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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4. 발레 (13/17)

외전4. 발레

[윤서 선배님이랑 밥 먹구 산책 나왔어요! 경치가 너무 좋아요 (사진)(사진)]

업무를 처리하던 중 이연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 차주원은 곧바로 집중력을 잃었다. 오늘은 비수기를 평화로이 즐기던 이연이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는 날이었다. 저녁 전에는 들어오겠다더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다.

[나중에 나랑도 갈까.]

차주원은 답장을 보낸 후, 한참 동안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모티콘을 동반한 이연의 메시지가 도착할 때까지.

[너무 좋아요! 전무님이랑도 같이 올래요 >< 오늘도 칼퇴하고 오세요~!]

“하하…….”

글자 위로 들리는 것만 같은 이연의 목소리가 풀잎에 맺힌 이슬 같았다. 한참 동안 이연의 사진으로 가득 찬 사진첩을 열어, 작은 오메가의 뽀얀 얼굴을 감상하는 차주원의 얼굴 위로 미소가 떠날 새가 없었다.

이연의 말대로,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온 차주원은 제 오메가의 애정 어린 마중을 받았다. 실컷 밖에서 놀다 간신히 퇴근 시간 전에 집으로 돌아온 줄 알았는데, 이연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배꼽만 간신히 가리는 짧은 검은색 반팔에, 하얀 타이즈. 늘씬한 다리가 빈틈없이 감겨 곧게 뻗어 있었다. 배꼽이 보일 듯 말 듯 한 하얀 배를 보니 태연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연아.”

서이연은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얇고 하얀 타이즈 아래로 성기의 색깔과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전무님! 다녀오셨어요!”

이연이 발뒤꿈치를 들고 팔을 목덜미에 감자, 안 그래도 짧은 상의가 들려 올라가 하얀 배와 곧은 등줄기가 드러났다. 차주원은 이연을 안기 위해 등에 팔을 댔다가 맨살이 만져져 흠칫했다.

이건 무슨 이벤트인 걸까……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추기 위해 서늘한 낯을 한 차주원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저, 운동하고 있었어요!”

“운동?”

“네. 오늘 윤서 선배님이랑 밥 먹다가 들었는데, 윤서 선배님은 필라테스 하시고, 취미는 발레래요.”

차주원은 시선을 내렸다가, 이연의 발끝을 보고 입술을 짓씹어야 했다. 하얀 타이즈는 발 전체를 감싸는 게 아닌, 발꿈치에 살짝 거는 디자인이었다. 발가락 부분과 발뒤꿈치가 뚫려 있어 뽀얀 발가락들이 꼼지락거리는 게 너무 잘 보였다.

“저는 발레가 되게 어려운 건 줄 알았는데, 초보자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대요!”

여전히 시야를 조금만 내리면 얇고 새하얀 타이즈 아래 선명히 드러난 분홍빛 성기와 불알 윤곽을 담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저도 배워보고 싶어서요. 오늘 선배님이랑 같이 쇼핑도 했어요. 의상을 제대로 갖춰 입으면 더 할 맛이 난다고 그래서…….”

“이연아.”

“네?”

“원래 타이즈가 속옷은 안 입고 입는 옷이야?”

“아…… 아닐걸요…….”

당연히 아니겠지.

“팬티 입으니까, 팬티 자국이 너무 잘 보여서…….”

“…….”

팬티 자국은 안 되고, 성기와 불알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는 건 괜찮은 건가…… 차주원은 오늘도 이연의 사고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저 지금 다리찢기 연습하고 있었어요!”

이연은 아직 현관에 서 있는 차주원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의 손을 놓지 않고 거실로 데려온 이연이, 요가 매트 위에서 낑낑대며 다리를 찢는 모습을 보였다.

“저, 어때요?”

“……잘하네.”

“전무님이랑, 섹스할 때, 항상 엄청 벌리고 있잖아요.”

“…….”

“그래서 다리찢기가, 잘될 것 같았거든요.”

“…….”

“전무님이 많이 눌러 주셔서요.”

“…….”

“그렇죠? 저 잘하죠?”

“…….”

차주원이 아래에서 낑낑대는 이연의 뒤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연이 상체를 바닥에 붙이자, 거의 일자로 벌어진 다리 중심의 작고 통통한 엉덩이가 솟아올랐다.

“…….”

차주원이 한숨을 쉬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벌써부터 바지 안이 갑갑했다.

“어때요, 전무님?”

“이렇게 많이 벌어지는 줄 몰랐네.”

“그렇죠? 저도 깜짝 놀랐어요.”

“…….”

유연하게 벌어진 다리 양옆으로 작은 발이 귀엽게 솟아있었다. 서이연이 계속 다리를 더 벌려 보려는 듯 상체를 꿈틀거리며 발을 꼼지락거렸다. 아마 지금 시선을 낮춘다면, 이연의 엉덩이 밑으로 드러나는 작은 불알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즈가 충분히 얇아 보이니, 아마 회음선까지 비칠지도.

“씹…….”

이연이 들을 수 없도록 작게 욕을 짓씹은 차주원이 머리를 쓸어올렸다. 이연과 동거를 시작한 이후로, 하루하루가 고문이었다.

그 귀엽고 뽀얀 얼굴을 담은 사진을 보내올 때마다, 잠이 덜 깨 뜨끈한 몸으로 안겨 오며 볼에 입을 맞춰줄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허벅지 위에 올라타 가슴팍에 볼을 비빌 때마다. 서이연의 페로몬과 체취가 코에 닿는 매 순간순간 모두. 차주원에게는 참아내야 할 인내의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매일 섹스를 할 수는 없었다. 서이연은 몸이 약한 열성 오메가였으니.

