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햇빛 샤워 (135)화 (135/139)

5화

“하지 말라니까!”

노골적으로 구멍을 핥아 대는 혀에 문서윤은 우연재를 밀어내기 위해 손을 뻗었다. 수치심에 왈칵 눈물이 고였다.

“왜애.”

우연재가 구멍에 혀를 댄 채로 입술을 늘렸다. 그 사이로 빠져나온 목소리는 제법 명료한 발음을 자랑했다.

“더럽잖아, 미쳤, 흐읏, 으……!”

문서윤은 기겁하듯 울먹거렸다. 그러나 아무리 밀어내도 우연재는 미동조차 없었다. 도리어 춥, 츄웁 사탕을 빨아 먹는 듯한 소리를 내며 구멍을 핥을 뿐이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뇌는 우연재가 무슨 행위를 하고 있는지 진작 이해를 마쳤으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 와중에도 아래를 빨아들이는 감각에 미칠 것만 같았다.

“흑, 으읏, 하지…… 말라니, 까!”

손끝에 힘을 실어 머리를 밀어내자 우연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뒤이어 기다란 손가락이 타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구멍을 덧그렸다.

“안 무른다며?”

우연재가 한쪽 눈썹을 끌어 올리며 물었다. 입술이 얄궂게 비틀렸다.

“아니, 읏, 거길 왜 핥는데……. 하아, 더럽잖아.”

구멍은 물론, 목, 뺨, 하다못해 귀까지 열이 달아오른 게 느껴졌다. 문서윤은 손등으로 뺨을 가리며 우연재를 노려보듯 눈꼬리를 세웠다. 기분 탓인지 아래쪽이 벌름거리는 느낌이었다.

“넌 나한테 더러운 거 하나도 없는데. 그리고 젤 없잖아. 그냥 처박아서 피 봐, 그럼? 난 안 내키는데.”

“그게 아니라…… 읏, 로션 같은 거 있을 거 아냐.”

첫 섹스가 떠올라 말하자 우연재가 눈매를 찌푸렸다.

“오피스텔에 사는데 그게 왜 여기 있어.”

아무리 나가 살아도 본가에 화장품은 다 두지 않나? 문서윤은 순간적으로 우연재의 개소리에 휩쓸려 눈만 깜박였다. 차라리 참았다가 오피스텔 가서 하자고 할까. 몸이 흥분에 떠는 것과는 별개로 아래가 핥아지는 감각은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문서윤은 힐긋 시선을 내려 우연재의 허벅지를 살폈다. 차마 그만하자고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연재가 타액에 젖은 구멍을 연신 만지작거리는 것 역시 그만둘 생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네가 적응해.”

“뭐?”

“앞으로도 자주 빨아 줄 테니까.”

말을 채 이해하기도 전에 우연재가 또다시 엉덩이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몸을 지탱하듯 엉덩이를 쥐고 있던 손이 양옆으로 벌어지자 구멍 주변에 닿아 있던 엄지 역시 덩달아 움직이며 그에 눌린 피부를 팽팽하게 당겼다. 문서윤이 가장 먼저 인식한 건 말랑말랑한 입술이 그 위로 뭉개지는 감각이었다.

“하지 말라니, 읏!”

우연재가 부러 입술을 으깨듯 달싹였다. 입술 안쪽의 여린 점막이 구멍 주변을 감싸더니 이내 축축한 혀가 그 위를 덧그렸다. 여린 피부가 타액으로 젖어 들자 간질거리는 느낌과 함께 저절로 배에 힘이 실렸다.

“하으, 으…….”

버둥거리는 몸부림에 자세가 무너질 법도 한데 엉덩이를 쥔 악력이 강해서인지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흐윽, 우연재, 그만…… 아!”

또다시 밀어내려는 순간이었다. 뾰족하게 세운 혀가 구멍을 파고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위에 문서윤은 입을 벌렸다.

“흣!”

