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원자의 거리 3권-외전2. 생일 (11/17)
  • 외전2. 생일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전무님~ 생일 축하 합니다아~”

    “…….”

    차주원은 아침부터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를 부르는 이연의 행동에, 이미 깨어버린 정신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쪽-

    “전무님~ 일어나 보세요~”

    볼에 입술을 찍으며 잠을 깨우는 서이연이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대로 눈을 뜬다면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그가 만족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 쪽으로는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 생전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려니 머리가 아팠다.

    차주원과 서이연이 동거를 시작한 지 한 달째. 오늘은 차주원의 서른한 번째 생일이었다. 매년 생일인지도 모르고 지나친, 그저 365일 중 하루였던 생일을 이런 식으로 시작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삶에 찾아온 달갑고도 쉽게 적응하기 힘든 변화였다.

    “오늘 아침은 뭘까요~? 헤헤, 미역국일까요?”

    “…….”

    서이연이 차주원의 눈썹을 살살 쓸었다.

    “그런데, 그게 다일까요?”

    “…….”

    높고 곧은 콧대도 슬쩍슬쩍 건드리며 말을 이었다.

    “힌트를 쪼끔 드리자면, 저 한 달 전부터 요리학원 다녔어요.”

    “…….”

    촉-

    이연은 차주원의 입에 입술을 꾹 대었다가 뗐다.

    “전무니임~”

    서이연이 차주원의 팔 한쪽을 잡고 흔들었다. 반응이 없어 심통이 났는지 꽤나 힘있게 팔을 흔드는 이연의 행동에, 차주원이 어쩔 수 없이 눈을 떴다.

    “하…… 이연아.”

    “생일 축하해요!”

    이연이 차주원의 품 위로 안겨들었다. 가벼운 체중이 몸을 기분 좋게 짓눌러오자, 차주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그의 옷 위로 희미하게 음식 냄새가 났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준비했나 보네. 차주원이 이연의 허리를 팔로 감으며 몸을 일으켰다.

    “생일 축하, 고마워.”

    “전무님, 방금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 같았어요…….”

    “……그래.”

    가슴팍에 딱 달라붙어 웅얼거리는 이연의 귀가 붉었다. 설마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이라고 부른 게 나름대로 로맨틱한 단어 선택이었던 건가…… 차주원이 피식 웃었다.

    이연의 손에 이끌려 주방에 도착하자, 음식으로 가득 찬 식탁이 보였다. 한식뿐만 아니라 양식, 거기다 중식까지. 도대체 요리 학원에서 레시피를 얼마나 많이 배운 건지, 꽤나 커다란 식탁에 빈 공간이 없었다.

    “몇 시에 일어났어.”

    “다섯 시요.”

    “피곤했겠네.”

    “아뇨? 하나두요! 저, 제가 의자 빼드릴래요.”

    이연이 헐레벌떡 달려와 차주원의 의자를 빼주었다. 안 그래도 행동이 굼뜬데, 그 작은 몸으로 아침부터 이리저리 얼마나 분주했을까. 뜨거운 국그릇을 조심조심 들고 옮기는 이연을 바라보는 차주원의 눈에 애틋함과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하얗고 통통한 볼과 귓바퀴에 묻은 밀가루 자국이 유난히 귀여워 보였다.

    “잘 먹을게.”

    “네! 맛있게 드세요!”

    이연은 차주원이 국을 떠 입 안에 넣는 모습을 커다란 눈으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맛을 본 그가 살짝 미소 지으며 자신과 눈을 맞추는 것까지.

    “맛있어요……?”

    “맛있네. 고마워, 이연아.”

    “아니, 아니에요…… 선생님이 가르쳐준 비법대로 했더니 잘된 것 같아요.”

    “하하. 그랬어.”

    “네…… 그런데, 전무님. 오늘, 오늘은 빨리 들어오실 거죠?”

    “최대한 빨리 올게. 급한 건 다 마무리됐으니까.”

    “네에…… 빨리 오세요.”

    빨리 오라고 말하는 이연의 볼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차주원은 저 작은 머리통 안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얼굴 전체로 퍼지는 웃음기를 숨길 수가 없었다. 생일 선물이랍시고 또 얼마나 요란스럽고 기상천외한 선물을 준비했을지…… 서이연을 만족시킬 만큼 제대로 반응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다채로운 표정을 지어본 적 없는 건조한 얼굴은 생각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차주원이 이연과 함께 살며 느끼게 된 자신의 단점이었다.

    “저 이번 주에 머리 자르러 갈 거예요.”

    “머리?”

    “네. 이번 영화 때문에 계속 못 잘랐잖아요. 깔끔하게 자르려구요.”

    차주원은 긴 앞머리를 사과 모양으로 묶어 드러난 이연의 볼록한 이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요즘에야 조금 적응이 되었지만, 처음 이연이 앞머리를 묶어 올렸을 때를 똑똑히 기억한다. 어떠한 반응도 쉽게 내놓을 수 없어 굳어버렸던 그때를. 충격적일 정도로 귀여운 모습에, 헛기침만 계속 하며 괜히 태연한 척하느라 꽤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저와 함께 살기 전에는 혼자 종종 그렇게 앞머리를 올려묶고 있었는지, 서이연은 태연하기만 했다.

    머리를 자르고 나면 앞머리를 올리지 않을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하지만, 짧은 앞머리를 한 이연의 모습도 굉장히 귀여울 것을 잘 알기에 머리를 자른 후의 모습도 기대가 되었다.

    “오늘은 뭐 할 거야.”

    “아…… 오늘은 뭐 마무리할 게 있어가지구…….”

    차주원은 말을 얼버무리는 이연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웅얼거리며 말끝을 흐리더니 곧장 갈비찜의 뼈를 발라 자신의 앞접시에 놓아주기까지.

    “내가 해도 돼.”

    “제가 하고 싶어서요.”

    이연은 갈비뼈를 잡았던 손가락을 쪽 빨더니, 커다란 눈을 굴리며 차주원의 눈치를 봤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기색에, 차주원이 이연의 유순한 눈동자와 눈을 맞췄다.

    “전무님, 저도 발라주세요. 이거 고등어…….”

    서이연이 잘 구워진 고등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심스레 말했다.

    “……고등어?”

    “네에…….”

    차주원의 시선이 이연의 밥그릇에 닿았다. 서이연은 이미 쌀밥 한 숟갈을 떠 놓은 채, 고등어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로망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차주원이 피식 웃으며 고등어를 먹기 좋게 발랐다. 도톰한 살점을 이연의 숟가락 위에 놓아주자, 눈에 띄게 선명해지는 보조개가 귀여웠다. 숟가락을 한입에 넣은 이연의 눈이 곱게 휘어졌다.

