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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57화 (157/375)

157화

쿠허어어어어엉!

빛 무리 속에서 터져 나온 건 무시무시한 몬스터의 울부짖음이었다.

빛이 사라지고 그곳에 나타난 괴생명체의 모습에 모두가 경악했다.

그건 드래곤이었다.

그것도 온몸이 눈송이처럼 새하얀.

이현승은 너무도 거대한 화이트 드래곤의 등장에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트윈헤드 오거가 휘두른 초대형 도끼는 드래곤의 등에 닿아 있었는데, 드래곤이 몸을 꿈틀대자 도끼날이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드래곤, 아니 드레고니안의 형태로 변신한 고니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두 발로 선 상태만으로도 20미터가 넘고, 머리에서 꼬리까지는 최소 5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머리엔 좌우로 새하얀 뿔 두 개가 뒤쪽으로 튀어나와 있었는데, 그 사이로 세 개의 또 다른 뿔이 일렬로 돋아나 있었다.

콧잔등부터 시작해 이마, 머리 정중앙까지.

세 개의 뿔은 세 뿔 가고일의 뿔과 매우 흡사해 보였다.

뿔만 다섯 개를 달고 있는 고니.

녀석은 벌써 보라색 바위를 입에 물고 있었다.

방금 전보다 더욱 찬란한 광채를 뿜어내고 있는 사람 형상의 바위.

고니는 그걸 위로 휙 던졌다가 입을 쩍 벌려 그대로 꿀꺽 삼켜버렸다.

“나이스!”

한수호는 고니가 자신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라준 것에 희열을 느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런 한수호를 향해 가면인이 발작하듯 소리쳤다.

“너 이 자식! 애초부터 저걸 노리고 있었다고? 네놈이 저것의 존재를 어찌 알고!”

가면인이 크게 분노하자 한수호는 피식 웃었다.

“지금 그걸 따지고 있을 틈이 없을 텐데?”

한수호의 말이 끝나자 마자였다.

쿠와아아아아앙!

크와아악!

크허어엉!

대형 몬스터들이 갑자기 정신이 나간 듯 괴성을 질러대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마구잡이로 무기를 휘둘러 주변의 모든 걸 파괴하려 했고, 건물 기둥 같은 팔로 땅을 내리찍고, 절벽을 후려쳤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쿠구구구구구

계곡 입구 쪽에서 시작된 엄청난 진동이 이곳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모, 몬스터들이 들이닥칩니다!”

“전부, 눈이 완전 돌아있어요!”

비돈귀살과 대치하고 있던 황도13궁의 궁도들이 계곡을 꽉 채운 채 해일처럼 밀려드는 몬스터들을 목격하고는 기겁했다.

그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몬스터들의 숫자에 주눅이 들어 전투도 포기하고 가면인 쪽으로 황급히 도망쳤다.

그 모습에 가면인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런 빌어먹을!”

그가 노리고 있던 계획이 모조리 어긋났다.

원래는 자신이 보라빛 바위를 차지한 뒤, 그걸 이용해 직접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계획이었다.

그 바위는 다름 아닌 인챈트 스톤.

스톤 자체에 매혹의 효과가 가득 담겨 있으며, 마나력 천 이상의 마공사라면 인챈트 스톤을 조각내 특성을 새겨 ‘특성석’으로 만들 수도 있는 기가 막힌 마법석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인챈트 스톤이 있으면 대형 몬스터까지 마음대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

세부적인 조정은 아니어도, 스톤이 지닌 매혹 능력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어느 한곳으로 모으고,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으며,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시키는 정도는 가능했다.

애초에 황도13궁이 노렸던 건, 대법원 게이트에서의 몬스터 웨이브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인챈트 스톤을 고니가 삼켜버림으로써 매혹 효과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절벽 속에 감춰져 있을 땐, 인챈트 스톤의 매혹 능력이 외부로 뻗어나갈 수 있지만 고니의 신체는 강력한 마나스톤으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매혹 능력이 차단된다.

“네 놈…. 오늘 받은 굴욕은 반드시 되갚아주겠다!”

