 몹시 누적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늘의 일정을 미룰 수는 없었다. 김성희가 내심 고대하던 날이었으니까.
<행복의 나라> 교주와 함께하는 공개 설교 날이었다. 지난 공개 설교의 반응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이작이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김성희에게는 기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성희는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행복의 나라> 교주인 지원에게 그랬던 것처럼 연기자가 상황을 전달받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게 더 재밌을 때도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늘 김성희는 자신이 있었다. 이런 사소한 일에는 놀라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차를 타고 <행복의 나라> 교단에 도착한 김성희는 곧장 강당의 대기실로 향했다. 이작은 김성희를 보좌하는 교인들을 다른 곳에서 대기시키고 김성희를 혼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했다. 김성희는 대기하면서 오늘 어떤 일을 기획했기에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했다.
강당으로 향하는 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 너머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김성희는 그 인기척들을 느낄 때면 가슴이 설렜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을 집중하면서 보고 믿고 따르는 것은 김성희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당연한 일임에도 종종 설렐 때가 있었다.
똑똑. 강당으로 향하는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김성희는 문 앞으로 걸어갔다. 김성희가 문 앞에 서자 문이 저절로 열리는 것처럼 열렸다. 눈부신 조명이 쏟아지고 가면을 쓴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커다란 의자가 보였다.
김성희는 굳이 안내를 해 주지 않아도 자신이 거기에 앉아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가장 크고 화려한 것은 늘 김성희의 것이었으니까. 김성희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다른 교인들이 다가와서 김성희를 의자에 검은색 가죽끈으로 단단히 묶어 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김성희가 작게 으르렁대며 물었다. 교인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팔과 다리가 의자에 묶인 김성희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의자가 커서 팔다리가 벌어진 채로 묶였다. 이것도 퍼포먼스인 건가? 김성희가 그렇게 생각할 무렵, 다른 쪽 대기실 문이 열리고 지원이 걸어 나왔다.
지원은 하얀색 교주복을 입고 있었다. 김성희 역시 하얀색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둘의 옷은 결이 달랐다. 김성희가 늘 입고 있는 맞춤 정장과 달리 지원의 교주복은 허리 라인을 강조한 긴 원피스에 가까웠다.
지원은 김성희의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김성희는 입꼬리를 당기며 웃었다. 머리에 두른 하얀색 베일 아래로 지원이 눈을 치켜뜨고 김성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해 봐.”
김성희는 여유롭게 말했다. 지원이 손을 뻗어 김성희의 허벅지 안쪽을 어루만졌다. 카메라가 지원의 손길을 따라 움직이며 그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지원의 행동은 별것 없었다. 그저 묶여 있는 김성희를 만지고 있을 뿐. 하지만 김성희에게는 조금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교인들에게 말했다.
“교주님께서 오늘따라 적극적이시네요.”
그는 태생이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섹스에 있어서도 리드하는 타입이지 리드 당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런 김성희의 눈앞에서 지원이 몸을 만지며 달아오르게 하니 점점 애가 타기 시작했다.
“교주님.”
“쉿.”
김성희가 지원을 부르자 지원이 조용히 하라며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지원은 김성희의 바지 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지퍼를 내리고 그 아래에 숨겨진 두툼한 성기 윤곽도 손끝으로 슥슥 쓸었다. 강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지원의 손끝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지원은 손바닥을 펼쳐서 김성희의 성기를 쥐고 대놓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김성희가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렸다.
“큭…….”
김성희는 그제야 깨달았다. 지원은 복수를 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홍보 영상 촬영 때 구속당해서 그대로 당하기만 했던 것을 그대로 김성희에게 갚아 주기 위해서 이번에는 김성희를 구속한 것이다.
지원은 김성희의 터질 것 같은 성기 윤곽 위에 뺨을 대고 문지르더니 이내 혀를 세워 그 위를 핥아 내렸다. 김성희의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정장 바지가 터질 듯이 팽팽해졌다.
