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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달치즈빵 호랑이님의 아기 복숭아 (32)화 (32/130)

#32

허공에 매달려 지승혁의 좆을 받아내는 게 무척이나 큰 자극이었는지 조정현은 뜨거운 뺨을 그의 목에 비볐다. 떨리는 호흡이 불안정했다. 하지만 입으로는 연신 좋다는 말만 반복했다.

몇 번 몸을 겹치는 동안 조정현은 지승혁에게 싫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지승혁 자신보다 작고 마른 몸으로 필사적으로 그를 품어내려 하는 조정현이 안쓰럽고 또 그만큼 사랑스러웠다.

어디서 이런 생물이 굴러들어왔을까.

한 단어밖에 모르는 마냥 오로지 좋다는 말만 하는 귀여운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를 했다.

혀와 혀끼리 얽히며 나는 척척한 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밑에서 나는 차박거리는 소리. 온통 젖은 소리만 가득했다.

이리저리 각도를 달리하며 찔러 올리면 조정현은 좋아하며 신음했다. 점막이 지승혁의 것에 들러붙었다가 떨어지는 감각에 척추가 짜릿했다.

“으, 크윽. ……정현아.”

“아, 아, 아. 흐, 아으, 앗, 혀, 형아. ……아!”

지승혁의 좆이 흥분으로 오므라든 조정현의 살을 밀어 올리며 가장 안쪽에 있는 깊은 곳에 처박혔다. 내벽이 갑자기 좁아지기 시작하는 깊은 곳에 정액을 내쏘자 조정현이 몸을 떨며 소리 질렀다. 작은 자극 하나에도 견디기 힘든 듯한 조정현은 이번엔 사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육벽이 급격하게 조여들고 미친 듯이 지승혁의 좆을 빨아들였다.

끓어 넘치는 쾌감을 참을 길이 없다는 듯 조정현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벽에 부딪히기 직전, 지승혁이 그의 뒷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퉁, 하고 손등이 벽에 찧었다. 조정현은 그것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정현은 몇 번의 섹스 만에 사정을 하지 않고 드라이로 가고 있었다.

바들바들 떨며 오르가슴을 느낀 조정현은 그 감각이 조금 잦아들었을 때에야 사실을 깨달았다.

큰 눈이 충격으로 벌어지며 눈물이 고여 들었다. 눈물을 후두둑 떨어트리는 모습에 지승혁은 조정현은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괜찮아요. 이상한 거 아니에요.”

조정현의 젖은 머리와 뺨, 이마와 콧잔등에 뽀뽀했다.

“하, 하지만, 아, 혀, 형아.”

안쪽에서 좆이 움직이는 것에 조정현이 신음했다. 지승혁은 아직 덜 여문 상대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 안에 들어찬 성기를 빼냈다. 그러자 조정현은 지승혁에게 얼굴을 비비며 작게 끙끙거렸다.

“무서울 거 없어요. 괜찮아요. 내가 우리 자기한테 그런 짓 할 리가 없잖아요.”

조정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승혁을 안았다.

지승혁은 그런 조정현의 몸을 토닥였다. 아무리 오메가라고는 하지만 동성인데 조정현의 몸은 자칫 힘주어 끌어안으면 부러질 것처럼 연약하게 느껴졌다.

퍽 이상한 감각이었다. 사람의 몸이 푸석하게 마른 나뭇가지도 아니고 좀 끌어안는다고 부러질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승혁이 한결 조심스럽게 토닥이자 조정현의 입술에서 기분 좋은 듯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쾌감에 물들어있던 공기가 조금 진정이 되자 조정현의 표정이 조금 이상하게 가라앉은 게 눈에 들어왔다. 바로 조금 전까지 작열하는 쾌감에 몸부림치던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미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 해요?”

“……아뇨. 아무 생각 안 하는데.”

“아무 생각 안 하는 얼굴이 아닌데요.”

조정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페로몬도 영 이상했다.

혹시 조금 전 모양 좋게 가다듬어 낼 여유조차 없이 드러낸, 날 것의 감정에 겁을 먹었나 싶어졌다.

기다란 속눈썹이 조용히 삼박거렸고 잘근거려 붉어진 입술이 달싹였다. 조정현은 결심이라도 한 듯 숨을 들이마셨다.

“언제나 사귀던 분에게 이러셨어요? 이렇게 대해주셨어요?”

조정현은 한 번도 숨을 쉬지 않은 채 단숨에 질문하곤 지승혁을 쳐다보았다. 지승혁은 제가 바로 들은 게 맞나 조정현의 말을 반추하며 “이렇게요?”하고 되물었다. 조정현은 입술을 살짝 내민 채로 답했다.

“치, 친절하시고 잘, 잘 해주시잖아요.”

“…….”

조정현의 얼굴이 점점 벌겋게 달아올랐다.

“……혀, 형은 잘생기셨고 그러니까, 이전에 사귀던 분들에게도 잘, 잘 해주셨을, 거라고……. 그게 잘못은 아닌데요, 아니, 잘못하셨다고 하는 건 아닌데요. 그게, 그러니까……. 제가 신, 신경 쓰여서.”

“질투해요?”

돌려 묻지 않는 질문에 조정현은 눈동자를 크게 떴다. 이제는 숫제 울 것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실수했다는 낭패감이 드는 한편 이런 조정현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다.

조정현은 지금 지승혁의 과거 사람들을 상대로 질투하고 있었다.

