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화
“아까 하려던 이야기 지금 할 테니까, 잘 들어라. 장태산.”
스승에게 허락을 받은 최지혁은 다시 진지한 얼굴이 되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세상은 2057년에 멸망한다. 아니,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거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이야기였다.
최지혁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건, 이미 세상의 멸망을 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였으니까.
“2057년 말에 악몽급 게이트가 등장하게 되고, 거기서 엄청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인류는 그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내지 못하지. 그리고 결국, 그 몬스터들에 의해 멸망하게 되는 거고.”
상당히 압축한 내용이었지만, 한수호는 이미 그 상황을 겪어봤기에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해, 악몽급 게이트가 한날한시에 발생하는건 아니다.
2057년에 발생하게 될 악몽급 게이트는 총 세 개.
미국 플로리다주에 하나, 유럽의 중심이라 볼 수 있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하나,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서 발생하는 게이트가 마지막 하나였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악몽급 게이트가 2057년 12월 초에 동시에 발생하지만, 대한민국의 악몽급 게이트는 진화를 거쳐 2058년 1월에 출현한다.
원래는 3급이었던 광화문 게이트가 2급, 1급을 넘어 재앙급까지 거쳐서 마지막에 악몽급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한수호는 당시 특무부의 777 요원으로서 그 게이트의 진화를 막기 위한 최후의 결사단에 소속되어 있었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세계에 그 많은 마공사들이 존재하며, 그렇게나 뛰어난 강자가 수두룩한데 고작 세 개의 악몽급 게이트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악몽급 게이트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모든 건, 2055년 전세계 곳곳에 등장한 7개의 재앙급 게이트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 재앙급 게이트는 그때까지 1급이 가장 강력한 줄 알았던 인류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1급 게이트의 10배.
어쩌면 그 이상으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진 7개의 재앙급 게이트를 막는 데만 전 세계 마공사의 전력 30%를 잃고 말았다.
그런 상태에서 2년 뒤, 재앙급의 10배를 뛰어넘는 악몽급 게이트가 열렸으니 그걸 어찌 감당할 수 있었을까.
결국, 미국의 악몽급 게이트가 마경으로 변하게 되면서 세상은 멸망으로 치닫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한수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2051년인데, 최지혁은 대체 어떻게 2057년 이후의 일을 알고 있는 것인지를.
“무슨 대 예언가라도 출현했냐? 네가 미래의 일을 어떻게 그리 잘 아는 건데?”
한수호는 이 답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으니 모르는 척해야 했다.
“당연히 의심스럽겠지. 하지만, 내 말은 사실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2058년의 미래에서 모든 걸 겪은 뒤 다시 과거로 되돌아온 마공사가 존재한다.”
“…!”
한수호는 예상했던 말이 나왔지만 짐짓 크게 놀란 척했다.
최지혁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는 없었으니까.
“놀랍겠지. 나도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땐, 너와 똑같았다.”
최지혁은 잠시 지평학을 응시했다.
최지혁이 회귀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건 스승인 지평학 덕분이었다.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5년 전쯤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미 지평학의 제자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던 최지혁은 어느 날 한 낯선 사내의 방문 이후, 스승이 전과 크게 달라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 스승을 방문한 사내가 바로 메디컬 게이트의 CEO인 김명중이었다.
권존 김무광은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명성을 떨치고 있었음에도 20년 전에 신분을 감추고 사라졌었다.
그가 모습을 감추게 된 이유는 놀랍게도 미국의 마수에서 몸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20년 전까지 대한민국 최강자의 자리에 있었던, 권존 김무성.
그런 대단한 인물이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그들의 위협을 견디지 못하고 숨어들었다?
한수호는 당연히 최지혁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어쨌든 최지혁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메디컬 게이트의 CEO인 김명중 회장이 바로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온 인물이야. 너도 알지? 저번에 우리가 다 같이 갔던 가양 게이트를 소유한 것도 그 회장이고. 김명중 회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세상이 멸망해 가는 걸 직접 경험했고, 그 멸망을 막아보고자 최후의 최후까지 저항했던 인물이라더군.”
“그래서?”
반문하는 한수호의 음성엔 별다른 감정이 섞여 있지 않았다.
대충 흘려듣는 느낌?
최지혁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우…. 나도 안다. 내가 한 말이 얼마나 황당하고 믿기 어려운 일인지. 하지만, 모두 사실이야. 지금까지 그가 말한 모든 게 정확히 맞아떨어졌으니까.”
“그러니까 묻잖아.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냐고.”
한수호의 반응은 여전했다.
네 이야기는 알았으니까, 나한테 뭘 바라는 건지나 말해 보라는 매우 건조한 말투였다.
“그분이 말하길,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선 7개의 열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최지혁의 입에서도 열쇠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래도 이산과 이하이가 말하던 그 열쇠와 일치하는 내용일 것 같았다.
“총 7개의 열쇠 중 5개는 명확하게 신원이 파악됐지만, 마지막 2개는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태지. 특히,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2개의 열쇠가 가장 중요한데, 그 둘을 찾아내지 못하면 이번에도 인류의 멸망을 막는 게 힘들다는 거야. 그러니, 네가 나와 함께. 아니, 우리와 함께 그 마지막 두 열쇠를 찾아줬으면 좋겠다.”
