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조정현은 무릎을 세우며 허벅지 안쪽에 힘을 주었다.
지승혁의 것이 좀 더 안쪽까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의 두껍고 단단한 좆을 남김없이 넣고 싶었다. 안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맛있어요.”
“뭐?”
조정현의 중얼거림에 지승혁이 천천히 안으로 밀어 넣던 움직임을 멈추었다. 자신이 잘못들은 게 아닌가 싶은 표정으로 조정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정현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멍하게 말을 이었다.
“형 거, 너무 맛있어요. 더 주세요.”
조정현이 제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아 당겼다.
그의 머리 옆에 팔을 댄 채로 버티고 있던 지승혁의 턱이 꿈틀거렸다.
“형아……? ……아! 아윽, 아! 앗! 으응……!”
격렬하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침대가 버티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고 조정현은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내뱉었다.
“맛있다고? 그럼 먹, 어야죠. 더, 못 먹, 겠, 다고 할 때, 까지 먹, 여, 줄게요. 잘 받, 아, 먹어요. 응?”
“아, 혀, 앗, 아읏. 앗, 아, 너무, 앗…… 아윽!”
허리를 쳐올리는 것에 조정현이 밀려 올라가자 지승혁이 그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확 끌어 내렸다. 그 탓에 삽입이 더욱 깊어져 조정현은 몸을 굽혀야 했다. 몸 안을 두드려 대는 행위는 조정현을 쾌감으로 빠르게 이끌었다.
여태까지는 봐주고 있던 건지 지승혁의 좆이 조정현의 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찔러 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절로 벌어진 입으로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흘러나왔다. 퍽퍽 소리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단순히 착각이 아닐 것 같았다.
지승혁은 조정현의 양다리를 밀어 올려 어깨에 걸쳤다.
덕분에 삽입이 한층 깊어졌다. 깊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너무 안쪽까지 밀고 들어오는 좆에 조정현은 약한 구역감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도 싫지 않았다. 싫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좋았다.
지금 당장 죽으라는 말을 들어도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로 극상의 쾌감이 뇌를 짜부라뜨릴 것처럼 밀려들었다.
“좋아, 흐, 아! 좋아요, 아읏! 아! 흐! 으흑! 좋아요, 좋, 좋아……!”
조정현은 열에 들뜬 사람처럼 좋다는 말만 반복했다.
빠르게 밀고 들어오는 좆이 부풀어 오른 전립선을 용서 없이 꾹꾹 눌렀고 조정현의 좆에서 줄줄 흘러나온 프리컴은 음모를 흥건하게 적셨다.
지승혁의 좆을 품은 내벽이 미친 듯이 꿈틀거렸다. 전신을 흐르는 소양감에 조정현은 곧 절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건 지승혁 역시 마찬가지인 듯했다.
조정현이 버거울 만큼 빠른 속도로 안을 들쑤셔 대는 좆을 꽉 조였다.
“흐, 으흡, 하아, 저, 정액, 아! 흑! 안에 정액, 정액, 주, 흐으! 정액 주세, 아윽!”
“조정현, 너, 윽…… 흣, 허억.”
먼저 사정한 건 지승혁 쪽이었다. 지승혁이 이를 갈며 안쪽에 때려 넣듯 좆을 찔러 넣고 몸을 굳혔다.
내부에 뜨끈한 것이 확 퍼져 나갔다.
그 감각에 자극받은 조정현이 바로 이어 사정했다. 좆에서 튀어 오른 정액이 턱에까지 묻었다.
힘껏 달리기를 한 사람처럼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추었다. 느긋하게 시작된 키스는 혀를 섞는 와중 점점 노골적으로 변했고 사정 후에 이완되어 있던 몸이 다시 흥분했다. 그리고 그건 조정현뿐이 아니었다. 몸 안에 삽입한 채로 있던 지승혁의 것이 경도를 더하며 크기를 키웠다.
조금씩 딱딱해지는 그 감각이, 자신을 향한 지승혁의 욕정을 바로 보여 주는 것 같아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형아, 저 더 하고 싶어요.”
“아직 무리하면 안 될 텐데요.”
“……산삼도 먹었잖아요.”
지승혁이 그런 의도로 산삼을 사다 준 건 아닐 테지만 조정현은 우선 생각난 말을 주워섬겼다.
“그랬어요? ……음.”
조정현이 입구를 조였다가 풀기를 두어 번 반복하자 지승혁이 눈매를 찌푸리며 달짝지근한 신음을 흘렸다.
“더 못 먹겠다고 할 때까지 주신다면서요.”
지승혁의 입에서 기어코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지금도 겨우 참고 있는데 자꾸 부추기면 안 돼요.”
지승혁이 조정현의 작은 엉덩이를 움켜잡으며 제지했다. 말랑한 엉덩이 살이 손가락 사이로 살짝 비어져 나왔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그러셨으면서.”
“그건…….”
조정현은 드물게 말문을 잃은 지승혁의 뺨을 손가락으로 살짝씩 어루만졌다.
“사랑해요.”
“…….”
이번에야말로 지승혁은 입을 벌리고 조정현을 쳐다보았다.