그걸 숨기려고 애를 쓰지만 어떻게 할 수 없게 흘러나오고야 말았다. 그건 그만큼 지승혁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애정의 증거를 마다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죄, 죄송해요. 너무, 말도 안 되는 건 알고 있는데, 너무 싫어요. 형이 이렇게 해주셨던 사람이 있다는 걸 상상만 해도, 정말, 싫어요. 나는 형밖에 없는데 형한테는 그게 아니니까, 그게 너무…….”

조정현의 말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한숨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지승혁은 이 상황이 매우 기꺼웠다.

지승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조정현은 여전히 그 사랑스러운 입술을 움직이며 말하고 있었다. 계속 그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으나 당장은 눈앞에 있는 조정현을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

말을 끊었다가 잇기를 반복하는 조정현의 뺨을 한 손으로 감쌌다. 조정현이 눈을 둥글게 뜨고 지승혁을 쳐다보았다.

“음, 흐읍…….”

지승혁은 조정현의 입술에 키스했다. 하는 김에 입술을 혀로 핥았다.

쪽, 소리가 자면서 떨어지는 소리에 조정현은 잠시 멍했다가 이내 불만스러운 얼굴로 바뀌었다.

“말, 말하던 중이었는데요.”

“들었어요. 그런데 내가 했던 말은 잊었어요?”

“네? 뭐, 뭐가요?”

“이 집에 들인 사람이 정현이가 처음이라는 거.”

“……아.”

뒤늦게 떠오른 듯 조정현이 입을 다물었다.

상상을 부추기는 말을 자세히 할 생각은 없었지만, 조정현 역시 지승혁의 말로 원하는 답을 얻은 모양이었다.

하얗던 얼굴이 점점 더 잘 익어가고 있었다. 마치 과실 같았다. 사과나 복숭아 같은 것. 딱 지금 따먹으면 좋을 정도로 알맞게 익었다.

지승혁은 말없이 조정현의 뺨을 쓰다듬고 이마에 뽀뽀했다. 아무런 경계심 없이 자신에게 몸을 맡기는 조정현이 예쁘기 그지없었다. 몸에 기대오는 체중이 기분 좋았다.

아예 욕조에 물을 받는 편이 좋았을까.

지승혁은 넓은 욕조를 흘끔였다. 연이은 행위에 몸에 힘이 빠진 조정현에게는 아마 그쪽이 더 편했으리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나, 하고 머리를 굴리는 지승혁에게 조정현이 말했다.

“빨리 나가요. 다 씻고 밖에서 형이랑 손잡고 앉아있고 싶어요. 여기는……. 다른 향이 있어서 형 페로몬도 제대로 안 느껴지구요.”

돌겠네.

조정현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돌아버리게 하는 말을 할 줄 알았다. 그게 의도하지 않다는 게 더욱 무서웠다. 결국 지승혁은 순순히 조정현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샤워기를 틀어 물을 손에 대보았다. 적당한 온도의 물이 흘러나오는 걸 확인하고 뿌려주자 조정현이 고맙다고 인사하며 순하게 웃었다.

손에 샴푸를 덜어 머리에서 거품을 내는 걸 가만히 쳐다보았다. 하얀 피부 아래로 근육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낸 여러 흔적이 하얀 피부 위에 그림처럼 새겨져 있었다. 등 쪽으로 목뼈가 도드라지는 게 시야에 들어왔다. 곧은 등 아래로 이어지는 척추뼈와 작은 엉덩이. 마른 허벅지 쪽으로 타고 흐르는 액체.

씨발, 진짜.

지승혁은 다시금 불끈거리는 걸 느끼고 자신의 얼굴에 샤워기를 돌렸다. 촤악, 찬물이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지승혁의 행동에 놀란 조정현이 소리쳤다.

“형?”

“아,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아서요.”

태연스럽게 말하며 웃었다. 조정현은 당황스러워 눈을 깜빡거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정현은 샴푸가 좀 튀었나 봐요, 같은 소리를 태평하게 해댔다. 진짜 원인이 뭔지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랬다가는 짐승 아니냐는 소리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만두었다.

어차피 오늘만 날이 아니었다.

지승혁은 거품이 난 폼으로 부드럽게 조정현의 몸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정현이 마른 게 맞네요.”

“아니, 아닌데.”

“아니긴요. 물이 쇄골에 한번 고이고 떨어지는데.”

지승혁이 거품 묻은 손가락으로 조정현의 쇄골을 문질렀다. 조정현은 멋쩍은 듯 아랫입술을 물었다.

“형도 여기, 물 고였다가 떨어지잖아요.”

그 와중에 조정현은 항변이라도 하듯 작게 중얼거리며 지승혁의 쇄골 근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매만졌다. 지승혁은 눈을 가늘게 하고 조정현을 쳐다보았다. 정말 어리고, 순진하고, 사랑스럽다. 지승혁이 가볍게 조정현의 입술에 뽀뽀했다.

조정현은 나직하게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지승혁의 뺨에 뽀뽀했다.

“……저, 형아, 또, 또 하시게요……?”

조정현은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지승혁의 것을 흘끔거리며 물어보았다. 지승혁은 따뜻한 물을 그의 몸에 뿌리며 천천히 거품을 문질러 닦아주었다. 조정현의 살결이 손끝에 살짝씩 닿을 때마다 간밤의 기억이 불쑥 치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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