배우는 체력관리가 중요한 직업이다. 한번 섹스하면 기절할 때까지 박아대는 우성 알파는 스스로 선을 지켜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전무님! 저 벌써, 이만큼이나 찢었어요! 아까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이제 전무님이랑 섹스할 때…… 오래 벌리고 있어도, 예전처럼 근육이 뭉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죠?”

“…….”

차주원이 바닥에 딱 붙어 쫑알대는 이연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연아, 오늘은 네가 먼저 시작한 거야.

“얼마나 오래 벌리고 있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볼까?”

“지금요……?”

“오늘은 같이 씻을래?”

“……네에. 같이 씻을래요.”

이연이 벌떡 일어나 차주원의 손을 잡았다. 이연은 집 안에서도 웬만하면 손을 놓지 않았다. 차주원이 이연과 동거를 시작하고 발견한 습관 중 하나였다. 거실에서 침실로 이동할 때도, 현관문에서 정원으로 나갈 때도, 퇴근한 차주원을 맞은 후 함께 현관에서 부엌으로 향할 때도. 꼭 손을 잡아 왔다.

“몇 시에 들어왔어.”

“어…… 한 시간 반 정도 전에요.”

“오래 놀았네.”

“재밌었어요. 윤서 선배님 친구도 만났어요.”

“그랬어.”

작고 부드러운 손을 마주 잡은 차주원이 이연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침실로 향했다. 그가 드레스룸에서 정장을 벗자, 이연도 그 옆에서 반팔 티셔츠를 벗었다. 셔츠를 벗은 차주원은 바닥에 주저앉아 낑낑대며 타이즈를 벗는 이연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도와줄까.”

“아, 네…… 전무님, 잡아당겨 주세요.”

“하하.”

차주원이 이연의 작은 발을 잡고, 발 중앙에 걸쳐져 있는 타이즈 고리를 빼냈다. 타이즈 안으로 손을 넣어 가는 발목을 그러쥐자, 이연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벗겨주세요…….”

“응. 벗겨야지.”

차주원은 이연의 발목을 가만히 문지르며 눈을 맞췄다. 발목을 만지며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보내니, 이연의 볼이 부끄러움으로 달아올랐다.

“이연아. 왜 가슴 색이 아직 연하지.”

“네……?”

“그렇게나 괴롭혔는데. “

이연은 발목에서 느껴지는 간질간질함과 자신의 젖꼭지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차주원의 눈빛에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 진득한 알파 페로몬이 스멀스멀 연한 피부에 닿았다.

그 순간, 차주원이 타이즈를 잡아당겼다. 배꼽을 덮고 있던 하얀 천이 느릿하게 내려가 뽀얀 아랫배를 지나자, 분홍빛으로 색이 진해진 성기 뿌리가 드러났다.

“허리 들어.”

“…….”

타이즈를 벗기기 쉽게 이연이 엉덩이를 살짝 들자, 성기 전체와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이렇게 속옷도 안 입고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리면 어떡해, 이연아.”

“……제 다리는, 항상 전무님이 벌리시잖아요.”

“하하. 그건 그러네.”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한 채 유순한 눈망울을 맞춰오는 이연은, 하의가 반쯤 벗겨져 탐스러운 성기를 다 내놓은 음란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차주원은 이연이 저렇게 순한 얼굴로 눈을 맞춰 올 때마다, 알 수 없는 파괴 욕구가 들었다. 사타구니서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이 기분이 뭔지는 몰라도, 제 앞의 달콤해 보이는 오메가에게 혀를 대고 싶다는 욕망만은 선명했다.

“…….”

차주원이 곧바로 이연의 입술에 입을 붙였다. 그 힘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허리가 무너진 이연의 등이 러그가 깔린 부드러운 바닥에 닿았다.

“으응…….”

차주원의 뜨거운 사타구니가 허벅지 안쪽에 맞붙자, 이연이 애타는 신음을 흘렸다. 입천장을 훑고, 입 구석구석을 빠는 차주원의 단단한 손이 이연의 젖꼭지를 느리게 문지르는 감각에, 이연이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틀었다.

“아으…… 꼬, 집지 마세요…….”

“입 벌려.”

차주원은 이연의 입에 엄지를 넣고 입을 벌렸다. 좁은 입 안과 붉은 혀를 보자, 참을 수 없어 성급히 입을 맞대고 타액을 빨아들이기 바빴다. 목구멍 깊이 혀를 박아넣던 차주원이 이연의 성기를 쥐었다.

“으읏!”

매끈하고 통통한 성기를 쓸어내리며 감촉을 느끼던 차주원이 이연의 성기를 자신의 성기와 겹쳤다.

“하으…….”

핏줄이 그대로 느껴지는 딱딱한 성기가 비벼지자, 이연이 허리를 뒤틀며 차주원의 어깨를 밀었다. 아래로는 성기를 아프도록 꽉 잡고 마찰시키면서도, 위로는 숨을 쉴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입술을 떼고 싶어도, 차주원의 다른 한 손이 목덜미를 잡아 고정하고 있어 그럴 수가 없었다.

점점 성기가 마찰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연은 산소가 통하지 않아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이러다 성기가 닳아 없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해야 했다. 성기를 거칠게 비비는 참을 수 없는 자극에, 먼저 정액을 내보낸 건 이연이었다. 어깨를 부르르 떨며 사정하자, 차주원이 느릿하게 입술을 떼어냈다.

오르가즘으로 풀어진 이연의 얼굴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하얀 액체를 뿜어내며 허벅지를 떠는 어린 연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던 차주원이 이연의 볼에 입술을 찍었다.

“잘 느껴서 예쁘네.”

