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23 회: 파트 13. 과거로의 길을 누가 열 것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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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뚫린 창고에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루토가 흐릿한 눈을 떴다. 막 눈을 떴을 때, 그는 모든 것이 멍했다. 그는 지독한 악몽을 꾼 느낌이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도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가 바에자의 끔찍한 죽음을 떠올린 건 정신이 들고 한참이 지나서였다.
“현신님…….”
루토의 뺨을 타고 두 줄기 눈물이 흘렀다.
“루토 대장?”
근위대 의무병 한 명이 그의 팔에 주사를 놓아주고 있었다. 주변에 몇 명의 근위대원이 보였다. 이제야 달려온 그들의 모습에 야속함이 솟구쳤다.
“괜찮으십니까? 루토 대장?”
루토는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울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에자의 시체가 있던 석회포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새 시신을 치운 모양이었다. 루토가 눈물을 훌쩍이며 물었다.
“현신님은 대체 어디 모셨느냐.”
“예에?”
주사를 놓던 의무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지금 밖에 계십니다.”
“그분을 그 추운 데 모시다니.”
격분한 루토가 막 목소리를 높이려는 그때, 창고의 나무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실루엣이 불쑥 들어섰다.
“루토? 정신이 들었다고?”
입놀림을 멈춘 루토는 자신이 무슨 헛것을 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너무도 익숙한, 아니 그의 가슴을 확 뒤흔들어놓는 바로 그 목소리였다. 루토는 눈을 최대한 크게 뜨고 그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헝클어진 단발머리, 기화포탄의 검댕을 뒤집어쓰고 더러워진 몰골의 바에자가 그를 쳐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현……신……님?”
루토의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그는 고개를 몇 번 젓고는 다시 눈앞을 확인했지만 분명 살아있는 바에자였다.
“왜 그래?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바에자가 파랗게 질린 루토의 뺨을 만져주며 퉁명스레 물었다. 루토는 사람들이 보건 말건 다짜고짜 팔을 뻗어 그를 와락 안아 보았다. 분명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바에자의 살아있는 몸과, 그윽한 향기였다.
- 떨어지며 충격을 많이 받았나 보구나. -
바에자의 다정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울렸다. 그는 분명 바에자였다.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죽어? 내가?”
바에자가 깔깔대고 웃기 시작했다. 나름 진지했던 루토의 뺨을 장난스레 톡톡 두드려주고 일어난 바에자는 의무병들에게 그를 옮기라고 눈짓했다.
“뇌진탕이라더니 정말로 충격을 많이 받았구나.”
의무병들이 루토를 실은 들것을 번쩍 들었다. 루토는 억지로 몸을 일으켜 ‘바에자가 죽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던’ 석회자루 밑을 재차 돌아보았다. 그곳엔 웅덩이졌던 핏자국도, 시체도,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 그런가 봅니다.”
루토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창고 지붕을 뚫고 떨어지며 정말로 뇌진탕을 입어 헛것을 본 모양이었다.
“우리의 완승이다. 크바르나들은 달아났고, 성은 완전히 우리 차지가 됐다. 네 공훈이 컸어. 네가 날 안고 뛰어내리지 않았더라면 나도 저 위에서 낭패를 겪었을지 모르지.”
바에자는 검댕으로 더러워진 얼굴을 손수건으로 대충 닦으며 환하게 웃었다.
“다행입니다, 그냥 악몽이어서.”
루토는 바에자의 손을 꼭 잡았다. 너무도 진짜 같았던 그 ‘환각’은 이제 떠올리기도 싫었다. 어쨌든 현신은 여전히 그의 곁에 있고, 승리와 영광도 그의 차지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추진기 한 쪽이 고장난 불릿은 평소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날아와 카즈빈 마을 구석의 작은 임시 주기장에 내려섰다.
“후우.”
불릿을 세운 코리온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5백 명 남짓 사는 작고 고요한 외진 마을은 5백 가까운 크바르나들과 그보다 더 많은 정규군 병사들이 몰려들면서 순식간에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곳은 평소에도 황실에서 파견한 파견군 분견대가 머무는 곳이지만 암살교단과의 관계를 생각해 50여명의 아주 소규모다보니 전투를 위한 주둔군이라기보다는 그저 이곳 소식을 주기적으로 황실에 전하는 연락책 정도에 불과했다.
“생각해 보니까 성이 넘어갔으니 우린 이제 여기서 할 일도 없겠네요.”
