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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332화 (332/375)

332화

“하….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인간이로구나.”

이자투스는 동료들 모두를 자신의 손으로 시험의 포탈 속에 던져 놓고, 정작 자신은 이자투스와 단독으로 마주 선 한수호의 대담함에 기가 막혀 했다.

“내가 당신을 쓰러뜨린다면, 동료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한다고 해도 그 결과를 되돌릴 방법이 있을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 그런 게 있네요.”

“느낌적인 느낌? 크하하하하! 그래, 뭐.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광소를 터트린 이자투스의 시선에 살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네놈의 그 독단적인 판단이 동료들을 전부 죽음의 구렁텅이 속에 던져 넣었다는 걸 아느냐? 아니군. 어쩌면 애초부터 동료의 안위엔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걸지도….”

이자투스는 천천히 지팡이를 들어 한수호를 향해 뻗어냈다.

지팡이가 일직선으로 뻗어진 순간이었다.

크허어어엉!

키아아악!

이자투스의 뒤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고 있던 세 마리 초대형 몬스터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한수호는 몬스터들이 달려드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리는 약 30여 미터.

몬스터들의 덩치를 생각하면 단 몇 초 만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라뮬검 소환.’

한수호의 손에 어느새 라뮬검이 들려졌다.

활활 불타오르는 라뮬검을 늘어뜨린 한수호.

그는 라뮬검의 불길 위에 마나압축법을 이용한 날카로운 검기를 세겹으로 둘러쌌다. 그리고,

‘영역 전개.’

무려 마나 2만을 소모해 반경 20미터에 달하는 범위로 영역을 전개시켰다.

치이이이잉

전파가 퍼지듯 펼쳐진 영역.

그 영역이 세 마리 초 거대 몬스터를 스치고 지나갔을 때, 놈들의 머리 위로 마름모 꼴의 표식이 떠올랐다.

‘지금!’

한수호는 목표가 타겟팅이 된 순간 라뮬검으로 전방의 허공을 힘차게 베어버렸다.

촤앙!

한순간 빛이 번쩍했고, 그 빛은 세 방향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콰직.

촤악!

서걱.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확히 세 마리 몬스터의 정중앙을 갈라버린 불꽃의 검기.

찰나적으로 시간이 멈춘 듯 세 마리 몬스터의 움직임이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츄아아아악!

피쉬이이이익!

촤아아아악!

세 마리 몬스터가 세로로 갈라지며 피분수를 뿜어냈다.

쿠웅. 쿵. 쿵.

단 일격.

파급의 마공사와도 일전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몬스터 세마리가 한수호의 일격에 반으로 갈라져 죽어버렸다.

양단된 몬스터들의 사체는 순식간에 거센 화염에 뒤덮여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본 이자투스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네놈이 감히…!”

살기에 이어 분노의 감정마저 치솟아 오른 이자투스는 지팡이를 다시 한번 바닥에 쿵 찍었다.

그 동작 한 번에 이자투스의 몸으로 핏빛 기운이 휘몰아쳤다.

새빨간 기운이 그의 온몸을 훑고 지나갔을 때, 왜소했던 이자투스의 육체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

한수호는 변화한 이자투스의 능력치를 확인하고 속으로 크게 놀랐다.

[신체외적능력] : 2,000(+500)/9999

[신체내적능력] : 200(+50)/999

[마나] : 150,000(+40,000)/999999

[육체한계치] : 2/5

이자투스의 육체한계치가 2로 상승하면서 모든 능력치들이 확 치솟아 올랐다.

‘육체한계치가 2에 오른 게 이정도면 3이나 4까지 올라갔을 땐 얼마나 강해진다는 거야?’

어이가 없었지만, 이미 이자투스를 쓰러뜨리기로 마음먹은 이상 일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그때, 이자투스가 이를 갈며 분노에 찬 외침을 내뱉었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네 놈을 폭사시켜주마.”

이자투스는 지팡이로 하늘을 후려치듯 강하게 뻗어 올렸다.

우르르르르릉!

하늘에서 천둥이 치더니 검은 먹구름이 모여들었고, 먹구름 속에서는 수많은 뇌전이 번쩍거렸다. 그리고,

콰지지지지지지지직

마치 물을 쏟아붓듯 엄청난 개수의 벼락이 한수호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직경 30미터의 지역 위로 수백 줄기의 벼락이 한꺼번에 때려 박히는 광경은 장엄하기까지 했다.