“하으…… 으응…….”

차주원은 방금 사정을 마쳐 말랑해진 성기와 이연의 정액을 함께 비비며 거친 허릿짓을 반복했다. 얼굴 근육이 풀려 붉은 혀를 내민 이연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그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사정을 했음에도 거칠게 시달린 분홍빛 성기 위로, 알파의 정액이 쏟아져 내렸다.

“후우…….”

“아으, 흐윽. 전무님…….”

차주원이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성기를 꽉 쥐자, 이연이 고통스러운지 신음을 뱉었다.

“하아…… 이연아.”

그가 이연의 볼록한 이마에 입술을 찍었다. 이연은 여전히 몽롱한 얼굴을 한 채 움찔거렸다.

차주원은 힘없이 늘어져 있는 이연의 다리를 들어, 반쯤 벗긴 타이즈를 마저 벗겨 주었다. 정액이 묻은 하얀 타이즈를 벗긴 후엔, 완전한 나체를 한 이연을 안아 들고 욕실로 향했다.

이연을 욕조에 눕히고, 따뜻한 물을 튼 차주원이 물었다.

“거품 목욕 할래?”

“……!”

이연은 순간 눈을 반짝였지만, 곧 풀이 죽은 채 중얼거렸다.

“아뇨…… 거품 목욕은, 제, 체력이 백 프로일 때, 그때 할래요…….”

“지금은 몇 프론데.”

“지금은, 오십인데, 조금 쉬면 아마 팔십 정도는 될 거예요. 오늘은 발레도 해서…….”

“팔십밖에 안 되는데, 나랑 섹스할 수 있겠어?”

장난스레 물어오는 차주원의 얼굴을 이연이 노려보았다.

“……할래요.”

“왜.”

“오늘, 전무님, 예뻐요…….”

“하하하.”

“평소에도 예쁜데, 오늘은, 아까 넥타이가 잘 어울려서, 더 예뻤어요.”

“그 넥타이는 자주 매야겠네.”

“너무 자주는 말구요…… 저도, 살아야 될 거 아니에요…….”

“내가 죽이기라도 하나.”

“비슷하잖아요!”

항상 차주원과 섹스할 때면 끝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시달리는 이연이 눈에 힘을 줬다. 순하디순한 눈매에 힘을 줘봤자, 소동물이 앙앙 짖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 귀여운 얼굴에, 차주원의 입꼬리가 내려올 줄 몰랐다.

욕조에 물이 차올라 이연의 가슴에 닿자, 차주원이 욕조 안으로 들어왔다. 당연한 듯 차주원의 허벅지에 앉은 이연이 그의 탄탄한 가슴에 볼을 대었다.

“전무님…… 사랑하는 사람은 닮는대요…….”

“우리도 닮은 데가 있나.”

“저 요즘 열심히 찾고 있어요.”

“찾으면 알려줘.”

“네에…… 그런데 좀 어려워요. 찾기가.”

겉모습부터 생활 습관, 직업까지. 차주원과 서이연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정장을 걸치지 않는 날이 거의 없는 차주원과 보들보들한 니트나 후드티를 즐겨 입는 서이연. 억 단위 소비에도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차주원과 사치 부리고 싶은 날이면 동네 빵집에서 조각 케이크 두 개를 사 들고 귀가하는 서이연.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면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표정부터 환해지는 이연과 달리, 차주원의 얼굴은 시종일관 무심한 표정이었다.

이연은 공통점 찾기에 꽤 열중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네가 하늘색을 제일 좋아했었나.”

“네. 하늘색…….”

“나도 제일 좋아하는 색이 하늘색이야.”

“좋아하는 색 같은 거 없다면서요.”

동거를 시작하기 전, 서이연이 차주원에게 슬쩍 물은 적이 있다. 차주원에게 눈물의 고백을 마친 후, 두 사람이 함께 VIP 병실에서 생활하던 그때.

그 당시 차주원은 무심한 얼굴로 좋아하는 색 같은 건 없다 대답했다. 차주원에게 다리 깁스의 낙서를 부탁하려고 마카의 색을 고르고 있던 이연은 머뭇거리며 그냥 손에 잡히는 마카를 들려주었다. 그가 좋아하는 색의 마카를 주려고 했지만, 좋아하는 색이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차주원은 아무런 말이나 적어 달라는 이연의 요구에, 한참 고민하다 ‘어서 나아’라고 써 넣었다.

“이제 있어.”

차주원이 이연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헤헤…… 저희 커플 색. 하늘색…….”

기분이 좋아진 듯, 이연이 눈을 꼭 감고 차주원의 가슴팍에 볼을 비볐다.

“그래. 하늘색.”

“따뜻해요…… 기분 좋아.”

적당한 온도의 온수에 몸을 담근 채 넓은 가슴에 볼을 맞대고 있자니, 이연의 작은 몸이 한없이 말랑하게 풀어졌다.

“전무님! 제가 머리 감겨드릴래요.”

한참 동안 가만히 차주원의 가슴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던 이연이, 문득 고개를 들고 당차게 말해왔다.

“왜 갑자기.”

“저번부터 해드리려고 했는데 전무님이 계속 거부하셨잖아요!”

“…….”

이연아. 그만큼 거부했으면 이제 그만 해야지. 차주원이 작게 미소 지으며 이연의 촉촉한 볼을 쓸었다.

“오늘은 해드릴래요…….”

쪽-

목덜미에 양팔을 감아오며 볼에 입을 맞추는 이연의 행동에, 차주원의 미소가 짙어졌다. 이제껏 차주원은 한 번도 이연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래. 그럼 나는 네 발 씻겨줄게.”

“발이요?”

“응.”

