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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샤워 (136)화 (136/139)

6화

꽉 붙어 있던 내벽이 좁은 틈을 비집고 꾸역꾸역 들어온 살덩어리를 꿈틀거리며 조여 댔다. 타인의 일부가 배 안을 파고드는 감각은 여전히 생소하기만 했다.

“후으…….”

가슴에서 입술을 떼어 낸 우연재가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 만만찮게 힘든 눈치였다. 문서윤은 헐떡이며 우연재를 불렀다.

“연, 재야, 흣…….”

우연재가 상태를 가늠하듯 눈을 가느스름하게 접으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 넘겼다. 그 사이로 힘줄이 불거진 손등이 보였다.

“키스, 하고, 싶, 으응!”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은 그가 곧장 허리를 숙여 입술을 붙여 왔다. 축축한 살덩어리 두 개가 뒤섞이자 질퍽하고 미끈거리는 듯한 울림이 귓가로 스며들었다. 몸이 바투 붙으며 삽입이 깊어졌다.

“흣…….”

문서윤은 키스에 집중하기 위해 애쓰며 아래에서 올라오는 뭉근한 통증을 견뎌 냈다.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키스와 은은하게 깔린 우연재의 체향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입 안으로 들어온 살덩어리가 뺨 안쪽의 점막을 핥는 틈을 타 꼬물꼬물 혀를 움직였다. 서툴게 우연재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이자 몸을 붙여 오는 힘이 사나워졌다.

“으읏, 응…….”

동시에 배가 꿈틀거리며 허리가 움찔움찔 튀어 올랐다. 기어코 손가락이 넓혀 둔 곳까지 들어왔는지 딱딱한 성기가 느끼는 지점을 스친 것만 같았다. 마찬가지로 몸이 열리기 시작한 걸 눈치챘다는 듯 우연재가 허리를 약간 뒤로 물렸다가 퍽 소리가 나도록 치댔다.

“아흐, 으!”

배 속 어딘가에 고여 있던 오싹함이 순식간에 전신으로 번져 나갔다. 가뜩이나 키스로 숨이 모자란 상태에서 성기까지 깊숙이 파고들자 절로 호흡이 가빠졌다. 문서윤은 간신히 손을 말아 쥔 뒤 우연재의 어깨를 쳤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닿는 느낌만 났을 텐데도 우연재는 천천히 물러났다. 입술과 입술이 떨어지며 촉, 귀여운 소리가 났다.

“하아……. 아까 손가락은, 잘만 닿더니, 읏, 좆은 이제야 받아먹네…….”

“네가 너무, 흐읏, 으으…… 크니까 잘, 안 들어오는……. 아!”

뭐에 반응했는지 우연재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허리를 붙잡았다. 무언가를 직감하기도 전에 즈으읏 빠져나간 성기가 순식간에 내벽을 짓이기며 안쪽을 쑤셔 댔다.

“아흣, 으, 읏!”

엉덩이가 우연재의 허벅지에 받쳐지다시피 한 상태였다. 발끝이 곱아들며 전신이 덜덜 떨렸다. 내벽을 적시는 쿠퍼액 때문인지 아니면 몸이 풀려 가고 있어서인지 좆이 내장 끝까지 틀어박힌 기분이었다.

“하으, 으, 너무 깊은, 것, 같…….”

원래 여기까지 들어왔나? 문서윤은 제 눈꼬리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 채 배를 더듬었다. 배꼽 위쪽으로 무언가가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문서윤. 일부러 이래?”

헛숨을 내뱉은 우연재가 허리를 쥔 손에 재차 힘을 실으며 물었다. 빠르게 빠져나간 성기가 또다시 퍽 소리를 내며 안쪽을 짓이겼다.

“아, 아니, 아!”

문서윤은 바들바들 떨었다. 우연재와의 섹스는 매번 느꼈지만,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온몸이 달달 떨렸다. 삽입이 수월하지 않았던 것치고는 저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이었다.

왜 이렇게 좋지. 정신없이 처박히는 와중에도 너무 좋아서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냥, 전부 좋았다.

문서윤은 키스를 조르듯 우연재를 끌어당겼다. 순순히 상체를 굽힌 그가 입술 안쪽을 파고들었다. 그제야 섹스 도중 키스를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몸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짝사랑을 숨기려 애쓰는 게 아닌,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 후의 섹스라서. 그리고 우연재가 제게 감정적 확신을 준 상황에서의 섹스라서.

“하아, 문서윤.”

우연재는 통통하게 부어오른 입술을 꾸욱 누르며 고개를 살짝 떼어 냈다. 혼탁하게 흐려진 갈색 눈동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미칠 것 같은 충족감이 순식간에 전신을 지배했다. 그는 전처럼 문서윤의 혀를 만지작거리는 대신 고개를 내려 야릇한 살덩어리를 직접 빨아들였다.

불쾌하다고 여긴 행위가 정신이 나갈 듯이 좋았다. 우연재는 한 손으로는 몸을 지탱하고 한 손으로는 문서윤의 뺨을 쥔 채 집요하게 허리 짓을 반복했다. 바르작거리는 몸과 간헐적으로 튀어나오는 신음이 그의 커다란 덩치와 집요하게 파고드는 혀에 가려졌다.

“하으, 읏, 흐읏…….”

“하아…….”

우연재는 문서윤의 입술에 묻은 제 타액을 닦아 내며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 그러곤 허벅지 뒤를 손바닥으로 감싸 하얀 몸을 고정한 뒤 난폭한 소리가 나도록 성기를 처박았다.

