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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88화 (188/375)

188화

오전 수업을 마친 한수호.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지방 아카데미 학생들과의 토너먼트가 시작될 예정이라 그런지, 학생들 대다수가 긴장감에 들떠 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와중에도 토너먼트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그래도 명색이 서울 본교 A반인데, 결승전 출전자는 우리 반에서 나와야 하지 않겠냐?”

양소혜가 묻자 장한설이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하지. 그리고 걱정 마. 내가 인맥을 동원해서 알아보니까 지방 아카데미 쪽에는 그리 크게 걱정할 만한 루키는 없는 것 같더라고. 기껏해 봐야 진급 초입 수준들이라니까 우리가 유리해.”

“오, 그래? 그건 좀 다행이다. 한설이랑 하윤이는 진급 중반을 훨씬 넘었고, 백유현 너도 비슷하지 아마?”

질문을 받은 백유현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한수호를 바라본다.

“여기서 최강은 저 녀석일 텐데, 왜 쟤는 상관없다는 투로 말하지?”

“아, 장태산이? 저 놈은 열외. 지평학 교수님이 특별히 전수한 마나압축법을 한 번에 100% 이해해 버린 괴물을 어떻게 우리랑 동급에 놓고 말하냐? 그래서 우승이 아니고, 결승전 출전을 두고 말하는 거야. 이미 결승전의 한자리는 장태산으로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니까.”

“짜증 나지만, 소혜 말이 맞긴 해. 나도 이젠 장태산이가 대체 어디까지 올라가 있는지 모르겠거든.”

장한설마저 한수호의 강함을 완전히 인정하고 있었다.

“마나스캐너로 측정하면 우리랑 비슷한데, 실전에서는 왜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니까? 야, 장태산. 너 혹시 무슨 특별한 약 같은 거 먹냐? 아니면, 우리도 모르는 다른 특성을 하나 더 갖고 있다던가 말이야.”

양소혜가 눈매를 좁히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자 한수호는 뜨끔하면서도 겉으론 그저 웃기만 했다.

그때, 최지혁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태산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을걸?”

“왜? 수석과 차석이 인정하는 강자를 누가 불안하게 한다고?”

“요마 지소연을 상대했던 학생이 있다는 사실. 다들 잊었어?”

“응? 아…. 그 정체불명의 미스터리한 유령 같은 인물? 그거 그냥 소문 아니야? 그런 사람이 우리 아카데미에 학생으로 있을 리가 없잖아. 만약 있다고 해도 3, 4학년 아니면 졸업반일 테고.”

양소혜가 따지고 들자 최지혁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좀 알아봤는데, 우리 아카데미 학생일 확률이 거의 100%래. 게다가 1학년 학생일 가능성도 굉장히 높고.”

“에이, 설마?”

“졸업반 권열 선배가 친한 친구들한테 슬쩍 흘린 말이 있어.”

“뭐라고?”

“1학년 중에서 희한하게 생긴 후드티 입고 다니는 녀석이 있으면 꼭 자신한테 알려달라고 말이지. 그런 말을 한 이유가 뭐겠냐? 그 사람이 지소연을 내쫓아낸 장본인이라는 소리잖아.”

“후드티?”

그 단어에 친구들의 시선이 한수호 쪽으로 확 쏠렸다.

후드티는 한수호가 외출할 때 즐겨 입는 옷이었기에 다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야야.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 내가 입는 후드티 즐겨 입는다는 사실만으로 그런 오해를 하는 게 말이 돼? 난 입학 이후로 2학년 수련실 쪽은 얼씬도 한 적이 없구만.”

한수호가 별거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며 말하자 양소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긴. 아무리 장태산이 강하다고 해도 설마 요마랑 맞짱 뜰 정도로 세겠어? 요마 지소연이면 궁급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잖아? 그건 오버지, 오버.”

양소혜는 금방 한수호에 대한 의심을 거두어 버렸다.

“아무튼, 다음 주 토너먼트 때 다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장태산은 몰라도, 너희들은 내가 그냥 안 둘 거거든. 후후훗!”

장한설이 자신 있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자, 이하윤이 툭 끼어들었다.

“결승에서 태산 오빠랑 맞붙는 사람이 누가 될지 우리 내기할까?”

“내기?”