    “맛있어요!”

    “그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등어였어요.”

    “…….”

    이연이 어깨를 이리저리 춤추듯 으쓱이며 말했다. 차주원은 혼자가 아닌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이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연아.”

    “네?”

    “나도 사랑해.”

    “…….”

    “고마워. 아침.”

    “…….”

    서이연이 기습공격이라도 당했다는 듯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나 차주원은 순식간에 조금 촉촉해진 그의 눈동자를 눈에 담았다. 호두 모양이 된 턱을 보니 울음을 참고 있는 듯했다. 아침부터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차주원이 조금 난처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전무님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어요.”

    이연이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너무 좋아서, 이상하단 말이에요.”

    “…….”

    “하루 종일 전무님 생각밖에 안 나요.”

    “…….”

    “계속 심장만 빨리 뛰고…… 밥 먹을 때도 이러면 어떡해요. 같이 사니까 더 해요.”

    “어떻게 해 줄까.”

    볼을 통통하게 부풀리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어린 연인을 바라보는 차주원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날 새가 없었다.

    “……뽀뽀해 주세요.”

    “…….”

    “그러면, 잠깐, 괜찮아져요. 그런데 또 조금 있으면 바로 그래서, 자주 해주셔야 해요.”

    “하하하.”

    결국 참지 못한 차주원이 입 밖으로 웃음을 내뱉었다. 도대체 무슨 논리인지 감도 잡을 수 없는 이연의 말을 듣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났다.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고 뽀뽀해 주세요.”

    “하하.”

    당당하게 스킨십을 요구하는 이연의 얼굴에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그 커다란 눈망울이 기대와 설렘으로 반짝거리기만 했다.

    “……아무것도 묻지 말라니 어쩔 수 없네.”

    차주원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식탁 위로 몸을 숙였다. 이연의 턱을 살짝 잡고, 도톰한 입술에 입을 맞추는 그의 입꼬리가 여전히 올라가 있었다. 서이연이 그렇게 원했던 입맞춤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차주원은 이연의 볼에도 입술을 댔다.

    솜털이 올라있는 뽀얗고 부드러운 볼의 감촉이 마치 밀가루 같았다. 고운 밀가루가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느낌. 간질간질하고 기분 좋은 감각. 코끝으로 전해지는 순한 체취가 기꺼웠다.

    “이제 좀 괜찮아?”

    “…….”

    “이연아.”

    “더, 더 심해졌어요.”

    이연의 볼이 좀 전보다 더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귀 끝까지 발긋해진 모습을 보자, 잘 익은 복숭아가 따로 없었다. 아침부터 이러면 곤란한데…… 차주원이 씨익 웃으며 수저를 들었다. 제일 맛있는 걸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 습관은 없지만, 이 즙 많은 복숭아는 저녁 식사로 즐겨야겠다. 씨까지 발라 먹으려면, 아마 새벽까지 멈추지 않아야 할 테니.

    *

    원래라면 하루 종일 울려대야 할 핸드폰이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도대체 집에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차주원은 이연과의 이전 대화창을 정독했다. 점심 식사는 꼭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고, 예쁜 꽃을 봐도 찍어 보내고, 그 귀여운 얼굴도 한 번씩 카메라에 담아준다. 건조한 제 쪽과 달리 이모티콘과 사진으로 넘쳐나는 이연의 메시지를 보니, 괜히 더 그가 보고 싶었다.

    [전무님, 저 얼마만큼 사랑해요?]

    [(사진) 윤서 선배님이 점심 사주셨어요. 돼지갈비랑 냉면이에요]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 나중에 같이 먹어요. 혼자 먹지 마세요!]

    [(사진) 같이 촬영하는 강아지예요! 너무 귀엽죠? 같이 사진 찍었어요]

    [오늘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전무님 시계 차고 왔나 봐요… 너무 헐렁해요]

    “하하.”

    이제는 이연과 나눈 메시지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차주원은 이 감정이 중증이라는 걸 인정해야겠다 생각했다.

    퇴근 시간을 기다려 본 적은 없는데, 요즘 들어 시계를 확인할 일이 많아졌다.

    *

    “이연아.”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차주원이 바로 이연을 찾았다. 촬영이 없을 때는 항상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이연이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전무님, 저 여기 있어요!”

    침실 쪽에서 들려오는 귀여운 목소리에, 차주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잠깐만요…… 문 열지 마세요.”

    차주원이 문고리를 잡은 손의 움직임을 멈췄다.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해.”

    “전무님…… 저번에, 전무님이 저 귀엽다고 하셨죠…….”

    “……그랬지.”

    널 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전무님이 그렇게 말한 뒤로…… 계속 더 귀여워지고 싶었어요.”

    “……하.”

    이연아, 또 무슨 재롱을 부리려고.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작은 목소리조차 귀엽게 느껴지는데, 여기서 뭘 더 하려고.

    “그런데, 언제까지 귀여울 수만은 없잖아요…….”

    “…….”

    “저는, 전무님한테는 섹시해 보이고 싶은데…….”

    이연의 중얼거림에, 차주원이 이마를 짚었다.

    “문 열어.”

    “그런데 제가 조금 찾아보니까…… 굳이 하나만 선택하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이연아, 문 열어.”

    차주원의 목을 긁고 조금 쉰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갑갑하다는 듯 넥타이를 푸는 그의 행동이 거칠었다.

    달칵-

    문이 열리자, 차주원은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

    조심스레 문을 열어준 이는 토끼였다.

    “……하.”

    하얀 귀가 우뚝 솟아있는, 커다랗고 순한 눈망울을 가진 토끼.

    “…….”

    사슴같이 가는 목선을 타고 내려가니, 어떤 옷감도 걸치지 않은 새하얀 상체가 보였다. 그러나 하체를 가리고 있는 하얀…… 레이스.

    “너, 뭘 입은 거야.”

    레이스 안으로 분홍빛 성기가 그대로 비쳤다. 탱탱하게 올라붙은 불알도 꼼꼼히 담은 작은 천 조각이 새하얀 살결과 맞춘 듯 잘 어울렸다.

    “저, 어때요?”

    이연이 발가락을 꼼질거리며 물었다. 순하게 치켜뜬 눈망울에 한가득 담겨 있는 초조함과 기대감을 마주하자, 차주원의 목울대가 크게 울렁댔다.

    “…….”