우베는 라스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상자를 보며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따져보면 어렵게 이곳까지 와서 건진 것이라고는 얼마 없었다. 대신관의 옷이 든 이 상자와 문서 쪼가리 몇 개, 고향행성 언어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빼곡한 연습장 무더기 몇 박스 정도가 전부였다.
“황상께 뭐라 말씀드리지?”
구사일생한 자이납도 오는 내내 기뻐서 펄쩍 뛰었었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뭔가 허전했다. 그저 이런저런 소소한 것들 몇 개만 구했을 뿐, 황제가 이곳을 뒤지며 고대했을 타리프의 일지도, 황제의 목숨을 구할 사제의 키도 결국 구하지 못한 꼴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는데, 그분 뵐 면목이 없네요.”
살아서 빠져나왔다는 기쁨은 잠시였을 뿐, 불릿의 캐빈 안은 돌연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의 무거운 분위기에 눈치만 보던 라스는 비로소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근위대에 쫓기다가 맞은 볼트 한 발이 구석의 철물에 비껴나 껍질로 쓴 합판과 종이를 겹쳐 붙인 심지를 관통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어제 코리온이 불을 붙인 덕분에 안 그래도 그슬리고 갈라져 있던 합판은 볼트에 맞아 중간이 쩍 쪼개져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이놈이 내 생명은 살렸네요.”
“그놈 때문에 죽을 뻔한 건 기억 안 나고?”
우베의 놀림에 라스가 씁쓸하게 웃으며 코리온의 눈치를 힐끔 살폈다. 어쨌든 그의 명령을 어기고 이걸 진 채 도망쳤으니 어떤 식으로든 후환이 있을 것 같았다.
“저, 어…….”
코리온에게 무어라 사죄를 해 보려던 라스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생각해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는 풀죽은 얼굴로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는 안쪽까지 엉망진창이었다. 상자 바깥쪽을 관통해 들어온 볼트가 안에 있던 고급스런 비단 로브를 찢어 엉망을 해 놓고 상자 반대편까지 닿아 있었다.
“이거 찢어져서 어떡해요?”
라스가 이번엔 베흔의 눈치를 보았다. 베흔이 픽 웃으며 찢겨 너덜너덜해진 대신관 로브를 들어보였다.
“질긴 비단이 스핀을 흡수한 거거든? 이 로브가 안 찢어졌으면 상자 관통해서 이만큼 네 몸뚱이가 찢어졌을걸?”
“으익.”
놀란 라스가 부르르 떨었다.
로브를 다시 안에 넣으려던 베흔이 움찔했다.
“가만. 이게 뭐지?”
베흔이 박스에 박혀 있던 볼트를 조심조심 빼냈다. 볼트가 밖에서 관통해 들어오면서 합판 안쪽에 겹겹이 붙여 댔던 누런 종이도 너덜너덜하게 구멍이 나 안쪽까지 약간씩 밀려나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상자 안쪽에 붙인 건 그냥 백지가 아니었다.
“손으로 쓴 것 같은데요?”
라스가 구멍 난 부분을 손톱으로 살살 긁어 약간을 떼어내 보았다. 약간 벗겨진 종이 위에는 익숙한 동그라미, 네모, 가로선 세로선 등등으로 쓰인 글씨가 보였다.
“어, 이거 어제부터 해독하고 있던 그…….”
라스가 코리온이 있을 조종석 쪽을 힐끔 돌아보았다. 바로 어제 베흔이 코리온에게 해독을 부탁한다고 맡겼던 그 정체불명의 문자였다.
“학장님, 이리 좀 와 보시죠.”
조종실을 정리하고 나온 코리온은 문제의 상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뜸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내용물이 아니었다.
“상자 안쪽에 배접된 문서가 또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거 떼는 법 없을까요?”
비로소 표정이 조금 진지해진 코리온은 분무기를 가지고 나와 종이 위에 물을 조금 뿌렸다. 잠시 후, 제일 겉에 붙인 백지 몇 장을 조심스레 떼어내자 누군가 손으로 빼곡하게 쓴 노트 두 면이 나타났다. 바로 그 정체불명의 문자였다.
“바람어는 아니니 제발 태우지 마시고요.”
베흔의 빈정거림에 코리온이 살짝 눈을 흘겼다.
“너희가 어제 내게 준 그 필치다.”
