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화
이틀 전, 늦은 밤.
“사,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폐건물이나 다름없는 장소.
그곳에서 한 4인 가족이 공포에 벌벌 떨면서 누군가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 팔과 다리는 밧줄에 꽁꽁 묶인 상태.
그 앞에는 몸매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딱 붙는 붉은 옷차림을 한 여인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두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낸 상의 위로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여인은 머리카락을 야릇한 손짓으로 쓸어 넘겼다.
“흐응. 정말이네. 그 꼬맹이가 말한 그대로야. 이런 훌륭한 보석이 숨겨져 있었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는 여학생을 응시했다.
유난히 반짝이는 눈빛.
촉촉이 젖은 여인의 눈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빼앗길 것처럼 매력적이었다.
“너 이름이 뭐니?”
“화, 황가련이요….”
여학생은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내가 널 왜 여기 데려왔는지 알아?”
“흐흑….”
고개를 저을 힘조차 없는지 황가련은 눈물만 뚝뚝 떨구고 있었다.
“너한테 힘을 주려고.”
여인이 벌떡 일어서자 의자가 뒤로 팍 튕겨 나가더니 벽에 맞고 와그작 부서졌다.
“잘 봐. 이런 걸 잘 봐 둬야 네가 힘을 각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다.”
여인이 40대 중반 나이의 사내에게 다가가며 한 말에 황가련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곧 눈을 부릅떴다.
콰득
여인이 사내의 목을 물어뜯는 장면이 황가련의 시야로 닥쳐 들었다.
마치 피를 빨 듯 쪽쪽 소리를 내며 한동안 사내의 목을 물고 있던 여인.
그런데 사내의 모습이 단숨에 미라처럼 변해 버렸다.
눈알은 툭 떨어져 바닥을 굴렀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탈색되며 부스스 떨어졌다.
털썩.
사내는 방금 전에 비해 절반의 크기로 쪼그라든 채 바닥에 엎어졌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정력이 너무 쇠했는데? 어디, 다음은 어떠려나?”
여인은 피 묻은 입을 닦지도 않고 바로 옆, 40대 여인의 목을 콱 깨물었다.
“아아아아악!”
여인이 비명을 지르고.
“어, 엄마!”
“엄마아!”
바로 곁에 있던 스무 살의 청년과 황가련은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여인에게 자비심은 없었다.
털썩.
사내와 똑같이 미라가 된 40대 여인도 바닥에 엎어졌다.
“그만! 제발 그만해!”
황가련의 눈이 불게 충혈됐다.
오빠인 황윤성은 목 놓아 울고만 있었지만, 황가련은 팔목과 발목이 밧줄에 쓸려 피가 흐르는데도 몸부림쳤다.
“어머, 벌써 반응이 오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해. 좀 더. 더욱더 몸부림치렴.”
붉은 옷의 여인은 멍하니 울고 있는 황윤성의 목마저 물어뜯기 시작했다.
“사, 살려….”
쭈웁. 쭈웁.
황윤성의 목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도 않았다.
“오빠아아아아악! 이 미친년아! 오빠를 내버려 둬. 내버려 두라고!”
황가련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그럴수록 그녀의 피부에 혈관이 툭툭 돋아났다.
눈에선 핏줄이 다 터져 피눈물까지 흐르고 있었다.
잠시 후, 미라가 된 황윤성의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그 순간이었다.
“끼아아아아아아!”
황가련의 입에서 끔찍한 고음이 터져 나왔고, 동시에 그녀를 묶고 있던 밧줄이 퍼벅 터져나갔다.
그녀의 몸에선 엄청난 기운이 피어올랐다.
검고, 으스름한 기운이 사방으로 넘실거렸다.
그걸 본 붉은 옷의 여인이 씨익 웃음을 그렸다.
“그래. 그거지. 역시 요마의 힘을 지닌 아이라 다르구나. 자, 이리 오렴.”
여인이 손을 뻗자 황가련이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마치 섬전과 같다.