지원의 야심찬 복수 계획을 들은 이작은 여러 가지 참고 자료를 건네주었다. 공부를 한 후 시험해 볼 대상이 필요하다면 자신을 쓰라는 제안까지 해 주었다. 물론 거절했다. 지원도 남자이기 때문에 어디를 만지면 달아오르는지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예습도 실제 상황 앞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지원은 부끄러웠다. 수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애무를 받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수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애무를 해 주는 건 더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어떡하지…….’
사타구니에서 허벅지까지 이어진 김성희의 성기 윤곽 중심부를 혀로 핥았다. 아직 바지 안쪽에 자리 잡은 성기 끝 쪽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자극을 주자 성기가 불룩해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 거대한 것이 자신의 안에 들어왔었다는 걸 믿기가 힘들 정도였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만, 이 후가 문제였다. 지원은 김성희를 더 안달 나게 하고 싶었다. 괴로워질 정도로 안달 나게 해서 괴롭히고 싶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여졌다.
강당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했지만 기묘한 흥분감이 감돌고 있었다. 지원은 그게 조금 무서웠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생수병이 날아올걸요.’
이전 공개 설교 때 이작이 한 말이 아무래도 신경 쓰였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난 군중이 어떻게 할지 모른다. 그 사실이 지원을 부끄럽고 창피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멈추지 못하게 했다.
지원은 낑낑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김성희의 단단한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결국 김성희의 성기를 꺼냈다. 거대하게 발기한 살덩이가 퉁 튀어나왔다. 지원의 등 뒤로 교인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게 느껴졌다.
“교주님. 여기서 더 할 거야?”
김성희가 어디 더 해 보라는 듯이 입술을 혀로 쓱 핥았다. 잔뜩 찌푸려진 미간은 그의 성질이 긁히고 있음을 의미했다. 지원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입고 있는 기다란 교주복 끝자락을 대충 손아귀에 쥐고 위로 올렸다. 가느다란 허리와 작은 엉덩이를 꼬옥 감싸고 있는 하얀색 레이스 팬티가 드러났다.
“하아…….”
기묘한 숨소리가 강당 안을 맴돌았다. 나비가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한 강당이었다. 지원은 교주복의 뒷자락을 앞으로 끌어모은 후, 왼손으로 어떻게든 고정했다. 그러고는 오른손으로 김성희의 목덜미를 쥐었다. 얄팍한 레이스에 담겨져 있는 성기를 김성희의 성기에 가져다 댔다. 얇은 레이스를 두고 성기가 맞닿았다. 지원은 천천히 허리를 돌리며 맞닿은 부위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지금 상황을 이끌어 가고 있는 건 지원이었지만 김성희의 매서운 눈초리와 사람들의 시선이 지원을 주눅 들게 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러기엔 늦었다.
“흐윽…….”
지원의 꽉 다문 입술 사이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얇은 천들이 맞닿아서 비비적거리는 모습과 소리가 강당의 LED 패널을 통해 퍼졌다.
허리를 타고 오르는 저릿저릿한 감각과 수치스러움이 지원의 몸을 지배했다. 김성희의 성기 끝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반투명한 액이 방울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액체가 지원의 속옷을 적셔서 모양새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김성희 것에 비하면 턱 없이 작았다.
“너무 커…….”
지원은 김성희의 발기한 성기를 보고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놀라서 입을 헙 다물었다. 새삼스럽게 놀라는 자신이 어리숙해 보일까 봐 걱정됐다. 얼굴이 붉게 물들고 꽉 깨문 입술은 그보다 더 붉어졌다.
“커서 무서워? 아니면, 좋아?”
김성희가 능글대며 질문을 해 댔다. 자신도 얼굴이 달아올라서 터질 것 같으면서 그런 질문을 해 대는 걸 보면 어지간히 타고난 관종이었다. 지원은 잠시 고민하다가 적절한 대답을 꺼냈다.
“두, 둘 다……?”
“그럼 어디 보여 줘 봐.”
“네……?”
“내 거를 넣고 싶어서 안달 난 교주님 구멍, 한 번 보여 달라고.”
지원은 김성희의 수치스러운 말에 당장이라도 도망쳐서 숨고 싶었다. 저 도발에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도발이 도움을 주려는 행위임을 알았기 때문에 김성희의 목덜미에 얼굴을 기대고 엉덩이를 뒤로 빼냈다.