가면인은 이곳에 더 머물러봐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매혹이 풀린 이상 이곳의 몬스터들은 완벽히 적으로 돌아섰다.

오히려 매혹에 걸리기 전보다 더욱 흉폭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강력해진 상태.

가면인은 품에서 예비로 준비해 온 게이트 점프석과 부스터 막대를 꺼내 그걸 하나로 합쳤다.

바닥에 내려놓자 곧바로 점프 포탈이 등장했다.

“장태산. 그리고 비돈귀살. 너희들은 절대 편하게 죽지 못할 것이다. 천갈궁의 이름으로 맹세하지. 조만간 또 보게 될 거다.”

가면인은 그 말을 끝으로 미련 없이 포탈을 향해 걸어갔다.

그를 시작으로 살아남은 황도13궁의 궁도들도 빠르게 포탈에 뛰어들었다.

41명이나 되던 궁도들은 돌아갈 땐 28명으로 줄어 있었다.

5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

그 상황을 만들어 낸 건 다름 아닌 한수호와 비돈귀살이었다.

“네놈들 시체를 찾으러 곧 다시 오마.”

“어디 잘 버텨봐. 이 계곡이 바로 너희들의 무덤이 될 테니까.”

조훈과 안서윤도 비웃으며 포탈로 향했고,

“장태산. 오늘 일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

이현승은 악당들이 흔하게 내뱉는 대사를 흉내 내고는 조용히 포탈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황도13궁의 인물 중 단 한 명만은 포탈을 넘지 않았다.

그는 혼자 남아 게이트 점프석에서 부스터 막대를 분리시켰다.

그리고 점프석을 포탈 속에 던져 넣은 뒤, 부스터 막대를 들고 서서히 닫혀져 가는 포탈을 향해 걸어갔다.

“사자궁의 미래는 밝고 위대하리라!”

그는 유언 같은 말을 남기며 포탈에 들어섰고, 순간 그가 들고 있던 부스터 막대에서 강렬한 빛이 흘러나오더니,

꽈아아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그의 몸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는 부스터를 지닌 채 포탈을 건너면 폭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들의 흔적을 확실하게 지우기 위해 죽음을 각오했던 것이다.

참으로 악독한 심성을 지닌 자들이었다.

“이제 우린 어쩌죠?”

정혜인이 새까맣게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바라보며 불안해하자 이서준이 한수호에게 다가섰다.

“이것도 다 예상하고 있었던 거냐?”

이서준은 한수호가 5분만 버티라고 한 말이 지금의 이 상황을 예측하고 한 것임을 알아챘다.

그런데 한수호는 별 말 없이 서서 대형 몬스터들을 압도적인 힘으로 때려눕히고 있는 새하얀 드래곤, 고니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자 비돈귀살도 마음이 급해졌다.

“아들. 이대로 있으면 위험해.”

“태산아. 네가 저 드래곤을 어떻게 부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릴 태우고 여길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장한구는 최소 진급에 오른 마공사들이라면 아무 장비 없이 드래곤의 등에 올라도 충분히 균형을 잡아 여길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정혜인 요원께서 특성을 쓰면 최대 어느 정도 힘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정혜인의 특성은 ‘마나 장막’이고, 그 특성을 사용하면 일정 범위를 강력한 장막으로 둘러싸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유지시간이 짧고, 마나력의 소모가 크며, 쿨타임도 긴 편이라 지금 같은 위급 상황에선 사용할 만한 특성이 아니었다.

“내 모든 마나를 쓰면 진급 파괴력은 3초 정도 막을 수 있을걸?”

정혜인에겐 그게 최선이었다.

마나 장막은 진급보다 강한 공격엔 1초도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자신보다 강한 마공사를 상대로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있으면요?”

한수호는 정혜인에게 골프공처럼 생긴 코어를 내밀었다.

그건 마나력 배터리 코어였다.

한수호의 본래 마나력인 2,357의 마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정혜인은 그것이 마나력 배터리 코어라는 걸 바로 알아봤다.

그녀도 코어에 담긴 마나력이 2,357이나 된다는 간단한 정보는 볼 수 있었기에 크게 놀랐다.