차주원이 이연의 허리를 잡고 가볍게 들어 올려 욕조 가장자리에 앉혔다. 이연에게 등을 돌린 차주원이, 이연의 허벅지를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렸다. 자세만 보면 차주원이 이연을 목말 태운 듯했다.

이연의 매끈한 다리를 매만지던 차주원이 작은 발에 입을 맞췄다.

“간지러워요.”

“발이 왜 이렇게 귀여워.”

“저는 안 귀여운 데가 없잖아요.”

이연이 손에 샴푸를 덜며 태연히 대꾸했다.

“하하.”

“그렇죠? 전무님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서이연과 함께 생활할 때면, 한 번씩 차주원은 속마음을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낼 때가 있었다. 서이연은 차주원이 그렇게 예정에 없던 칭찬을 내뱉을 때마다 차곡차곡 모아 머릿속에 쌓아두었다.

“전무님은 원래 머리카락이 새까만 색이에요?”

“염색 같은 건 한 적 없는데.”

“볼 때마다 엄청 새까매서 신기했어요. 예뻐요.”

이연이 차주원의 머리카락을 조물조물 문질렀다. 서이연이 열심히 머리를 문지를 때마다 차주원의 어깨에 놓인 허벅지가 들썩였다. 차주원은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을 볼에서 느끼며 이연의 발을 주물렀다.

“그렇게 열심히 감겨줄 필요는 없는데.”

서이연이 머리를 감기다 거품이 묻은 머리로 모양을 만드는 장난을 치자, 차주원이 이연의 발바닥을 살살 간질였다.

“아윽! 그러지, 마세요! 하하.”

“간지러워?”

“흐흑, 네에…… 히익!”

“발바닥이 말랑말랑해서 간지럼을 더 잘 타나.”

“하윽, 후우…… 진짜…….”

이연은 차주원의 손아귀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발끝을 오므렸다 쭉 펴며 진정시켰다. 차주원은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이연의 성기의 촉감에 씨익 웃었다.

“아 정말!”

차주원이 머리를 뒤로 눕혀 이연의 성기를 자극했다. 거품이 묻어있어 미끌미끌한 뒤통수가 성기를 꾸욱 누르는 감각에, 이연이 양팔로 차주원의 어깨를 밀어냈다.

“진짜, 왜 이러, 세요!”

이연은 안 그래도 차주원의 밤하늘빛 머리를 조몰락거리고 있자니 야한 기분이 들어 민망했는데, 이렇게 성기까지 자극당하자 어쩔 줄 몰랐다. 설마 차주원이 제가 머릿속으로 하던 야한 생각들을 읽고 이렇게 놀리는 건가…….

“안 돼…… 하지, 마세요!”

마치 차주원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자위라도 하는 것 같은 감각에, 이연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벌써 섰어?”

차주원이 장난스레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바로 눈앞에 힘을 받은 분홍빛 성기와 그 아래 욕조에 눌려있는 작은 불알 두 개가 보였다. 차주원이 이연의 발목을 가만히 문지르며 사타구니를 지긋이 감상했다.

“조금 눌렀다고 바로 서네. 이연아. 야한 생각 하고 있었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냥 머리, 잘 감겨주려고,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응. 시원하더라.”

“…….”

이연은 사타구니를 빤히 바라보는 차주원의 시선 때문에 성기가 더 힘을 받는 것을 느꼈다.

“전무님…… 이제 헹구세요…… 끝났어요.”

“네 머리는 내가 감겨줄게.”

“저 감겨주시려구요?”

“응. 싫어?”

“아뇨, 좋죠…… 전 다 좋아요.”

좀 전의 창피함은 어디로 갔는지, 머리를 감겨주겠다는 차주원의 말에 이연의 보조개가 짙어졌다.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차주원은 이제껏 섹스 도중 기절한 널 구석구석 꼼꼼히 씻겨주었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욕조 밖으로 나간 차주원이 욕조 가장자리에 앉아있는 이연의 머리를 감겨주었다.

“하으…… 기분 좋아요.”

차주원의 커다란 손에 머리를 맡긴 이연이 어깨를 들썩였다.

“가만히 있어. 눈에 거품 들어가.”

머리를 감겨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서이연은 머리통이 너무 작다. 여기에 뇌가 들어있기는 한 건가. 하긴, 저 조막만 한 얼굴에도 눈코입은 제대로 잘 붙어 있으니. 아니, 제대로 붙어있는 정도가 아니라…… 끝내주게 예쁘게 붙어 있다.

차주원은 이연의 눈에 거품이 들어갈까 봐 조심히 물을 끼얹어 주었다. 이연은 샤워기에서 흐르는 물살에도 신나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차주원이 자신을 씻겨주는 행위 자체가 너무 좋았던 탓이었다.

“이리 와.”

차주원이 목욕을 마친 이연을 향해 커다란 배스 타월을 펼쳤다. 이연이 그 안으로 쏘옥 들어오자, 물기 어린 몸을 꾸욱 눌러 닦아주었다.

“머리 말려줄게.”

“오늘 무슨 날이에요?”

“하하.”

차주원이 선뜻 머리를 말려주겠다고 하자, 이연이 놀랍다는 얼굴을 하며 의자에 앉았다.

처음 아니라니까. 차주원이 작게 미소 지으며 이연의 뒤에 섰다.

위이잉-

드라이어가 돌아가는 소리가 편안하게 들렸다. 이연은 온몸에 힘을 쭉 빼고 차주원에게 머리를 맡겼다. 이연의 커다란 눈이 반쯤 감기고, 고개가 푹푹 꺾이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었다.

“하하.”