교주복을 움켜쥐고 있던 왼손을 뒤로 돌려서 자신의 엉덩이를 매만졌다. 좀 더 손을 뻗어서 손가락 끝으로 레이스 끈 위를 만지작거렸다. 우물쭈물. 망설이던 손을 움직여서 그 아래에 숨겨진 구멍 입구를 결국 모두에게 보여 주고 말았다.
설교를 하기 전, 아프지 않도록 이작이 섬세하게 풀어 준 구멍 입구는 말랑말랑해 보이는 분홍색이었다. 젤이 흠뻑 젖은 내부를 견디지 못하고 비집고 나와서 입구가 촉촉하고 반질반질했다. 지원은 레이스 끈을 옆으로 밀어내고 손가락 하나를 입구 안으로 쑥 넣었다.
자신의 구멍을 스스로 헤집는 감각은 기묘했다. 지원은 한 번도 여기를 직접 만져 본 적이 없었다. 촉촉하고 미끌거리는 내부를 손가락으로 휘젓자 몸이 여기저기 비틀리면서 움찔거렸다. 그 탓에 지원의 배에 맞닿은 김성희의 성기가 사정없이 문질러졌다.
“교주님 구멍은… 진짜 빨고 싶어.”
“흐읏, 아…….”
김성희가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지원은 용기를 내서 손가락을 하나 더 밀어 넣었다. 내부가 조금 벅차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견딜 수 있었다. 안에 넣어 둔 젤이 질척하게 녹아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지원은 손목을 움직여 내부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그 옆에 바짝 닿은 마이크로 강당 안에 찌걱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찌걱, 찌걱…….
“그런 걸로 만족해? 응? 교주님.”
지원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걸로는 안 됐다. 지금 등 뒤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들을 지원은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흐우우…….”
이미 말랑하게 풀어진 구멍을 다시 한번 푼 후, 지원은 힘을 줘서 허벅지를 세웠다. 그러고는 양 엉덩이를 쥐고 옆으로 벌려, 김성희의 성기 위로 천천히 내려앉았다. 작은 엉덩이가 성기를 게걸스럽게 삼키는 것을 카메라가 생중계하고 있었다.
성기는 단번에 뿌리까지 들어갔다. 지원의 보송한 음부에 김성희의 거친 음모가 눌렸다. 이미 질척해진 내부는 성기를 쑤욱 받아들였다. 다만 내부가 꽉 차는 감각은 익숙지 않은 것이라 지원은 온몸을 벌벌 떨었다.
“하윽, 아, 으윽…….”
너무, 너무 꽉 차서 견딜 수가 없었다.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전립선이 꾹 눌려서 온몸이 화끈거리고 입에서 신음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는 것은 더더욱 안 됐다.
지원은 다시 허리와 허벅지에 힘을 주고 몸을 살짝 위로 올렸다. 그리고 힘을 풀어 털썩 주저앉았다.
“흐으응!”
코에서 믿기 힘들 정도로 달콤한 비음이 새어 나왔다. 속이 꽉 차면서 콱 내려 찧는 감각에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몸에 힘이 풀렸지만 김성희의 목덜미를 양팔로 감싸고 허리를 다시 위로 올렸다. 그리고 허리를 돌리며 김성희의 성기를 오물조물 삼켰다 뱉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아흣, 아, 응, 으응!”
김성희가 지원을 찢어 버릴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지원은 견디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아래를 꿰뚫은 김성희의 성기와 그로 인해 느껴지는 쾌락에 모든 걸 집중했다.
“씨발, 흣!”
결국 김성희는 견디지 못하고 골반을 위로 퉁겨 대기 시작했다. 김성희가 묶인 것은 팔다리인 탓에 골반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었다. 지원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성희가 끼어드니 호흡이 엉망이 되었다.
“아, 아, 아, 아!!”
“교주, 님, 흡, 헉, 큭!”
“으응, 성희 님, 아, 시, 시러……!”