인간의 몸으로는, 아니 생명을 가진 육체로는 이 천벌과도 같은 벼락의 소나기를 도저히 견딜 수 없으리라.

하지만,

콰아아아아.

슈우우우욱!

갑자기 모든 벼락이 한수호의 몸으로 훅 빨려 들어갔다.

뒤이어 터져나온 가공할 기의 폭발.

푸하아아아아악!

한수호의 몸에서 시퍼런 뇌전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은 죄다 곤두서서 하늘을 향해 용솟음치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뇌전들이 주변의 땅을 때리자 폭발이 일어난다.

콰지직. 콰지지지지직!

지금 한수호의 모습은 뇌신 그 자체였다.

그가 들고 있는 라뮬검의 불꽃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푸른 불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뇌신기의 힘.

한수호는 뇌신기를 일으켜 이자투스가 펼친 뇌격 마법을 오히려 흡수해 버린 상태였다.

콰직. 콰지직.

한수호가 한 발 한 발 걸어갈 때마다 사방으로 뇌전이 뿜어지며 지면에 폭발을 일으켰다.

이자투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수호를 노려봤다.

그리고 뭔가를 중얼거리며 그 또한 한수호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마침내 서로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뇌전을 온몸에 품은 한수호도.

지팡이에서 샛노란 광채를 뿌리는 이자투스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상대를 향해 짓이겨 들었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푸른 불꽃의 검과 황금빛 지팡이가 마주쳤다.

지면을 움푹 파고드는 충격파!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라뮬검에서 뿜어져 나온 시퍼런 뇌전의 기운들이 지팡이의 전면에 생겨난 거대한 황금 방패에 부딪치더니 모조리 튕겨졌다.

자신이 쏘아낸 뇌전을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하는 상황.

그때, 한수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쇼크이터를 발동시켰다.

콰우우우우우웁

리플렉션의 마법에 튕겨진 힘을 모조리 흡수해 버린 한수호.

쇼크이터의 흡수율은 80%가 넘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없이 충격파를 라뮬검 안에 가둬둘 수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이자투스의 반격이 파고들었다.

지팡이에서 뿜어지던 황금빛이 거대한 창이 되어 한수호의 심장을 향해 뻗어나왔다.

하지만 한수호의 쇼크이터는 황금빛 창마저 잡아먹었다.

스폰지처럼 두 차례의 공격을 빨아드린 한수호.

그는 당혹스런 표정이 된 이자투스를 향해 2중으로 쌓인 강력한 힘을 그대로 방출시켰다.

그 어마어마한 힘을 라뮬검에 실어 횡으로 베어버린 한수호.

이자투스는 자신을 두동강 내려고 날아드는 검을 지팡이로 다시 한번 막아 냈다. 순간,

쩌어어어어어어어엉-

공간이 일그러질 정도의 강력한 폭발이 일더니 황금빛 방패가 와자작 부서져 버렸다.

콰가가가가가강!

이자투스는 가공할 힘을 견디지 못하고 거칠게 튕겨나가고 말았다.

무려 30여 미터를 날아 바닥에 쑤셔박힌 이자투스는 20여 미터를 더 나뒹굴다가 간신히 멈춰 섰다.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비틀대며 일어선 이자투스.

대현자의 상징과 같았던 고깔모자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고풍스럽기만 했던 흰수염은 절반쯤 불에 탔으며, 머리는 산발한 상태였다.

군데군데 찢겨 너덜거리는 로브를 내려다보던 이자투스는 손에 쥔 지팡이까지 퍼석 소리를 내며 가루가 되어 버리자 갑자기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하!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나에게 덤빌 자격이 있지. 하지만 이제 후회하게 될 것이다. 감히 내 본체를 깨우다니….”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던 이자투스가 돌연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시작된 변화에는 한수호도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콰드드득. 우드득.

이자투스의 육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인간의 형태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거대화된 육체가 대지 위에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빌딩이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거대한 용.

동양의 길쭉한 용이 아닌, 커다란 날개를 지닌 초 거대 드래곤의 현신이었다.

새빨간 비늘을 온몸에 두르고, 사람 크기만 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는 이 드래곤이야말로 대적룡 볼케스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크르르르르르

뇌를 울리는 커다란 괴성을 함께 지옥의 화염 같은 불꽃을 이빨 사이로 흘려내는 볼케스.