“할 말은…. 그게 다야?”
한수호의 표정은 너무도 무덤덤했기에 최지혁은 자신이 잘못 설명한 게 있나 오히려 걱정됐다. 그래서 스승 지평학을 바라봤는데, 그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여 제대로 설명했음을 인정해 주고 있었다.
“필요하다면, 김명중 회장이 회귀한 인물이라는 증거를 보여줄 수도 있어.”
“뭐, 그럴 거 까진 없다. 그 사람의 인생이 인생 2회차와 다름없을 만큼 엄청난 우연과 기연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건 나도 익히 알고 있었으니까.”
한수호는 최지혁의 이야기를 듣기 전부터 이미 메디컬 게이트의 회장, 김명중이 회귀자가 아닐까 깊이 의심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가 회귀자라는 말을 듣고서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 자신이 회귀자인데, 다른 회귀자가 한둘 더 존재한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다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었다.
“그럼 이제 내가 말할 차례인가?”
한수호는 지평학을 슬쩍 바라봤다가 다시 최지혁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최지혁. 보아하니, 네 스승님은 이 사실을 나한테 알리는 걸 지금까지 반대했던 모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모든 걸 밝히려고 한 이유가 대체 뭐지?”
“그건 간단해. 장태산, 너라면. 내가 지금까지 지켜봐 온 너라면 7개의 열쇠 이상으로 중요한 인물이 될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거든.”
최지혁이 확신을 가진 눈빛을 보이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난 사실, 네가 7개의 열쇠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의심스러워. 그래서 아직 찾지 못한 2개의 열쇠 중 하나가 네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고. 얼마 전, 김명중 회장으로부터 넌 그 2개의 열쇠가 아니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네가 힘을 보태준다면 얼마든지 멸망으로의 길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럼 나한테 이미 밝혀졌다는 5개의 열쇠가 누군지 말해줄 수 있어?”
“그건….”
최지혁이 잠시 지평학의 눈치를 봤다. 그런데 지평학이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이건 말해도 좋다는 의미.
최지혁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열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반드시 살려서 악몽급 게이트가 발발했을 때 최후의 항전에 나서야 할, ‘활(活)의 4대 열쇠’야. 다른 하나는 악몽급 게이트가 발발하기 전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죽여야 하는, ‘살(殺)의 3대 열쇠’이고.”
“좋아. 그럼 활의 4대 열쇠부터 말해봐.”
한수호의 요구에 최지혁은 바로 답을 내놨다.
“활의 열쇠는 미국 출신의 마공사인 나스타샤라는 여자하고, 이하이라는 이름의 여자, 거기에 여기 계신 권존 김무성. 바로 내 스승님이시지. 네 번째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인물인데,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20대 중후반의 사내라는 것까지만 안다.”
활의 4대 열쇠에 이하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였다.
권존 김무성이 포함되어 있을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다.
회귀자인 김명중이 김무성을 찾아와 자신의 정체를 밝힌 것만 봐도 뻔한 스토리였으니까.
그런데 화상을 입은 20대 중후반의 사내라는 말에서 살짝 흠칫했다.
안 그래도 정의국 국장 백진성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던 중인 데다가, 얼굴을 성형해야 할 정도로 큰 화상을 입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그의 이름이 떠오른 것이다.
‘백진성은 40대 중반이니 열쇠는 아니겠지.’
하지만 화상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다른 부분들은 일치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럼, 살의 3대 열쇠는?”
이어지는 한수호의 요구에 최지혁이 무엇 때문인지 잠시 머뭇거린다.
“말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편이 모두를 위한 것이고.”
지평학의 한마디에 힘을 얻은 최지혁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첫 번째는 폭마 박준규다. 김명중 회장 말로는 악몽급 게이트가 발발하는 원인이 폭마 박준규에게 있다더군.”
“폭마 박준규라….”
사대광마 중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폭마 박준규.
지난번 아카데미 역사관의 자폭 사건 때에도 폭마 박준규의 이름이 매스컴에서 등장하긴 했었다.
그래서 한수호 또한 던전을 폭파시켜 마나 폭발을 일으키는 주범이 박준규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었고.
하지만, 너무 빤한 결과가 나오니 되려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이프리트의 수장이 폭마 박준규라는 소린데.’
그럼 이프리트의 수장은 한 명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부모님이 남긴 액자 속의 인물 중에도 분명 이프리트의 수장이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두 번째는?”
“두 번째는…. 듣고 놀라지 마라.”
최지혁이 자꾸 뜸을 들이자 두 번째 살의 열쇠가 혹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때 최지혁이 말을 이었다.
“이하윤. 그 아이가 두 번째 살의 열쇠다.”
“…!”
한수호는 크게 놀랐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하윤의 이름이 여기서 언급될 줄은 정말 예상도 못 했다.
어찌 보면 이하윤의 비밀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한수호라고 볼 수 있었다.
그녀가 가진 특별한 특성, 회생.