지원의 몸이 위아래로 사정없이 흔들리면서 허리가 마구 꺾였다. 지원은 김성희의 품에 기대지도 못하고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교성을 내질렀다. 혀에 힘이 풀려서 발음이 마구 새어 나가고 눈물이 펑펑 솟았다.
“흐아, 아, 시러, 싫, 싫어, 너무, 힉, 아, 세서, 흑!”
“좋잖아? 응? 교주님의 싫다는 말, 아무도 안 믿어.”
“시, 시러어, 아, 응! 흐으, 아아아!!!”
김성희의 성기가 빠른 속도로 지원의 안을 쑤셨다. 찌걱거리던 소리가 찔꺽거리는 소리로 바뀌다가 이내 쿨쩍거리기까지 했다. 한번 터진 신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지원의 성기가 교주복 아래에서 바짝 서서 묽은 정액을 줄줄 흘렸다.
“갔어? 교주님, 뒤로 간 거야?”
“흑, 끅, 아, 시러, 더는, 아, 싫!! 하으읏!!”
“씨발, 아, 나도 쌀 것 같, 아, 교주님, 아!”
김성희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힘이 잔뜩 들어간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리더니 이내 지원과의 교접부에서 정액이 비집고 뚝뚝 떨어졌다. 지원은 수치스러워서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끕, 그만, 그만, 흑. 할래…….”
“하아, 하아…….”
사정을 마친 김성희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미 지원의 안에 듬뿍 싸 놓고도 부족하다는 표정이었다.
“흐윽, 흑, 이런 거, 너무, 끅, 부끄러워…….”
역시 하지 말 걸 그랬어…. 지원은 울면서 고개를 떨궜다. 김성희가 목을 움직여 지원의 뺨에 흐른 눈물에 입을 맞췄다.
“진짜 좋아, 교주님…….”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진짜 못 해…….”
“뒤를 보세요, 네?”
김성희가 지원을 달래며 말했다. 지원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보인 광경은 장관이었다. 강당을 가득 채운 남자들이 지원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차마 성기를 만져 자위를 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저기에 교주님이 계시는데, 왜 내 성욕을 스스로 풀어야 하냐는 표정이었다.
“끅.”
지원은 놀라서 숨을 멈췄다. 남자들의 시선이 너무 무서웠다. 저 중 누군가가 달란트 시장이 열리던 날에 자신을 끌고 가서 단체로 범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 무서워졌다. 수많은 시선들로 온몸이 핥아 내려지는 기분이었다. 금방이라도 몸의 곳곳이 한 곳도 남김없이 축축한 침으로 범벅이 되고 정액 범벅이 될 것만 같았다.
“더 해야지. 응? 여기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드려야지.”
김성희가 악마처럼 속삭였다. 지원은 수많은 남자의 시선이 무섭고 싫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멈출 수가 없었다. 기묘한 기분이었다. 김성희의 채근질에 지원은 다시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액으로 질척해진 내부는 아까보다 훨씬 움직이기가 수월했다. 김성희가 비아냥거렸다.
“못 하겠다면서?”
“해, 행복을… 드려야 하니까…….”
교접부에 가까이 가져다 댄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쿨쩍이는 소리가 송출되었다. 제가 낸 소리가 귀로 다시 들리는 이상한 경험을 하면서, 지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지원은 사정을 마친 김성희의 성기가 흐물거리는 게 못내 안타까웠다. 금방이라도 단단해졌으면, 하고 생각했다. 김성희가 아까처럼 제 안을 사정없이 쾅쾅 쳐 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스스로가 괴롭고 끔찍했다.
“기쁨이 모자라시나요?”
“네?”
“아무래도 교주님께서 만족을 못 하시는 것 같아서.”
김성희가 갑자기 멘트를 툭 던졌다. 지원은 아니라고 부정하기 위해 고개를 저었지만 김성희는 듣지 않았다.
“더 할까요?”
아니다. 아니라고, 이 악마야! 지원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김성희는 흐음- 하면서 허리를 조금씩 퉁기기 시작했다. 그 반동으로 아직 연결된 채인 지원의 몸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발기하지 않았어도 김성희의 성기는 여전히 컸다.
“읏, 으, 으.”
“그럼, 다음에? 다음에 더 할까요 교주님?”
