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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50화 (150/375)

150화

한수호가 유적지 내의 타워에서 이하이의 손에 박살 나 있던 드레고니안의 가슴에 코어를 박아넣기 직전에 살펴본 정보는 이랬다.

[드레고니안의 생명 코어(A)]

-코스트: 34

-보유 마나량: 267/1200

-드레고니안의 심장 역할을 하는 코어입니다.

코어의 등급은 A.

최대 보유 마나량도 1200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S급으로 올랐고, 코스트는 86까지 치솟았으며, 최대 마나량은 2000까지 증가했다.

게다가 진화가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추가되었다.

‘세 뿔 가고일의 뿔에 이런 엄청난 효과가 있을 줄이야….’

세 뿔 가고일의 뿔을 흡수한 고니는 신체만 변한 게 아니라, 마나 코어의 능력까지 크게 향상된 것이다.

지금만 해도 엄청난데, 다른 코어를 흡수하면 진화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놀랍기 만하다.

‘잠깐. 그냥 코어만 흡수하면 진화할 수 있는 건가?’

문뜩 떠오른 의문.

한수호는 마침 서한광으로부터 받은 B급 코어가 하나 있었기에 그걸로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아공간 관통 장갑에서 서한광이 선물로 준B급 코어를 꺼내든 한수호.

코어의 정보를 살펴보니, 전보다 훨씬 자세한 정보가 나타났다.

[속성의 마나 코어(B)]

-코스트: 18

-보유 마나량: 1/900

-코어에 저장되는 마나에 다양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어? 이것도 평범한 코어가 아니잖아?’

코스트가 부여되면서 세부 정보가 드러났는데, 꽤나 특별한 코어였다.

던전에서 얻은 10개의 B급 코어는 죄다 ‘쓸 만한 마나 코어(B)’로 표시되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걸 테스트로 날려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월을 불렀다.

월은 왜 또 자길 찾냐는 듯 귀찮음 가득한 표정으로 차량 옆으로 다가왔다.

“월. 저번에 내가 준 코어 있지?”

[아직 마나력 충전을 못 했다.]

“상관없으니까, 그거 다시 줘봐.”

[10개를 다 달라는 건가?]

“아니. 두 개 빼고, 나머지만.”

월은 바로 코어 8개를 한수호에게 넘겼다.

[난 다시 가도 되나? 할 일이 많다.]

“어, 그래. 볼일 봐라.”

월을 보낸 한수호는 8개의 코어 중 하나를 쥐고 한 번 더 정보를 확인했다.

[쓸 만한 마나 코어(B)]

-코스트: 11

-보유 마나량: 1/800

-코어에 마나를 저장하여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코어의 정보는 변한 게 없었다.

‘일단 마나가 없는 코어도 흡수가 가능한지 확인해 보자.’

한수호는 고니의 생명 코어를 손바닥 위에 올리고, 그 옆에 B급 코어도 하나 올려놨다.

“고니야. 여기 코어 하나 있으니까 이거 흡수해 볼래?”

한수호의 말이 끝나자마자였다.

고니의 생명 코어 중간에 가로로 선이 하나 쭉 생기더니 입처럼 쩍 벌려서 B급 코어를 마구 뜯어먹기 시작했다.

단 몇 초 만에 코어 하나를 뚝딱 해치워 버린 고니의 생명 코어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한수호는 그 코어의 정보를 다시 살폈다.

[드레고니안의 생명 코어(S)]

-코스트: 86

-보유 마나량: 912/2000

-드레고니안의 심장 역할을 하는 코어입니다.

-코어를 흡수할 때마다 진화합니다.

-진화 진행률: 9%

‘진행률이 생겼네?’

정보의 가장 마지막에 ‘진화 진행률’이 나타났는데, B급 코어 한 개를 흡수함으로써 9%가 상승한 상태였다.

이걸 봐서는 이 코어의 진화는 마나력과는 별 상관이 없는 듯했다.

‘B급 한 개에 9%니까, 나머지 7개를 모두 흡수시켜도 72%가 최대겠군.’

고니의 생명 코어가 진화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은 코어가 부족했다.

라라에게 줄 C급 코어 하나와 서한광에게서 받은 B급 코어가 있긴 했지만, 그걸 다 털어도 100%를 채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건 뭐, 완전 돈 먹는 하마네.’

B급 코어 하나에 최소 5억이니 진화 한 번에 50억 이상이 필요한 셈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자니 뭔가 굉장히 아쉽다.

‘눈 딱 감고 한번 끝까지 가 봐?’

내일은 대법원 게이트에 들어가야 했기에 전력을 높일 수 있는 건 뭐든지 해 둘 필요가 있었다.

