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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맥The Iron Vein-705화 (700/1,132)

< -- 705 회: 파트 10. 오팔에 핏빛이 드리울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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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후에야 오르마즈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내, 내게 왜 그런 짓을……이건 내가 아주 어릴 때 박은 것인데…….”

“그건 당초 이걸 설치하신 대신관님께 직접 여쭤보시죠. 어차피 제거수술도 그분께서 하셔야 할 테니.”

타바리스가 다시 웃음을 지었다.

“뭐라고?”

배신감과 절망감에 오르마즈는 온몸이 굳어가는 느낌이었다. 밑에서는 니사가 그의 발에 붕대를 단단히 감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

“어머니…….”

오르마즈의 기억에 또다시 어머니 아지드의 모습이 스쳤다. 그가 다하카르의 ‘간택’을 받고 이마에 이것을 박은 날,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멋진 문장’에 우쭐해하는 철없는 딸을 보며 밤새 숨죽여 흐느끼던 어머니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아버지의 분노를 두려워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어쩌면 어머니도 딸에게 평생 족쇄가 될 문장의 의미를 그때 이미 알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때, 헤네티 경호대장이 다가와 오르마즈 옆에 무릎을 꿇었다.

“아르잔님의 안전이 확인되는 대로 대신관님께서 이곳으로 몸소 오신다 하셨으니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다만 6시 정각에 카타콤베 쪽 문이 닫히기 때문에 카타콤베로는 못 오십니다. 지상 신전으로 돌아서 오실 테니 좀 늦어지실 겁니다. 어차피 카타콤베 전체가 곧 이곳과 완전히 격리되니 안전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오르마즈는 말없이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5시 54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이곳의 카타콤베 쪽 문이 닫힐 때까지는 고작 6분 남아있었다. 위험한 카타콤베에서 이곳으로 들어오는 길은 어차피 좁은 출구 하나뿐이니 설사 적이 온다 해도 그곳만 막으면 되는지라 이젠 더 위험할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곧 대신관이 온다는 말에 신전 안의 50여 크바르나 경호대 헤네티들이 각자의 위치로 흩어지며 단정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들 중 30여명이 대신관을 맞기 위해 지상신전 쪽 출구로 향했고, 지하신전에는 20여명만이 남아 원형의 벽 주변을 빙 둘러섰다. 덕분에 정작 오르마즈 주변, 신전 중앙에는 2, 3명의 헤네티 장교들 외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오르마즈는 이마의 조각을 더듬으며 멍한 얼굴로 신전의 천장을 올려보았다. 구름을 뚫고 승천하는 머리 셋 달린 용 다하카르의 형상이 마치 자신을 비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곧 이곳에 올 야푸르의 얼굴을 어떻게 쳐다보아야 할지,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에게 이전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넬 수 있을는지도 자신이 없었다.

오르마즈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전혀 모르는 니사가 발의 붕대를 꽉 당기며 말했다.

“발은 일단 더 이상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만 고정했습니다. 다른 큰 손상이 있을지 모르니 나중에 외과에서 정밀진단을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 타바리스 이 여자를 믿을 필요는 없어.’

오르마즈가 자꾸 흔들리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하마피타 전체, 심지어 대신관을 제외한 다하카르 교단조차도 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말을 해 준 타바리스 역시 이번 일에 공범일지 모르는 일이었다.

‘거짓말이겠지, 거짓말일 거야. 나와 이간질을 시키려는 거짓말이 틀림없어.’

오르마즈가 입술을 꽉 깨물며 쓸데없는 잡생각을 머리에서 쫓아냈다. 타바리스는 야푸르의 첩이었고, 유달리 질투가 심하기로 유명했다. 대신관의 마음 속에 후계자 이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오르마즈에게 여자로서 악감정을 품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오르마즈는 수술대 옆에 무수하게 놓인 메스와 위험천만한 수술도구, 약품들을 힐끔 돌아보고는 타바리스의 얼굴도 올려보았다. 상대가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는지, 타바리스가 다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오르마즈는 한때 세상을 떨게 했던 암살수였고, 그가 아무리 악감정이 있다고 해도 이곳에서 ‘엉뚱한 짓’을 하는 건 자기 목에 칼을 박는 터무니없는 짓이었다.

“5시 55분이군.”