“으응, 응. 네. 다음에. 다음에요.”
지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더 했다가는 힘이 다 빨려서 죽을 것 같았다. 이대로 죽기는 싫었다. 그러자 김성희가 재빨리 쐐기를 박았다.
“그럼 다음에는 일반 교인분을 한 분 모시고 진행하겠습니다.”
“읏?!”
김성희의 말에 지원이 놀라 아니라고 부정하려고 하자, 김성희가 허리를 위로 퍽 퍽 쳐 올렸다.
“읏, 아, 아, 아!”
“교주님도, 큿. 좋다고 하시는 군요.”
싫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다시 안에서 팽창한 김성희의 성기가 지원의 안을 퍽퍽 쳐 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원은 김성희를 노려보았다. 김성희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방금 쌌으면서 금세 또 세웠으니까.
지원의 성기는 아직도 죽어 있었다. 끝에서 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정력 차이가 느껴졌다.
“흑, 으아, 읏, 아, 나, 나, 빠…. 흑.”
결국 지원은 울면서 다시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공개 설교는 다른 교인과 함께한다는 이야기가 확정되자 강당 안의 분위기가 크게 술렁였다. 지원은 등 뒤로 느껴지는 수많은 사람의 웅성거림이 하나씩 귓가에 쏙쏙 파고들어 와서 괴로웠다. 드디어, 저 걸레를, 따먹을 수 있겠구나. 그저 웅성거림의 하나에 불과한 소리들인데 왜 이렇게 잘 들리지는 몰랐다.
“흐으, 아, 응, 으읏, 응!”
귀를 막을 수는 없으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야 했다. 지원은 고개를 숙이고 김성희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움직였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괴로워하는 지원의 심정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김성희는 제 성기를 정성껏 교주의 구멍 안에 박아 주었다.
“하, 저만 맛보기엔, 너무 아쉬우니까요.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김성희는 아무래도 지원의 괴로움을 모르는 것 같았다. 지원은 김성희가 짜증 나서 일부러 목을 손톱으로 긁으면서 괴롭혔다. 그래도 김성희는 꿈쩍도 안 했다.
“아, 앙, 흐으응, 읏, 아, 시러, 부끄, 부끄러운데…….”
“교주님, 아, 흣!”
왜 아무도 제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걸까. 지원은 서러워졌다. 서럽고 서러워서 울고 싶었다. 그래서 울고 있어도 역시 달라지는 것은 없어서 더 괴로워졌다.
김성희가 두 번째로 지원의 안에 사정을 하자 지원의 배는 그야말로 꽉 찼다. 사정을 마친 김성희가 의자에 늘어지자 교인들이 와서 드디어 김성희를 묶은 가죽끈을 풀어 주었다.
자유의 몸이 된 김성희는 지원의 허리를 교주복째로 붙잡고 위로 올려 뺐다. 퐁 하는 소리와 함께 구멍 사이로 정액이 후드득 빠져나왔다. 카메라맨이 지원의 엉덩이를 집요하게 클로즈업했다. 김성희는 등을 돌려 LED 패널을 보고 감탄했다.
“아름답네요.”
“으, 으흑…….”
“교주님이 성자를 잉태하시면 딱 좋을 텐데요.”
그는 태평하게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었다.
“다음에는 이 정액의 주인공이 여러분이 되실 겁니다.”
그 헛소리에 등 뒤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지원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김성희에게 복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자신이 복수를 당한 것 같았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
“이리로 오시죠.”
이작이 어느새 옆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휘청거리는 지원을 부축해 주면서 다시 대기실로 걸어갔다. 지원은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허리며 엉덩이가 전부 아파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아마 내일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대기실을 지나 곧장 교주실로 돌아갔다. 중간에 지원의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리자 결국 이작이 등에 업어 주었다. 이작은 지원을 욕실에 데려가서 몸에 달라붙은 교주복을 벗겨 주었다.
“잘하시던데요.”
“…….”
지원은 태연하게 감상을 늘어놓는 이작에게 화가 났다.
“다른 사람이랑 한다는 거, 둘이 짠 거죠…….”