    그 순간, 차주원의 시야에 작은 엉덩이 옆쪽이 잡혔다. 엉덩이를 덮고 있어야 할 천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골반을 가로지르는 하얀 끈 하나만이 앞을 가린 작은 천 조각과 연결되어 있었다.

    “……하.”

    서이연이 티팬티를 입다니. 도대체 저런 건 어디서 산 건지…… 차주원이 할 말을 잃었다.

    그 순간, 이연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연아.”

    흰 토끼가 가까이 다가오자, 바지 안쪽에서 꺼떡거리는 성기 때문에 사타구니 안쪽이 점점 빠듯해졌다.

    “안아주세요…….”

    이연이 차주원의 넓은 품에 얼굴을 묻었다. 이연의 정수리 위로 솟아있는 토끼 귀가 턱을 간질였다. 허리를 꼭 껴안은 오메가에게서, 순한 페로몬이 퐁퐁 쏟아져 나왔다. 차주원이 미세하게 떨리는 손을 이연의 허리에 감았다. 그러나 이연의 부드러운 허리를 쓸어내리던 차주원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촉에 시선을 내렸다.

    “…….”

    엉덩이에 하얀 솜뭉치가 달려있었다.

    “제 꼬리예요.”

    서이연이 눈꼬리를 휘며 말했다.

    “……속옷에, 붙어있는 거야?”

    “헤헤. 제가 붙였어요.”

    “네가?”

    “네. 문방구에서 털 열쇠고리 사서, 털 뭉치만 따로 떼서 붙였어요.”

    “…….”

    계속 바느질하고 있던 게 이거였나…… 매일 저녁, 거실 구석에서 등을 돌린 채 무언가에 열중해있던 이연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쳤다. 언뜻 하얀 천이 보이길래, 손수건인 줄 알았더니…….

    “하…… 이연아.”

    차주원은 사타구니가 아릿해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서이연은 태연히 그의 재킷을 벗기고, 옷을 걸어주려는지 드레스룸 안으로 들어갔다. 새하얗고 곧은 척추 아래로, 훤하게 드러나 있는 사과 같은 엉덩이 위의 하얀 솜뭉치가 돋보였다. 매끄럽고 가는 다리를 움직여 드레스룸으로 향하는 이연의 뒷모습은, 총총거림 그 자체였다. 머리 위에서 흔들리는 토끼 귀 때문일까.

    “……씹.”

    서이연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차주원은 그제서야 침대에 털썩 걸터앉으며 떨리는 숨을 뱉을 수 있었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서이연이 이런 일을 꾸미고 있으리라고는. 고작 넥타이나 선물 받을 줄 알았더니…….

    “……전무님…….”

    가까이 다가온 이연의 부름에 고개를 들자, 시야에 하얀 레이스와 새하얀 살결이 가득 찼다. 요즘 살이 조금 올랐는지, 입 안에 넣고 깨물어 버리고 싶은 허벅지도 함께였다. 시선을 올리자, 산호색 젖꼭지가 벌써부터 통통하게 서 있었다.

    “……서이연.”

    차주원이 이연의 좁은 골반을 양손으로 잡고, 가까이 끌어왔다. 가슴 중앙에 고개를 묻자, 이연의 담백한 살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따뜻한 살결에 가만히 입술을 묻고 체취를 들이켜던 차주원이, 작은 젖꼭지에 입술을 묻었다.

    “으응…….”

    이연이 차주원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가슴을 깨물고 핥기를 반복하는 그로 인해 어깨를 움찔거릴 때마다, 머리 위의 토끼 귀가 잘게 흔들렸다.

    “젖꼭지가 왜 이렇게 작아.”

    “아윽!”

    “이렇게 다 작아서 어떡할래.”

    “흐으, 그렇게, 깨물면…….”

    “응? 입에 넣기 편하게, 이렇게 다 작으면.”

    “으으…….”

    젖꼭지를 깨물고, 강하게 빨아들이기를 멈추지 않던 차주원이 골반을 잡고 있던 손을 내려 엉덩이를 쥐었다. 사과 같은 엉덩이가 커다란 손 안에 딱 맞게 들어왔다.

    “잡아먹히고 싶어서, 이런 거 입었어?”

    “잡아먹히는 거 말구, 그냥 먹히고 싶어서요…….”

    “하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올린 이연이 중얼거리자, 차주원의 눈에서 점점 이성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아아…….”

    엉덩이를 쥔 손의 악력이 거세지자, 이연이 작은 신음을 흘렸다. 신음과 함께 벌어지는 입 안의 새빨간 혀를 눈에 담은 차주원이 곧바로 이연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으읍!”

    “하아…….”

    순식간에 두터운 허벅지 위에 걸터앉게 된 이연이 산소를 들이마시려 허덕거렸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적응할 새도 없이 입 안 구석구석을 누비는 차주원의 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훤히 드러난 엉덩이 아래 닿는 정장 바지의 감촉이 자극적이었다. 엉덩이를 터뜨릴 듯 꽉 쥐는 단단한 손도, 연약한 입천장을 집요하게 자극하는 뱀 같은 혀도.

    “아으…… 흐읍.”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가락이 구멍을 찾아 깊숙한 곳으로 침입한 건 순식간이었다. 구멍 주위를 동그랗게 문지르며 가늠하는 차주원의 손짓에, 이연이 허리를 뒤틀었다.

    그러나 뒷덜미를 꾸욱 누르고 있는 그의 손 때문에,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구멍 주위를 자극하던 손가락은 예고도 없이 내벽 안으로 쳐들어왔다.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세 개 이상이었다. 아니, 설마 벌써 네 개를 다 넣으신 건 아니겠지.

    “으으…….”

    “부드러워서, 잘 들어가네.”

    “아으, 전, 무님…….”

    “왜.”

    “너, 너무 많, 아요.”

    “안 찢어지니까 걱정 마. 벌써 축축하니까.”

    “흐으…….”

    그의 팔심 덕분에, 차주원이 손가락을 푹푹 쑤실 때마다 이연의 몸이 위로 밀렸다. 손가락이 들어갔다 빠져나올 때마다 토끼 귀가 흔들리고 이연의 고운 얼굴이 찡그려지는 모습은, 차주원의 눈을 돌게 만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귓가를 울려, 이연이 고개를 저으며 신음을 뱉었다.

    “왜. 듣기 싫어?”

    “흐으…… 그, 그만…….”

    차주원이 이연의 귀를 물었다. 귓바퀴를 잘근잘근 씹고, 귓불을 빨아들이는 그로 인해, 내벽이 수축하며 손가락을 조였다.