그 회생 덕분에 이미 한 번 죽음의 강에서 살아 돌아온 경험이 있는 한수호는 뜻밖의 상황이었다.
“확실해?”
“안타깝게도…. 확실하다.”
“무슨 근거로?”
“김명중 회장이 그러더라. 인류의 존망을 건 마지막 전투에서 이하윤이 가장 강하고 악한 인물을 살려줌으로써 인류의 멸망이 확정되었다고.”
그렇다면 이하윤이 최후의 악인을 위해 회생을 썼다는 말인데, 어떻게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하윤이 살려준다는 가장 강하고 악한 인물이 누군데?”
“그자가 바로 세 번째 살의 열쇠야. 사실 이 세 번째 살의 열쇠가 누군지만 알아도 인류를 멸망으로부터 구하는 건 반쯤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는 거지.”
더욱더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였다.
이하윤이 그런 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살려준다?
그자가 아버지인 이산이나 언니 이하이가 아니고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 번째 살의 열쇠에 대해서 아는 건 더 없고?”
“김명중 회장도 그자의 얼굴을 정확히 본 게 아니라서 정확히는 묘사하기가 어렵데. 마지막 전투 때, 그자는 온몸에 용을 형상화한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고,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검을 들고 있다는 것. 아는 건 딱 그 정도라더군.”
용의 갑주와 2미터의 대검.
한수호는 회귀 전에도 그런 무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그런데, 최지혁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김명중이라는 사람은 대체 어느 시점에 회귀한 거지?’
한수호는 2058년 2월에, 대한민국에서 악몽급 게이트가 발발해 엄청난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난 직후에 회귀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남기고, 최후의 결사단에 포함되어 악몽급 게이트 안에서 벌어질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던 때다.
하지만 그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대성의 손에 죽임을 당하면서 회귀했기 때문에 마지막 전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김명중이 마지막 전투를 겪은 거로 봐서는 내가 회귀한 뒤에야 그가 회귀했다는 말이 되는데….’
그럼 마지막 전투에서 나스타샤와 이하이, 김무성이 활약을 했다는 상황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곳엔 이산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왜 송혁을 위시한 사왕오패의 강자들에 대한 이야긴 없지?’
한수호가 회귀하기 직전까지 그들은 모두 생존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회귀한 이후 마지막 결전이 제대로 벌어졌다면, 사왕오패도 분명 그 자리에 있었을 거라는 게 한수호의 생각이었다.
‘어쨌든 지금 상황을 보면, 이산이 김명중과 함께 회귀한 거겠구나.’
대충 아귀가 맞아떨어진다.
딱 하나, 걸리는 건 이하윤이 살의 열쇠 중 하나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이하윤의 나이는 17세.
2058년이 된다고 해도 고작 24살에 불과하다.
한수호는 이산이 그 어린 여자애를, 그것도 자신의 친딸인 아이를 죽여야 할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하이와는 달리, 이하윤만 따로 떨어져 살고 있는 거구나.’
이하윤은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헤어져 지내는 게 아니었다.
2058년이 도래하기 전에는 어떡하든 죽여야 할 자식이기에 이산은 일부러 멀리하고 있었던 것.
‘이하윤이 왜 악인을 구해야 했는지, 그 이유는 따지지도 않고 그 결과만을 놓고 죽일 생각부터 하다니….’
안 그래도 이산에 대해 크게 실망한 상태였는데, 지금 상황까지 겹쳐지다 보니 이젠 아예 상대하기조차 싫어졌다.
때문에 최지혁에게 꼭 확인해볼 사항이 있었다.
“혹시 김명중 회장 뒤에 이산이라는 자가 있는 거냐?”
말을 돌리지 못하게 아예 직접적으로 물었다.
한수호는 이하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녀와 이산이 김명중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이산? 마공전뇌 이산을 말하는 거야? 글쎄. 김명중 회장한테는 그 이름을 듣지 못했는데…. 혹시 스승님은…?”
최지혁이 묻자 지평학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명중, 그자는 아직 나한테 숨기는 게 많다. 사실, 그자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인지 아직까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지평학은 자신이 김명중과 완전히 똑같은 노선을 걷고 있지 않다는 걸 은근히 내비쳤다.
‘확실히 늙은 생강이 맵구나.’
아직은 어린 최지혁에 비해서 지평학, 아니 권존 김무성의 생각은 결코 짧지 않았다.
한수호가 보기에 김무성이 제자인 최지혁이 사실을 함부로 밝히지 못하게 자중시킨 건 김명중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다.
김무성은 김명중을 아직 완전히 믿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김명중의 이야기를 근거로 열쇠를 함께 찾고자 하는 최지혁의 뜻을 지지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보였다.
“이젠 권존의 의견을 듣고 싶군요.”
한수호는 대화의 목표를 최지혁에서 김무성으로 변경해 버렸다.
“그 전에 한 가지 대답부터 해보려므나.”
“말씀하시죠.”
“장태산. 넌 어디까지 알고 있었지?”
김무성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절대 그냥 두지 않겠다는 각오가 느껴질 만큼 눈빛은 강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