어차피 코어들은 한수호가 딱히 어디에 쓸 용도가 없었으니 고니한테 먹이는 게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었다.

‘해보자.’

한수호는 우선 나머지 B급 코어 7개를 모두 꺼냈다. 그리고 고니로 하여금 그 코어들을 모두 먹어치우게 했다.

까드득. 까득.

고니의 생명 코어는 좀 전처럼 입을 쩍 벌리고 눈앞에 놓인 코어들을 마구잡이로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진화 진행율: 18%

-진화 진행율: 27%

-진화 진행율: 54%

-진화 진행율: 72%

7개를 모두 먹어치우자 고니의 생명 코어는 예상대로 72%까지 진화율이 상승했다.

‘이번엔 속성의 마나 코어로….’

특별한 마나 코어였기에 이렇게 소비하는 게 아까웠지만, 큰마음을 먹고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고니. 이거도 마저 먹….”

한수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와그작

고니의 생명 코어가 속성의 마나 코어를 한입에 꿀꺽 삼켜버렸다.

그 순간이었다.

코어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하얗기만 하던 코어의 표면에 붉은색과 푸른색의 마블 문양이 나타났다.

‘설마 진화에 성공한 건가?’

한수호는 재빨리 코어의 정보를 훑어봤다.

[드레고니안의 생명 코어(S+)]

-코스트: 137

-보유 마나량: 912/3000

-드레고니안의 심장 역할을 하는 코어입니다.

-코어를 흡수할 때마다 진화하며, 더불어 속성까지 추가됩니다.

-현재, [번개/불]의 속성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습니다.

-진화 진행율: 1%

진화에 성공했다.

S급이던 코어 등급이 S+로 변했고, 거기에 속성까지 부여되어 있었다.

‘최대 마나 보유량이 3천이라니…. 엄청난데?’

이제 고니는 한수호 최강의 전력으로 거듭났다.

고니 하나만 있어도 5급 게이트 하나 폐쇄하는 건 우스워진 상황.

‘흡수한 코어의 능력까지 갖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속성의 코어를 먹고, 번개와 불의 속성을 얻은 데다가 앞으로 진화를 거듭할 때마다 추가 속성이 생길 예정이었다.

한수호는 고니의 생명 코어를 쓰다듬고는 조심스레 운전대 측면에 끼워 넣었다.

“고니야. 너 데리고 나갈 건데 다시 소형화할 수 있어?”

한수호가 묻자, 고니는 차량 앞 유리에 다시 쿨타임 시간을 띄워 보였다.

Cooldown [01:38:15]

“쿨타임 끝나야 다른 형태로 변신이 가능한 거야?”

한수호의 질문에 고니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줬다.

운전석 문을 자동으로 열고, 한수호를 밖으로 튕겨낸 뒤 분해와 재조립을 거쳐 희색 털을 휘날리는 날개 달린 사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다시 자동차 형태로 돌아갔다.

“일반 모드와 전투 모드는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지만, 중형에서 소형이나 대형으로 변화할 때는 쿨타임이 필요하다 이거구나?”

부르릉. 부릉!

한수호의 말이 맞다는 듯 고니가 시원한 배기음을 흘렸다.

“그럼 쿨타임되면 소형화 일반 모드로 부탁하마.”

부르르르릉.

길게 배기음을 뿜어내는 모습은 꼭 말이 투레질을 하는 것 같아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한수호는 자동차 형태의 고니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는 월이 공사 중인 집 쪽으로 향했다.

이제 외형적으로는 집 공사가 거의 끝나 있었다.

새하얀 하늘과 새하얀 땅을 배경으로 세워진 유럽 스타일의 3층짜리 저택.

한 층 한 층의 넓이도 상당한 데다가 지하도 3층까지 존재해서 수십 명이 함께 살아도 전혀 비좁지 않을 것 같았다.

한수호는 그런 자신의 집을 바라보며 훗날 가족과 함께 여기서 살아가는 미래를 떠올렸다.

그러다 이곳으로 괜히 적을 끌고 들어왔다가 애써 만든 집이 혹 파괴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전투 영역의 본래 목적은 내 안전을 위한 게 아니라, 적을 끌어와서 이곳에 묶어두는 역할이었기 때문.

‘이곳의 도착 포인트에 강력한 차단실을 만들어 놔야겠는데?’

어떤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는, 완벽한 차단실.

그곳을 만들어 놓는다면 아무리 강력한 적을 이곳에 끌고 온다 해도 저 아름다운 집이 파괴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리라.

한수호는 바로 월을 불렀고, 월과 함께 차단실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해 자세한 계획을 수립했다.

1시간이 흐르고, 전투 영역 제한 시간인 2시간이 거의 다 흘렀을 때였다.