    이연은 차주원의 딱딱한 벨트에 성기가 비벼지는 감각 때문에, 이제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차주원의 손가락이 다시 전립선을 꾹 눌렀을 때, 그는 그만 힘을 풀고 말았다.

    “하윽! 으으……. 아아…….”

    이연의 귓가를 빨고 있던 차주원이 고개를 뗐다. 이연의 고운 눈이 찡그려지고, 작은 입이 벌어지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흐응…….”

    분홍빛 성기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차주원의 바지를 더럽혔다.

    “씨, 발…….”

    하얀 레이스 사이를 뚫고 느물느물 흐르는 정액을 눈에 담은 차주원이 욕지거리를 짓씹었다. 그는 이연을 가볍게 들어 침대 위에 눕혔다.

    “하아…… 전무님, 팬티, 가, 젖었어요…….”

    “안 벗겨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

    “이, 입고 해요?”

    “이연아. 팔 들어.”

    “……네?”

    이연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전에, 차주원이 이연의 팔을 강제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높은 콧대를 겨드랑이에 묻기까지, 이연은 고작 눈 한 번을 깜빡거렸을 뿐이었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살 내음을 맡던 차주원이 겨드랑이에 혀를 댔다.

    “아흑…….”

    이연이 고개를 저으며 팔을 내리려 했지만, 차주원이 겨드랑이 옆 살을 물어버렸다. 부드럽고 여린 살을 살살 핥아주자, 이연에게서 간드러지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전, 무님, 겨드, 랑이 그만…….”

    “싫은데.”

    “아으…… 아, 안 돼.”

    차주원이 다른 쪽 겨드랑이에도 고개를 묻었다. 자국이라도 남기려는 듯 살을 쪽쪽 빨아들이는 그로 인해, 이연이 고개를 젖히며 신음을 흘렸다. 방금 오르가즘을 느껴 예민해진 감각 때문에 허벅지가 덜덜 떨려왔다.

    차주원은 만족할 만큼 겨드랑이를 애무하고 나서야 허리를 세웠다. 아직 겨드랑이를 드러낸 채, 아래에 추욱 늘어져 있는 토끼를 눈에 담자 차주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신 차려야지.”

    “…….”

    “가슴이랑 겨드랑이 좀 빨렸다고 벌써 지치면 어떡해.”

    “흐으…….”

    수치심을 주기로 작정이라도 했는지, 거침없는 차주원의 언사에 이연이 눈물을 글썽였다. 겨드랑이를 애무당하는 건 영원히 적응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신체 일부분일 뿐인데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정액과 애액으로 축축해진 팬티를 입고 있는 자신과 달리 아직 바지의 벨트조차 풀지 않은 차주원의 모습을 눈에 담자, 더욱 서러웠다.

    “나 계속 이렇게 놔둘 거야?”

    그러나 얼굴을 들이밀며 살짝 미소 짓는 차주원의 말에, 이연이 눈물 맺힌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생일 축하, 안 해줄 거야?”

    차주원이 이연의 아랫입술을 물고 살짝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벌어진 입 속으로 얕게 혀를 집어넣은 그의 눈꼬리가 휘어있었다.

    이연은 차주원과 시선을 맞춘 채 가벼운 키스를 받았다. 입술을 깨물고, 입 안을 핥아주고 혀의 끝부분을 부드럽게 휘감아주는 장난 같은 키스. 간질간질한 감촉에 발가락을 가만히 둘 수가 없어, 이연이 시트 위에 발끝을 문질렀다.

    “응? 이연아.”

    입맞춤을 마친 차주원이 이연의 입술에서 입을 떼지 않은 채 속삭였다.

    “아…… 저, 전무님…….”

    이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왜, 왜 끼를, 부리세요…….”

    “하하.”

    “왜, 왜 꼬셔요…….”

    “잡아먹으려고.”

    “안 그래도, 섹스, 할 거예요. 심장에 안 좋으니까, 그런 거 이제 하지 마세요.”

    “하하하.”

    버티지 못한 차주원이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왼쪽 가슴에 손을 대고 헉헉거리던 이연도 몸을 일으켜 차주원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이연에게 진정할 시간을 준 차주원이 옷을 벗기 위해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이연은 홀로 침대 위에 걸터앉은 채 두 발을 함께 문질렀다. 이제껏 자신이 여우와 함께 살고 있었다니…… 뱀이나 호랑인 줄 알았는데, 여우였다. 이전부터 눈치챘어야 했다. 그의 새침하고 도도한 모습들이 차례차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저렇게 생겼으면…… 어쩔 수 없지…… 전무님도 자기가 잘생기고 예쁜 거 알 거 아냐.”

    그래도 저런 행동들은 정말 심장에 좋지 않다.

    “휴우…….”

    왠지 오늘 밤은 꽤 긴 밤이 될 것만 같았다.

    “왜 한숨을 쉬어.”

    차주원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작은 토끼에게 물었다. 침대에 가까이 다가간 그가 이연을 안아 올려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혔다.

    “응?”

    “전무님이, 야해서요…….”

    엉덩이 아래 맞닿은 차주원의 허벅지가 너무 딱딱하고 뜨거웠다. 허벅지에 전해지는, 그의 성기가 닿아오는 감각이 야했다.

    이연의 발간 볼을 빤히 바라보던 차주원이 그를 침대 위에 눕혔다. 하얀 허벅지를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은 차주원의 거대한 성기가 꼿꼿이 서 있었다. 항상 넣기도 전에 축축해져 애액을 질질 흘리는 이연의 작은 구멍을 바라보는 차주원의 얼굴에 갈급함이 가득했다.

    “처, 천천히…… 천천히요. 전무님 고추, 너무, 커요…….”

    회음부와 불알 위로 문질러지는 주먹만 한 귀두에, 이연이 차주원의 팔뚝을 잡으며 중얼거렸다. 차주원은 회음부와 구멍, 그리고 엉덩이골을 가리고 있는 가늘고 하얀 끈을 옆으로 밀었다.

    그는 커다란 눈망울로 아래를 흘깃거리는 작은 토끼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곧바로 귀두부터 성기 뿌리까지 한 번에 내벽 안으로 처박았다.

    “아윽! 흐으…….”

    천천히 넣어달라 부탁했음에도 성기를 한 번에 처박아버린 차주원 때문에, 이연의 벌어진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이렇게 잘 먹는데…… 굳이 조금씩 먹여야 되나.”

    “으으…… 하아, 거, 거기, 안 돼…….”