손가락이나 성기처럼 딱딱하지 않은, 부드럽고 질척이는 살덩어리가 안쪽을 파고들자 생경한 느낌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들어오는 게 좆이었어도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런데 안을 쑤셔 대는 건 하물며 성기도 아닌, 여태 받아들여 보지 않은 무언가였다. 가뜩이나 낯선 느낌이 안쪽까지 벌리기 시작하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으읏, 흣, 아…….”

유연하게 움직이는 혀가 꽉 다물린 내벽을 밀며 들어찼다. 타액 때문인지 아니면 매끄러운 움직임 때문인지 나름대로 수월한 삽입이었다. 부드러운 안쪽이 간신히 벌어지며 말랑말랑한 혀를 느릿하게 받아들였다.

마침내 입술이 구멍 주변에서 뭉개졌다.

“하으읏, 흐으…….”

우연재는 문서윤이 질색하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입술을 움직여 게걸스럽게 빨아들이는 소리를 만들어 냈다. 손가락이 아닌 혀를 조여 대는 내벽의 꿈틀거림이 퍽 흥미로웠다. 머리를 밀어내는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혀를 더 깊이 쑤시자 자연스레 코끝이 회음부를 문질렀다. 쫀득한 내벽과 달리 보들보들했다.

“아, 이거 싫, 흣…….”

안 싫어하는 것 같은데. 우연재는 힐긋 시선만 끌어 올렸다. 주인을 닮아 반듯하고 단정하게 생긴 성기가 꼿꼿하게 서 있었다.

“아흐으, 흐……. 여, 연재야. 그냥, 읏, 그냥 넣으면 안 돼?”

문서윤은 이제 숫제 애원하는 어조였다. 이렇게 울면 더 놀리고 싶어지는데 왜 아직도 모르지. 우연재는 부러 혀끝에 힘을 실어 오물오물 달라붙어 오는 내벽을 느긋하게 문질렀다.

“아, 느낌, 이상……. 흐윽, 아으읏!”

문서윤이 몸부림을 치자 혀를 감싼 안쪽이 자연스레 조여들며 입술 밖으로 빼꼼 튀어 나간 살덩어리를 짓눌렀다. 좆을 처넣은 것도 아닌데 이 순간이 미치도록 만족스러웠다.

우연재는 스스로의 결벽적인 성격을 잘 알았다. 문서윤에게만큼은 예외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멍을 핥고 입술로 그 주변을 빨아들이고 혀를 안쪽으로 쑤셔 넣는 행위 역시 거리낄 게 없었다. 오히려 손가락이나 자지뿐만이 아니라 제 입 안에 붙어 있는 혀로까지 문서윤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기꺼울 따름이었다.

뜨겁고 좁은 내벽을 거리낌 없이 휘저은 그는 천천히 입술을 떼어 냈다. 흘러나온 타액이 길게 늘어지며 번들거리는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빨아들인 보람이 있는지 평소보다 색이 발그스름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젖었을 것 같은데. 완전히 틀린 예상은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뻐끔거리는 구멍이 쪽쪽거리며 손가락을 받아먹었다. 깨끗하게 씻고 와 다행이었다. 더러운 손으로 문서윤을 쑤실 수는 없으니까.

“하으, 흐윽……. 읏, 너 진짜 미, 쳤어?”

“왜. 난 문서윤 빠니까 기분 좋은데.”

손가락을 하나 더 집어넣으며 아래 깔린 몸을 살피자 붉게 달아오른 뺨과 발갛게 물든 눈가가 보였다. 그와 함께 호흡을 따라 바들거리는 뱃가죽이 눈에 띄었다. 지체 없이 손목을 돌려 문서윤이 느끼는 지점을 손가락 끄트머리로 문지르자 얇은 뱃가죽이 아래로 움푹 꺼졌다.

“흐윽! 아흣, 으, 으응.”

“하……. 씨발.”