단숨에 여인을 덮친 황가련은 말도 안 되는 크기로 입을 벌리며 여인을 머리부터 집어삼키려 했다. 그때, 여인이 황가련의 목 언저리를 툭 쳤다.
풀썩.
가벼운 손짓에 황가련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여인은 그런 황가련을 바로 둘러업었다.
“대체 그 꼬맹이는 누굴까? 이 아이의 몸에 요마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는 건 또 어떻게 안 거고?”
여인은 핏기가 하나 없이 완전히 쪼그라든 황가련의 세 가족을 스윽 훑어봤다.
“나야 뭐, 좋은 먹이를 찾았으니 된 거려나? 후훗.”
여인은 기묘한 웃음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 * *
“후욱. 후욱….”
이른 아침부터 한수호의 개인 단련실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한수호는 새벽같이 일어나 소원의 열매를 섭취한 후, 바로 일일미션을 수행했다.
이제는 미션 수행으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높아져서 하는 맛이 쏠쏠했다.
-보유 포인트: 21.0NP / 500LP
전날, 정신 스탯을 높이자고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거의 다 털었는데, 하루 만에 NP는 다시 20을 넘겼고, LP도 500이 늘었다.
게다가 지난 밤 호흡법으로 3시간을 더 투자한 덕분에 가슴 스탯은 5가, 마나량은 40이 증가했다.
원래는 스탯 12에 마나량 90 이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효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호흡법을 시작한 지 1시간 이상이 넘어가면서 스탯도, 마나도 상승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다.
‘호흡법은 하루 1시간이 적절하겠어.’
그 이상은 오히려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한수호는 어제 2시간을 투자해서도 끝내 성공시키지 못한 용형 4식의 술식을 떠올렸다.
정신 스탯이 11이나 되는데도 용형 4식의 술식을 심장에 정확히 새겨 넣는 건 쉽지가 않았다.
술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새기지 못하면 마나가 아무리 많아도 용형 4식은 펼쳐낼 수 없다.
무려 2시간 동안 시작식에 해당하는 ‘용의 비늘’조차 성공하지 못했기에 숙련식이나 명인식은 아예 연습조차 해보지 못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한수호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침으로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은 뒤, 김재우에게 연락해서 오늘 던전을 돌자고 제안했다.
-중간 평가 하느라 지쳤을 텐데, 괜찮겠냐?
“그럼요. 국가와 시민을 위해 위험한 던전을 한시라도 빨리 처리해야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이구. 대단한 시민 영웅 나셨네. 알았으니까, 3시간 뒤에 보자. 11시, 콜?
지금 시간은 8시 5분 전.
11시면 나쁘지 않았다.
“대신 제 컨테이너 하우스로 와주세요. 도시락도 챙겨 주시고.”
-바라는 것도 많으셔. 알았다. 그것 말고 다른 건?
“혹시…. 나노 음료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
나노 음료.
이건 특무부 마공사들에게만 지급되는 일종의 피로 회복제였다.
마공전뇌 이산이 제작한 ‘나노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 같은 액체를 작은 병에 담은 것인데, 이 액체를 마시면 피로감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며 체력이 강화되는 굉장한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이걸 마신 마공사의 혈액엔 나노 액체가 돌게 되어 있어 다른 장비 없이도 해당 마공사의 바이탈을 손쉽게 체크할 수도 있었다.
이 나노 음료는 하루에 한 개씩밖에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굉장히 귀했고, 중요한 작전이 있을 때에만 투입 요원들에게 지급되고 있었다.
이 나노 음료의 지속 시간은 4일.
그 시간이 지나면 소변이나 땀 같은 형태로 증발해 버린다.
한수호는 회귀 전에 이 나노 음료를 수차례 마셔본 적이 있어 그 효과에 대해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아카데미 1학년짜리가 별걸 다 아네. 근데 그거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모르시고?
“에이, 왜 그러실까? 형 지휘 요원이라서 제1 지급 대상인 거 모를까 봐요?”
-와, 씨…. 너 혹시 특무부에 친인척 있냐? 그런 것까지 알아?
“암튼, 하나 정도는 되죠?”