    “여기?”

    “아응!”

    귀두 끝이 전립선을 꾸욱 짓누르자, 이연이 하얀 다리를 들어 차주원의 어깨를 밀었다. 어깨를 솜방망이보다 못한 힘으로 미는 작은 발에, 차주원이 천천히 성기를 물렸다. 그러나 허리를 물리는 척하더니 다시 성기를 쾅 처박아버리는 그의 행동에, 이연이 고개를 젖히며 가는 신음을 내뱉었다.

    “흐으…… 아, 아파요…….”

    이연이 입술을 덜덜 떨며 애원했지만, 차주원은 그의 좁은 입 안의 붉은 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떻게 해줄까.”

    “부, 부드럽게요…… 뽀뽀도, 해주고…….”

    이연이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하하. 뽀뽀만 해주면, 다 해도 돼?”

    “……다요?”

    “그냥, 이런저런 거.”

    차주원이 이연의 발기한 젖꼭지를 검지로 빙빙 돌리며 문질렀다. 검지를 내려 작은 배꼽도 살살 간질였다. 성기와 불알을 담은 천 조각은 아직도 정액으로 푹 젖어있었다. 그러나 다시금 발기하여 속옷 끝으로 툭 튀어나온 요도 구멍에 프리컴이 맺힌 걸 보니, 마냥 아프기만 한 건 아닌 듯했다.

    차주원은 이연의 부드러운 살결이 도화지라도 되는 양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면서도, 느릿하게 성기를 박아넣으며 전립선을 자극했다.

    자신의 아래에서 다리를 훤히 벌린 채, 성기를 받는 이원을 바라보는 차주원의 눈빛이 애틋하기 그지없었다.

    새하얀 허벅지보다 색이 분홍빛으로 진한 사타구니, 그 안에 박혀있는 자신의 검붉은 성기가 이질적이었다. 아직까지 어깨에 대고 있는 이연의 발은 제 손과 크기가 비슷할 만큼 작고 부드러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은 부분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서이연은, 이제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 닿아있었다.

    “하으…… 이상해요.”

    느리게 움직이는 성기에 내벽이 쓸리는 감각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연이 허리를 뒤틀며 얼굴을 찡그리자, 차주원은 이연의 무릎 뒤로 손을 넣어 다리를 벌렸다.

    성기를 박아넣은 구멍 사이로 투명한 액이 찔끔 새어 나오고 있었다.

    “뭘 했다고 뒤로 쌌어.”

    “흐으, 안, 쌌어요…….”

    “그래. 안 쌌어.”

    입꼬리를 씨익 올린 차주원이 허리를 점점 강하게 치받기 시작했다. 무릎 아래를 잡고 있는 손의 악력도 거세졌다. 차주원이 성기를 처박을 때마다 이연의 다리가 점점 벌어졌다. 무릎이 가슴에 닿을 듯 몸이 접힌 이연은 시트를 꽉 쥐고 자극을 견뎌내기 바빴다.

    “아아……아응.”

    눈을 꼭 감고 아래를 치받는 성기를 견디는 서이연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와 빈틈없이 닿고 싶은 욕망이 온몸을 휘감았다.

    “서이연. 눈 떠.”

    “아으.”

    “나 봐.”

    “아앙…….”

    차주원이 이연의 볼을 잡았다.

    “네 알파가 누군지 똑바로 보면서 싸야지.”

    “으으…… 저, 전무님…… 너무, 세게, 하지, 마…….”

    퍽-

    차주원의 성기가 내벽 깊은 곳을 짓누르자, 이연의 성기에서 핏 하며 정액이 튀어 올랐다.

    “히익!”

    다리를 오므리려 힘을 주어도 차주원의 단단한 손이 벌리고 있는 탓에, 이연은 넓게 벌어진 허벅지만 파들파들 떨었다. 색이 진한 정액이 차주원의 복근과 사타구니에 튀었다.

    “다 튀었네.”

    “아응…….”

    차주원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이연의 풀린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르가즘에 눈이 뒤집혀 붉은 혀가 입 밖으로 튀어나온 모습이 음란하기 그지없었다.

    “침을 왜 이렇게 흘릴까.”

    이연의 붉은 혀를 꾸욱 누르는 차주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이연의 사정으로 인해 수축한 내벽을 가만히 느끼고 있던 차주원은 곧바로 허리를 숙여 좁은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으응…….”

    “하아…… 이연아.”

    차주원은 서이연의 입 안 구석구석을 혀로 느끼며, 내벽 가장 깊은 곳에 정액을 내보냈다. 좁은 구멍 안에 폭발적으로 들이부어지는 정액에, 이연의 어깨가 덜덜 떨렸다. 아래에서는 배가 부푸는 것만 같은 느낌에 무서운데, 잡아먹을 듯 입 안을 누비고 있는 차주원의 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흐으…… 읍.”

    차주원은 항상 그렇듯 이연의 숨이 부족해질 때까지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호흡이 가빠진 이연의 내벽이 성기를 쥐어짜듯 조이고, 이연의 가는 팔이 자신의 어깨를 힘없이 툭툭 칠 때까지.

    “이연아. 괜찮아?”

    차주원이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이연의 얼굴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물었다. 이연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사람이 자신이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하악…… 흐으, 후우.”

    차주원이 입술을 떼자마자, 이연이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차주원은 이연의 풀린 얼굴을 쓸어주며 크게 오르락거리는 이연의 작은 젖꼭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젖꼭지가 아직도 이렇게 작네.”

    꼿꼿이 서 있는 젖꼭지가 차주원의 검지 아래 뭉개졌다.

    “전, 무님…… 왜, 왜 자꾸 저 괴롭혀요.”

    “하하.”

    “제가, 제가 그렇게 좋으세요?”

    “…….”

    기대를 가득 담은 유순한 눈망울이 차주원을 올려다보았다. 얼마나 자신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이연은 항상 확인받고 싶어 했다. 장난치듯 묻기도 하고, 진지하게 묻기도 했지만, 이연이 하루도 거르지 않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매일 빨아먹는 거죠…….”

    “……하하. 서이연. 이연아.”