중형화 전투 모드 상태였던 고니가 자동차의 모습을 한 채, 한수호 쪽으로 다가왔다.

전투 영역 잔여 시간을 보니 대충 5분 정도 남았다.

“월. 난 이만 나가봐야겠다.”

[알았다. 월은 이제 진입차단실 설계도를 만들어 놓겠다. 필요한 재료는 설계도가 완성된 이후에 전달할 테니, 총알 준비 많이 해 놓도록.]

월도 한수호가 곧 여길 나갈 것임을 인지했는지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 그래. 그럼 설계도 잘 부탁한다.”

한수호는 월이 자리를 뜨자 일단, 전투 영역을 종료시켰다.

컨테이너 하우스로 돌아온 한수호.

방에서 약 20분 정도 시간을 흘려보낸 후, 다시 전투 영역에 들어갔다.

그러자 고니의 쿨타임이 끝났는지 어느새 작고 귀여운 사막여우의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런 고니를 품에 안은 한수호는 월과 살이, 범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 다음 다시 전투 영역을 빠져나왔다.

* * *

아침 일찍 일어난 한수호.

가장 먼저 소원의 묘목에서 열매를 섭취한 뒤, 지평학 교수에게 문자로 메시지를 보냈다.

[교수님. 저 장태산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문자로 연락을 대신 합니다. 금일, 제 양부모님들과 중요한 일이 있어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에는 집안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빠지게 된 것으로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부탁을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대법원 게이트로 가서 서한광을 만나야 했고, 스승 부부를 쫓아 게이트 안까지 들어가야 할 상황이라 수업은 빠질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지평학 교수로부터 회신이 날아왔다.

[중요한 일이 있나 보구나. 혹 도움이 필요한 거면, 지혁이를 붙여주마. 일단, 몸살감기 때문에 결석하는 걸로 처리하겠다.]

[말씀은 고맙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수호는 그렇게 수업 문제도 처리한 다음, 바로 광폭화 5단계를 발동시켜서 패시브를 적용시켰다.

그리고 일일 미션으로 뭐가 나왔는지를 확인해 봤다.

[오늘의 미션]

-특별 미션

-심장에서 마나 추출 150회

-획득 포인트: 50NP / 100,000LP

미션을 본 순간 눈이 저절로 크게 떠졌다.

‘특별 미션?’

오랜만에 나온 특별 미션.

그런데 미션으로 나온 내용이 조금, 아니 많이 특이했다.

마치 오늘 한수호가 게이트에 들어갈 거라는 걸 알기라도 하듯, 심장에서 마나를 추출하는 내용이 나왔다.

150회면 몬스터 150마리를 잡아 심장을 꺼내야 했다.

‘이거 되게 골 때리네. 이놈의 시스템은 나한테 마나 추출기가 있다는 것도 다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잖아?’

아캄의 고대 도시에서 얻은 마나 추출기가 없다면, 한수호가 직접 마나를 추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몬스터의 심장을 구하기는 쉬워도, 거기서 마나를 추출하려면 반드시 마나 정제소에 들러야 했고, 추출 작업도 정제소 직원이 하는 것이라 미션을 성공시키는 게 쉽지 않았을 테니까.

어쨌든, 이 미션 하나로 50NP에 10만 LP를 얻을 수 있으니 꼭 성공시켜야 했다.

한수호는 오늘 해야 할 일에 대비해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라그나로크가 끼워진 착용구부터 최근에 얻은 각종 아티팩트들까지.

모든 건 아공간 관통 장갑에 담겨 있었다.

왼손에 반손가락 장갑을 착용하고, 마나 회로를 입힌 후드티를 입었다.

어느새 2천이 넘는 마나가 채워진 마나력 배터리까지 주머니에 잘 챙겨 넣어서 만일에 대비했다.

‘고니도 일단은 아공간 속에 넣어둬야겠지?’

괜히 품에 안고 데리고 나갔다가는 관심을 끌 수도 있었다.

밤새 침대 옆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고니.

한수호는 고니로부터 코어를 받아 마나력이 얼마나 채워졌는지 확인해 봤다.

-보유 마나량: 1972/3000

최대치까지 채워지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전력으로 삼을 만했다.

한수호는 고니를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시간을 보니 7시가 조금 넘었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그는 문단속을 잘하고는 하우스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서한광에게서 받은 명함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벨이 세 번 정도 울렸을 때, 상대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빨리도 전화하는군.

중후한 음성은 홀로그램을 통해 들었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 게이트로 가면 됩니까?”

한수호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게이트 방어 초소에서 기다리도록 하겠네.

“곧 가겠습니다.”

통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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