아래에서 흔들리는 작은 머리통을 바라보는 차주원에게서 작은 웃음이 샜다. 그는 이연의 턱을 손으로 고정하고 머리를 말려주었다. 머리카락이 보송보송하고 부드러워지자, 차주원이 이연을 안아 들었다.

“으음…….”

“졸려?”

자신을 안아 드는 감각에 이연이 뒤척이자, 차주원이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추며 물었다.

“따, 뜨테…….”

머리를 말릴 때의 따뜻한 바람이 기분 좋았나 보네. 따끈따끈하게 풀어진 작은 몸을 보송한 침대 위에 눕힌 차주원이 그 옆에 함께 몸을 뉘었다. 팔에 턱을 괴고 그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이 짓을 몇 시간이고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작고 오뚝한 코가 예뻤다. 고운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하얀 피부도, 막 씻고 난 후라 발갛게 달아오른 볼도 예뻤다. 물기를 머금은 듯한 빨간 입술, 새하얀 피부 위에 풍성히 내려앉은 속눈썹. 어느 한 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연의 얼굴을 감상하던 차주원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퍼졌다. 은은히 풍겨오는 이연의 순한 체취가 기꺼웠다.

그때였다. 이연이 천천히 눈을 뜨고, 차주원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느릿하게 올라가는 이연의 작은 광대를 바라보고 있던 차주원이 작게 벌어지는 입술에 집중했다.

“야아…….”

갑자기 반말을 하는 이연에, 차주원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야아…… 바보.”

“하하.”

차주원이 웃음을 터뜨리자, 이연도 졸음기를 담은 눈을 곱게 휘며 실실 웃었다. 서이연은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오메가다. 차주원이 이연의 뽀얀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웃었다. 이연이 다시 졸음을 담은 눈을 감을 때까지.

차주원은 이연의 입에 가볍게 입술을 찍었다. 입술에 닿는 부드러운 표피를 느끼며 코로는 이연의 체취를 들이켜다, 부드러운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었다. 고른 치열을 쓸고 입 안을 훑는 차주원의 손은 이미 샤워 가운의 매듭을 풀어내고 있었다.

손짓 한 번에 쉽게 풀려버린 가운 안으로 손을 밀어 넣자, 가는 허리가 만져졌다. 부드러운 허리를 매만지던 손이 위로 올라와 젖꼭지를 괴롭혔다. 아무런 힘을 받지 않은 젖꼭지를 손으로 누르니 푸욱 들어갔다. 차주원은 이연의 목구멍까지 혀를 박아넣으며 손을 움직였다.

손을 올려 겨드랑이를 문지르자 이연의 입에서 신음이 샜다. 게걸스레 입 안 구석구석을 빨아들이던 차주원이 입술을 목으로 내렸다. 이연의 체취가 고여있을 만한 곳을 따라 입술을 붙였다. 하얀 목부터, 쇄골을 따라, 겨드랑이까지.

샤워가운이 걸리적거리자, 차주원이 한쪽 팔을 빼냈다. 하얗고 가는 팔을 들어 올린 그는, 곧바로 고개를 묻고 체취를 들이켰다.

“하아…… 이연아.”

차주원은 서이연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의 체취를 좋아했다. 다른 부위에서 맡을 수 있는 순한 체취와 크게 다른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이연의 체취나 페로몬이 원체 연해서, 차주원은 조금이라도 더 진한 체취를 맡기 위해 항상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그 높은 콧날을 파묻었다.

이연의 겨드랑이를 깨물고, 쪽쪽 빨아들여 자국을 내는 차주원의 성기는 이미 아랫배에 달라붙을 정도로 발기해 있었다. 이연의 젖꼭지도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딱딱해져 있었다. 차주원은 안달이 날 정도로 작은 이연의 젖꼭지를 깨물며 괴롭혔다. 조금이라도 더 커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차주원은 가슴을 빨아들이며 이연의 허벅지를 벌렸다. 가는 허벅지 사이에 몸을 끼우고, 배꼽까지 입술을 내려 하얀 배에도 자국을 남겼다. 허리를 세운 차주원이 활짝 벌어진 이연의 사타구니 사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머리를 감겨줄 때 힘을 받아있던 성기는 이미 풀이 죽어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뒤통수로 좀 눌렀다고 발기한 게 이상하기는 했지만, 서이연은 가끔 이상한 포인트에서 홀로 발기하고는 한다. 그런 모습조차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귀여우니, 이렇게 선잠이 들었는데도 온몸이 빨리는 게 아닌가.

차주원은 이연의 불알에 입을 맞추며 사타구니에 콧날을 묻었다. 바디 워시 향 아래 깔린 이연의 체취를 코로 빨아들이자, 힘을 받아있던 제 성기가 꺼떡거렸다. 솜털이 올라 있는 회음부와 희미한 회음선을 가까이서 볼 때면, 어떻게 사타구니 사이에 이런 색을 감추고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강아지 아랫배가 이런 분홍빛이었던가.

“귀엽네.”

꽉 다물려 있는 작은 구멍을 눈에 담은 차주원이 감상을 내뱉었다. 엄지로 구멍 주위를 문질러 빨간 내벽까지 살짝 엿본 차주원이 이연의 양 허벅지를 잡고 벌린 뒤, 곧바로 구멍에 입술을 댔다.

바로 내벽 안으로 혀를 집어넣어 부드러운 구멍 안을 핥자, 그제야 이연이 움찔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으응…….”

차주원은 콧날을 이연의 회음부에 깊숙이 파묻었다. 양 허벅지를 들어 올린 그로 인해 이연은 허리까지 따라 들려야 했다. 발가락을 움찔거리는 것을 시작으로, 이연의 눈꺼풀이 서서히 걷혔다. 제일 먼저 반응한 청각이 쪽쪽 하며 귓가를 울리는 게걸스러운 소리를 잡아냈다.