“형을 사랑해요. 저한테는 형밖에 없어요. 사랑해요, 승혁이 형. 그러니까-”
갑작스러운 키스에 조정현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일절 불만을 말하지 않고 지승혁의 목에 팔을 둘러 그를 끌어안았다. 양팔 가득 들어오는 그의 존재가 마음을, 정신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땀이 식어 살짝 차가워진 피부 감촉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지승혁을 이루는 모든 게 다 좋았다.
그가 했던 말을 이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페로몬은 그저 계기에 불과했다.
지승혁이 지승혁이기에 조정현은 그를 사랑하게 됐다.
이 감정을 착각할 리가 없었다.
“아, 읏…… 음, 흐으, 으응.”
“하아, 하, 후우…….”
조정현은 격렬하게 혀를 문질러 오는 지승혁을 받아들이기에 급급했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조급해 보였다.
닿았던 입술이 떨어지면서 작은 소리가 났다. 조정현이 숨을 할딱거리며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승혁의 눈동자가 얼굴 바로 앞에 들어왔다.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다. 그런데도 새삼스러웠다.
“무슨 생각 해요?”
“아쉬워서요.”
조정현의 말이 갑작스러운 듯 지승혁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것처럼 고개를 기울였다.
“계속 붙어 있고 싶은데. ……왜 따로 태어났을까요.”
한숨을 내쉬며 진지하게 말하던 조정현은 뒤이어 든 생각에 정신을 차렸다.
“아, 근데 한 몸으로 태어났으면 이렇게 만나서 좋아하지도 못했겠네요. 취소할게요.”
조정현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다가 몸 안을 빠듯하게 채우는 느낌에 눈을 크게 떴다.
알파의 얼굴을 한, 아니, 조정현을 가지고 싶어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지승혁은 붉게 물든 얼굴로 씨근거리다가 픽 웃었다.
“어떡하지.”
“……네?”
“내 인내심이 다 닳은 것 같은데요.”
안을 꽉 메우고 있던 지승혁의 좆이 천천히 밖으로 빠져나갔다. 심지를 잃은 구멍이 순식간에 빈 곳이 허전한 듯 개폐를 반복했다. 안에서 지승혁이 내보냈던 정액이 주르르 흘러나오는 느낌에 조정현은 어깨를 떨었다.
조정현은 얼떨떨한 얼굴을 한 채로 제 몸에서 나간 지승혁을 보았다.
“허전해요? 걱정 말아요. 또 넣을, 거니까.”
“흐, 으, 으아……!”
지승혁이 꺼냈던 제 좆을 입구에 천천히 문지르다가 한 번에 끝까지 안으로 때려 넣었다.
그는 조정현의 귀 뿌리 바로 아래의 연한 살을 강하게 빨며 귀두 끝까지 아슬아슬하게 빼낸 좆을 빠르게 고환이 짓눌릴 정도로 남김없이 집어넣었다. 숨이 턱턱 막혔다. 그 짓을 몇 번 계속해서 반복하는 동안 조정현의 눈가에 흥분으로 인한 눈물이 맺혔다.
사정 후 늘어져 있던 조정현의 성기도 어느새 고개를 들었다.
“아, 으흐읏! 아! 아!”
연결된 곳에서는 애액과 정액이 섞여 쩌벅거리는 소리가 났다.
지승혁은 엄지로 조정현의 젖꼭지를 지그시 눌렀다가 손끝으로 튕기듯 긁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허리는 속도를 유지했다.
조정현의 작은 반응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지승혁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그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조정현은 뜨겁고 끈적거리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바라보았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의 시선이 닿는 피부가 타는 듯 뜨거웠다. 시선만으로 애무를 받는 듯했다.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로 농밀한 페로몬이 지승혁에게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에 반응해 조정현의 피가, 세포가 들끓기 시작했다.
눈앞의 남자를 가지고 싶었다. 그저 깨끗하고 순진한 애정이 아니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치솟아 올랐다.
지승혁을 온전히 사유하고 싶었다.
몸을 연결하는 것 이상으로 더 깊은 결속을 원했다.
“아, 흐으, 으읏, 흐으! 응, 아, 아으!”
조정현은 조금 전 지승혁과 떨어지는 걸 아쉽다고 했는데 잘못 생각했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해야 했다. 아쉬운 정도가 아니었다. 안타깝고 분하고 괴로울 정도로 애달팠다.
극한으로 치달은 성감 때문에 머리마저 어떻게 된 것 같았다.
지승혁의 성기를 물고 있는 입구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으로 발발 떨려 왔다. 엉덩이골을 타고 흐르는 것이 안에 뿌린 지승혁의 정액인지 아니면 자신의 애액인지 알 수 없었다.
지승혁의 성기가 녹녹해진 내부를 문지르고 짓쳐 올릴 때마다 끔찍하게 단 쾌감에 소름이 돋았다. 허리가 제 의지를 벗어나 더 거친 쾌감을 좇으며 좌우로 흔들렸다.
좆이 구멍을 들쑤시며 나는 습한 소리가 관능을 부채질했다.
“아하으, 음, 흐음……! 혀, 형아. 앗, 흐읏. 그만, 형아, 그만. 흐으, 으흑. 아, 아니, 계속, 계속 해 주세요. 계속, 아니, 그만, 아아으……!”
조정현은 제가 무얼 원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엉망진창으로 뇌가 엉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