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퐁달치즈빵 호랑이님의 아기 복숭아 (28)화 (28/130)

#28

“아, 좋아, 아흑, 응. 으응! 형. 형, 아…….”

조정현이 울먹이면서 지승혁의 어깨에 뺨을 비볐다. 순간 지승혁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형아?”

“아, 아, 그게 아니, 앗, 으읏!”

조정현은 멋모르고 아니라고 대답하려다가 곧 움직임을 재개하는 지승혁 덕분에 말을 제대로 맺지 못했다.

“형아라고?”

“아, 흐, 응, 으흑, 흐, 아……!”

“정현아. 뭐라고?”

정해진 답을 요구하듯 지승혁은 제멋대로 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항의할 수 없을 정도로 조정현은 정신이 없었다. 그가 주는 쾌감에 흠뻑 젖어 허덕거릴 뿐이었다.

“흑, 으흑, 혀, 형아. 형아, 흣, 으응.”

결국 그가 원하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지승혁은 마치 칭찬이라도 하듯 땀에 젖어 달라붙은 머리를 쓸어올리고 드러난 이마와 뺨에 연신 키스를 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뽀뽀에 조정현은 서러운 듯 숨을 내쉬며 뺨을 비볐다. 조정현은 이대로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조정현의 머리와는 달리 잔뜩 달아오른 내벽은 마치 조르는 것처럼 지승혁의 성기를 주물러댔다.

낮게 한숨을 쉰 지승혁은 곧 엄청난 속도로 허리를 처박아대기 시작했다.

“앗, 앗, 으, 으흑. 아, ……아!”

민감한 점막을 비벼 올리는 지승혁의 성기가 부피를 키웠다. 거기에서 더 커질 수가 있나 싶어 경악스럽기만 했다. 깊은 곳에 있는 어떤 지점을 긁듯이 스치고 지나갔다. 몸이 흠칫 떨렸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자글거리는 전기가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감당할 수 없는 쾌감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조금 전과 정확히 같은 지점을 찔러 올리자 조정현의 전신 근육이 잘게 떨리고 경련했다.

“앗, 잠, 혀, 형. 아, ……흣.”

지승혁이 좆으로 문지른 부분은 히트 사이클에 들어선 남성 오메가가 알파의 정액을 받아 수정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기관이었다. 그렇잖아도 축축하게 젖어있던 안쪽은 알파의 좆을 기다리며 잔뜩 흥분된 부분을 자극당하자 이제는 숫제 홍수라도 난 듯이 물이 흥건해졌다. 엉덩이에 절로 힘이 들어가 보조개가 파이는 것처럼 들어갔다.

내벽은 지승혁의 것을 쥐어짜듯 씰룩였다.

지승혁의 것을 빠듯하게 물고 있던 구멍이 제멋대로 움찔거릴 때마다 눈앞이 아찔했다.

처음 겪어보는 감각에 혼란스러워져 눈물이 왈칵 터졌다.

설마 노팅을 한 건가 싶어 몸 사이로 손을 넣어 배를 더듬으며 눌러보았지만 크기만 좀 더 커졌을 뿐이었다.

조정현이 배우기로 노팅을 하면 성기가 공처럼 둥글고 불룩하게 커진다고 했으니 아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조정현의 행동에 지승혁의 입에서 어이없어하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지금 뭘 확인했어요. 응?”

“……아니, 앗, 음. 음……! 으응!”

“하, 노팅, 하아, 한 것 같았어요?”

지승혁의 좆이 조정현의 깊은 곳에 있는 어느 한 부분을 콱 찔렀다.

그를 받아들이던 내벽이 확 좁아지는 어느 지점. 그 부들부들하고 여린 점막은 지승혁의 좆이 찔러 올리자 부들거리며 요동쳤다.

“……아. 흐으, 아, 하, 아읏…….”

“후, 오늘은 노팅 안 할 거예요.”

지승혁은 귀에 대고 속삭인 후 조정현의 귓바퀴 모양대로 혀를 움직였다. 할짝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몸 안쪽이 움찔거렸다. 열기가 고이듯이 모여들었다. 곧 있으면 절정에 다다를 것 같았다. 안쪽 내벽이 멋대로 꿈틀거리고 지승혁의 것을 죄었다 풀었다.

“알아들어? 오늘은, 안 한다고.”

지독하게 색정적인 목소리였다. 조정현은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지승혁 밖에 없는 듯 그를 끌어안고 그에게 매달려 그가 주는 자극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두 사람의 피부에 땀이 나 미끌거려 몇 번이고 새로 고쳐 잡았다.

빠르게 추삽질을 하는 것에 구멍에 불이 나는 것처럼 화끈거렸는데 그것마저도 하나의 쾌감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지승혁의 페로몬이 너무 좋아 조정현은 그의 목덜미 정신없이 물고 핥고 빨아댔다. 울컥이며 새어 나오는 페로몬을 조금 더 맡고 싶어 안달이 났다.

“……! 아, ……으, 으읏, 흣. ……혀, 형아……!”

조정현의 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가 성기에서 하얀 액체가 터져 나오는 것과 맞추어 파드득 경련했다.

그와 때가 비슷하게 빠르게 쳐대던 지승혁의 것이 안쪽 깊숙이 박히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으, 큭……. 후우.”

지승혁의 입에서 달짝지근한 신음이 나오는 것과 동시에 뜨끈한 액체가 내부에 뿌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페로몬이 응축된 정액은 불안정하게 날뛰던 조정현의 페로몬과 빠르게 섞여 들어가 상태를 진정시켰다.

“아, 으흑……. 흑, 아읏…….”