숨을 몇 번 고른 코리온은 노트 이 한 면을 아주 조심조심 떼어내어 미리 깔아놓은 흰 비단 위에 펼쳤다. 한쪽에 손가락만한 구멍이 뚫렸지만 읽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는 서툴게 한 부분 한 부분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벌써 해독했습니까?”
“7, 8할 정도는.”
코리온의 대답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더듬거리며 문장을 읽던 코리온은 한 부분에서 갑자기 막혔는지 돌연 말을 멈추었다.
“왜요?”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코리온이 갑자기 커진 목소리로 그 부분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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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여, 성직자, 의사가 되며 당신께 맹세했던 것들을 이제 송두리째 저버리려 하옵니다. 이곳에서 무수한 죄악으로 손을 더럽힌 이 못난 종을 부디 지옥으로 던져주소서.
이마 388년, 다하카르의 달, 28일 17시.
구조단 총단장
트라카의 선택을 받은 자,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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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 안의 일행들 모두, 심지어 코리온조차도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우와, 그럼 설마 이 상자에……”
자이납은 방정맞게 손뼉을 치려다가 말고 갑자기 굳어진 분위기에 당황하며 얌전히 앉았다. 바람이 너무도 강렬해서였는지, 그 누구도 쉽사리 기쁨을 드러내지 못했다.
코리온은 다시 분무기로 살짝 물을 뿌리고 그 안쪽의 또 한 장을 벗겨내 그 옆에 펴 놓았다. 그렇게 차례차례, 한 꺼풀씩이 상자에서 벗겨나 캐빈 바닥에 놓여졌다. 각 면은 순서가 없이 무작위로 붙여놓은 듯했고, 라스는 페이지를 메모하며 빈 곳이 없는지를 확인했다. 한 장, 한 장씩이 벗겨져 나올 때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안도의 숨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코리온이 상자의 4면에서 모두 종이를 벗겨냈을 때, 불릿의 캐빈 안은 어느새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채워져 있었다.
“빈 장은 없느냐, 라스.”
코리온이 콧잔등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내며 물었다. 4측면의 종이를 모두 벗어낸 상자 안은 이제 합판 안쪽이 그대로 드러나 남아있었다. 생전의 오르마즈는 근위대와 교단에 들키지 않고 이 책을 빼돌리기 위해 이렇게 누구도 알아볼 수 없도록 완전히 모양을 바꿔놓았던 것이었다.
“첫 장부터 199장까지 다 찼습니다.”
라스가 거의 마른 첫 페이지를 내보였다. 그곳엔 [타리프의 일지 제3권]이라는 글씨가 그 정체불명의 문자와 함께 바람어로 함께 쓰여 있었다.
코리온이 갑자기 울컥해졌는지 고개를 돌린 채 잠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 평생 거의 해 본 일이 없었을 한 마디를 내뱉었다.
“내가 잘못했다.”
셔틀 안에는 다시 침묵이 흘렀다. 눈치를 보던 라스는 199장에 달하는 노트를 차곡차곡 순서대로 다시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한 꾸러미를 잘 묶어 코리온의 무릎 앞에 내려놓고 물러났다.
옷차림새를 정돈한 코리온은 라스가 정리해 준 일지를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평소 책 한 권 정도는 마구 넘기듯 읽어버리던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는 눈과 입술에 잔뜩 힘을 주고 한 글자, 한 글자를 입으로 중얼거려가며 신중하게 읽었다. 고작 199장짜리 책을 보는 데 1시간이 걸렸지만 일행 중 아무도 지겨워하거나 재촉하지 않았다.
끝까지 다 읽고 난 후, 코리온은 조용히 책을 무릎 앞에 내려놓았다.
“당장 황상께 돌아가야 하겠다.”
베흔이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그분께서 원하시는 내용을 알아낸 겁니까?”
코리온은 대답 대신, 셔틀에 입력된 제국 지도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아주 구석, 정식 지도에는 들어있지도 않은 멀고 먼 변방의 한 지역을 불러냈다.
“하임달 9번.”
이 자리에서 그 한 맺힌 지명에 제일 당황한 건 바로 맞은편의 베흔이었다. 코리온은 그의 창백해진 얼굴을 힐끔 돌아보며 타리프의 일지 마지막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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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프의 일지 - Ⅻ
신께서 내게 허락하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의사들은 이유를 모른다고 하지만 나는 잘 안다. 난 이제 늙었고, 어릴 때 생각했던 삶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더 이상 무얼 바란단 말인가.