그의 능력치를 재확인한 한수호는 입술을 질끈 깨물수밖에 없었다.

[신체외적능력] : 5,000/9999

[신체내적능력] : 500/999

[마나] : 300,000/999999

[육체한계치] : 4/5

특성이나 마법으로 능력치를 높인 것이 아닌, 대적룡 볼케스로서의 순수한 능력치였다.

이미 한수호의 능력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

[이제부터 지옥이 시작될 것이다. 널 죽이고, 네가 들어온 게이트를 통해 너희들 세계로 나가 눈에 보이는 인간들 모두를 죽여버리고 말리라.]

볼케스의 음성은 머릿속으로 직접 파고들었다.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린 음성이었고, 생각만 해도 두려운 선전포고였다.

하지만, 한수호는 꼿꼿하게 서서 한 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헛소리냐는 표정으로 볼케스를 올려다 보며 한마디를 던질 뿐.

“덤벼, 도마뱀 새끼야.”

그 한마디가 볼케스의 분노 스위치를 눌러버렸다.

크와아아아아아앙!

천지를 울리는 굉음과도 같은 포효.

그와 동시에 볼케스의 머리 위로 수많은 마법진들이 홀로그램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수호는 볼케스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 먼저 선수를 쳤다.

라뮬검을 이기어검으로 날려버리고, 그랑검을 꺼낸 뒤 소닉붐으로 달려들어 내가중수를 발동시켰다.

꽈아아아아앙!

강력한 충격이 일었지만 볼케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볼케스의 붉은 비늘은 강력한 마나력을 품고 있었고, 그 마나력에 담긴 방어력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은 아무런 충격도 입힐 수가 없었다.

카아아앙!

꽈가가강!

라뮬검과 그랑검이 지닌 날카로움과 강한 파괴력도 볼케스에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공격을 가한 한수호의 팔이 튕기기만 할 뿐.

그러는 사이에 볼케스가 허공에 띄운 이십여 개의 마법진들이 완성되었다.

[죽어라. 벌레 같은 인간이여.]

볼케스가 눈을 번쩍인 순간,

콰과과과과과과

모든 마법진에서 온갖 마법이 뿜어져 나왔다.

수백 개나 되는 화염구에, 얼음으로 된 창들과 사람보다도 큰 검은색 가시들.

대지는 쩍쩍 갈라지고, 하늘에선 벼락과 우박이 쏟아져 내렸다.

토네이도를 능가하는 강력한 회오리 바람이 한수호를 날려버리려고 사방에서 날아들기도 했다.

한수호는 그 모든 공격을 막아내고, 피했다.

하지만 너무도 강력한 위력에 팔과 다리의 살점이 여지없이 찢겨나갔다.

그럼에도 한수호는 버텨냈다.

상처 회복 특성이 없었다면 진작에 피를 흩뿌리고 죽었을 정도로 볼케스와의 전투는 무시무시했다.

볼케스가 띄운 마법진들이 힘을 다하고 사라졌을 때, 한수호는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당당하게 서 있었다.

[놀랍군. 아직도 버틸 힘이 남아 있다니. 그것이 각성한 인간이 지니게 되는 특성의 힘인가?]

볼케스는 아직까지 한수호가 버텨내는 것이 놀라운지 공격을 멈추고 질문을 던졌다.

그에 대한 한수호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게 끝?”

[…. 뭐라고?]

“이게 끝이냐고. 그럼 이제 2페이즈를 시작해 볼까 하는데….”

오히려 웃음을 흘리며 이상한 소릴 꺼내는 한수호.

황당함에 어이없어하는 볼케스의 눈에 경악할 만한 일이 상황이 벌어졌다.

푸화아아악!

한수호의 온몸에서 뇌신기를 쓸 때와는 다른, 새하얀 빛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한수호의 온몸이 반투명한 상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초인화.

한수호는 지금 초인화 3배를 사용한 것이었다.

[신체외적능력] : 9999/9999

[신체내적능력] : 960/999

[마나] : 99999(+9,600)/99999

[육체한계치] : 5/10

단숨에 볼케스를 압도하는 능력치를 갖게된 한수호.

그는 지금 먹이를 앞에 둔 사자의 눈빛을 내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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