마음이 급했으나 급하다고 마음대로 처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우연재는 초조함을 삼키기 위해 혀끝을 짓씹으며 손가락을 하나 더 집어넣었다. 고작 타액으로 적신 게 전부라 촉촉한 점막이 손가락을 깨무는 것과는 별개로 안쪽은 여전히 뻑뻑했다.

중지로 도톰하게 튀어나온 곳을 문지르며 나머지 손가락을 양쪽으로 벌리자 지나치게 좁은 내벽이 간신히 벌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흐읏, 읏, 연재야아…….”

문서윤이 칭얼거리듯 앓는 소리를 냈다.

“왜.”

우연재는 턱에 힘을 실으며 답했다. 안쪽을 쑤시는 손등 위로 핏줄이 시퍼렇게 곤두섰다.

“넣어, 빨, 리……. 아, 손으로 가는 거 싫, 흐으…….”

이런 말은 어디서 배워 왔지.

이쪽도 한계이기는 했다. 우연재는 곧장 트레이닝복 바지를 끌어 내렸다. 제 침대에서 일어난 문서윤이 키득거리듯 웃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팽팽하게 발기한 성기가 묵직하게 튀어나왔다. 바지를 마저 벗을 여유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쿠퍼액이 질질 흐르는 좆을 벌름거리는 구멍에 가져다 댄 그는 꺼떡이는 성기를 곧바로 욱여넣는 대신 뺨을 찌푸리며 움직임을 멈췄다.

“하, 콘돔.”

문서윤과 첫 섹스 후 이것저것 찾아본 기억이 떠올랐다. 성병 문제야 없을 테지만, 콘돔 없는 삽입은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읏, 해애.”

피가 쏠린 귀두를 구멍 위로 치대고 있기만 하는데 문서윤이 헐떡이며 목소리를 냈다. 잘못 들었나 싶어 우연재는 눈동자만 굴렸다. 눈이 마주치자 문서윤이 그새 부어오른 입술로 신음했다.

“어차피, 흣, 안에 젖어야, 흐윽, 할, 때 더 좋을 것 같…….”

“씹…….”

거부하면 또 모를까, 생좆으로 하라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우연재는 욕설을 뇌까리며 곧장 성기를 쑤셔 넣었다. 역시나 손가락 세 개로는 부족했는지 구멍이 힘겹게 벌어지며 귀두를 삼키기 시작했다.

“하으, 읏, 아…….”

문서윤은 가까스로 신음을 억눌렀다. 아래쪽이 벌어지는 느낌이 생생했다. 너무 오랜만인 데다 윤활제가 없어서인지 빠듯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뜨거웠다.

콘돔 없이 하면 이렇구나. 커다랗고 딱딱한 살덩어리가 비좁은 구멍을 강제로 헤집는 도중에도 그런 감상이 들었다. 힘들어도 이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위험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아, 덜 열렸는데……. 힘 좀 빼 봐.”

“빼고 있, 흑……. 아!”

간신히 숨을 고르고 있는데 우연재가 고개를 내렸다. 이어 날카로운 이가 젖꼭지를 깨무는가 싶더니 타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혀가 꼿꼿하게 선 살덩어리를 빨아들였다. 그 감각에 파들파들 몸을 떤 순간 성기가 푸욱, 조금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흣, 으으…….”

문서윤은 반사적으로 우연재를 밀어내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통증도 통증이지만, 가슴에서 느껴지는 쾌락은 도무지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버둥거린 보람이 있는지 허우적거리는 손가락에 머리카락이 걸렸다. 그대로 쥐어 힘을 싣자 고개가 살짝 젖혀지며 새까만 눈동자와 시선이 뒤엉켰다.

흠뻑 웃은 우연재가 보란 듯이 입술을 벌렸다. 손에 더 힘을 실어 그를 완전히 떼어 놓기도 전에 붉게 물든 입술 사이에서 튀어나온 혀가 돌기를 건드렸다.

“하으, 읏, 하지 말라니…… 아!”

그사이 커다란 좆이 꾸욱 하고 틀어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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