정혜인의 눈이 퉁방울처럼 커졌다.

“이게 있으면 궁급, 아니 그보다 더 강한 위력도 5초 정도는 버틸 수 있겠는데?”

“저장된 마나가 2천이 넘는 데도요?”

“배터리 코어에 저장된 마나가 아무리 많아도 내가 끌어다 쓸 수 있는 마나엔 한계가 있어. 때문에 1천 이상은 사용하지 못해.”

“그렇군요….”

한수호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싶어 한 번 더 확인해 본 거다.

정혜인의 마나수치는 570.

그럼 총 1,570 정도의 마나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궁급을 상회하는 파괴력을 5초 동안 방어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5초라….’

한수호가 지금 하려는 일에 부족하진 않을 것 같았다.

“제가 신호하면 전력으로 특성을 발휘해 주세요.”

“여기서? 탈출할 생각이 아니었어?”

“이왕 이렇게 됐는데, 맨손으로 돌아가면 아쉽잖아요.”

한수호는 씨익 웃음을 그리고는 한창 전투 중인 고니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두 분은 저 녀석 안위가 걱정도 안 되십니까?”

이서준이 비돈귀살에게 묻자,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저 녀석이 저럴 땐 그냥 두는 게 더 안전하다네.”

“저걸 말리면 그게 더 위험하거든.”

비돈귀살은 한수호를 워낙 믿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하는 행동에도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수호의 스승이자 양부모인 비돈귀살이 이러니 이서준도 뭐라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박진수가 정혜인 옆으로 다가섰다.

“나도 널 돕겠다. 내 특성이면 네가 체력 부족으로 쓰러질 일은 없을 거야.”

박진수의 특성은 ‘피지컬 강화’였고, 이걸 사용하면 지치지 않고 전투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정혜인과 박진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그때쯤 한수호는 고니에게 바짝 접근해 있었다.

고니는 한쪽 발로 사이클롭스를 짓뭉개면서, 꼬리로는 미노타우르스를 후려쳤고, 거대한 날개로는 트윈헤드 오거와 트롤을 두드려 패는 중이었다.

“고니. 그 녀석들은 그만 괴롭히고, 저 앞에 밀어닥치고 있는 놈들이나 쓸어버리자.”

한수호의 말에 고니가 집채만 한 머리를 주억이더니 트롤을 짧은 앞발로 후려친 다음, 입으로 트윈헤드 오거의 몸통을 콱 물어서 계곡의 구석 쪽으로 던져버렸다.

20미터의 거구가 계곡 사이를 날았다가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지자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뒤흔들렸다.

크르르르르…

고니가 자세를 낮추며 해일처럼 밀어닥치는 몬스터들을 향해 눈을 부라리자, 한수호가 짧고 강하게 외쳤다.

“전부 지져버리자고!”

그 외침대로 고니가 행동에 나섰다.

키이이이이잉

고니의 콧잔등 위에 솟아난 하얀 뿔이 환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빛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양쪽 머리 뒤쪽으로 솟아난 다른 뿔과 공명했다. 그리고,

빠지지지짓

세 개의 뿔이 삼각형을 이루며 전격을 번뜩였다.

고니는 그 상태로 날개를 활짝 편 뒤, 계곡 위로 천천히 날아올랐다.

가벼운 날갯짓에 사방으로 강풍이 휘날렸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허공으로 마구 떠올랐다.

수백 미터 높이로 날아오른 고니는 어느 한 지점에서 날갯짓을 멈추고 계곡 아래로 빠르게 활강하기 시작했다. 그런 고니의 뿔 위에서 번뜩이던 전격이 커다란 구체 형태로 응집됐을 때,

“지금입니다!”

한수호가 크게 외치자 정혜인은 곧장 특성을 발휘했다.

지이이잉

그녀를 중심으로 반경 3미터의 반투명한 막이 형성되어 다섯 사람을 감쌌다. 순간,

버언-쩍!