“응, 내기. 평가 끝나면, 그 주에 윤후 오빠 집에 놀러 가는 거 맞지? 모처럼 정의국 국장님의 저택을 찾아가게 되는데, 빈손으로 가면 너무 예의가 없잖아. 내기에서 이긴 사람이 그 돈으로 선물을 준비해서 국장님한테 전해드리면 좋을 거 같아서.”

이젠 편하게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하윤이 너무도 예쁜 얼굴로 활짝 웃으며 말하자 최지혁과 백윤후의 눈이 살짝 풀리는 듯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좋아. 그럼 난 장한설이 결승에 오른다에 백만 원 건다!”

양소혜가 가장 먼저 내기를 걸었고,

“난 윤후한테 백만 원….”

신소이가 수줍은 얼굴로 내기에 응했다.

“난 하윤이한테 걸겠어.”

장한설은 의외로 이하윤을 점찍었다.

“내가 나한테 걸어도 상관없겠지?”

최지혁은 자기 자신에게 걸었지만, 그다지 자신 있는 얼굴은 아니었다.

반면에 백윤후는 자신의 결승전 진출에 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건 신소이에게 감격한 듯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난 신소이한테 걸겠어!”

백윤후마저 내기에 참여했으니, 이제 한수호와 이하윤을 제외한 모두가 내기를 건 셈.

다들 두 사람에게 시선을 던지며 어서 내기에 뛰어들라고 무언의 압박을 전했다.

“난, 윤후한테 걸게.”

한수호는 마지못해 백윤후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미 삼아 하는 내기이긴 해도, 그렇다고 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허투루 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

그러자 이하윤도 바로 내기에 끼어들었다.

“나도 느낌으로는 윤후 오빠가 결승에 오를 거 같은데…. 왠지 새로운 강자가 등장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결승에 오른다에 걸래.”

“와, 이하윤! 너 너무한 거 아니야? 그건 우리보고 결승에 오르지 말라고 기도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양소혜가 짐짓 화난 척 한마디 하자 이하윤은 배시시 웃어 보였다.

한수호는 그런 친구들을 보며 속으로 잔잔한 웃음을 그리고 있었다.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나지 않게 했지만, 워낙 친해서 그런지 이 녀석들은 한수호가 이미 그들을 아득히 뛰어넘은 실력자라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조만간 너희들을 위한 특성석을 준비해 놓을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한수호는 친구들의 적성에 맞는 특성을 인챈트 스톤에 새겨넣어 넘겨줄 생각이었다.

적어도 인천공항에서 테러 사건이 벌어질 8월 전까지는 한 가지씩 특성을 더 얻을 기회를 주고자 했다.

‘앞으로 나흘인가?’

체질 개선 특성 2단계가 활성화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84시간.

과연 그때가 되면 또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겪을지 사뭇 기대가 컸다.

한수호는 지난 일주일간 전투 영역을 최대한 이용해 죽어라 수련에 매달린 결과를 눈앞에 띄운 상태.

그걸 보는 한수호의 입가엔 뜻 모를 미소가 스며들어 있었다.

[머리] : 252

[왼팔] : 241

[오른팔] : 241

[가슴] : 403(+100)

*[마나] : 4,007(+672)

[배] : 245

[왼발] : 249

[오른발] : 249

이젠 용의 박동을 수련하면 가슴 수치와 마나력뿐만이 아니라, 다른 신체 수치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었다.

그 덕에 지금은 지소연이 권속들의 요마력을 흡수했을 때와 버금가는 신체 수치를 갖게 되었다.

마나력만으로는 지소연보다 거의 1.8배에 가까운 수치.

‘조금만 더 하면, 명인식 초식까지도 사용할 수 있겠어.’

한수호는 마나력을 5천이나 소모하고서야 비로소 사용이 가능한 용의 박동 명인식 세 개 초식을 눈독 들이고 있었다.

용의 박동 마지막 초식인 초월식을 사용하기까지는 아직 요원했지만, 명인식 초식은 어느덧 코앞에 두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전투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펼쳐본 적이 없는 용의 박동의 초식들.

만약, 이 초식들을 진.용마검으로 펼쳐낼 수 있다면 당채룡이 말한 파급이나 멸급까지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수호는 누가 결승전에 오를 것이냐를 두고 계속 티격태격하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식사에 열중했다.

* * *

“…그러니까 조심해, 형. 알았지? 그럼 끊을께.”