“아으…….”

차주원은 여전히 구멍 가장자리를 빨아들이고, 내벽의 예민한 살을 혀로 자극했다.

“하지, 마요…….”

이연이 신음 소리가 아닌 문장을 내뱉자, 차주원이 그제야 사타구니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충분히 풀어줄게. 손가락으로 안 풀어줘도 될 만큼.”

“하으…… 가, 간지러워요.”

이연이 허벅지를 꿈틀거리며 허리를 뒤틀었다. 엉덩이를 뒤로 물려 벗어나고 싶었지만, 양 허벅지가 단단한 손에 꽉 잡혀있는 탓에 그럴 수 없었다.

“이연아, 그렇게 많이 박아줬는데 왜 아직도 이렇게 좁아.”

“아응…… 아아.”

분홍빛 매끈한 성기가 점점 힘을 받기 시작했다.

“더 빨아주면 부드러워질 텐데…… 그러면 잘 벌어지겠지.”

“아앙…….”

“이제 다리는 충분히 잘 벌어지니까.”

“흐으…… 싸고 싶어요.”

“벌써 싼 줄 알았는데.”

차주원이 애액으로 축축해진 입술을 손등으로 스윽 닦아내며 말했다. 그가 입술을 떼자 내벽 안에 고여있던 애액이 엉덩이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오르가즘을 느낄 정도로 강한 성감도 아니었는데 물을 잔뜩 내보내 버린 내벽에, 이연의 눈썹과 눈매가 창피하다는 듯 처졌다.

“전무님…… 저도 전무님처럼 오래 참고 싶어요…….”

“하하.”

“저만 너무 싸니까…… 창피해요.”

“창피할 필요 없다고 했잖아.”

“저는, 뒤로도 싸잖아요…….”

이연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팔로 가리며 말했다.

“…….”

차주원의 목덜미가 울렁댔다. 서이연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얼굴로,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로 음란한 말을 내뱉을 때가 있다. 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숨을 쉬는 차주원의 얼굴이 난처함으로 물들었다.

“……넌 오메가니까.”

“다른 오메가들도 저처럼 많이 싸요……?”

“…….”

“전무님은, 다른 오메가들이랑도, 많이 해보셨죠…….”

이연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커다란 눈망울에 호기심을 한가득 담은 채 눈을 맞춰오는 이연을 본 차주원이 한숨을 쉬며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댔다.

이번에도 이연은 곧바로 제 전용 의자인 차주원의 단단한 허벅지 위에 앉았다. 차주원은 허벅지에 엉덩이를 붙인 뽀얀 오메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이연아.”

“네에.”

“넌 열성 오메가니까, 당연히 우성 알파 페로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알아요…….”

“많이 싸도 괜찮다고 했잖아. 응?”

“네에…… 그냥, 너무 많이 싸니까…….”

이연은 항상 침대를 더럽히는 것이 부끄러운지 말끝을 흐렸다. 이연의 엉덩이가 닿은 허벅지가 축축하게 젖어오는 것을 느낀 차주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너처럼 많이 싸는 오메가는 본 적 없다고 말할 생각은 없었다. 이 순한 눈망울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오르가즘 외에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었으면 했기에.

쪽-

차주원이 이연의 부드러운 볼에 입을 맞춰주자, 그의 입꼬리가 스멀스멀 올라갔다. 차주원이 이연과 함께 생활하며 또 한 가지 발견한 점이었다. 서이연은 제 입맞춤 한 번이면 다 괜찮아진다.

“헤헤…….”

이연이 차주원의 목덜미에 양팔을 감고 볼을 비벼왔다.

“제가 위에서 해도 돼요……?”

“너무 깊어서 힘들다며.”

“그냥 하고 싶어서요…….”

이연이 차주원의 성기를 잡고 구멍에 갖다 댔다. 차주원은 물기 어린 구멍 가장자리에 귀두가 붙는 것을 느끼며 이연의 가는 허리를 잡았다. 아래에서 성기가 천천히 삽입되자, 이연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하으…… 으응.”

이연이 한 손으로 딱딱한 복근을 짚은 채 얼굴을 찡그렸다.

“위에서 넣을 때마다 윙크를 하네.”

차주원이 이연의 앙탈에 즐겁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이연은 가장 굵은 부분을 삼키고 있는 내벽을 풀기 위해 심호흡하며 주먹을 쥐었다. 작은 손가락이 복근을 긁으며 주먹을 꼭 쥐는 걸 보고 있던 차주원이 그대로 허리를 튕겼다.

“하윽!”

순식간에 뿌리까지 물어버린 내벽이 성기를 조이며 수축했다.

“힘 빼.”

차주원이 이연의 입술을 물며 속삭였다.

“히익, 으응……아아.”

이연의 좁은 입 안이 순식간에 두툼한 혀로 채워졌다. 차주원이 이연의 목덜미를 감싸고 그를 침대 위에 눕혔다. 성기가 삽입된 상태에서 사타구니가 딱 붙을 정도로 맞붙게 되자, 이연의 눈이 까뒤집혔다.

전립선을 꾸욱 짓누르는 성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신음을 뱉어내려 해도 입 안 구석구석을 게걸스레 핥고 있는 혀가 허락해주지 않았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는 차주원에 이연이 자지러지며 침을 질질 흘렸지만, 차주원은 그 타액마저 빨아들이며 내벽을 자극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크윽.”

