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퐁달치즈빵 호랑이님의 아기 복숭아 (81)화 (81/130)

#81

“……어. 그건 아닌, 저는 모르니까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긴 한데……. 해 봐도 돼요?”

연달아 두 번이나 도달한 쾌감에 조정현은 생각나는 대로 입에 담았다. 말을 하고 나서야 제가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 당황했다. 지승혁이 질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하게 힘을 빼고 있던 몸을 떼고 고개를 도리질하며 “그게 아니고요.” 하고 빠르게 말했다. 하지만 지승혁은 말없이 가만히 그런 그를 응시했다.

그는 조정현에게 ‘뭘’ 해 보겠다는 거냐고 되묻지 않고 그저 눈을 조금 가늘게 떴다.

조정현의 몸을 벌리고 들어가는 좆이 조금 더 빨라졌다.

“하고 싶어요?”

“네? 아니, 아뇨. 그게 아니라, 죄송해요. 말이 잘못 나왔어요.”

“뭘 죄송까지 해요. 그럴 수도 있지.”

지승혁이 웃었다. 조정현은 이마로 타고 흘러내린 물방울 때문에 눈을 한 번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지승혁이 그런 조정현의 눈꺼풀을 엄지로 살짝 닦아 주었다.

“하고 싶으면 해도 좋아요.”

“네? 누구랑, ……흐앗! 아, 흡. ……아!”

조정현은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듯 신음했다.

지승혁이 빠르고 강하게 조정현의 내부를 들쑤셔 댔다. 격렬한 행위에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제일 안쪽 깊은 곳에 있는 조정현의 극점을 용서 없이 짓쳐 올리던 지승혁이 입꼬리를 올린 채로 물었다.

“누구랑? 나랑 해야지. 누구, 다른 사람이랑 하려고, 그랬어요?”

“아니, 그, 흐으, 그게 아니, 아으, 흐, 아, 으흑!”

“그건 안 되겠, 는데. 포기해요.”

“안 할, 안 할게요. 실, 실수했, 아, 형아랑, 형아랑만, 으, 흐으, 앗! 아으……!”

감당하기 힘든 쾌감에 조정현은 버티기 힘든 듯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댔다. 앞과 뒤에서 동시에 가해지는 자극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머리 한편으로 말실수를 한 걸 집어내는 지승혁의 행동이 당황스럽고 퍽 억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그 부분을 지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면 외려 조정현 쪽이 찜찜하게 여겼을 거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승혁의 행동이, 숨김없이 보여 주는 질투가 만족스러웠다. 서로가 서로의 것이라는 자격을 정당하게 부여해 준 것 같았다.

그 만족감은 조정현을 더욱더 흥분시켰다. 첨벙거리며 튀기는 물방울이 쾌감처럼 온몸을 적셨다.

“흐으, 읏! 으, 으음! 아! 흐으!”

오르가슴은 급하고 거칠게 찾아왔다. 머릿속에서 흡사 폭죽이 터지는 것 같았기에 조정현은 지승혁을 끌어안고 전신을 경직했다. 몸 안쪽 구석구석 쾌감이 휩쓸었다.

지승혁은 조정현이 절정에 달했음에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지승혁의 것을 받아들이던 내벽이 꿈틀거리며 잔경련을 일으켰다.

“으, 흐으으, 아으……. 아, 하아, 흐, 흐으.”

한계를 벗어난 그 자극에 결국 조정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들기 시작했고, 때맞춰 지승혁이 허리를 멈췄다.

“아, 아니라고, 아니라고 했는데. ……으응.”

억울한 듯 중얼거리던 조정현은 입을 맞춰 오는 지승혁의 키스를 가만히 받았다. 부드럽고 말랑한 혀가 마주 비벼 오는 감각이 오싹할 정도로 좋았다. 서러운 감정이 곧 따뜻한 물에 녹아들 듯 없어졌다. 지승혁이 마지막으로 입술을 빨듯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나랑 하고 나서 기운이 남으면 해 봐요.”