-밖에서는 돈 주고도 못 사는 건데…. 쓰읍. 알았다. 네가 여러 사람 살렸으니까 그 보답으로 하나 챙겨 주마.
“역시, 재우 형밖에 없네요.”
한수호는 그렇게 김재우와의 통화를 끝냈다.
그가 나노 음료를 원하는 건, 바로 백윤후로 변한 도플갱어를 좀 더 확실하게 컨트롤하기 위해서였다.
나노 음료의 마나 회로를 살짝만 개조하면 백윤후에게 먹인 뒤, 매우 훌륭한 제어 장치로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
한수호의 경험상, 그와 유사한 효과가 이미 나노 음료에 있기 때문에 마나 회로 개조를 위해 필요한 포인트는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았다.
“자, 이제 남은 시간 동안 뭘 할까나?”
한수호는 손바닥을 비비며 남은 3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가장 좋은 건 용의 박동 호흡법을 하는 거겠지만 용형 4식의 술식을 터득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월 녀석한테 건축 자재 목록부터 받으러 가야겠다.’
한수호는 바로 전투 영역을 전개했다.
* * *
“뭐가 이렇게 많냐?”
전투 영역 안에서 월이 넘겨준 목록은 굉장히 길고 자세했다.
가짓수만 해도 대략 2백여 종.
그중엔 건축이 아닌, 무슨 실험에나 쓰일 법한 화학 약품과 고사양의 컴퓨터를 만들고도 남을 전자 부품들도 상당했다.
[다 주인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아, 그러세요? 그러면 다 사드려야지. 에휴….”
돈은 아직 20억이 넘게 있으니 부족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펑펑 쓰다간 금세 바닥을 보일 것만 같았다.
‘다시 돈벌이 좀 해야 하나?’
월의 소비벽에 맞추려면 최소 100억은 있어야 마음이 편할 듯했다.
“근데 쟤네들은 뭐냐? 밤사이에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한수호는 저 멀리 집 공사 현장에서 무거운 자재들을 번쩍번쩍 들어 올리고, 혼자 H빔까지 설치하고 있는 두 마리 몬스터를 바라봤다.
범이와 살이.
사족 보행을 하던 놈들이 이젠 버젓이 두 발로 걸으며, 두 손을 사람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월이 임의로 이족 보행으로 변신시킨 모양.
그런데 달라진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범이는 두 팔의 스탯이 78이나 되고, 살이는 가슴과 배의 스탯이 81까지 올랐다.
어제에 비해 20 이상이 높아진 것.
[월이 졸개들 손을 좀 봤다.]
“뭘 어떻게?”
[범이는 이제부터 딜러다. 살이는 탱커고.]
“…. 뭐?”
한수호가 입을 헤 벌렸다.
월이 눈으로 하는 말에 기가 막혔기 때문.
[딜러와 탱커. 못 알아듣는 건가?]
“아니, 알아. 모를 리가 없지. 근데 갑자기 그게 뭔 소리냐고?”
[주인의 수련을 돕기 위해서다. 월과 함께 협공을 펼치려면, 포지션이 겹치지 않는 게 좋다.]
“흐미.”
한수호는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월은 수련을 핑계로 범이와 살이를 데리고 한수호를 협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현재 주인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20분. 그중 30분은 항상 우리와 대결을 해줬으면 한다.]
“야, 월. 너 나 때리고 싶어 죽겠지?”
[아니다. 월은 순수하게 주인의 수련을 돕고자 하는 거다.]
표정 변화 없이 눈으로만 말하니 진심인지 거짓인지 감이 안 온다.
하지만 한수호는 느낄 수 있었다.
월이 한수호와의 대련에서 매번 두들겨 맞기만 한 것에 굉장히 분통해 하고 있다는 것을.
어쨌든 그것도 나쁘진 않았다.
안 그래도 월 혼자만으로는 수련에 그다지 큰 효과를 보기 힘들던 참이었으니까.
“뭐, 알았고. 그런데, 월. 쟤들 정보에 추가된 ‘합체’는 또 뭐냐?”