경호대 헤네티들이 둘로 쪼개지는 것을 확인한 타바리스가 갑자기 오르마즈의 뺨에서 손을 떼며 뒤로 물러섰다. 오르마즈의 발에 붕대를 마무리해 주고 있던 니사가 그의 이상한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타바리스와 아프라스 야투 박사가 신전 구석으로 슬금슬금 멀어져갈 때까지도 오르마즈는 물론이고 경호대 헤네티들도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했다.

“어디 가십니까? 카타콤베 쪽은 아직 안전하지 않습니다. 혹시 모르니 지상출구 쪽으로……음?”

그들을 막으려던 헤네티의 표정이 갑자기 바싹 굳었다.

“카타콤베 쪽에서 누가 온다!”

안쪽에서 인기척을 느낀 헤네티가 경호대 동료들에게 소리를 꽥 질렀다. 같은 순간, 온몸에 볼트가 박히고 난도질당해 피투성이가 된 경호대 헤네티 2명이 카타콤베의 어둠 속에서 확 튀어나오며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에, 에시마 교단 놈들이 옵니다! 쿠데타입니다!”

동료들에게 손을 뻗는 경호대 헤네티의 뒤통수에 어둠 속에서 도끼 하나가 날아와 사정없이 꽂혔다. 즉사한 헤네티의 쪼개진 투구와 골이 바닥에 확 흩어지면서 방금 전까지도 가장 안전한 줄로 알았던 다하카르 신전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뭐야! 도대체!”

제단에 누워있던 오르마즈가 무기를 다시 챙겨들고 허겁지겁 뛰어내려 니사를 뒤로 확 잡아 당겼다.

“울피! 울피는 어디 있나!”

구석에서 다친 팔을 치료받고 있던 울피는 오르마즈의 다급한 부름에 치료도 때려 치고 허겁지겁 그의 곁으로 달려왔다. 오르마즈는 겁에 질린 그를 얼른 낚아채 몸으로 감싸고 석궁을 다시 채웠다.

“쿠데타라니! 암살수 몇이 설치는 거라더니!”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라는 건지…….”

당황한 경호대장이 남은 헤네티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악을 썼다.

“7명은 중앙으로! 나머지는 출구를 차단해! 지상 쪽으로 간 놈 불러오고! 부관은 상부에 지원군 요청해! 빨리!”

절반이 넘는 헤네티들이 대신관을 영접하기 위해 지상 쪽으로 가 있다 보니 신전 내부에는 20여명뿐이었고, 그나마 이 넓은 신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흩어진 경호대 헤네티들이 카타콤베 쪽 출구로 모여드는 그 짧은 새, 바로 옆 5시 신전에서 온 에시마 교단 헤네티들 수십이 우루루 난입했다.

“막아! 안으로 못 들어오게 거기서 차단하면 된다!”

경호대장의 단호한 목소리가 출구를 지키고 있던 헤네티들에게 울렸지만 난입하려는 적의 숫자가 워낙 압도적이었다.

“상황이 안 좋으니 저희가 지키고 있을 때 빨리 지상으로 나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3명이 호위하고 나머지는 난입한 놈들을 막아!”

경호대장이 오르마즈를 급히 뒤로 밀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이었다.

“6시면 저 문이 닫히니 그때까지만 차단하면 돼! 제 발로 무덤을 파고 들어온 것이니 별 것 아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경호대장은 오르마즈 곁을 지키는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헤네티들에게 에시마 교단의 쿠데타군을 상대하라며 손짓을 보냈다.

“따라오십시오!”

헤네티 2명이 발에 부상을 입은 오르마즈를 양쪽에서 부축하고 급히 지상 쪽 출구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에시마 헤네티들을 피해 도망치려던 그의 발길은 몇 발짝 가지도 못했다. 반대편, 지상 쪽 출구로 조금 전 대신관을 영접하러 나갔던 경호대 헤네티들이 몇 명의 부상자들을 데리고 허겁지겁 신전 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뭐냐? 벌써 연락을 받은 거냐?”

채 신전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오르마즈가 안으로 다시 몰려드는 경호대 헤네티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부상병, 창백해진 얼굴과 다급한 움직임을 보아 경호대장의 연락을 받고 이쪽을 도우러 돌아오는 구원병은 결코 아니었다.

“지상 신전 밖에서 코메트들이 몰려옵니다!”

“뭐? 코메트 정규군들이?”