힘이 잔뜩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지원은 이작이 고개를 젓기를 기대했으나 그래 주지 않았다. 이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헌금액이 올라갈 테니까요.”
“부끄러워서, 죽고 싶어…….”
지원은 울먹였다. 진심으로 부끄러워서 죽고 싶다고 우는 지원을 보며 이작은 오히려 감탄했다.
“처음도 아니시면서 매번 처음처럼 부끄러워하시는 것도 재능입니다.”
“…비꼬는 거죠.”
“칭찬입니다.”
이작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지원의 여러 면모가 교주에 적합했지만, 이 부분이 특히 적합한 재능인 것 같았다.
교주복을 다 벗겨 준 이작은 텅 빈 욕조에 지원을 넣어 주었다. 하지만 앉지는 못하게 했다. 벽을 짚고 등을 돌리게 하고, 다리를 벌리라고 했다. 지원이 착실히 따르자 도톰하게 부어오른 구멍 입구를 비집고 이작의 손가락이 두 개 들어왔다.
“읏.”
“방금까지 그 큰 거를 물고 있었으면서, 이걸로도 놀라십니까.”
“어, 어떻게 안 놀라요…….”
거기는 원래 넣는 데가 아닌데…. 지원은 꿍얼거렸다. 이작은 픽 웃고는 손가락을 살짝 굽혀서 안에 뭉친 정액 덩어리를 긁어냈다. 정액은 쉽게 다 빠져나왔지만 이작은 왠지 그대로 손가락을 빼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손가락을 쭉 편 뒤, 안으로 퍽 박아 넣었다.
“읏, 응!”
“아, 안쪽에 더 남아 있네요. 더 깊은 곳에.”
“으응?”
지원은 이작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이작은 정액을 빼 주겠다는 핑계로 손가락을 더 깊숙이 박아 넣었다. 매끈하면서도 촉촉하게 풀린 내부가 이작의 구미를 돋웠다.
“여긴가요?”
“아!”
이작은 손가락 끝으로 원을 그리면서 내부를 마구 휘저었다. 기묘한 감각에 지원의 허리가 가늘게 떨리면서 엉덩이가 뒤로 쭉 빠졌다.
“그만, 그만해요.”
“배앓이를 하시면 안 되니까요.”
“다, 다 빠진 것 같은데…….”
“그런가요. 흠. 손가락으로는 부족한 것 같기도 해서요. 제 좆으로라도 긁어 드릴까 하고요.”
지원은 이제야 이작이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얼굴이 다시 또 붉게 타올랐다. 이런 뻔한 수작에 놀아났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매번 이런 취급을 받는 자신이 싫었다.
“너, 너무해요. 다들 나를,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교주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지원의 항의를 이작은 단번에 일축시켰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쑥 빼냈다. 확실히 정액을 빼낸 내부는 아까보다 편안했다. 이작은 따뜻한 물을 뿜어내는 샤워기로 지원의 몸을 헹궈 주었다. 충분히 헹궈 낸 후, 욕조 마개를 닫고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지원은 겨우 욕조에 앉을 수 있었다.
“교주님은 오늘도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나눠 주셨습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작은 그렇게 말하면서 빙긋 웃었다. 지원은 생각했다. 교주는 자신이 아니라 이작이 해야 한다고. 저렇게 미소 짓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다 주고 싶어졌으니까.
“이작 씨는 교주를 하지 않는 거예요?”
“네? 제가 왜 교주를 안 하냐고요?”
“네.”
지원은 진지하게 물었다. 이작은 난생처음 듣는 얘기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에게는 교주님이나 김성희 님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부족합니다.”
“아닐 것 같아요. 잘하실 것 같은데요…….”
“그럴 리가요. 저는 옆에서 보좌해 드리는 게 행복한 보통 사람입니다.”
보통 사람은 사이비 종교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작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욕조에 물이 다 차오르자 이작은 따뜻한 물로 지원을 정성껏 씻겨 주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이 너무 익숙해서 지원은 이작이 한 말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주목을 받거나 추앙을 받으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챙겨 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결국 이작 역시 지원의 옆에서 행복을 느끼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