한수호는 범이와 살이의 정보에 추가적인 변화가 있음을 알아봤다.
둘 다 코스트가 20대로 올랐고, 보유 스킬에 ‘합체(15%)’가 추가로 생겼다.
[주인은 참 이상하다. 월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단숨에 알아보나?]
“비밀 프로젝트?”
[범이와 살이가 합체할 수 있도록 개조 중이다.]
“….”
한수호는 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변신에 이은 합체까지.
이게 무슨 로봇 용자물도 아니고 뭔 헛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월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으니 사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럼 15%라는 건, 설마 개조 진행률 같은 뭐, 그런 거냐?”
[아마도.]
“하아…. 그래. 알았으니까 이만 가 봐라.”
한수호는 월을 공사 현장으로 돌려보냈다.
월도 지금 당장 합동 수련을 시작할 생각은 아니었는지 순순히 물러났다.
한수호는 멀리서 세 기의 몬스터 봇이 뚝딱거리며 건물을 짓고 있는 모습을 잠시 감상했다.
140센티에 불과한 월이 3미터가 넘는 범이와 4미터나 되는 살이를 마구 부려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난다.
‘대단한 녀석이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월은 정말 엄청났다.
자아가 생성된 이후로 더욱 빠르게 진화하는 것 같았다.
눈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주인과 농담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로봇이라니.
애초에 이런 로봇을 만들어 낸 사기환도 대단하지만, 이젠 다른 몬스터 봇을 개조하기까지 하는 월은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생에는 그래도 내 편이 꽤 생겼네.’
회귀 전의 삶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회귀 후에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삼척 게이트에서 만난 중대장 김성태와의 인연을 비롯해서, 회귀 전에는 사망했던 사기환, 거기에 아예 존재조차 없었던 월과 범이, 살이까지 곁에 있다.
이번 삶에서는 김재우도 죽지 않게 할 것이고, 동생 한설아도 이미 찾았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낼 생각이었다.
‘백윤후. 그 녀석도 빼먹으면 안 되지.’
현 정의국 국장 백진성의 아들 백윤후.
진짜 백윤후는 자신의 손에 죽었지만, 도플갱어가 백윤후 행세를 하는 동안에는 어쨌든 훌륭한 조력자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 만나게 된 두 친구, 최지혁과 양소혜.
처음엔 둘 다 그냥 스쳐 갈 인연이겠구나 했었는데, 지금은 단순한 친구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윤이도 회귀 전엔 없었는데….’
지금 한수호가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 바로 이하윤이었다.
흉하게 망가진 얼굴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올바른 마음을 지녔고, 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야 하는 무서운 특성을 지닌 여학생이었다.
게다가 이하윤은 이미 한번 한수호를 죽음에서 구하기까지 했다.
‘네 얼굴은 꼭 고쳐주마.’
한수호는 한 번 더 굳게 다짐했다.
그러다 여의도 게이트에서 중간 평가를 치르며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 신소이를 떠올렸다.
‘신소이도 결코 평범한 녀석이 아닌데. 왜 그렇게 자신을 숨기고 스스로 사람들과 멀어져 지내는 걸까?’
신소이를 생각하다 보니 인천에서 잠시 만났던 어린 여학생, 서은채도 기억 났다.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당돌하고, 의지가 굳건했던 천재적인 체술가 서은채.
분명, 유명한 마공가의 후예일 거라 생각되지만 팔 하나가 아티팩트로 되어 있어 왠지 아쉬움이 컸던 아이로 기억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회귀 전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사람들.
하지만 이젠 한수호와 깊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들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게 악몽급 게이트 폭주는 내가 반드시 막는다!’
한수호는 가족을 찾고, 그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막강한 힘이 필요했다.
7대 마화기가 이프리트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막고, 이프리트의 수장을 찾아 없애기 위해선 지금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뭐든지 얻을 테다!’
한수호는 오랜만에 수첩을 꺼내 들었다.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날짜순으로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 놓은 수첩.
그 내용을 천천히 훑기 시작한 한수호는 시간의 흐름도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