창백해진 오르마즈가 뒤를 급히 돌아보았다. 방금 전 난입한 30여명의 에시마 교단 헤네티뿐이라면 6시가 될 때까지 그냥 막으면 되는 일이겠지만 반대편에서 압도적인 숫자의 정규군 코메트 부대가 들어온다면 상황은 순간 180도 역전되는 셈이었다.

“뒤가 아니고 앞쪽이 더 문제다!”

오르마즈가 경호대장의 어깨를 붙들며 악을 썼다.

“저놈들을 빨리 뚫어!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가 카타콤베 쪽으로 도망치는 게 차라리 낫다!”

“안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경호대장이 시계를 내보이며 절망어린 표정을 지었다. 시계는 막 6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우르르 하는 묵직한 진동이 울리며 카타콤베 쪽으로 뚫린 작은 출구가 깜깜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동시에 지상출구 쪽에서는 푸른 군복의 코메트 정규군 병사들이 복도를 꽉 채우고 몰려드는 끔찍한 모습이 보였다.

“제기랄.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오르마즈가 석궁의 시위를 당겨 걸며 이를 빠득 갈았다. 이 다하카르 신전에 주어진 앞으로 1시간 동안의 ‘휴식의 시간’은 앞뒤가 차단당한 오르마즈와 크바르나 헤네티들에게는 사실상 버티기 불가능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고립된 경호대 헤네티, 오르마즈와 이들을 포위한 에시마 헤네티들, 코메트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역시 기왕 저지르려면 확실한 게 나아.”

에시마 교단 헤네티들 뒤에 선 바에자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괜히 대신관님 체면 세워드리려다가 일만 더 복잡해졌지 뭐야. 어차피 저놈만 죽고 나면 그분도 어쩔 수 없이 아스탈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실 텐데.”

바에자의 눈짓에 헤네티들이 손에 들고 있던 주머니 2개를 신전 중간에 휙 내던졌다.

“이놈들도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고. 하긴, 이런 꼴까지 보여줘서 뭐 하겠어.”

주머니 안에서 굴러나온 건 민병대에서 보내 온 암살 0팀장 X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암살수의 잘린 머리였다. 바에자를 따라 에시마 신전으로 갔던 그들 역시 이 치열한 정치싸움의 한복판에서 살아남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그의 뒤를 이어 헤네티들 뒤에 숨은 다하카르 교단 4신관 타바리스 델루지가 입을 열었다.

“넌 나름대로 억울해 죽겠지만, 우리 신관들 모두가 널 반대하는 건 그저 네가 꼴 보기 싫어서라거나 대신관님에 대한 믿음이 약해져서가 아니야.”

타바리스의 말은 언뜻 오르마즈를 향하고 있었지만 실상 목적은 그를 지키고 있는 크바르나의 헤네티들을 달래려는 것이었다.

“난 대신관님께 예속된 여자고, 그분의 뜻을 누구보다 충실히 받드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그분에 대한 복종의 의지는 전혀 변함이 없다. 다만 그분께서 네 이마에 죽음의 낙인을 꽂았을 때처럼 되돌아가셨으면 하는 안타까움에 이럴 뿐이야.”

“너같이 별 능력도 없는 천한 짐승 따위한테는 과분해도 너무 과분하지.”

이번엔 에시마 마구스인 바에자가 눈을 부릅뜨고 그 특유의 능력으로 오르마즈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확실히 전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아무 느낌도 가지 않았다.

“네놈이…….”

두통에 머리를 쥐며 주저앉을 줄로 알았던 상대가 뜻밖에 전혀 반응하지 않자 바에자가 순간 당황했다. 그를 둘러싼 경호대 헤네티들에게 오르마즈가 충성을 바칠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지만 마구스의 피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음에도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기가 죽은 바에자가 지레 목소리를 더 높였다.

“나도, 아니 우리 하마피타 마구스들은 그레이오팔 따위의 저주받은 눈동자가 감히 우리의 신성한 마구스 혈통을 더럽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때, 지상에서 난입한 코메트 부대원들 사이에서 냉소적인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그만 하시게, 저놈도 나름대로 재주는 있는 것 같으니.”

병사들 사이에 섞여 있던 은발의 남자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투구를 벗어 내던지며 오르마즈에게 씽긋 웃음을 지었다.

“네 머리에 왜 그런 흉측한 것을 꽂았는지 궁금하겠지?”