    “다, 다 빨렸어…… 저 다 빨렸어요. 수분도 없어요, 이제…… 흐으.”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중얼거리는 하얀 토끼를 내려다보며, 차주원은 이 토끼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고민했다. 서이연의 구멍은 아직도 거대한 성기를 문 채 주름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펴져 있었다. 차주원은 이연의 가는 허리를 잡고,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핏줄이 돋아있는 성기가 내벽을 긁으며 빠져나가자, 이연이 신음을 내뱉으며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성기가 빠지자 옆으로 밀려나 있던 새하얀 끈도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회음부와 구멍을 가렸지만, 벌어진 분홍빛 구멍 사이에서 점성이 높은 액체가 꾸물꾸물 새어 나왔다. 말 그대로, 새하얗고 작은 티팬티는 이미 정액으로 푹 젖어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씨익 웃던 차주원이 얼굴을 가리느라 훤히 드러난 이연의 겨드랑이에 가볍게 입술을 찍었다.

    쪽-

    “아아…….”

    기습공격을 당한 이연이 잽싸게 팔을 내렸다.

    차주원은 침대맡에 등을 대고 앉아 이연을 몸 위로 안아 올렸다. 부드러운 토끼 귀가 또다시 턱을 간질였다.

    “이연아. 내가 널 너무 좋아해서, 힘들어?”

    “……무슨, 그런 말을 하세요.”

    “자꾸 괴롭혀서 힘들다며.”

    “그건, 전무님이랑 섹스하면, 너무 많이 싸서, 그래서 수분이 없다고 그런 거잖아요…….”

    “하하. 그럼 힘든 건 아니네.”

    “힘들기는 한데, 전무님은 좋아요.”

    이연의 작고 통통한 엉덩이를 주무르던 차주원이 토끼 꼬리를 만지작댔다.

    “귀엽죠? 꼬리…….”

    “응. 너한테 잘 어울려.”

    “헤헤…… 전무님, 전무님도 동물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우리 같이 해 봐요.”

    이연이 차주원의 가슴에 대고 있던 볼을 떼고 눈을 맞춰왔다.

    “아니. 난 됐어.”

    “전무님은, 음…… 후보가 세 개 있어요.”

    이연은 차주원의 거절에도 태연히 재잘댔다.

    “뭔데.”

    “뱀, 호랑이, 여우요!”

    “글쎄…… 난 그냥 인간이고 싶은데.”

    “시시해요!”

    자신의 허벅지 위를 차지한 채, 시시하다며 쨍알대는 하얀 토끼를 바라보는 차주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시시해서 미안.”

    “……괜찮아요. 이쁘니까…….”

    순순히 돌아오는 차주원의 사과에, 이연이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중얼거렸다. 그는 차주원의 두툼한 허리를 양손으로 꼭 잡고 눈을 맞췄다. 순한 토끼의 얼굴이 울음기와 부끄러움으로 붉어져 있었다.

    “오늘 점심은 뭐 먹었어.”

    차주원이 이연의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물었다. 드러난 하얗고 볼록한 이마가 귀여웠다.

    “식빵 구워서 크림치즈 발라 먹었어요. 잼도 같이요. 전무님은요? 뭐 드셨어요?”

    “한식. 미팅이 있었거든.”

    “생일인데, 회사 동료들이 케이크나 선물은 안 줬어요?”

    “안 주던데.”

    “아무도요?”

    “아무도.”

    “아…… 괜찮아요. 제가 드릴게요.”

    이연은 차주원이 회사에서 축하를 받지 못해 괜히 제가 더 서러웠다. 차주원이 상처받았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어서 제가 준비한 케이크와 선물을 건네주고 싶었다.

    “선물은 이미 받았는데.”

    차주원이 이연의 토끼 귀를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그래두요…….”

    이연이 차주원의 목덜미에 팔을 감고 볼을 비볐다. 차주원은 이연의 어깨에 입술을 묻었다. 부드러운 살결에서 은은하고 순한 체취가 풍겼다. 차주원은 이연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두 줄의 끈으로 이루어진 하얀 속옷에 가만히 시선을 두었다.

    저 하얀 끈을 옆으로 밀어둔 채 좆질을 한 게 고작 오 분 전인데, 아직도 서이연이 티팬티를 입었다는 사실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분홍빛 회음부를 가로질러 작은 구멍을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가는 끈이 외설적이었다. 미처 구멍 주위의 주름을 가리지 못해 훤히 보이는 붉은색의 주름들도 갈증을 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매끈한 성기와 통통한 불알만 간신히 담은 작은 레이스는 또 어떠한가. 훤히 뚫려있는 레이스 사이로 정액이 새던 모습만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속옷 채 성기를 꽉 쥐어 잡고 요도를 막아 괴롭히고 싶었다.

    푸르르-

    “…….”

    문득 차주원이 어깨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시선을 내렸다.

    부르르-

    서이연이 어깨에 바람을 불어 넣고 있었다. 배방구를 하듯 차주원의 어깨에 입술을 묻고 바람을 불고 있는 이연은 꽤나 열중한 듯 보였다.

    “……이연아.”

    “네?”

    “뭐 해.”

    “아…… 냄새가 좋아서.”

    “…….”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하얀 토끼를 이제는 좀 괴롭혀야겠다. 차주원이 이연의 엉덩이를 손에 꽉 쥐고 말했다.

    “우리, 이제 뒤로 할까?”

    “뒤로요……?”

    “응. 꼬리,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아…….”

    이연이 주섬주섬 차주원의 허벅지에서 내려오자, 그가 이연을 덮치듯 뒤에서 끌어안았다. 하얗고 가는 뒷덜미에 코와 입술을 묻은 그가 이연의 배를 감쌌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배가 양손 아래 뭉개졌다.

    배를 매만지던 손이 곧바로 골반으로 향했다. 툭 튀어나와 있는 작은 골반뼈를 한참 문지르던 차주원이 구멍을 가린 가는 끈을 옆으로 젖히고, 귀두를 구멍에 맞췄다. 물기 어린 구멍 가장자리가 귀두와 맞물리는 감각에, 이연이 어깨를 움찔했다.

    부드럽게 풀려있는 구멍이 수월하게 성기를 받아들였다.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벽을 꽉 채우는 성기에, 이연이 어깨를 움츠렸다.

    “긴장 풀어.”

    차주원이 이연의 어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뒤, 뒤에서, 하면…… 더, 깊어요…….”

    “응.”

    “안 그래도, 큰데…….”

    “그러네.”

    “으응…… 흐으, 처, 천천히…….”

    깊은 곳까지 밀고 들어오는 성기에, 이연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차주원은 이연의 허리와 허벅지를 매만지며 긴장을 풀어주려 했다. 손바닥 아래 만져지는 보들보들한 살결이 기꺼웠다.

    그러나 이연은 아무렇게나 옆구리와 골반, 허벅지 안쪽 사타구니를 문지르는 자극적인 손길에 엉덩이를 움찔움찔 떨었다.