차주원은 이번에도 이연이 숨이 모자라 어깨를 밀어낼 때까지 입술을 떼지 않았다. 어깨를 두드리는 손에 선심 쓰듯 키스를 멈춘 차주원이 이연의 양팔을 들어 올려 손목을 고정시켰다.

“흐으응…… 아, 아앙.”

이연이 신체의 어느 한 부분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게 고정한 차주원이 허리를 쾅쾅 치받기 시작했다.

사타구니가 세게 부딪히는 소리가 선명했다. 단단한 허벅지가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연한 살이 붉게 물들었다. 차주원이 성기를 물릴 때마다 내벽 안의 애액이 따라 밀려 나왔다.

“아윽! 아, 아아…… 흐윽, 안 돼, 으응…….”

“하아…….”

주먹만 한 귀두가 전립선을 세게 자극하자, 이연의 입에서 정제되지 못한 신음이 샜다. 눈이 까뒤집힌 채 발끝으로 시트를 미는 이연의 하얀 발목이 꺾여 있었다. 성기를 쥐어짜듯 조여오는 내벽에, 차주원이 고개를 젖히고 한숨을 내뱉었다.

“씹…….”

몸속을 뜨겁게 달구는 성감이 짙은 한숨과 함께 퍼져나갔다. 양팔을 훤히 든 채 온몸의 약한 구석이라고는 다 내보인 오메가를 내려다보는 차주원의 눈빛이 묘했다. 내벽 안의 약한 곳을 오랫동안 괴롭혀진 이연이 침을 질질 흘리며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흐으…… 으응…….”

차주원은 이번에도 훤히 드러난 이연의 겨드랑이에 고개를 묻고, 체향을 들이켰다.

“안 돼…… 가, 갈 것, 같아요…….”

민감한 곳에 코를 박는 차주원의 행동에, 이연의 눈을 채우고 있던 눈물이 기어코 흘러내렸다. 그가 허리를 숙이자 삽입이 더욱 깊어졌다.

“참아.”

차주원이 이연의 겨드랑이를 아플 정도로 빨아들이며 무심하게 대꾸했다. 이연은 흉포한 성기의 핏줄이 내벽을 긁어내리는 것을 느끼며 겨드랑이와 젖꼭지를 빨렸다.

“아으…… 흐응, 으윽.”

차주원의 몸통이 사이에 자리해 있어 들린 이연의 양발 끝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펴지기를 반복했다.

그때였다. 차주원이 뿌리까지 박혀있던 성기를 한 번에 빼냈다.

“흐으! 으으…… 하윽.”

허리를 띄운 이연이 자지러지며 눈을 까뒤집었다.

“이연아. 발레 연습한 거 보여줘야지.”

“하으, 으으, 저, 전무님, 저 쌀, 것 같아요…….”

“응. 서서 싸.”

“네에……? 흐윽.”

차주원이 이연을 일으켜 세웠다. 이연은 침대에 늘어져 있다 앞머리가 휘날릴 정도로 빠르게 일으켜졌다. 이연이 창가로 향하는 차주원을 따라 비틀거리며 다리를 움직였지만, 차주원이 허리를 거의 든 채 움직였기에 허공에 발을 딛는 듯했다. 그는 이연에게 유리창을 짚게 한 뒤,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팔에 걸었다.

순식간에 한 다리로만 서게 된 이연의 눈이 커졌다.

“이, 이런 동작은, 안, 배웠는데…… 흐으.”

“넌 유연하니까. 할 수 있지?”

“아앙…….”

뒤에서 구멍을 파고든 성기에 이연의 입에서 간드러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차주원이 이연의 어깨에 입술을 찍으며 축축한 내벽으로 성기를 밀어 넣었다. 땀을 흘렸는지 입술에 닿는 어깨가 촉촉했다.

이연이 한쪽 발끝을 세워 간신히 허릿짓을 견뎠다. 차주원의 키가 너무 커서, 두 사람이 서서 섹스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 오늘은 왜 차주원의 눈이 돈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이연은 차가운 창에 볼을 대고 사정을 참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자세로 싸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사정한다면 곧바로 유리창에 정액이 흩뿌려질 테다. 그런 창피한 모습을 차주원에게 보일 수는 없었다.

“아윽…… 흐으, 앙…….”

“이연아. 싸도 돼.”

차주원이 이연의 볼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시, 싫어요! 여기서 안 쌀, 거예요! 흐으…….”

이연이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 차주원이 그 귀여운 모습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에서 마지막 이성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차주원이 바닥에 닿아있는 이연의 나머지 한쪽 다리도 들어 올렸다. 이연의 몸을 반으로 접어 무릎 뒤에 팔을 끼운 차주원이 허리를 쾅쾅 쳐올리기 시작했다.

“흐윽! 아앙! 으으…….”

“왜 이렇게 가벼워.”

차주원은 검은 창문에 비치는 이연의 흔들리는 성기와 불알에 시선을 두었다. 차주원이 이연의 매끈한 성기를 잡아 쥐고, 질질 흐르는 쿠퍼액으로 자위라도 시켜주듯 문지르기 시작한 것도 그쯤이었다. 마치 온몸의 무게가 성기로 내려꽂히는 듯한 자극과 함께, 예민한 성기까지 만져지자 곧 이연의 성기에서 핏 하며 정액이 튀어 올랐다.

“아흑! 흐앙……아아…….”

“크윽.”

수축하는 내벽에 강하게 허릿짓하던 차주원도 내벽 안에 정액을 뱉어냈다. 배가 부푸는 듯한 감각에도, 차주원에게 사지가 반으로 접혀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는 이연은 발가락만 움찔댔다.