시원스러운 허락이었는데 왠지 모를 불길함이 엄습했다. 특히나 ‘하고 나서 기운이 남으면’이라는 가정이 말이다.

조정현이 뭐라고 말을 할 새도 없이 지승혁은 삽입을 한 상태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촤아악, 하고 물소리가 크게 났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위기감을 느낀 조정현은 본능적으로 지승혁을 꽉 끌어안았다. 젖은 피부 감촉을 느낄 새도 없었다. 따뜻한 물에서 나와 갑작스럽게 찬 공기를 접하자 피부에 닭살이 돋았다. 어느 틈에 몸에 수건이 둘러져 조정현은 눈을 크게 떴다.

“조금만 참아요. 금방 따뜻하게 해 줄 테니까.”

지승혁은 조정현의 젖은 뺨에 입을 맞추었다.

지승혁이 한 팔로만 저를 안아 들고 다른 팔로는 수건을 빼내 걸쳐 준 상황에 조정현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니까 지승혁은 잠깐이긴 했으나 한쪽 팔로만 그를 안아 든 거다.

아무리 오메가라고 해도 그전에 조정현은 성인 남자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어 조정현은 머릿속에 커다란 물음표를 띄웠다.

조정현을 안고 있는 지승혁의 팔은 흔들림 없이 그를 지탱했다. 아직 몸 안에 들어와 있는 지승혁의 성기를 저도 모르게 조이며 조정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승혁은 조금도 힘들지 않은 기색으로 그대로 침실로 향했다.

“더운물에서 하면 아무래도 빨리 지치니까요. 이따 정현이가 하려면 체력 아껴야죠.”

“아니, 저는 괜찮, 음. 흐으.”

“하고 싶다면서요. 하고 싶은 건 해야지.”

“하아, 아, 아뇨. 저는 그게, 으, 으응.”

등에 마른 천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침대의 푹신함을 느끼기도 전 지승혁이 허리를 뒤로 빼냈다가 느리게 밀어 넣었다. 내벽이 쫀쫀하게 그의 좆에 달라붙었다.

지승혁의 움직임은 시간이 갈수록 빨라졌다. 젖은 피부끼리 맞부딪치며 철썩거리는 소리가 났다. 너무나 빠르게 쳐올리는 허릿짓에 조정현의 몸이 다시 한번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물속에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젖었는지 몰랐던 구멍은 그의 좆이 처박힐 때마다 애액을 울컥이며 뱉어 냈다.

지승혁의 손이 조정현의 발목을 쥐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발목뼈를 간지럽히듯 천천히 문질렀다. 이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지승혁이 조정현의 다리를 그의 어깨에 올렸다. 몸이 반으로 접히듯 조정현의 자세가 바뀌었고, 그 덕에 결합이 조금 더 깊어져 조정현이 작게 신음했다.

지승혁의 좆이 조금 더 안쪽 깊숙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흐무러진 내벽이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듯 꿈틀거렸다.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느라 벌린 입술이 메말라 혀로 연신 축였다.

조정현은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는 지승혁의 시선을 마주 바라보며 그에게 손을 뻗었다. 물기가 맺힌 피부가 주는 쫀득한 감각을 즐기며 그의 가슴 쪽으로 내려갔다. 색이 짙은 가슴의 돌기를 손가락 끝으로 문지르자 도도록하게 솟아났다.

지승혁이 숨을 내쉬는 것에 맞춰 그의 복근이 돋아 오르는 걸 황홀하게 쳐다보았다.

“……아! 하으, 아…….”

“좋아요?”

쿡쿡, 안을 찔러 올리는 감각에 조정현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한 번 깊게 안으로 파고든 좆을 더 빼내지 않고 찔러 넣듯 움직이는 것에 조정현이 허리를 비틀었다.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나도 좋아요. 네 안이, 미치게 좋아.”