한수호는 사기환에게 한 번 더 주의를 주고는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지금 한수호는 김재우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지난주 토요일에 던전을 함께 돌지 못한 대신, 오늘 잠시 짬을 내어 김재우와 던전을 돌기로 한 것.

김재우를 기다리면서 사기환과 통화를 했는데, 중요 내용은 바로 지소연에 대한 것이었다.

지난주에 지소연과 일전을 벌인 후로, 한수호는 혹시라도 그녀가 이민경의 죽음을 캐다가 사기환에 대한 것까지 알아낼까 봐 노심초사였다.

그래서 바로 사기환에게 연락해 지소연을 조심하라고 경고했었다.

더불어 김재우에겐 특무부 연구소 직원인 사기환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함으로써, 그의 주변을 강한 마공사가 지키고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특무부에서는 사기환을 연구실 직원으로 채용할 때, 이미 그의 과거 이력을 깨끗하게 지워놨다.

그래서 아무리 이민경의 죽음에 대한 걸 뒤진다고 해도 사기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게 된 상태.

하지만 지소연은 사대광마의 한 명인 요마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사기환에겐 정보수집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지소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가 대략적으로 파악이 되었고 사기환은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한동안 만나지 못한 사이에 사기환의 특성은 또다시 한 단계 상승했다.

놀랍게도 사기환의 특성 진화 속도는 한수호와 거의 맞먹는 느낌.

그 덕분에 특성 쿨타임이 하루까지로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수시로 지소연의 움직임을 체크할 수가 있게 되었다.

“뭔 생각을 그리 깊게 하냐?”

어느새 한수호가 서 있는 도로에 차를 멈춰 세운 김재우가 창문을 열며 말했다.

“어, 형 왔어요?”

한수호는 바로 조수석에 올라탔다.

“나도 이젠 너와 한배를 탄 거나 마찬가진데, 나한테까지도 숨길 일이 있는 거야?”

“지소연 때문이에요.”

“그 요마가 사기환 연구원을 노린다며? 그래서 지금 그 사람 옆에 진급 마공사를 무려 다섯이나 붙여놨구만 뭔 걱정이야?”

“지소연이 마음만 먹으면 진급 마공사 다섯 정도는 손도 못 쓰고 당할 테니까요.”

한수호는 힘들게 이민경의 마수에서 구해놓은 사기환이 그녀의 모친인 지소연에게 다시 당하는 일이 생길까 봐 그게 걱정이었다.

“내가 붙여놓은 마공사들이 다들 은신, 첩보, 감지 등의 능력이 뛰어난 친구들이라 큰 문제는 없을 거다. 그 연구원도 독특한 특성이 있어서 미리 지소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며?”

“그렇긴 한데, 마음이 편하진 않네요.”

한수호가 오늘따라 맥 빠진 모습을 보이자 김재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를 조금 강한 힘으로 때렸다.

“인마! 세상 사람 모두를 네가 다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라도 하는 거냐? 넌 그저 아카데미 1학년 학생일 뿐이야. 그러니 괜한 영웅심은 잠시 접어두고 네 앞에 놓인 일부터 차근차근 처리하는 게 맞다. 이럴 땐, 다 잊고 몬스터들이나 때려잡는 게 최고지.”

“….”

한수호는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김재우를 바라봤다.

김재우는 웃으면서 하는 말이었지만, 이 말을 들은 한수호는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금 그 말…. 옛날에 재우 형이 나한테 했던 말이잖아?’

한수호에겐 과거의 시점이지만, 김재우에겐 미래인 2054년도에 똑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김재우는 방금 했던 말과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한수호를 응원해 주었고, 중요한 작전에 참가한다며 게이트에 들어갔다가 홀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었다.

때문에 이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도 한수호는 가까운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 마음이 조급해져 끊임없이 번뇌했고, 불안해했었다.

그러다 김재우가 등을 세게 치며 방금 전의 말을 해준 덕에 힘을 얻었고, 혼자만의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 그때도, 지금도 똑같이 재우 형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는구나.’

한수호는 김재우를 바라보며 밝게 미소를 그려 보였다.

“네. 알겠습니다. 형 말대로 지금은 다 잊고, 내 앞길에 충실할게요.”

“그래. 네가 그렇게 웃으니까 얼마나 좋냐. 자, 얼른 던전이나 돌자. 오늘 목표는 딱 네 개다. 후딱 돌고 9시까진 집으로 돌아가 쉬자고.”