퍼억!

“아! 아흐, 으, 읏! 아아!”

“씨발…….”

문서윤과의 섹스는 늘 재미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극도로 흥분한 건 처음이었다. 완전히 열린 몸이 푸욱 푹 소리를 내며 틀어박히는 좆을 잘도 받아먹었다. 우연재는 금방이라도 사정할 듯 붉게 변한 문서윤의 성기를 손에 쥐고는 속도를 높였다. 허리 짓이 난폭해질수록 성기를 흔드는 손길 역시 빨라졌다.

“아흐, 으, 만지지, 마아!”

“왜애.”

잔뜩 흔들리는 문서윤의 목소리와 달리 우연재의 대답은 나긋하게만 들렸다.

“후으, 싸야 될 거 아냐…….”

문서윤이 뒤로만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눈앞에서 흔들리는 좆을 만지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 그는 곧게 뻗은 성기에서 손을 놓지 않은 채 시선만 내리깔았다. 그와 함께 흉흉하게 생긴 좆을 받아먹고 있는 구멍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계까지 벌어진 피부는 발갛게 물든 채였다.

콘돔을 씌우지 않은 덕분에 핏줄이 곤두선 성기가 안으로 들어갔다 빠져나오는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번들거리며 빠져나온 성기가 쫀득하게 달라붙는 안쪽을 거침없이 쑤실 때마다 손에 잡힌 문서윤의 성기가 꺼떡거렸다.

“하.”

우연재는 짧게 헛숨을 내뱉었다. 알아서는 안 될 감각을 알아 버린 것처럼 머리가 빙빙 돌았다. 연신 허벅지에 부딪혀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엉덩이 사이를 제 좆이 파고들고 있었다. 관찰하듯 도착적인 눈길로 주시하고 있자니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감상이 들었다.

참지 못하고 팽팽하게 늘어난 구멍 주변을 만지작거리자 문서윤이 파들파들 몸을 떨었다.

“하읏, 으……. 우, 우연재, 흐윽, 소, 손가락 넣지, 읏, 아, 아아!”

아무래도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오해한 모양이었다. 우연재는 설핏 눈썹을 찌푸렸다.

“좆도 겨우 받아먹는데, 후으, 손가락을, 어떻게, 넣어.”

“흐읏, 흣, 흐으……. 왜, 만지는, 아…….”

“만지고 싶으니까.”

우연재는 뻔뻔한 대답을 돌려주며 재차 허리 짓을 반복했다.

문서윤이 희게 웃으며 냄새 운운한 순간부터 줄곧 이러고 싶었다. 찰나에 머릿속을 잠식한 시커먼 생각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도 몸을 섞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흐윽, 으, 천천, 히, 아, 아아! 연재야아…….”

“하아……. 알았어.”

우연재는 가까스로 속도를 줄였다. 벌벌 떨고 있는 문서윤이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흉흉하게 발기한 좆이 들어갔다 빠져나올 때마다 얇은 허리가 가엾게 떨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가 늘 문서윤에게 느끼곤 하던 감정을 조금 더 빨리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문서윤.”

“하으, 으…….”

문서윤이 신음하면서도 눈을 맞춰 왔다. 우연재는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성의 없이 흐트러뜨린 뒤 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아!”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좆이 더 깊숙이 틀어박혔다. 고작 쿠퍼액에 젖은 것뿐인데도 질척거리는 마찰음이 제법 매서웠다.

“나랑 이 짓 하는 거, 언제부터 상상했어?”

“왜애…….”

“그냥, 궁금해서.”

열여섯부터 좋아한 건 알고 있었다. 정확한 시점은 몰라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가 아닐까 싶었다. 그때는 성적으로 의식한 적이 없다고 했으니, 저와 섹스하는 상상을 했다면 그 이후일 테다.

“고, 고등학생 때……. 아!”

“하아, 내가, 빨리 눈치 깠어야, 하는데, 그치.”

우연재는 제 감정의 정확한 시작점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때 배웠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몰려왔다.

“그럼, 그때부터, 후으, 너랑 이 짓 했을 거 아냐…….”

그랬다면 조금 더 빨리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새삼스레 지난 7년이 아까워졌다.

“아흑, 읏, 무슨, 소리……. 아!”

단순히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문서윤과 사귀기 전까지만 해도 우연재는 섹스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번식 욕구에서 기인한, 으레 짐승들이라면 끌리는 행위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번식 욕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에게 섹스는 문서윤을 갖는 행위였다. 그러니 이런 상태에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오롯하게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극단적으로 치닫곤 하는 충동보다는 확실히 섹스가 나았다. 성욕에 헐떡이는 문서윤 표정을 보는 것도 좋았고.

“하아, 다음에 교복 입어 줄까?”

우연재는 문서윤의 눈물을 핥아 먹으며 물었다. 그러잖아도 옴찔거리던 내벽이 좆을 꽉 물어 댔다. 씨발, 우연재는 욕을 삼키며 뒤로 물린 좆을 쾅 처박았다.

“아아아! 하으, 으으…….”

문서윤의 성기가 꺼떡이며 정액을 토해 냈다. 그 모습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지켜보던 우연재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보란 듯이 눈꼬리를 접어 웃었다. 우리 서윤이가 꼴리나 보네.

“다음에, 읏, 입어 줄게. 문서윤이 나 때문에, 후으, 꼴려 하는 거 존나 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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