내부 장기에서 느껴지는 자극을 이렇게 느낄 수도 있는 건가. 어쩌면 지승혁에게서 나오는 극우성 알파의 페로몬이 조정현의 감각을 극대화시킨 건지도 몰랐다.

처음이었다. 하지만 처음이었기에 더더욱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결국 조정현의 눈에서 다시 한번 눈물이 방울방울 쏟아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들은 지승혁이 맞닿아있던 몸을 떼어내고 조정현을 살폈다.

뜨거운 체온이 떨어지자 순간 느껴지는 공허함이 조정현을 사로잡았다. 조정현은 다급하게 지승혁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떨어지는 게 싫었다. 너무나 싫었다.

제게 안정을 주는 알파를 잃기가 싫었다. 단 한 순간도.

“울지 말아요. 이대로 있을 거예요. 괜찮아요.”

세상 더할 것 없이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인 지승혁은 조정현을 강하게 끌어안고 몸 여기저기에 입술을 눌렀다. 다정한 입맞춤에 몸을 맡긴 채 조정현은 혼곤하게 잠들었다.

* * *

몸을 감싸는 온기가 기분 좋았다.

늘어지는 눈꺼풀을 밀어 올린 조정현은 제 앞에 있는 사람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편안한 차림을 한 남자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몇 번이나 질리지도 않고 조정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참 잘생겼다. 기분 좋아. 더 자고 싶어.

깜빡. 깜빡. 두어 번 반복한 조정현이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닫혔다. 그리고 정확히 2초 뒤. 놀라움과 경악에 물든 눈동자가 다시 모습을 보였다.

“잘 잤어요?”

지승혁은 목소리에 조정현은 더더욱 어쩔 줄 몰라 했다.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혀, 형? 여기, 어, 여기 형 방……. 아. ……헙.”

말을 하는 중간에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지가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기억의 마지막이 뭐였는지까지도 떠올랐다.

정말 그대로 잠들었나? 그 상태에서 그대로? 씻지도 않고? 심지어 알몸으로?

물음표가 꼬리를 물고 춤을 추며 머릿속을 뛰어다녔다. 아무리 제가 한 짓이라지만 믿기지 않았다. 다시 떠올려봐도 미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자신의 입에서 나왔던, 제 것 같지 않던 신음이 떠올랐다. 칼칼한 목 상태가 그게 꿈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르듯이 했던 행동들 하며. 떠올릴수록 수렁이었다. 전신에 진땀이 차올랐다.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좋겠다 싶어 몸을 일으켰던 조정현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철푸덕 침대에 쓰러졌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시트에 처박힌 얼굴을 들었다.

처음 느낀 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엎어졌다는 창피함이었다.

조정현은 엎어질 때보다 빠른 속도로 후다닥 일어나 몸에 이불을 둘둘 말았다.

그러고 보니 전신이 얻어맞은 것처럼 욱신거렸다. 알 수 없는 근육통에 조정현의 얼굴에 새겨진 물음표가 더욱 짙어졌다.

“괜찮아요?”

“네? 아, 어……. 네에.”

“페로몬 쪽도 안정된 것 같네요.”

“……아, 그쪽이요. 어, 네에. 괜, 괜찮아진 것 같아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어보는 질문에 조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마 지승혁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 하겠어서 시선은 방의 한쪽에 고정된 상태였다.

“처음인데 내가 너무 몰아붙였어요.”

“……아뇨…….”

얼굴이 점점 뜨거워졌다. 몰아붙인 바로 그 상황이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누가 불이라도 붙인 것 같았다. 뻘뻘 진땀도 났다.

“일어날 수 있겠어요?”

“네에, 앗.”

지승혁은 조정현의 몸을 침대 헤드에 조심스럽게 기대게 도와주었다. 엉덩이 쪽에서 느껴지는 동통에 또 한 번 얼굴이 달아올랐다. 눈을 깜빡거리던 조정현이 슬쩍 시선을 들어 지승혁 쪽을 쳐다보았다가 눈이 마주치고 화들짝 놀라며 다시 정면을 쳐다보았다. 계속 저런 눈으로 쳐다보았을까. 저런 표정으로, 저렇게, 지금 계속?

눈빛에서 단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었다.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우스웠으나 그 단어 이외에 다른 건 생각나지 않았다.

조정현은 시트의 구겨짐을 마치 일생의 원수라도 되는 양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너무 더운데 더운 건 자신만 그렇게 느끼는 듯했다. 한숨을 내쉬는 조정현의 뺨을 지승혁이 살며시 쓰다듬었다.

“왜 이렇게 날 안보고 다른 것만 봐요. 이제 꼴 보기 싫어졌어요?”

“네? 아뇨! 아닌데요!”

화들짝 놀란 조정현이 냅다 대답부터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승혁을 외면하고 있는 채였다.

“배는 안 고파요? 간단하게 먹을 것 좀 가져다줄까요?”

“네? 여기로요? 아, 저 일어날 수 있는, 있을 것 같은데요.”

조정현은 그렇게 말하며 침대 밖으로 내려가려고 했다가 곧 자신을 너무 과신했다는 걸 새삼 깨닫고 말았다. 갓 태어난 새끼 사슴도 이렇지 않을 거다. 조정현은 힘이 들어가지 않아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버텨 털퍽 주저앉는 추태만큼은 피할 수 있었다.

“음. 미안해요. 이런 적은 처음인데…… 자제를 좀 못 했어요.”

“……아뇨. ……이런 적은 처음이시라구요?”

조정현은 대답하다가 멈칫하며 지승혁에게 되물었다. 조정현의 반응이 무슨 의미인지 눈치챈 지승혁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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