    “아아…… 전무님…….”

    차주원이 허릿짓을 시작하자 너무 깊게 들어오는 성기가 참기 힘든지, 이연이 가냘픈 신음을 냈다.

    “이연아. 이런 건 함부로 입으면 안 되지.”

    “으응, 하아, 우으…….”

    “기절할 때까지 박히고 싶은 게 아니면, 입으면 안 되잖아. 그렇지?”

    “흐으, 끝까지는, 안, 돼…… 너무, 커요…….”

    “넣을 때마다 물이 흐르네.”

    성기를 물릴 때마다 함께 삐져나오는 투명한 액체를 눈에 담은 차주원이 입꼬리를 올렸다. 봐주는 건 이만 해야겠다 생각한 그가 이연의 허리를 양손으로 꽉 잡았다. 양손에 딱 맞게 잡히는 작은 골반뼈가 귀여웠다.

    “흐읏! 으윽! 으으…….”

    “하아…… 힘 빼. 다리 더 벌리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타구니가 맞붙었다. 차주원은 귀두부터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박아버리는 허릿짓을 멈추지 않았다. 구멍 가장자리부터 전립선까지 한 번에 긁어버리는 성기로 인해, 이연이 허리를 떨며 자지러졌다. 이미 상체는 무너진 지 오래였다.

    커다란 손에 단단히 잡혀 허리만 개처럼 쳐든 채, 이연이 힘겹게 성기를 받았다. 이연의 구겨진 몸은 차주원의 커다란 덩치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차주원의 몸 바깥으로 빠져나온 작고 하얀 발만이 시트 위에서 꾸물거리고 있었다.

    “사, 살살요…… 전무님…….”

    이연의 애원에도, 차주원은 허리를 쾅쾅 치받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연의 사슴 같은 뒷덜미에, 하얗고 매끄러운 살결에, 선이 고운 허리에, 흔들리는 엉덩이 위의 하얀 솜뭉치에 시선을 두고 있자니 이성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이연의 내벽이 점점 수축했다. 또다시 정액을 내보내려는, 예쁘기만 하지 인내심이라고는 없는 성기를 차주원이 단단히 잡아 쥐었다.

    “아윽! 자, 잡지 마세요…….”

    “이연아. 이제 그만 쌀까.”

    “흐으…… 어, 어떻게 조, 절해요 그걸…… 흐윽.”

    “수분 다 빠졌다며.”

    “아, 앞으로 쌀래요…… 뒤, 뒤로 싸기 싫어요…… 전무님, 제발요.”

    “왜. 뒤로 잘 싸면서.”

    “흐으, 너무, 너무 힘들어요, 뒤로, 뒤로만 싸는 거는…….”

    차주원이 다시 귀두를 구멍에 걸쳤다 뿌리까지 한 번에 박아넣었다. 퍼억 소리와 함께 이연의 몸이 앞으로 밀렸지만, 요도 구멍을 막은 손은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아윽! 아아…….”

    차주원이 이연의 덜덜 떨리는 허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이제 몇 번만 더 박아주면 참지 못하고 뒤로 쌀 것이다. 전립선 근처를 꾸욱 짓누르는 차주원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넌, 네가 뒤로만 쌀 때…….”

    “아으…….”

    “내는 신음 소리가 어떤지 모르지?”

    “흐윽.”

    “난 너무 잘 알아서…….”

    “아앙…….”

    “앞으로만 싸게 하기가 싫네.”

    “으으, 아, 안 돼요…….”

    차주원의 성기가 전립선을 강하게 치받았다. 이미 두 번이나 사정해 예민해진 내벽이 바르르 떨리며 성기를 쥐어짰다. 하지만 차주원이 막은 채 놓아주지 않은 성기는 정액을 내보내지 못했다.

    “아흐, 흐윽, 으응…… 아앙, 아으…….”

    차주원이 이연의 척추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오늘도 듣기 좋네.”

    이연이 뒤로 물을 뚝뚝 흘리면서 내지르는 신음을 들으며, 차주원이 이연의 등에 코를 박고 살 내음을 음미했다. 빡빡할 정도로 성기를 조이는 내벽에, 허릿짓을 할 수가 없었다. 이연의 엉덩이와 허벅지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흐으…… 아파, 아파요…….”

    차주원이 드라이로 가버린 어린 연인의 하얀 등에 입을 맞추며 그를 달랬다.

    “아플 정도로 좋아?”

    “흐윽, 네, 이거, 너무, 힘들어요…….”

    차주원이 이연의 얼굴을 보기 위해 그의 양팔을 뒤에서 잡아당겼다. 허리가 들리며 더욱 깊어지는 삽입에, 이미 발기가 풀린 이연의 성기가 덜덜 떨렸다.

    “야하네…….”

    차주원이 이연의 허리에 양팔을 감은 채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눈물로 푹 젖은 기다란 속눈썹과 발개진 눈가, 시트에 쓸려 붉게 물든 볼,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입가가 야했다.

    “이, 이제, 못…… 해요.”

    “하하.”

    차주원이 작게 웃으며 입을 맞췄다. 입 안 구석구석을 핥고 약한 부분인 입천장을 쓸어주자, 이연이 힘없이 팔을 들어 허리에 감긴 차주원의 팔을 떼어내려 했다.

    팔을 간질이는 것만도 못한 약한 손길에, 차주원의 입매가 진해졌다. 그는 입술을 떼고, 이연의 양팔을 단단히 잡았다.

    “아, 안 돼요! 전무님! 이거, 싫어…….”

    그가 삽입할 자세를 잡자, 이연이 어깨와 허리를 흔들며 몸부림을 쳤다. 차주원은 이연의 엉덩이에서 흔들리는 뭉툭한 꼬리와 그가 고개를 저을 때마다 달랑이는 토끼 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가는 팔을 잡고 있는 그의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아랫배에 딱 붙어있는 이연의 통통한 엉덩이가 함께 흔들리며 성기를 자극했다.

    “힘 빼.”

    “흐으…… 아윽!”

    “하…… 씹.”

    허릿짓을 시작한 차주원의 고개가 천장을 향했다. 성감으로 가득 찬 뜨거운 숨이 욕지거리와 함께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뒤에서 보는 서이연의 허리가 참을 수 없이 외설적이었다. 더는 빨리 박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릿짓을 하고 있음에도 갈증이 일었다. 사타구니에 부딪혀 뭉개지는 이연의 뽀얀 엉덩이를 빨갛게 물들이고 싶은 욕망이 단전부터 치고 올라왔다.