차주원은 이연의 뒷목에 고개를 파묻은 채 느릿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주먹만 한 귀두는 여전히 내벽에 박힌 채 정액을 내뱉고 있었다. 애액과 함께 구멍 사이로 질질 흐르는 정액의 감각에, 이연의 얼굴이 더 헤프게 풀어졌다.

“하아…… 언제까지 쌀 거야.”

“흐으…… 히익.”

하얀 정액을 뱉어내던 이연의 성기는 이제 확연히 묽어진 액체를 내뱉고 있었다. 차주원이 내벽에서 성기를 빼내고,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몸을 추욱 늘어뜨린 이연을 다시 침대 위에 눕혔다.

“흐으…… “

차주원이 허리를 움찔거리며 훌쩍이는 이연의 배 위에 손을 올리고 살살 문질러 주었다.

“정액은 빼고 자자.”

“제, 제가, 뺄, 거예요.”

투정 부리는 듯한 이연의 말투에 차주원이 배 위를 문지르던 손을 더 느릿하게 움직였다.

“……이연아. 화났어?”

“안 나요, 안 났어요.”

“그런데 왜 울어.”

“…….”

오리처럼 입술을 삐쭉 내민 이연의 얼굴을 본 차주원이 얼굴 위로 번지는 미소를 애써 무마했다. 오르가즘으로 인해 눈물이 맺힌 모습도 예쁘게만 보이니, 미칠 노릇이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은 이연이 차주원에게서 등을 돌리고 누웠다. 이연이 옆으로 눕자 드러난 포동포동한 엉덩이를 보며, 차주원이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다. 등을 돌릴 정도라니…….

“이연아.”

“고집쟁이…….”

“…….”

“전무, 님은, 고집쟁이예요.”

“…….”

“창피했단 말이에요…….”

“…….”

“유리창에 싸기 싫었단 말이에요.”

“…….”

“저도, 저도 남잔데, 그렇게, 한 팔에 들려서, 싸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이연이 씩씩대며 말할 때마다, 푸딩같이 뽀얀 엉덩이도 함께 화나기라도 한 듯 흔들렸다. 차주원은 웃음을 참기 위해 손으로 눈두덩이를 가리고 한숨을 내뱉었다.

“하…… 이연아, 내가 미안해.”

“…….”

“앞으로 한 팔로는 안 들게. 양팔로 들게.”

“…….”

“응? 이연아.”

“……빨리 뽀뽀해줘요.”

이연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올린 차주원이 입을 삐죽 내밀고 있느라 통통해진 볼에 입을 맞췄다. 그러나 입술이 볼을 꾸욱 누르고 떨어졌음에도 그의 입술이 멀어지지 않자, 이연이 고개를 돌렸다.

“으응……!”

이연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차주원이 작게 벌어진 그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아랫입술을 가볍게 훑고 입 안 깊숙이 혀를 집어넣는 그의 손은 이미 이연의 성기를 쥐고 있었다.

차주원은 키스를 멈추지 않은 채 이연의 사타구니를 문질렀다. 정액으로 푹 젖어있는 성기에서 남은 정액을 짜내듯 훑기도 하고, 불알을 꾹 누르며 자극하기도 했다. 마찰로 부풀어 오른 회음부를 강하게 문지르고, 정액과 애액이 아직 가득 차 있는 내벽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기도 했다.

이미 섹스가 끝났음에도 계속해서 아래를 만지고 자극하는 차주원으로 인해, 이연이 못 참겠다는 듯 허벅지를 꼬았다. 이연의 구멍 안에 손가락을 넣은 채 허벅지 사이에 손이 끼여버린 차주원이 씨익 웃으며 입술을 떼냈다.

“하하…… 못 움직이겠네.”

“오늘은 그만해요!”

“아직 오래 벌리고 있지도 않았잖아.”

이연은 가까운 거리에서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차주원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눌러야 했다. 왜 저렇게 잘생긴 거야…… 나른한 얼굴로 고개를 괸 차주원이 아름다워 눈이 부실 정도였다. 아니, 형광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들려서 접혀 있었잖아요…….”

차주원의 가슴팍에 등을 댄 채 양 무릎이 입에 닿을 정도로 몸이 접혀 정액을 싸냈던 것만 생각하면, 그의 널따란 품에 안겨 엉엉 울고만 싶었다. 섹스를 할 때면 이상할 정도로 평소의 이성적인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 연인 때문에, 이연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러게 왜 속옷도 안 입고 있었어.”

“말했잖아요, 속옷 자국 때문에…….”

차주원은 이연이 웅얼거리는 걸 가만히 듣고 있다가, 선이 고운 눈썹을 가만히 쓸었다.

“미안, 이연아…… 생각해보니까 이유가 없네. 속옷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네?”

“그냥. 이유가 없다고. 내가 너한테 발정하는데.”

“…….”

“페로몬 때문인가 생각도 해봤는데…… 딱히 그것도 아니라서.”

눈썹에서 관자놀이를 타고 내려온 손가락이 이연의 보조개 자리를 꾹 눌렀다.

“이유가 없어.”

차주원의 엄지가 이연의 붉은 입술을 쓸었다.

“숨 쉬는 것처럼.”

입 안으로 들어가 작은 이빨을 문지르는 손가락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당연한 거야.”

서이연의 커다란 눈이 차주원만을 향해 있었다. 차주원은 가까이서 보면 더 커 보이는 이연의 투명한 눈동자를 웃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눈앞의 오메가를 바라보는 알파의 얼굴에서 행복 외의 감정은 찾을 수 없었다.

이연은 아무 말 없이 차주원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붙일 수 있는 몸의 모든 부분을 제 알파와 맞대고, 그 단단하고 부드러운 살결에 볼을 비비며 심장 소리를 들었다. 차주원의 고백에 대한 이연의 서투른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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