고니의 뿔에서 뿜어진 눈부신 빛이 계곡 아래를 휩쓸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과과과과광

고니가 활강하며 지나가는 자리 아래로 엄청난 전격이 직격했다.

계곡을 가득 채우며 달려오고 있던 수백, 아니 천이 넘어가는 숫자의 몬스터들 머리 위로 전격의 소나기가 퍼부어졌다.

전격이 어찌나 강력한지, 직접 닿지도 않고 스쳤을 뿐인데도 몬스터들의 머리가 퍽퍽 터져나갔다.

전격에 직격된 몬스터는 아예 형체도 없이 사라졌으며, 수많은 몬스터들이 포탄에 맞은 것처럼 하늘로 튕겨 올라갔다.

쿠웨에에엑

캬아아아악

크와아아악

퍼버버버버버벙

지옥도가 펼쳐졌다.

단 한 마리의 드래곤이 뿜어낸 전격의 힘에 천 마리가 넘어가는 몬스터들이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고니는 계곡 위쪽을 일자로 쓸며 지나갔고, 고니가 지나간 자리엔 전격에 구워진 몬스터들의 사체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 지옥도를 만들어낸 전격은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았다.

대형 몬스터들은 물론이요, 그 근처에 있던 한수호와 비돈귀살 등도 예외는 없었다.

만약 한수호가 정혜인에게 마나 장막을 펼치라고 미리 말하지 않았다면, 그들 또한 전격에 맞아 불귀의 객이 되었을 정도로 지독했다.

“대, 대체 이게….”

5초가 지나 마나 장막이 풀리자 정혜인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수호가 준 배터리 코어 덕분에 드래곤의 공격을 견뎌낸 것도 놀랍지만, 그보다 눈앞에 펼쳐진 지옥도의 광경이 그녀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건 이서준도, 박진수도 마찬가지였다.

양부모인 비돈귀살조차도 드래곤의 전격으로 전멸해 버린 몬스터 대군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고니는 활강을 마치고 허공에서 크게 선회한 뒤 다시 한수호가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전격을 정통으로 맞아 온몸이 그을린 트윈헤드 오거의 몸통 위로 착지했다.

퍼걱

고니의 육중한 체중에 눌리자 안 그래도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트윈헤드 오거의 몸통이 터져나가고 말았다.

축 늘어진 오거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 근처에 서 있던 한수호는 새빨개진 몸으로 새하얀 수증기를 흘려내고 있었다.

그는 쇄혼을 온몸에 둘러 전격의 충격을 땅바닥으로 흘려보냈던 것.

“어우야…. 너, 장난 없구나?”

한수호의 말을 칭찬으로 이해한 고니가 머리를 치켜들며 우렁차게 소리를 내질렀다.

크와아아아앙

그 쩌렁쩌렁한 소리에 가장 가까이에 있던 트롤의 몸이 퍽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다.

전격에 맞은 몸을 힘겹게 재생하던 중에 발생한 강력한 공기의 진동을 약해진 육체가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한수호는 쇄혼을 풀고 새까맣게 타버린 사이클롭스와 미노타우르스의 사체 쪽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세라믹 단검으로 놈들의 사체에서 심장을 꺼냈다.

“심장 챙기는 것도 일이겠네.”

한수호가 그렇게 중얼대며 심장을 챙기는 모습에 고니가 트윈헤드 오거의 커다란 가슴을 파헤쳐 심장을 입으로 덥썩 물었다.

오거의 심장을 문 채로 고니가 머리를 쭉 내밀자 한수호는 그 심장을 받아 아공간에 잘 챙겨 넣었다. 그리고 칭찬을 바라는 고니의 콧잔등을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오늘 수고했다. 그러니 이젠 너도 좀 쉬어.”

한수호의 칭찬이 마음에 들었는지 고니는 머리를 주억거리다가 계곡 끝으로 가서는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엎드렸다.

대형 몬스터들의 심장 네 개를 모두 챙긴 한수호.

그는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일행들에게 다가가며 환하게 웃음을 그려보였다.

“다 같이 수확이나 합시다.”

몬스터들이 떼죽음을 당한 곳으로 향하는 한수호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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