    “아읏! 으응…….”

    “크윽.”

    결국 차주원이 이연의 내벽 깊은 곳에 사정액을 내보냈다. 사정을 하면서도 더욱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성기에, 이연이 몸을 움찔움찔 떨며 내벽을 조였다. 그러나 하얀 정액이 구멍 사이로 질금질금 새어 나오기 시작했을 때쯤, 이연의 가벼운 몸이 추욱 늘어졌다.

    “하아…….”

    이연의 어깨에 코를 묻고 살결을 빨아들이던 차주원은 이연이 정신을 잃은 것을 깨닫고 천천히 성기를 물렸다.

    쯔읍 소리와 함께 사타구니 사이로 흰 실이 늘어졌다. 이연을 침대 위로 눕히는 차주원의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순한 땀 냄새가 났다. 차주원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 중 하나였다. 이연의 앞머리를 넘겨 하얀 이마를 드러내자 훨씬 어려진 얼굴이 토끼 귀와 무서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하하. 귀엽네…….”

    이연의 통통하고 부드러운 볼을 한참 동안 만지작거리던 차주원이 이연을 안아 들었다. 침대맡에 기댄 채 이연을 몸 위로 올린 차주원이 그의 작은 손을 들어 손가락을 관찰했다. 어떻게 손끝까지 분홍빛인지. 이제는 이연의 몸이 신기할 정도였다. 온몸 구석구석 분홍빛이 돌지 않는 곳이 없어 가만히 놔둘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분홍빛은 입술색이었다. 온갖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잘도 쏟아내는, 그럼에도 믿는 척 미소 지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도톰한 서이연의 입술. 차주원은 이연의 입술에 닿고 싶다는 욕망을 참지 않았다.

    아랫입술부터 빨아들여 입을 벌린 후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그의 손은 이미 이연의 목덜미와 허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좁은 입 안을 꼼꼼히 핥다 보니 자연스레 자세가 전복됐다. 이연을 침대에 바로 눕힌 차주원이 팔로 자세를 지탱한 채 입맞춤을 계속했다.

    “하아…….”

    차주원이 침대 위에 얌전히 누워있는 하얀 토끼를 바라보았다. 무방비한 그를 보자, 다시금 성기가 고개를 쳐들었다. 차주원은 정액과 애액으로 푹 젖어있는 이연의 하얀 레이스 티팬티를 옆으로 젖혀 성기와 불알이 드러나게 했다.

    다리를 하나로 모아 어깨 위에 올리자, 성기에 문질러지는 이연의 부드러운 허벅지 감각이 아찔했다. 통통한 허벅지 사이로 성기를 밀어 넣은 차주원이 회음선과 불알 사이로 느릿하게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어깨 위의 가는 발목을 깨물자, 작은 새끼발가락이 움찔했다. 차주원은 이연의 허벅지 안쪽 살갗이 쓸려 발갛게 변할 때까지 성기를 문질렀다. 사정감이 느껴지자, 그는 이연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하얀 레이스 속옷 위로 정액을 싸질렀다.

    속옷이 옆으로 젖혀진 채, 성기와 불알을 훤히 드러내고 있던 이연의 사타구니 위를 엄청난 양의 정액이 더럽혔다. 아직 이연의 구멍에서도 정액이 새어 나오고 있었기에, 하체에 정액을 끼얹은 듯한 모양새가 되어버린 모습이 음란하기 그지없었다.

    “생일 선물 고마워, 이연아.”

    정액이 흘러내리는 회음부를 문지르던 차주원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태껏 받은 선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네.”

    이연의 발목에 살짝 입을 맞춘 차주원이 하얀 토끼를 안아 들고 욕실로 향했다.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파우더룸의 바 위에 이연을 앉힌 차주원이 토끼 귀와 티팬티를 아쉬운 손길로 벗겨냈다.

    아무래도 정액을 빼 줘야 할 것 같은데…… 이연을 안고 물이 찬 욕조로 들어간 차주원이 그를 욕조 가장자리에 뒤집어 눕혔다. 작고 통통한 엉덩이를 벌려 드러난 구멍 안으로 손가락 두 개를 집어넣고 꼼꼼히 정액을 빼냈다.

    원래 우성 알파는 사정량이 많은 데다, 이연도 물이 많은 탓에 내벽 안이 점성 높은 액체로 가득 차 있었다. 도톰한 내벽 안을 휘젓자, 이연이 정신을 잃은 와중에도 허리를 움찔댔다.

    정액을 최대한 빼고 물로 헹궈주자, 발갛게 물든 살결이 드러났다.

    “……왜 여기도 이렇게 예뻐.”

    꽉 다물려 있는 구멍과 도톰한 회음부를 바라보던 차주원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술을 댔다. 오밀조밀한 주름이 차주원의 입술 아래 뭉개졌다. 끊임없는 마찰로 인해 붉게 물든 회음선도 혀 밑에서 이리저리 문질러졌다.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살결을 빨아들이는 그로 인해, 이미 발개진 살결이 더욱 붉어졌다. 탱탱한 불알 밑으로 추욱 처져 있는 성기를 잡은 차주원이 한 손으로 성기를 자극했다. 얌전히 모여 있는 다리를 보자 벌리고 싶어져, 허벅지를 벌리기도 했다. 더 수월하게 구멍 깊숙이 입술을 묻을 수 있게 되자, 이연의 허벅지가 떨렸다.

    “…….”

    한참 동안 구멍과 회음부를 혀로 애무하던 차주원이 마침내 입술을 뗀 건, 이연의 엉덩이에 닭살이 돋아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그는 이연의 사타구니에서 고개를 떼고, 하얀 몸을 따뜻한 물속으로 집어넣어 녹였다.

    “추웠나 보네.”

    이연의 동그란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차주원이 속삭였다. 가슴팍에 가만히 안겨있는 작은 토끼의 무게가 기꺼웠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서이연이 레이스 티팬티를 입고, 솜뭉치를 직접 달고, 토끼 귀까지 준비한 게 신기했다.

    이연에게 엉뚱한 면이 있는 줄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이라면…….

    “좀 힘들 수도 있겠는데.”

    이연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쓰다듬는 차주원이 깊은 생각에 빠진 듯 손을 반복적으로 움직였다.

    “이연이 네가.”

    이연의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춘 차주원이 욕조에 등을 기댔다. 천장으로 흩어지는 숨이 편안했다. 커다란 욕실을 채운 증기 사이로 여전히 토끼 귀가 아른거리는 듯했다. 가만히 눈을 감은 차주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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