이번에 나타난 건 오르마즈가 조금 전 죽였다고 생각했던 남자였다. 그는 멀쩡한 모습으로 서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3명에게 포위당한 오르마즈는 침을 꿀꺽 삼키며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모두 적들 뿐이었다.

“사실 그분도 그때까지만 해도 아주 정상이셨거든.”

아스탈이 고개를 칼끝으로 오르마즈를 가리키며 냉소를 퍼부었다.

“중요한 종자가 대리모의 멍청한 선택으로 통제에서 빠져나간 것에 며칠이나 분노해서 길길이 날뛰셨을 만큼 말이지.”

‘무슨 말이냐’라는 말이 입술에까지 걸렸던 오르마즈는 얼굴 전체에 힘을 꽉 주었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았지만 자신이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절대 드러낼 수는 없었다.

석궁을 뒤에 감춘 그는 턱에 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힘을 준 채 자신을 번갈아가며 도발하는 아스탈과 바에자, 타바리스를 번갈아 계속 노려보았다.

‘기억은 하되 휩쓸리지는 마라. 오르마즈, 아니 아르잔.’

오르마즈는 자신을 끊임없이 추스르며 암살수로서 갈고닦은 본능대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스탈이 눈을 가늘게 뜨며 또 한 마디를 던졌다.

“그래서 교단을 버린 그 대리모 년이 보는 앞에서 네 머리에 그걸 박아버리셨지. 다시는 도망치지 못 하도록 족쇄를 채우는 데 그만한 방법이 또 어디 있겠나.”

이에 질세라 감정이 격해진 타바리스가 오르마즈에게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내 썩을 그레이오팔 종자들을 모조리 태워 죽여도 속이 시원치 않을 것이야!”

이 상황에서도 비교적 침착한 바에자와는 달리, 자신의 남자를 빼앗긴 타바리스는 어느새 조금씩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오르마즈를 지키는 헤네티들에게 마구 악을 썼다.

“다하카르의 신관으로서 명한다, 너희 크바르나 헤네티들은 당장 물러서라. 너희가 지키려는 자가 얼마나 더러운 근본을 지닌 짐승인지…….”

“닥쳐라.”

순간, 짧은 빈틈을 발견한 오르마즈가 석궁을 번쩍 치켜들어 타바리스를 지키고 있는 헤네티들의 방패 사이, 좁은 틈을 순식간에 향했다. 적이 미처 손쓸 새도 없이, 오르마즈의 석궁에서 발사된 날카로운 볼트가 헤네티들의 방패 틈새, 손가락만한 좁은 공간 사이를 마치 칼날처럼 가르며 막 언성을 높이던 타바리스를 향해 날았다.

“저자는……우읍!”

볼트는 막 소리를 지르던 타바리스의 입을 정확히 관통해 목 뒤로 튀어나왔다. 단번에 숨골이 끊긴 타바리스는 고개가 뒤로 휙 꺾이며 그대로 절명하고 말았다.

“핏줄 따위는 관심 없다.”

타바리스의 망발을 적당한 선에서 끊어버린 오르마즈가 경악에 빠진 신전 안을 거칠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울렸다.

“나는 공포와 힘의 제왕 다하카르의 다음 현신으로 선택받은 몸이다. 감히 나를 모욕하는 자는 용서 못 한다.”

“와아아!”

후계자의 단호한 응징에 순간 고무된 크바르나의 광신도 헤네티들이 악 소리를 지르며 열광적으로 환호하기 시작했다.

“총 공격!”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바에자 마구스가 자신의 교단 헤네티와 코메트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앞으로는 수백의 코메트들이, 뒤로는 에시마 교단 헤네티들이 50여 크바르나 헤네티들과 오르마즈 일행을 샌드위치처럼 조여들기 시작했다.

“모두 원진으로!”

크바르나의 중무장 헤네티들이 어깨에 어깨를 맞대고 방패를 이어 오르마즈와 제단 주변을 둥글게 빙 에워쌌다. 중앙에 선 경호대장이 칼을 뽑아 천장을 가리키며 신전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고함을 질렀다.

“위대한 다하카르께서 당신의 자손을 지킬 수 있는지 위에서 지켜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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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시즌에 주말까지 겹쳐 연재 간격이 좀 길어지고 있습니다. ^^

(이 시즌과 주말은 워낙에 조회수가 저조한지라.....)

간격이 길어진 대신 조금 많이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제 이 긴 과거편도 거의 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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