“네!”

두 사람이 탄 차는 빠르게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 * *

[8급 던전 ‘난쟁이 사이클롭스의 보물섬’]

-보유 포인트: 10,000LP

-위험도: ★☆☆☆☆☆☆☆☆☆

-아스루나 대륙의 7급 몬스터 돌연변이 사이클롭스의 섬입니다.

-돌연변이 사이클롭스의 눈물을 모아 특별한 보상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발자크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포인트를 흡수하면 던전의 위험도가 상승하여 클리어 보상 수준이 상승합니다. 포인트를 흡수하겠습니까? YES/NO

김재우와 약속한 마지막 네 번째 던전이었다.

한수호는 하남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공원에 세워진 출입금지 푯말 앞에서 던전의 정보를 확인하는 중이었다.

“여긴 어때? 다른 던전들처럼 안전한 편이야?”

“네. 위험도 1짜리네요. 그런데, 혹시 여기 들어가 본 적 있어요?”

“여기? 있기야 하지. 별로 크지 않은 섬인데, 몬스터 밀집도가 꽤 높아서 난이도가 좀 있어. 대부분 중소형 몬스터가 나오지만, 특이하게 이마에 눈을 하나씩 더 달고 있더라고. 그 눈에서 레이져 같은 걸 쏘는데, 제대로 방비 안 하고 맞으면 큰일 나는 수가 있지.”

“던전 보스는요?”

“보스는 사이클롭스. 다른 사이클롭스들과는 다르게 좀 작아서 그런지 크게 어려운 보스는 아니야. 그만큼 보상도 짜서 별로 인기가 없는 던전이기도 하고.”

한수호는 김재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던전은 보스를 처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보스인 사이클롭스에게서 눈물을 받아 모으는 걸로 보상을 교환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시간 되면, 팀 이끌고 이 던전 들어가세요. 가셔서 보스를 마주하면 죽이지 말고 어떡해서든 눈물을 받아내요. 그걸 잔뜩 모으면 괜찮은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한수호는 김재우와 특무부 마공사들을 위해 쓸 만한 팁을 주고는 눈앞에 뜬 메시지에서 YES를 선택했다.

던전은 그 즉시 난이도가 올라 위험도가 2성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위험해졌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더욱 높아졌을 터.

다음에 김재우가 던전에 들어가서 방금 말한 대로 한다면 더 큰 보상들을 얻을 수 있게 되리라.

오늘 하루만 4만이 넘는 LP를 챙긴 한수호는 마지막으로 던전 한 곳을 더 찾아가 보기로 했다.

“형. 우리 한 곳만 더 들려요.”

“벌써 9시가 다 됐는데, 괜찮겠어?”

“네. 새로운 던전 말고, 석촌호수 던전에 가려고요.”

“석촌호수?”

잠실의 석촌호수 던전은 지난번에 두 사람이 들어가서 세이렌의 여왕을 마주했던 그 던전이었다.

“형은 던전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계셔도 돼요. 거기서 좀 만나야 할 녀석이 있거든요.”

“흐음…. 그때 그 작은 여자애 말하는구나? 네가 300살 먹은 요괴라고 놀렸던.”

김재우의 말에 한수호는 씁쓸하게 웃었다.

300살 먹은 요괴인 라라를 떠올리자마자 머릿속으로 라라가 말을 걸어왔기 때문.

>>라라가 오랜만에 운명의 주인에게 말합니다. 간만에 자길 떠올리면서 하는 생각이 300살 먹은 요괴냐고. 그러다 한 대 맞으면 꽤 아플 거라고.

한수호는 일단, 라라의 음성에 대해선 관심을 껐다.

“요괴까지는 아닌데…. 어쨌든, 그 꼬맹이 몬스터 만나러 가는 건 맞아요.”

“그래. 그럼 입구까지만 같이 가주마. 위험이 없는 건 확실하지?”

“그럼요. 그 던전은 제 개인 던전이나 마찬가진걸요.”

한수호는 모처럼 시간이 된 김에 라라를 만나 준비해 둔 마나력 600짜리 마나코어를 전달해 줄 생각이었다.

그걸 라라가 흡수해 마나력이 1,500까지 상승한다면 그녀를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라까지 자신의 수하로 거두면 멸망을 막을 수 있는 손이 더 늘어나는 것이기에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올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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