신의 큰 뜻 앞에서, 그들의 부름 앞에서 수명개조라는 인간의 기술 따위가 무슨 소용일까. 어차피 세상만물, 심지어 태양과 우주마저도 끝이 있는 법인데.
어제도 먼저 떠난 아내 시린이, 그 추운 곳에 묻어주고 온 카히나가, 4년 전 떠난 세네피스가 그분 곁에서 날 보며 웃고 있는 꿈을 꾸었다. 이젠 빨리 그들 곁으로 가고 싶다.
오늘 아침엔 위대한 현신께서 다녀가셨다. 그분께서 돌매화 모종과 꽃씨 한 봉지를 쥐어주시며 병이 낫거든 함께 그곳에 가서 심자고 말씀하셨다. 고개를 끄덕여 드렸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곳은 여전히 검은 폭풍이 몰아치는 지옥이고, 내 옛 꿈은 이제 내 몫이 아니다.
그분께 내 지금 꿈을 말씀드렸다. 내가 이렇게 떠나더라도 여전히 그 지옥의 땅 밑에 묻혀 있는 카히나와 자신의 명만큼 살아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세네피스에게 부디 콜로니의 환한 햇빛을 보여주기를, 내 무덤의 흙 한 줌을 그곳에 심는 첫 나무의 밑거름으로 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렸다.
그분께선 곧 일어날 텐데 그럴 필요 있겠냐고 웃으셨지만 난 그분의 눈가에서 눈물을 보았다. 나와의 마지막 만남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듯하다.
그분께선 내게 고향 행성, 아니 하임달 9번 행성의 미래를 말씀하셨다. 그곳을 직할령으로 선언하고 콜로니의 중요 지역들을 잇는 [삼각루트]를 개설할 것이며,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보내어 [검은 철성]을 다시 작동시키고, 황금탑에 간직된 수많은 생명의 씨앗들을 되살려 그곳에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하셨다.
나는 ‘언제입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대역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아들, 아니 어쩌면 그 다음 세대에서는 가능할까.
낮부터 맏이 빌루이와 투르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대필해주고 있는 파란기스도 3일째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살 만큼 산 나의 죽음은 아쉽지 않지만 파란기스와 어린 투르의 모습에서 걱정이 앞선다. 언젠가 이들의 자손에게서 분명 자가면역이 나타나겠지. 난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파란기스는 ‘황금탑’ 안에 이전 ‘감독관’들이 찾아낸 유전자 치료법이 있을 것이라 했지만 이제 난 그곳을 갈 수도 없고, 설사 그 연구 자료가 코앞에 있다 해도 읽고 실행할 만큼 이들의 언어를 터득하지도 못했다.
나의 무능함으로 이들의 후손이 몹쓸 꼴을 보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방금 빌루이의 손에 위대한 현신께서 주고 가신 꽃씨와 돌매화 모종을 넘겨주었다. 내 시체는 보존처리하지 말고 관 없이 그냥 묻어 땅에서 썩도록 해 달라고도 말했다. (귓속말 : 저 아이가 내 뜻을 이어줄지 솔직히 걱정이다.)
저 꽃이 그곳에서 정말 싹을 틔울 수 있을까? 내 이 몸이 썩어서 그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갑자기 걱정이 앞선다. 머리가 무거워진다.
파란기스에게 그만 쓰고 쉬라고 해야겠다. 나도 피곤하고 졸리다.
오늘은 햇빛이 참 좋다.
이마 458년, 다하카르의 달 28일 17시.
트라카의 은총을 받은 자, 전(前) 마스모간 타리프 카파키.
[주치의 메모 : 17시 29분 - 바이탈사인 완전 정지. 최종 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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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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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반전을 좋아합니다.~~
그것도 파트의 맨 끝부분에서요~~
다음 편부터는 세데스와 후스, 베아트릭스와 엘룬이 있는 칼릴로 되돌아고, 대신관이 되기 직전의 오르마즈가 재등장하는
파트 14. 우리의 생명 vs 그들의 무기
가 이어집니다.
이번 편에 코리온이 예뻐지신 분들께선 가시기 전에 추천이나 코멘트, 평점 잊지 마시고요~~~( ̄∇ ̄)ブ~~★
♠ 전자책은 1부의 9, 10권을 1월중에 올려서 1부를 완결지을 예정입니다. 2부의 1,2권도 함께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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