지승혁의 눈동자가 열기로 잠식된 것처럼 흐려졌다. 언제나 단정하고 부드러운 빛을 띠고 있던 지승혁의 얼굴에서 여유로움이 사라져 있었다. 그가 조급하고 강하게 허리를 밀어붙였다. 뿌리 끝까지 삽입했음에도 욕심을 내며 꾹꾹 안으로 밀어 넣는 행동에 조정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 깊이 차오르는 만족감에 지독하게 도취되었다.

“저도, 저도요. 저도 좋, 흐으, 읏, 으읏! 아!”

조정현은 허리를 둥글게 움직이며 솔직하게 쾌락을 좇았다. 이미 여러 번의 사정으로 부푼 전립선을 지승혁의 귀두가 강하게 긁었다. 그가 움직이는 것에 맞춰 조정현의 발이 허공에서 흔들렸다.

“아! 흐으, 아! 아앗! 아!”

다시 한번 덮쳐 오는 해일 같은 쾌감에 조정현이 어쩔 줄 몰라 하며 허겁지겁 지승혁을 향해 팔을 뻗었다. 지승혁의 입술이 조정현의 입을 막았다.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난잡하게 혀를 섞었다.

그러면서도 추삽질은 멈추지 않았다. 점점 더 강해져 입술이 이리저리 튀어 올랐다. 더운 숨이 겹친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더 안쪽으로, 좀 더 깊은 곳으로. 조정현은 욕심 사납게 허리를 꿈틀거리며 지승혁의 좆을 더욱 깊게 끌어당기기 위해 노력했다.

“음, 흐응! 음! 으음……!”

“……으, 크윽……!”

마침내 지승혁이 탄식 같은 한숨을 내뱉었다.

격렬하게 안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에 조정현은 울음을 닮은 소리를 냈다. 그러고는 몸 중심에 힘을 잔뜩 주며 안에 들어온 지승혁의 것을 거세게 옥죄었다. 내벽이 미친 듯이 꿈틀거리고 요동쳤다.

몸 안쪽에 뜨거운 정액이 울컥울컥 뿌려졌다. 예민해진 점막은 그것만으로도 가볍게 절정을 맞았다.

사정과 동시에 극우성 알파의 페로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 같았다. 그러잖아도 잔뜩 예민해진 성감이 더 치솟아 오를 것도 없이 극치를 달렸다. 전신이 발발 떨렸다. 누워 있는 배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발끝까지 빳빳하게 근육이 긴장했다.

조정현의 입이 벌어져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 댔다.

조정현의 발기한 좆이 투명한 물을 짧게 짧게 몇 번에 나눠 내쏘았다. 이전의 경험으로 그게 이상한 현상이 아니라는 건 알았으나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몰라 당혹스러웠다.

그 물이 지승혁의 얼굴에까지 튀어 조정현은 혼비백산한 채로 눈을 깜빡였다.

“죄, 죄송…….”

“맛있는데 뭘.”

조정현은 지승혁이 손으로 그 물을 닦아 혀로 날름이는 걸 뜨악하게 쳐다보았다. 어버버하며 입술만 몇 번 달싹이던 조정현의 얼굴에 뜨겁게 열이 몰려들었다.

“우리 정현이는 정력도 참 좋아요. 이번이 몇 번째죠?”

“……으…….”

“괜찮아요. 우리 자기한테 내가 다 맞춰 줄 테니까.”

지승혁이 허리를 쿡 쳐올리자 조정현이 앓는 소리를 내며 어깨를 움찔거렸다.

조정현의 안에 들어 있던 좆이 정액을 안쪽으로 밀어 넣듯 툭툭 쳐올렸다. 안에 가득한 정액이 애액과 섞여 지승혁의 것이 움직일 때마다 밖으로 조금 흘러나오자 입구가 움찔대며 반사적으로 꽉 조여 물었다.

달짝지근한 신음이 지승혁에게서 흘러나왔다. 그가 상기된 얼굴로 장난스레 말했다.

“이대로 지치면 안 되는데. 넣어 보고 싶다면서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